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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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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부터 시작하는… 월순익 1,000만 원 만드는 슬로우 라이프 하기로 했습니다 2 & 3화

[프롤로그(안봐도 무방)]
[1화]
[2 & 3화]

 

지난 이야기

새벽 2시, 창업의 고뇌에 빠져 집에 가지 못하는 진양.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누르다가 갑자기 눈앞에 뜬 [상태창] 이 게임 같은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직감]이라는 스킬을 테스트해 보기 위해서 셀러오션에 있는 수많은 사업체 매물을 검토하기 시작한다. 천천히 몇 개의 매물 위에 마우스를 올려보니 느껴지는 현기증! [직감]의 스킬 효과로 좋은 사업체와 나쁜 사업체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되었다.

 

<제로부터 시작하는… 월순익 1,000만 원 만드는 슬로우 라이프 하기로 했습니다. 2화>

쏟아져 나오는 송장

 

“아니, 잭! 미쳤어?! 잠들면 안돼, 일어나!”

 

새벽 5시, 포장하다가 잠든 잭을 진양이 황급하게 깨운다. 두 초보 사장에게는 너무 버거운 현실이다.

포장하고 송장을 붙여서 포대에 넣는 속도보다, 스마트스토어에서 들어오는 주문의 속도가 더 빠르다. 오늘 들어오는 주문을 다 처리하지 못하면, 네이버의 페널티 철퇴가 기다리고 있다. 잭과 진양은 똥줄을 타며 최선을 다해서 주문을 처리하고 있지만 두 대표들의 숙련도가 부족해도 너무 부족하다.

 

“형, 분리 레이스 타이즈 32종 멜란지핑크 3호 두 개!”

“어 여기!”

“아, 이건 베이비핑크잖아! 그리고 3호 2개 달라고!! 2호 3개 말고”

“아…. 미안 이건가?”

“아…. 이건 인디핑크…. 형 내가 걍 찾을게, 비켜봐”

“…”

“…아….근데 나도 모르겠다….”

이 중에서 어떤 것이 베이비핑크, 멜란지핑크, 인디핑크일까요?

 

직접 사본 옷이라곤 빵구나기 전에 양말과 팬티만 있는 진양에게 이런 섬세한 색상 구별은 너무 큰 고비였다. 그들은 분명히 느긋하게 커피 한 잔 때리고 월요일 아침 10시부터 포장을 하고 있었는데. 벌써 화요일 새벽 5시이다. 포장이 이렇게 어려운 거였어??!

‘이미 월요일 16시 출고는 포기한 지 오래고, 적어도 주말 (금 저녁, 토, 일) 주문이라도 화요일에는 나가야 한다. 이 이상으로 배송이 지연되면 무조건 페널티다.’ 페널티를 먹으면 랭킹 순위가 떨어지고…. 돈을 주고 산 영업권이 바로 감가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모든 문제는 시작은 양도 계약을 한 사업체의 양도 일정이 예상보다 2주나 빠르게 당겨져 버린 탓이다. 인수인계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명의 이전이 완료되어 버려서.. 하루 아침에 수 많은 고객들의 주문을 책임지게 된 것이다.

이번에는 낙관주의를 넘어서 너무 무모했다. 달리는 자동차 두대에서 운전수를 교체하는 느낌이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모든 건 ‘그날’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말았어야 했어! 
’그날’이 문제다!

…

 

 

[3일 전: 그날]

‘철컥-끼익’

아침 햇살과 함께 잭이 사무실 문을 열고 진양의 책상으로 걸어온다.

“어 형, 퇴근 안 했어~? 집에 가서 자야지, 왜 이러고 있어”

“어..야!! 맞다! 이..이거!!”

진양은 신나서 자신의 눈에 보이게 된 상태창과 게임 인터페이스를 설명하려다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도 막막하고, 자신도 아직 완전히 이해되지 않았기에 그냥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간다.

“아아, 어! 어제 밤새 사업체 매물들 좀 보다가 잠들었지.. 그나저나 요즘 촉 엄청나게 좋아진 거 같음. 새 매물 목록 함 띄워봐!”

잭은 웃으며 어젯밤에 자신이 준비해 둔 사업체 매물 목록을 스크린에 띄운다.

 

잭은 아침마다 수백 개의 매물 중에서 거르고 걸려서 괜찮은 매물들만 칸반 보드에 올려둔다. 그리곤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조금 더 편해하는 진양이 후속 미팅을 진행한다.

마치 게임으로 비유하자면, 진양은 앞 라인에서 이것저것 해결하는 탱커 포지션이고, 잭은 뒷라인에서 보조와 화력을 담당하는 법사 포지션이다.

잭은 의기양양해하며 자신이 새로 준비해 온 매물들을 소개한다.

 

“일단 첫 번째 매물! 생활 잡화하는 매물인데..! 위치가 좋아! (중략)”
“두 번째 매물은 스포츠 브랜드인데..! (중략)… ”

 

매물들을 검토하는 와중에 진양 눈에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매물이 있다. 직감이 발동되었는지, 진양은 자신도 모르게 <아동 잡화 스토어 (패션 X)> 매물을 클릭해 본다.

진양은 지금까지 아동 스마트스토어는 레드오션 중에서 가장 레드오션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아기 엄빠들은 한번은 무조건 알아본다는 그런 시장 아닌가?

거기다가 대부분 소규모 시설에서 만드는 봉제 제품이라 QC도 힘들고, 국내 생산의 특수한 경쟁력도 없는.. 이성적으로 판단했을때는 전혀 이점이 없는 매물이었다. 하지만 [직감 Lv. 2] 스킬의 영향인지, 홀린듯이 진양은 매물을 상세히 검토해 본다.

[아동 잡화 스토어 (패션 x)]
양수 가격: 3,000만원
비수기 매출 (5월 - 8월): 300-500만원
성수기 매출 (9월 - 4월): 2,000 - 4,000만원
마잔율: ??
주력상품: 아동 및 유아 양말, 타이즈, 레깅스, 모자, 등 잡화
위치: 인천
매물 특성: 빠른 양도양수, 5년 이상 매출 기록, 재고 미포함 (~1,000만원)

숫자만 다 맞으면 나쁘지 않은 매물이다. 지금이 2월이니, 빠르게 매수하면 적어도 3월, 4월로 매출 5천은 만들 수 있을 것 같고. 마진율이나 매출이익율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보수적으로 원가율 70%로 잡고 계산해도 이번 성수기 웨이브에서 투자금의 절반(1500만원)은 회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양도자가 제공한 숫자들을 검증 할 수 있는 방법들을 머릿속으로 나열하기 시작한다.

 

‘음.. 매출은 스마트스토어 통계로 보고, 부가세 신고 자료로 교차 검증 하면 되겠고. 마진율은 핵심 상품들의 최근 몇달 도매 구매가 영수증이랑 이체 기록으로 같이 확인 할 수 있겠다… ‘

 

물론 모든 계산은 상대가 사기꾼이 아니라는 가정을 기반으로 한다. 사기는 작정하고 치려는 사람은 절대로 막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참 고민을 하고 있으니, 잭도 매물 소개를 멈추고 진양의 컴퓨터 화면을 본다.

 

“아, 이 매물은 일단 연락은 해놨어! 오늘 아마 연락 올꺼야 미팅 날짜 잡히면 이야기 해주려고 했지. 근데 매물의 신뢰도를 측정하는 프로세스가 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저번 캠팽 사건같은 일 또 겪지 않으려면..! 급매라서 조금 걱정돼. 숫자가 지나치게 좋아. 3달만에 회수 할 수 있는 사업체를 왜 팔아? 뭔가 분명히 하자가 있을꺼야”

 

맞는 말이다. 최대한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 또다시 사기를 당하지 않으려면..

진양은 과거 혈기 왕성한 20대 중반에 사업으로 승승장구했던 시절이 있었다. 비록 기성세대가 던져 놓은 ‘도전!’이라는 미끼에 현혹된 수많은 물고기 중 한 마리였지만. 운이 좋게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 꾸준한 매출도 만들고, 탄탄한 초기기업을 만들 수 있었다.

탄탄한 매출을 기반으로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교해서 거래처들을 늘려갔고. 제조 시설 확장을 한다고 기술보증기금의 보증도 받고 금융권의 대출도 받게 되었다. 주위에서는 장밋빛 미래만 앵무새처럼 외쳐댔기에, 무리한 확장은 당연하게 수순이었다.

결과적으로 무분별한 청년 스타트업 숫자 늘리기에 현혹당해 급하게 사업확장을 했고. 믿었던 사람을 통해서 수입해 온 제조 장비는 깡통에 가까운 장비가 도착해서 도저히 사용할 수가 없었다. 엎진 데 덮친 격 전염병이 퍼져 오프라인 매출은 폭락해 버렸고. 순식간에 현금은 고갈되었고 남은 건 고철 덩어리들과 앞으로 내야 하는 고지서들뿐이었다.

자연스레 빚을 갚고 사회에 재기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되었기에, 새 옷을 산지는 수년이 넘었고, 여행은커녕 친구들도 잘 안 만나게 되었다.

옛날 생각이 다시 나자 진양은 다시 웅크리고 싶어졌다.
사업체를 매각하는 사람이 어떻게 정상적인 사람이겠어.
잘 되는 사업체를 왜 모르는 사람한테 팔겠어.
다 사기꾼이지. 그만 두자.
다 그만두고 회사 생활이나 열심히 하자.
어두움이 서서히 진양의 머릿속을 잠식해 나가던 그 순간

[직감 Lv. 2 발동!] 머리 위에서 종소리가 들리며, 향긋한 장미 냄새가 방을 가득 체운다. 어두운 사고의 감옥에 갇혀있던 진양을 꺼내주는 구원의 손길이다. 창밖을 보니 날씨도 좋다. 느낌도 좋다. 순식간에 음울하던 생각들은 클렌징폼으로 씻겨나간 듯하다.

‘그래, 나에겐 이제 이 사기 스킬이 있어. 예전처럼 멍청하게 당하지는 않을꺼야!’

진양은 바로 전화를 해서 당장 미팅 일정을 조율한다.

[스킬: 직감 Lv. 2]
패시브 스킬.
소모 피로도: 1
사업 정령의 축복을 받아 당신의 촉을 날카롭게 만들었습니다. 무작위(+1%)로 발동되며 시전되었을 때 당신의 사업적 선택을 보필합니다.

 

 

 

<제로부터 시작하는… 월순익 1,000만 원 만드는 슬로우 라이프 하기로 했습니다. 3화>

 

“안녕하세요, XX스토어입니다. 아 네. 11시는 좀 힘들고, 3시에 오세요. 그 전에는 포장해야해요.”

 

살짝은 거만한듯한, 경계심 가득해보이는 목소리가 수화기 넘어서 들린다. 경계심 가득한 목소리 아래에는 지쳐보이는 목소리가 웅크리고 있다. 이 목소리는 진양도 익숙한 목소리다. 과거 자신의 사업이 망했을때 목소리와 너무 닮아 있었다.

경계심을 풀기 위해 진양은 최대한 편안한 목소리에 영업톤으로 설명했다.

“네~ 사장님 3시에 찾아 뵙겠습니다! 서류는 뭐 복잡한거 없이~ 같이 스마트스토어 관리자 페이지 보면서 이야기 나눠요~ 감사합니다 ^^”

첫 미팅부터 서로 자존심 세우고 너무 고압적으로 나갈 필요도 없다. 양도양수 거래는 서로 핑퐁을 많이 해야하는 과정이다. 첫 미팅에서 핏을 보고 의사소통이 힘들 것 같으면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런 저런 질문들을 준비하며 운전하다보니 어느세 인천에 도착했다.

집과 사무실 그 사이 어딘가…

 

 

‘젊은 청년 창업가인가? 그립네..’

옛날 생각에 빠져 산책하다보니 어느세 미팅시간이 되어서 사무실로 올라갔다. 도착하자마자 이곳이 사무실인지 가정집인지 모를 분위기에 압도되었다. 반쯤 열려있는 서람장에는 양말과 타이즈들이 대롱대롱 매달려있고 회의 테이블로 보이는 곳 위에는 반포장 되어있는 제품들과 테이프의 흔적들이 가득.

방 안에서는 소리지르다가 문을 발칵 열고 뛰쳐나오는 초등학생 남아가 보인다. 사장님의 남편으로 보이는 남자가 무안해하며 아이를 다시 끌고 방으로 들어간다. 혼돈과 카오스 그 자체다. 하지만 입구에 파란 이사박스에 택배가 가득 쌓여있다. 대충 눈대충으로 봐도 백만원어치는 넘는 것 같다.

거실에 들어가보니 잠옷 차림으로 부스스한 머리로 포장하고 있는 여사장님을 마주친다. 잠에서 막 깬듯한, 세수도 안한 듯한 차림이지만, 손은 현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아 네 오셨어요? 잠시만요 이것만 포장하고요.’

정신없는 상황에서 서로 소개하고, 양도양수 일정과 필요 자료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큰 문제 없이 미팅은 진행된다. 서로 빠르게 양도양수를 하고 싶은 상황이 동했고, 첫 만남이기에 깊은 대화는 주고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큰 문제 없이 대화를 마치나 싶었지만, 미팅의 끝자락에 문제가 생긴다.

”사장님, 이제 세부 자료 검토를 위해서는 저한테 스마트스토어 관리자 권한을 임시로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장님의 표정은 일그러지며 말한다.

“아니 저희가 아직 계약도 안 했는데.. 어떻게 관리자 권한을 드리나요..? 어떻게 믿고..”

 

맞는 말이다. 오늘 처음 본 사이이고, 게약도 안했는데 무턱대고 관리자 권한을 줄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스토어는 [대행사] 권한이랑 [인플루언써] 권한이 있다. 이 두 권한은 사실상 통계를 보는 권한만 있고, 그외 기능들이 제한되어있다.

여기서부턴 이제 설득의 싸움이다. 만약 끝까지 안된다고 하면, 진양은 앞으로 매일 이곳으로 출근해서 자료를 검토해야한다. 아이의 고성과 날라 다니는 송장으로 정신없는 이 사무실에서.. 그것은 최대한 피하고 싶다. 진양이 사장님에게 관리자 권한들의 종류들에 대해서 설명을 마치는 순간. [스킬: 설득 Lv. 1 발동!] 이라는 효과음이 들리더니, 사장님께서 알았다고 해주셨다!

‘이거 참 편하구먼~’

 

[스킬: 설득 Lv. 1]
패시브 스킬. 소모 피로도: 3
화술 정령의 축복을 받아 당신의 언변을 강화했습니다. 상대방의 의심 수치가 10 (+0) 아래로 내려가고, 호감도 수치가 30 (-0) 이상일 때 설득력이 30% (+0%) 증가합니다.

 


 

그렇게 진양은 사무실로 돌아와서 자료들을 검토하기 시작했는데.
 - 누적 매출 자료와 매물에 올려둔 매출 정보와 교차 검증 ⇒ 판매 추이 및 판매량 유효성 검사 (계절 지수 도출  - 거래처 매입 자료, 최근 거래 명세서, 이체 내역과 교차 검증 ⇒ 상품 원가 유효성 검사 (원가율 도출)
 - organic 유입과 paid 유입 비율 및 집행 비용 확인 ⇒ 유입 데이터 유효성 검사 (마케팅 매출 roas 측정)
 - 각 유입 퍼널당 전환율 확인 ⇒ 유입 데이터 유효성 검사 (카드깡 검사, 외부 마케팅 검사)

등 30개의 체크리스트를 마무리하고 나니 사업체를 다각도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몇 번이나 언급했듯이, 멀쩡한 매물은 가족이나 친지 & 지인들한테 팔지. 일반 게시판에 올리는 매물들은 무조건 하자가 있는 매물이다. 즉, 하자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파악하고, 그것을 고칠 수 있어야만 사업체를 사는게 말이 된다는 것이다. 다각도로 사업체를 분석하고 나면 결과적으로 사장님이 왜 이 매물을 파는지 역으로 추론할 수 있게 되었다.

 

해당 스토어의 제품들의 평균 원가율은 68%정도가 나오는데, 최근 6개월동안 매달 광고비를 1,000만원 가까이 집행하고 있지만 ROAS ([매출 / 광고비] * 100%)는 200%도 안 나오는 점을 핵심 문제로 파악했다.

즉, 이 돈먹는 하마 스토어는 광고 1,000만원 어치를 써서 매출 2,000만원을 만드는데 매출 2,000만원 중에서 원가 (67%) 1,360만원 빠지면 640만원이 남고 광고비를 1,000만원 썼으니, 광고를 켜서 오히려 매달 마이너스 360만원씩 나오고 있는 셈이다!

물론 광고 매출이 아닌, organic 매출의 비중이 더 커서 최종적으로는 월순익이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진양 입장에서는 이 스마트스토어를 사서 CPC랑 ROAS만 개선하면 충분히 3개월이내에 회수 가능할 것 같다는 계산이 나왔다. 개인사업자라 큰 의미는 없지만, 이 사업체는 사실상 흑자도산 상태일 확률이 크다고 판단했다. 즉 사장님의 약점을 손에 쥐게 되었고, 흥정을 위한 발판을 만든 셈이다.

 

결과적으로 위 약점을 손에 쥐고 흥정하여, 재고 1천만원어치 포함해서 3천으로 최종적으로 도장을 찍게 되었다. 진양은 100% 만족스러운 흥정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첫 거래치고 괜찮은 거래라고 위안삼으며 계약금 10%를 송금하고 인수인계를 시작하게 되었다. 너무 깎으면 또 인수인계를 할때 감정을 섞을 수 있으니…

 


시간이 흘러 어느세 잔금을 보내야 하는 날. 예정보다 2주 당겨져서 매우 심란한 상태이다.

’사업자 폐업을 먼저 해버리면 어떻게 하냐고! ‘

양도자가 실수로 사업자 폐업을 너무 성급하게 해버려서, 양도양수가 늦어지는 기간동안 스토어가 노출이 안되는 문제가 생긴 것이다. 양도자 입장에서는 별 문제 없지만, 양수자 입장에서는 너무 아까운 것이다. 하루하루가 다 매출의 회수 기간인데. 그리고 스토어가 돌아왔을때 원래 랭킹에 돌아간다는 보장도 없지 않는가?! 그래서 계약 날짜를 당겨서 얼떨결에 인수인계도 안된 스토어 주인이 된 것이다.

혹시 다시 사기를 당한 것일까봐 두려움에 잠을 못이루는 진양이었지만. 그에게는 이제는 먼치킨 스킬셋들이 생기지 않았는가? 떨리는 마음을 이겨내고 잔금을 이체했다.

이체를 완료하자 들리는 레벨업 소리. 이제 시작인가보다.

 

[상태창]
이름: 진양
레벨: 1 ⇒ 2
피로도: 3 / 10
칭호: <청년 CEO 플레이어>
법인 자금: ₩39,595,300 ⇒ ₩9,029,800

법인 자금: ₩39,595,300 ⇒ ₩9,029,800

 

[스킬]
직감 Lv. 1 ⇒ 2
설득 Lv. 1 ⇒ 2
(알 수 없음) Lv. Max

 

[메인 퀘스트]

사업체 검토하기: 완료 (10 / 10)
사업체 양수 미팅하기: 완료 (3 / 3)
사업체 양수하기: 완료 (1 / 1)
첫 매출 만들기: 미완료 (0 / 500,000 원)

2
0
진양

진양

제로부터 시작하는… 월순익 1,000만 원 만드는 슬로우 라이프 하기로 했습니다. 1화

부제: 라노벨과 창업일지 그 사이 어딘가..

[프롤로그(안봐도 무방)]

[1화]

지난 이야기

지속된 직장 생활에서의 실패로 인해서 완전히 무너져버린 진양의 자존감.

그는 무너진 그의 자존감을 되 찾기 위해 퇴근 후 “직장인의 이세계 라이프”를 즐기기로 마음을 먹어버렸다. 직장인의 판타지, 부업 잘해서 본업 때려치우기!

그는 자신의 두 손으로 월 수익 1,000만 원을 만들어보겠다며 무작정 사무실부터 계약해 버렸다.

혼자서는 불가능해 보이는 장대한 여정에 압도되어 있던 찰나, 진양의 곁을 찾아온 동반자 잭!

함께 그들은 현금 흐름을 만들어보자며 의기투합하고 헤어진다.

조용한 사무실에 홀로 앉아 고민하는 진양.

순간 찬란한 불빛과 함께 진양 눈앞에는 허공에 떠 있는 글자가 보인다.

[읽지 않은 메시지가 있습니다.]

<제로부터 시작하는… 월순익 1,000만 원 만드는 슬로우 라이프 하기로 했습니다. 1화>

[읽지 않은 메시지가 있습니다.]

‘…?’

다시 눈을 감았다 떠 보았다. 아무리 눈을 비벼봐도 눈앞에 떠 있는 글자는 사라질 기미가 안 보인다.

[읽지 않은 메시지가 있습니다.]

‘아니 얼마 전에 사기도 당할 뻔해서 그런가….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면 헛것도 보인다던데….’

힘들게 모아둔 모든 돈을 온라인 사업체 권리금을 구매하면서 날릴 뻔 해서 그런가?

문득 평생 시장에서 만두 팔아서 만든 쌈짓돈을 통째로 사기당해서 미쳐버렸다는 박 사장님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내가 못 느껴도 생각보다 더 깊은 스트레스가 있었나 본다고 생각하며 넘기려던 찰나에.

눈앞 허공에서 게임 쪽지창처럼 떠 있는 문자들이 전자음을 내며, 감춰져 있던 메시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읽지 않은 메시지가 있습니다. (열림)]
[<청년 CEO 플레이어>가 되신 것을 환영합니다. 당신이 직면한 자본주의 세상의 난이도는 3입니다. 성공적으로 회사를 경영하여 자본주의 세상에서 군림하게 되시는 날을 기대합니다! ‘상태창!’을 외쳐보세요.]

띠링. 알림을 알리는 듯한 전자음이 울리며, 시야의 오른쪽 상단에 새로운 쪽지창이 모습을 드러냈다.

[튜토리얼 퀘스트: 시스템 온보딩]
- ‘상태창’을 외치기: 미완료 (0 / 1)
- 개인 계좌에서 법인계좌로 자본금 이동: 미완료 (0 / 50,000,000 원)

‘아, 저거 누가봐도 퀘스트 창이잖어 ㅋㅋ’

학창 시절 네이버에 ‘온라인 RPG 게임’을 검색하면 나오는 TOP 100목록을 모조리 해본 진양이기에, 퀘스트 창의 모습을 하는 메시지를 보자마자 허탈한 웃음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지루하던 학교생활의 동반자가 되어주던 게임이, 이제는 지루한 그의 직장생활 부업에도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을지 기대하며 설렘이 피어오른다.

‘상태창’

황금빛 천사의 강림 같은 연출과 함께 금 테두리를 두르고 있는 쪽지창이 보인다.

상태 창에는 자신에 대한 정보가 간략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상태창]
이름: 진양
레벨: 1
피로도: 8 / 10
칭호: <청년 CEO 플레이어>
개인 자금: 6000만원
법인 자금: 0만원

[보유 법인]
제이지 주식회사
보통주식: 50,000주 (50%)
주식가치: 0원

[성과]
월 매출: 0 원
월 영업이익: 0 원

‘이게 지금 내 상태인가?’

현재 레벨 1.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다.

진양은 잭과 이제 막 공동으로 설립한 주식회사의 보유 주식 현황까지 싱크 되어 있는 것을 보며 놀랜다.

보인 상태창을 다 읽어갈 때 즈음에 맞춰 갑자기 메시지가 날아왔다.

[‘상태창’을 외치기: 완료 (1 / 1)]

‘오…. 바로바로 반영되는구먼, 그럼, 나머지도 빠르게 진행해 볼까?’

바로 진양은 토스 앱을 켜서 개인 계좌에서 마이너스 통장으로 마련해 둔 돈 6천만 원에서 5천만 원을 법인계좌로 입금했다.

[개인 계좌에서 법인계좌로 자본금 이동: 완료 (50,000,000원 / 50,000,000원)]

튜토리얼 퀘스트의 두 요건을 모두 완료하고 나니, 팡파르 소리가 들리며 보상을 주는 쪽지창이 보인다.

[튜토리얼 퀘스트 완료 보상이 도착하였습니다.]
- 보상을 확인하시겠습니까? (Y / N)

진양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역시 퀘스트는 깨면 보상이 딸려 오지!

YES!

[’스킬: 직감 Lv.1’을 배웠습니다.]

[’스킬: 설득 Lv.1’을 배웠습니다.]

진양은 스킬 내용을 확인했다.

[스킬: 직감 Lv. 1]
패시브 스킬.
소모 피로도: 1
사업 정령의 축복을 받아 당신의 촉을 날카롭게 만들었습니다. 무작위로 발동되며 시전되었을 때 당신의 사업적 선택을 보필합니다.

[스킬: 설득 Lv. 1]
패시브 스킬.
소모 피로도: 3
화술 정령의 축복을 받아 당신의 언변을 강화했습니다. 상대방의 의심 수치가 10 (+0) 아래로 내려가고, 호감도 수치가 30 (-0) 이상일 때 설득력이 30% (+0%) 증가합니다.

‘맙소사’

성공적인 도박사와 사업가가 필수로 가지고 있다는 ‘직감’ 능력과

성공적인 사업가와 사기꾼이 필수로 가지고 있다는 ‘설득’ 능력이라니.

아니, 잠시.. 사업가, 도박꾼과 사기꾼은 역시 한 끗 차이였던 건가. 크흡.

어찌되었건 이 두 개의 능력은 엄청난 메리트였다.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성공적인 사업가가 될 수도, 희대의 사기꾼이 될 수도 있겠어!’

진양의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수억씩 드려서 외국의 MBA를 가거나, 수많은 사업의 사선을 넘고 경험을 쌓아야 가질 수 있는 능력들을

단지 플레이어라는 이유로 가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를 더 고무시킨 것은 다름이 아니라, 그 아래에 작게 적혀있는 작은 한 줄이었다.

[스킬: (알 수 없음) Lv. Max]
(알 수 없음)

‘ㅋㅋㅋ 내가 읽은 라노벨이 몇권인데, 이거 무조건 개사기 스킬임 ㄹㅇ’

없는 정보를 가지고 오래 고민을 할 성격도 아닌 진양이라

일단은 시선은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것은 바로 새로 생긴 따끈따끈한 신규 퀘스트.

진양은 먼치킨이 되는 자기 모습을 상상하며 다음 퀘스트 내용을 읽는다.

[신규 퀘스트: 매출 만들기]
-
사업체 검토하기: 미완료 (0 / 10)
- 사업체 양수 미팅하기: 미완료 (0 / 3)
- 사업체 양수하기: 미완료 (0 / 1)
- 첫 매출 만들기: 미완료 (0 / 500,000 원)

오호라, 이제 본격적인 퀘스트 시작이군!

<제로부터 시작하는… 월순익 1,000만 원 만드는 슬로우 라이프 하기로 했습니다. 2화>

시간은 벌써 새벽 2시가 넘어간다.

소호 사무실에 불은 꺼진지 오래고, 고요한 적막만 흐른다.

하지만 이 사기 스킬들을 얻고 테스트 해보지 않고 집에갈 진양이 아니다.

진양의 도파민 구조는 애초에 그렇게 느슨하게 설계되지 못했다.

‘지금 집가도 어차피 못잠 ㅋㅋ 직감 스킬 동작 메커니즘 한번 테스트 해봐야겠다!’

그는 단숨에 매일 눈팅하던 ‘셀러오션’ 네이버 카패의 ‘쇼핑몰 양도매매’ 페이지에 접속했다.

<게시글: 작년 연매출 8000만원 에이블리 샵 양도합니다.>

<게시글: 300만원에 건기식 스마트스토어 양도 매매합니다. >

<게시글: 주류관련 스마트스토어(파워) 1,500만원에 양도합니다.>

<게시글: 스마트스토어 양도합니다 작년매출 11억>

…

‘아, 오늘도 참 양도하고 싶어하는 사업체들 많네.’

사연도 참 다 가지각색이다.

유학을 떠나는 분, 건강상의 이유로 그만 두는 분, 안정적인 취직을 하겠다는 분..

하지만 속지 않는다. 진양은 이곳에 접속할때마다 머릿속에서 명심하는 것이 하나 있다.

‘이곳은 똥밭이다. 나는 똥밭에서 진주를 찾아내야하는 것이다..! 이곳은 똥밭이다. 이곳은 똥밭이다…’

실제로 진양은 이 게시판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았는데.

대다수의 판매자(양도자)는 망해가고 있거나 unique selling point를 구축하기 힘든 사업체거나 사기꾼이고

대다수의 구매자(양수자)는 그저 자신의 노동력을 최소로(오토로) 돌아가는 사업체를 찾는 반백수들 뿐이었다.

잭과 함께 사업체 검토를 시작한지 한달이 지나가는 시점.

이미 수천개의 매물 검토와 수백개의 미팅은 진양을 염세주의자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오늘은 뭔가 달랐다.

<스마트스토어 양도합니다 작년매출 11억> 게시글에 마우스를 올리려고 하니

삐빅!

[스킬: 직감 Lv. 1 발동!]

마우스를 올리는 순간, 직감 패시브 스킬이 발동되었다는 전기음과 함께 눈앞이 핑핑 돌기 시작했다.

의자에 앉아있던 진양은 순간 경험해보지 못한 어지럼증이 그의 몸을 지배했다.

‘어어- 뭐여! 이게 뭐야!’

놀란 진양은 휘청거리며 마우스를 놓쳤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상태가 멀쩡해졌다.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새로운 게시글 <작년 연매출 8000만원 에이블리 샵 양도합니다.> 위에 마우스를 올렸다.

[스킬: 직감 Lv. 1 발동!]

아, 세상이 또 뒤집힌다…

이번에는 분명히 마우스에서 손을 땠는데 계속 어지럽다.

계속이 계속 빙글빙글 돈다. 멈추지 않는 소용돌이 안으로 계속 빨려들어간다.

온 몸이 빳빳함과 동시에 흐물거린다.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렇게 허무하게 죽는건가. 아무것도 시작하지못했는데..’

그때 전자음과 함께 메시지가 보인다.

[직감 Lv. 2 달성!]

[피로도 임계치 도달로 인해서 플레이어 셧다운. 안녕히 주무세요]

‘아.. 내 피로도... 피로도 관리 못하면.. 기절인가.. ’


[현재 상태창]
이름: 진양
레벨: 1
피로도: 10 / 10 (기절)
칭호: <청년 CEO 플레이어>
개인 자금: 1000만원
법인 자금: 5000만원

[스킬]
직감 Lv. 2
설득 Lv. 1
(알 수 없음) Lv. Max

[메인 퀘스트]
사업체 검토하기: 미완료 (2 / 10)
사업체 양수 미팅하기: 미완료 (0 / 3)
사업체 양수하기: 미완료 (0 / 1)
첫 매출 만들기: 미완료 (0 / 500,000 원)


[프롤로그(안봐도 무방)]

[1화]

9
2
진양

진양

제로부터 시작하는… 월순익 1,000만원 만드는 슬로우 라이프 하기로 했습니다. (프롤로그)

부제: 월 1,000 만들기 프로젝트 Ep. 1~4

💡 본 콘텐츠는 1%의 진실과 99%의 조미료가 가미된 불량식품이므로 그냥 재미로 읽고 넘어가시오. 혹시 이야기 속에서 등장하는 상호나 등장인물이 무언가를 연상시킨다면, 그것은 당신의 착각입니다. 소설입니다. 소설.

 

Prologue

이건 진짜로 꼴이 위험하게 됐어.

아니, 사실 생각해 보면 흔한 이야기긴 함.

 

가시적인 실적을 한동안 내지 못하는 우리 팀은 어느새 회사의 잡일 처리하는 부서가 되어있었고

불과 몇 달 만에 자리도 화창한 햇살이 들어오던 창가 자리에서, 화장실 앞 가장 악취 나는 자리로 재배치 되었음.

 

친하게 지내던 옆팀 사람들은 서서히 우리를 피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우리 팀은 언제 잘려도 이상하지 않은 목숨이 되었음.

 

그 와중에 새로 투입된 팀장은 철저하게 사내 정치를 통한 승진 테크를 찍은 인간이었고

실무자 의견은 무시하고, 윗사람들 앞에서는 실무자를 파는 전형적인 강한 상대에게는 약하고, 약한 상대에게는 강한 스타일이었음.

 

그냥 ㄹㅇ 어디서나 흔하게 들을 수 있는 파리목숨 직장인 이야기.

너무 뻔해서 쓰기조차 귀찮은…. 흔한 이야기이기에 누구나 공감 할 수 있는 그런 미생, 그 자체.

 

그 와중에 나는 하늘의 축복과 함께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선물 받게 되었고,

가슴에서는 처음 느껴보는 가정의 책임과 같은 감정들이 울리기 시작했음.

‘언제 잘려도 이상하지 않으니까, 내 밥벌이는 내가 해야겠다. 과정도 재미있으면 글감도 되니까 개이득! (이라는 억탠을 부리며)”

 

그렇게 2023년 12월 어느 추운 날 저녁 늦게 퇴근을 하며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음.

 

“내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돈을 벌어야겠다. 월 천만 원을 내 두 손으로 벌어봐야겠다.”


 

“상.태.창.”

…이라고 백날 말해봤자 우리 인생은 라노벨이 아니잖아~

근데 상태창 없는 라노벨은 팥 빠진 찐빵 아니냐~ (라노벨 잘 모름)

 

근데 이번 프로젝트는 “월 수익 천만 원”을 만드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에

현금흐름, 매출, 손익이 최고의 ‘상태창’이 될 것 같은 느낌을 받았음.

“열려라, 상태창!”

Lv. 1 상태창

 

딸깍 딸깍으로 원하는 능력에 포인트를 분배 할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아쉽게도 이 현실 MMORPG는 조금 더 불친절한 UX를 가지고 있어서…

 

결국 어떤 회사를 만들더라도, 상태창으로 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이

  • 어떤 영업활동을 통한 매출

  • 그리고, 그 영업 활동의 대상이 되는 고객의 유입

  • 마지막으로 그 유입된 고객의 전환

 

위 요소들을 지속적으로 측정 및 관리 해야겠다고 판단했음.

 

각각 항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나중에 보고~

원래는 근 10일만 측정하다가 (왼쪽), 뭔가 차트도 일봉 보면 주봉도 보고싶고, 주봉 보다 보면 월봉도 보고싶어지는 거 아니겠어. 그래서 30일도 측정 기록하기 시작했지 (오른쪽).

덕분에 매출의 추이가 어긋나기 시작하면 빠르게 파악 할 수 있게 되었어.

 

아래는 3월 어느날 추정 손익 월 천만원을 달성한 상태일때 찍어둔 스샷인데.. 예시로 보자면

이렇게 좌측과 우측의 숫자들을 보면서, ‘아 요즘 매출이 확 떨어졌구나 정신 차려야겠네~’ 로 쓸 수 있는..

Lv. 34 상태창

 

근데 이 상태창을 보게 되는건 이건 먼 훗날의 이야기..

그럼 다시 Lv. 1 때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Ep. 1: 콘텐츠 작성 외주로 시작 후 폭망과 좌절

아니 그래서 내 예전 글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데

처음에는 이제 진양 콘텐츠 작성 서비스로 돈을 벌어볼까? 하고 테스트를 한 적이 있음.

너무 감사하게도 연락도 좀 주시고 그래서 너무 큰 영광이었는데

 

막 돈 받고 쓰려니까 또 안 써져 글이! 이놈의 청개구리 뇌가! 돈을 받고 나니! 글을 못 쓰겠네?!

 

그냥 내가 끌리는 대로 쓰는 일기장이랑, 누군가를 만족하게 해야 하는 생각으로 쓰는 글의 무게감이 확실히 다르더라고.

 

뭐 본질을 꿰뚫는 콘텐츠고 나발이고, 일단 글을 못 쓰겠는데 어떻게 해

브레인스토밍만 수십 시간 하고 글은 한 줄도 못 쓰고 포기하고

 

시도하고 포기하고….역시 나는 평생 사측의 노예가 되어서 살 운명인가 보다. (포기하고 유튜브를 키며)

그러면서 새벽 2시에 자책을 하며 잠이 드는 삶의 무한 반복이었지 뭐

퇴근 후 내 모습

그렇게 12월의 절반이 지났던 것 같음.

2023년 12월 매출: 0원


 

Ep. 2: 가락시장에서 술을 먹고 복귀중 새벽 도매시장의 매력에 빠짐

 

뭐 연말연초기도 하니까, 사람들도 좀 만나고 그러다가

가락시장에서 회에 소주를 먹을 일이 있었음.

 

얼큰하게 광어회에 소주 하고 호형호제 하면서 으쌰으쌰하고 집을 돌아가는데

술 좀 깰겸 이제 BBQ본사 건너편 버스정류을 지나서 걷고 있었단 말이지.

 

정답 없는 이런 저런 고민들을 하면서 버스 정류장쪽으로 걷고 있는데

엄청 북적북적한겨 분명히 시간은 새벽 3시가 넘은거같은데

 

막 화물 전동스쿠터 같은거 위이잉~ 하면서 돌아다니고

동네 아제들 다 나와있는거 같고 배추 박스들 막 옮기고 있고

길에서 중국어도 막 들리고

열쩡열쩡열쩡

 

길가에 사람들 입에 담배 물고있고

박스 옮기는 아재들은 그 추운 겨울에 얇은 면티 입고 으쌰으쌰 하고 있고

 

뭔가 술기운인지 뭔지 갑자기 낭만이 느껴지는거지. 오 다들 열심히 산다 멋지다 같은 감정?

뭔가 형용하기 어려운 복잡미묘한 감성에 젖어서,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저기 멀리 보이는 배추상자들 하나하나가 돈다발로 보이는겨

만원짜리로 보이지 않음?

 

그 순간 뇌가 술김에 뭔가 결정한것 같음.

‘아 유통을 해야겠다’

 

해본 유통이라고는 20대때 스마트스토어 하나 열어보고, 팔아보고, 망해본거 뿐이지만

술김인지 연초 버프인지.. 뭔가 이번에는 더 잘 할 것 같은 기분만 얻은체

집에와서 간만에 꿀잠을 잔 날이였음.

 

근데 여전히

2024년 1월 초 매출: 0 원


 

Ep. 3: 방황하는 내 영혼을 쫓아 키를 잡은 Jack Sparrow 를 만남

 

2024년 1월 15일. 뭔가 아주 추상적인 목표만 만든 상태로

덜컥 cafe24 창업센터 (2~3평짜리 소호사무실)을 하나 계약했음.

쥐 똥만한 사무실이지만, 영감이 되었던 가락시장 도매시장이 내려다보이는 공간이고.. 난 이미 유통을 통해서 캐시플로우를 만들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기 때문이지.

 

참고로 지점마다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의 cafe24 소호사무실의 경우 CJ택배를 부가세 포함 2,120원에 쓸 수 있음. 소매 유통을 한다면 개꿀 딜이지. 

첫날 이제 입주 하자마자 마시던 커피를 올려두고 딱 사진을 찍었지. 뭔가 컨텐츠에 쓰일 것 같더라고. 일단 사무실을 계약하고 나니까 이제 발등에 불이 떨어졌잖어?

뭐 보증금도 내야하고, 월세도 내야하고. 돈은 벌어야하는데, 아이템은 없고

갑갑한 상황이지.

 

끊었던 담배가 생각날 정도로 답답하던 찰나에, Jack(가명)이 생각나서 전화를 바로 해봤지.

 

잭이랑은 옛날에 한번 같이 사업도 했었고, 직장도 같이 다녀본 사이인데 워낙 어릴때부터 친구처럼 지내서 형동생 하면서 지내는 친구임.

항상 옛날부터 내가 일을 벌리면, 잭이 수습을 담당해서

뭔가 애매한 능력치를 가진 둘이, 합쳐지면 온전한 1인분 한다는 농담도 많이 듣곤 했어 ㅋㅋㅋ

“야 잭. 지금 ㄹㅇ 급함, 나 사무실 계약 해버림 ㅋㅋㅋㅋ 이제 돈벌어야함 빨리 오셈”

 

잭은 순식간에 달려와서 텅빈 사무실을 보고, 답없는 상황을 보고 헛웃음을 지었지만

그도 새로운 사무실이 그리 나쁘지는 않은지, 자기가 안쪽 자리를 쓰면 되냐고 물었다 ㅋㅋㅋ

여튼 길고긴 토론 끝에 우리는 몇개의 결론과 규칙에 도달했다.

 

1. 우리의 공통된 목표이자, 알파이자 오메가는 매출이라는 피가 흐르는 법인을 만드는 것이다.

잭과 나는 투자금만 어떻게든 가치 뻥튀기 해서 받아놓고 회사놀이 하는 대표들에게 질릴대로 질려버린 상태였다.

그런 대표 아래에서는 정말 의미없는 (고객에게 전혀 가치를 제공하지 않고, 금전으로 전환되지 않는) 업무들을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의미가 없는 일을 하는 것을 정말 싫어하는 우리 둘에게 이 1번 규칙은 알파이자 오메가였다.

우리의 모든 의사결정과 행동은 법인을 현금이라는 피가 넘쳐 흐르는 존재로 만드는 것이고

이 단순하면서 아름다운 목표는 우리 둘을 흥분 시키기에 충분했다.

 

2. 어떠한 방식으로 돈을 벌어도 무관하지만, 일단은 유통을 베이스로 시작한다.

이건 내가 이미 일을 저질러버려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했다. 할인받는다고 6개월치 임대료를 이미 입금해버려서… 6개월동안은 좋든 싫든 이 사무실에서 유통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ㅋㅋㅋㅋ

가끔은 한정된 경우의 수가 있을때 더 창의력이 발휘될때가 있다. 그래서 사무실을 구한 것이 그런 효과를 가져오길 바라면서 합리화를 해본다 ㅋㅋㅋ

 

3. 우리 회사의 의사결정은 실패했을때의 두려움이 아닌, 성공의 희망이 반영되게 한다.

마지막으로는 약간의 낭만과 오글거림이 섞인 규칙인데

이 문구는 매일 아침마다 노션을 키면 상단에 떠있는 문구가 되었다.

 

어느새 가정이 생기고 잃을게 많아지기 시작하다보니

문득 거울 앞에는 실패했을때 두려움을 무서워하는 30대 아저씨가 서있더라.

 

아는게 지금보다 적을때는 용기라도 있었는데

용기도, 아는 것도 없는 지금 내 모습이 너무 싫어지더라

 

그래서 뭔가 자꾸 두려움에 몸이 스턴 걸릴때 항상 읽을 수 있게

 

아침마다 머리속으로 되뇌는 문구가 되었다.

“우리 회사의 의사결정은 실패했을때의 두려움이 아닌, 성공의 희망이 반영되게 한다.”

나한테는 스턴푸는 마비 회복약 같은 느낌

 

삼국지에서는 복숭아 나무 아래에서 뜻을 품었지만

그렇게 우리는 흐린 하늘 아래, 2평 사무실 안에서 결의를 했다.

장비도 곧 나오겠지?! 

 

뜬금없이 잭이 한마디 툭 던졌다.

“형, 우리 스마트스토어 사볼래?”

 

이게 무슨 소리지?! 스마트스토어를 사자고?

2024년 1월 20일 매출: 0 원


 

Ep. 4: 스마트스토어 양도양수 시도, 첫 사기꾼(?)의 만남.

“형, 요즘 테무니 알리니 이런거 한국에 엄청 들어와서, 스마트스토어 하던 사람들이 엄청 떠나고싶어하더라고.”

나야 워낙 쇼핑을 안하는 사람이라 잘 몰랐지만, 요즘 알리니 테무니 시장 파이 엄청 뻇고 있다는 소식을 듣긴했다.

스마트스토어를 하던 사람들 중에서 대부분은 중국에서 사입해서 파는 사람들인데

알리나 테무가 작정하고 들어오면, 어떻게 대응할지 공상만 해봤을 뿐 깊게 생각해보지는 않았다.

 

그래도 잭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아니, 왜 해외에서는 microacquire 이나 flippa 이런 곳에서 많이 팔잖어~ 한국도 이런거 조금씩은 사고 파는거 같던데 권리금 처럼 주고받고!”

 

찾아보니 샐러오션, 사이트프라이스, 앵커딜 같은 게시판 및 사이트들이 몇개 있긴 하다.

아직도 네이버 카패에서 사업체를 사고판다고? 

 

아직도 이런 네이버 카페에서 거래가 된다는 것이 신기했지만, 시간이 없는 우리에겐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복잡하게 생각할꺼 뭐 있어? 치킨집 권리금 주고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되는거 아녀?

그리고 심지어 남들이 다 떠나려고 하는 스마트스토어에 뒤 늦게 들어간다? 오히려 좋아

청개구리 본능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떨어지는 커머스 시장의 칼날을 잡아서 떡상 가즈앗. 

일단 그럼 저점에 하따 칠 총알을 마련 해야지.

 

잭이랑 나랑 모아둔 돈이 별로 없어서 둘다 마통을 탈탈 털어서 법인 계좌에 넣었다.

‘그래, 돈을 다 안쓰더라도, 쇼핑할땐 총알이 두둑해야지!’

레버리지에 레버리지를 걸고 다시 레버리지를.....

 

 

…그렇게 수일 후.. 수백개의 문자와 이메일 후…

수일이 흐르고 수십개 아니 수백개의 매물 검토와 쪽지와 이메일과 콜드메일이 끝나고

겨우겨우 어떤 캠핑용품 파는 업체와 연결이 되었다.

대화 내용을 그대로 스샷을 공유했다가 찾아올 것 같아서, 조금 편집을 했다

 

시간이 좀 흘러서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권리금으로 6천을 불렀던 것 같다.

연 매출이 7~9천이라고 했고

 

마진율이 어느정도 과장이 있다고 가정해도, 대충 6개월이면 회수 가능할 것 같다는 계산이 나왔었다.

(물론 모든 증빙 데이터가 맞다고 가정했을때)

 

어느정도 대화를 주고 받고 오프라인 미팅 일정을 잡아서 자료들을 검토하고 라포를 쌓게 된다.

미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친근함을 유지하면서 상대방의 경계를 품과 동시에, 나는 객관적으로 자료들을 검토해야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거짓말이나 흔들림을 감지하면서, 경계를 풀고 친근하게 다해는 것.. 좌뇌와 우뇌를 동시에 가동시켜야 하는 것이다.

여튼, 이 사람과 미팅은 무던하게 진행되었고. 대화하면서 친해지다보니 이 양반의 다음 사업 스토리도 듣게 되었고, 암튼 상태방이 말을 많이 하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조금씩의 찝찝함만 느끼고 미팅 자체는 문제 없이 마무리 되었었다.

남았던 대표적인 찝찝함(?)은 판매 사유와 매출증빙 방식인데

 

판매사유가 처음에는 해외 이민 및 유학으로 인한 처분이었다가, 나중엔 회사 발령으로 스토리가 변했다가, 나중에는 이거 외에 다른 개발자들이랑 만들고 있는 앱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둥.. 뭔가 네러티브 정리가 덜 된 느낌이었다.

물론 3개다 진실일수 있지만, 온라인 커머스 거래는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시장이라 의심을 하고 만날 수 밖에 없음.

 

사실 근데 더 찝찝했던 것은 매출 증빙의 방식인데. 해당 스토어의 경우 매출의 대부분이 현금으로 구성되어있고 번개장터, 당근마켓과 같이 세금으로 증빙이 안되는 매출이 대부분이였다.

이런 경우 사실 마음먹고 계좌 돌려서 입금해서 가짜 자료를 만들라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만약 악의적인 판매자가 시간 빌게이츠라면 어떻게든 속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 짬이 조금 더 차고 보니, 이런 상황을 아예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이런 매물은 아예 미팅도 안잡게 되었다. 나처럼 머리가 안 좋으면 몸이 고생한다!)

 

다행이 이 양도자 한테서 돈을 뜯기거나 한건 아니지만

이 시장에 모든 양도자가 이런 사짜 느낌일까봐 걱정하며 성과없이 종료되었고, 이분에게는 인수 거절 의사를 전달하고 깔끔하게 헤어졌다.


불과 2주뒤 이 캠핑용품 스토어 매물의 가격은 2천만원이 내려가있고, 양도 사유는 건강상의 이유로 수정되어 있었다 ㅋㅋㅋㅋㅋ 

 

눈뜨고 코 베일뻔 했구만.. 휴… 이곳은 야생이다 야생

2024년 1월 27일 매출: 0원 (그래도 사기 안당한 나 칭찬해)

 

예고편 Ep. 5: 드디어 첫 거래를!? 7천만원짜리 매물에 도장 직전까지!

2024년 1월 30일: 첫 양수 희망서를 전달하다.

‘아 사장님, 저희가 사후관리 분석 다 해드려요. 사실 그 비용이 거의 2천만원 어치입니다. 완전 오토라니깐요?’

…빨리 돈 버는 이야기로 넘어가야하는데

그 과정에 너무 많은 사기꾼들과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재미있는 인사이트들을 얻어서 빌드업이 좀 걸리네요. 

그래도 빌드업이 긴 만큼 만족도도 좋을테니 기대해주세요~

 

지금까지 사실 프롤로그고. 다음 에피소드 부터는 한편한편 조금 디테일하게 서술될 것 같아요.

온라인 사업체를 사고 파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 처럼 느껴지게… 1인칭으로 써질수도 있고.. 정해진 건 없음..

뭐 걍 가볍게 즐겨주세요, 다음편은 조만간?!

 

혹시 놓치기 싫으시면, 놀러 오셔서 이메일 남겨두고 가세요~ 

원문 링크: https://www.jianyang.co.kr/p/re-1000-ep-14
 

진양 휴게소로 찾아오세요~

독자님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고 싶어요! 알면 더 유용한 컨텐츠들을 많이 작성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대화하면서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단톡방을 하나 팠습니다! 휴게소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오셔서 수다 떨고 그러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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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양

진양

왜 어떤 제품은 뇌리에 박히고, 대부분은 기억에서 휘발되는가?

부제: 사람, 제품, 광고를 머릿속에 각인시키는 스토리텔링 방법론을 일상에 적용하는 방법

누가 내 방에 몰래카메라 달아놨어

저는 책상에 앉기보다 소파에 눕기를 좋아하는 일반적인 현대인입니다.

모닝커피가 없다면 침대에서 일어날 생각조차 못 하고요. 주말에는 밀린 잠과 유튜브를 봐야 하므로 정오 전까지는 잠수상태입니다. 누구보다 게으르고, 들쭉날쭉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저도 단 하나의 루틴은 있습니다.

주중 아침에는 눈을 뜨면, 눈곱만 떼고 주섬주섬 검은 아디다스 운동복과 분홍색 물통(!)을 들고 크록스를 끌며 집 앞 커피숍에서 아아를 한 잔 주문합니다.

몇 달 동안 꾸준하게 똑같은 시간에 가다 보니, 카페 사장님과 알바분들은 당연히 절 기억합니다. 누가 봐도 동네 백수형 같은 복장을 하고, 핑크 물통을 달랑거리며 같은 시간에 찾아오는 손님은 너무 기억하기 쉽잖아요?! 저 또한 어느 요일에 무슨 알바분이 근무하시는지 대강 알 정도로 내적 친밀감이 생겼고요.

핑크물통핑크물통핑크물통핑크물통.jpg

 

평소에 제가 입구에 들어서면 사장님은 제 핫핑크 물통을 건네받으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맞으시죠~? 진양 님 포인트에서 차감할게요~😃”

라며 친근한 미소와 함께 말하며 제 모닝 포션을 제조해 주십니다.

마치 회사라는 혹독한 사냥터를 나가기 전에, 마을에서 버프 넣어주는 바드 NPC 같다고 해야 할까요? 시간이 흘러, 이제는 제 하루의 소중한 조각이 되었죠.

 

 

 

아니, 근데 최근에 한번 이 핑크 물통을 까먹고 카페를 방문하게 된 날이었어요. 늦잠을 자버려서 급하게 뛰쳐나오느라 제 핑크 물통을 까먹고 안 챙겨서 내려왔어요. 뒤늦게 다시 올라갈지 했지만, 이미 늦어서 곧장 카페로 달려갔죠.

 

너무 익숙하게 사장님과 인사를 주고받고, 평소대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죠. 시간이 흐르고 커피가 완료되었을때..

“주문하신 아이스 아메리카노, 4,000원입니다~🥺”

사장님이 저를 완전히 모르는 사람 취급하는 거예요!! 설마 저를 못 알아봤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한 채로 멀뚱멀뚱 서로 쳐다보고 있었어요.

한 3초 정도? 체감은 거의 한 10초..

“어어…. 네..! 저 진양이에요, 포인트에서 차감해주세요..🫣”

그제서아 사장님은 놀란 듯, 토끼 눈을 하며 핑크 물통이 없어서 저를 까먹었다고 했어요. 그날의 커피는 뭔가 유난히 더 쓰던 거 같기도 하고요. 큰일 아니지만 씁쓸한, 그런 멜랑꼴리한 느낌이랄까요.

그러다가, 카페를 나서며 걷다가 문득 든 생각…!

 

내가 핑크 물통으로 기억된다면, 내 제품은 어떤 원리로 기억되는가?

씁쓸하게 길을 걷던 와중에, 사람은 어떻게 기억되는지, 제품은 어떻게 기억되는지, 왜 어떤 이야기는 오래 기억에 남고, 어떤 이야기는 만남이 끝나자마자 휘발되는지가 궁금해졌어요.

무수히 많은 제품을 실험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본 제가 쓰기에 매우 적합한 주제 같았어요.

이 비밀을 해독하고 나면 그 어떤 제품을 만들더라도, 고객에게 머릿속에 각인되는 제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새로운 보물 지도를 찾은 해적처럼, 단서들을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친숙한 [ ]에 던지는 색다른 [ ]

기억에 남기위한 친숙함 & 의외성 프레임워크

동네 백수 차림새의 남성이 들고 다니는 핑크 물통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익숙한 상황(백수 차림새 손님)에서 색다른 반전(핑크 물통을 애용하는) 특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친숙함과 의외성이 공존했을 때 사장님의 머릿속에 훅하고 들어가 휘발되지 않는 기억에 자리 잡게 된 것이죠. (부작용으로 핑크 물통만 남아버렸지만….)

 

다른 사람을 기억하는 메커니즘이나, 제품이나 광고를 기억하는 메커니즘이 크게 다르지 않아요.

 

위 프레임워크를 적용한다면, 제품의 경우 익숙하고 흔한 문제를 색다르게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다면 기억에 오래 남겠죠. 빅테크에 너무 많은 예시가 있어서, 딱 하나의 제품을 예시 들기도 애매하네요. (우버, 에어비앤비, 등등).

 

위 방법론은 글쓰기에도 적용이 가능하죠. 제가 애용하는 방법입니다. 익숙한 주제를 다루지만, 조금 색다른 접근으로 풀어내려고 노력하죠. 예를 들어보자면:

 

이처럼, “친숙함과 의외성의 조합”을 통해서 타인의 기억의 각인시키는 방법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적용이 가능합니다. 그중 제가 애용하는 분야는 ‘신제품, 광고와 컨텐츠’이지만, 독자분들께서도 사용 사례를 알려주세요!

 

범용적인 이유는 인간의 본능적인 활동 영역에 속하기 때문

“친숙함과 의외성의 조합”을 통해서 기억에 각인시키기는 사실상 모든 분야에서도 적용이 가능한 방법론입니다.

왜냐하면, 이 방법은 인간의 매우 본능적인 영역을 건드리기 때문이죠.

아직 상대방은 마음의 준비도 안 되었는데, ‘더 좋은 방법’을 제시하며 상대방을 함부로 바꾸려 들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표출합니다. 그렇기에 친숙함을 통해서 상대방의 경계를 풀고, 의외성으로 상대방의 주의를 집중시키는 것이죠.

만약 상대의 주의를 집중시켰다면, 절반은 성공했습니다. 이제 나머지 반이 남아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다음 글 주제: 주의를 집중시킨 상대방의 기억에, 스토리텔링으로 정보 인덱싱시키기

주의를 끈 상대방에게 이야기를 주입하여 목적 달성

스~~토리텔링..? 아니아니, 잠시만 한번 들어봐요.

스토리텔링 마케팅 많이 들어는 봤지만, 정작 창업자나 마케터들은 어떻게 실용적으로 적용하는지 알쏭달송해요. ‘적절한 이야기를 적절하게 활용해서 원하는 바를 이루는’ 행위는 가장 오래된 커뮤니케이션 도구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너무 가볍게 생각해요.

그냥 고객들의 후기 주야장천 나열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수두룩하고요. 애초에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스토리텔링 플레이북을 꺼내야 하는지 모르는 리더들이 대다수에요.

인간의 기억은 이야기를 기반으로 저장되어요 (human memory is story-based!). 위 핑크 물통의 이야기가 여러분들 머릿속의 각인 된 이유도, 간단한 이야기의 플롯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 발단: 진양이라는 인물의 서술과 함께 단골 커피숍과 감정적 라포 배경까지 소개

  • 갈등: 하필이면 핑크 물통을 못 가지고 나오게 된 상황

  • 절정: 진양을 알아보지 못하는 단골 커피숍 사장님, 부끄러워하는 진양

 

친숙함과 의외성으로 주의를 끌어서 상대방의 단기기억 슬롯에 저장시켰다면, 이야기를 통해서 감성적 울림을 제공하고 장기기억 슬롯에 저장시켜야 해요. 많은 연구가 증명하듯, 사실만 제공되는 컨텐츠에 비해, 이야기를 통해 전달되는 컨텐츠가 ~22배 더 잘 기억에 오래 남기 때문이죠. 스토리텔러의 목적에 맞춘 스토리를 구성하고, 감성적 울림을 통해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어야 해요.

 

다음 글에서는 독자님들만의 스토리텔링 플레이북을 통해서, 창업자, 마케터, Problem Solver 들이 목적에 맞는 스토리텔링 전략을 기획할 수 있게 도와드릴게요. 진양 뉴스레터 구독을 하면, 느리지만 차근차근 실용적인 방법론 찍먹이라도 할 수 있게 판을 깔아보겠습니다.

 

 

아! 그리고, 독자님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고 싶어요! 알면 더 유용한 컨텐츠들을 많이 작성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대화하면서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단톡방을 하나 팠습니다! 휴게소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오셔서 수다떨고 그러시죠.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해당 콘텐츠는 여러분이 즐겁게 읽는 모습을 고료로 받고 작성되는 콘텐츠입니다. 여러분이 즐겁게 읽어주신다면, 저도 즐겁게 쓰는 것이지요. 혹시 아직 구독을 안 하셨다면 오셔서 구독 버튼을 눌러주세요! 언제든지 구독을 취소하실 수 있으니 부담 없이 이용해주세요. 감사합니다! 

 

Ref.

고창수. (2009). 스토리텔링 기법을 응용한 설득 글쓰기 전략. 우리어문연구,(33), 453-468.

Fryer, Bronwyn. "Storytelling that moves people." Harvard business review 81.6 (2003): 51-55.

Denning, Stephen. 2011. The Leader’s Guide to Storytelling: Mastering the Art and Discipline of Business Narrative. Jossey-Bass, San Franci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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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양

진양

역시 예상대로 숙제 콘텐츠가 생기니 오리지널 콘텐츠 아이디어가 뿜뿜 나온다 😇😇 청개구리 본성 어디 안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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