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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서연

류서연

초짜 서비스 기획자의 고난의 40일

지난 8월 9일, 디스콰이엇에 😂얼떨결에 서비스기획 업무를 맡게 되었어요라는 다소 무책임한 제목의 글을 올린 지 정확히 40일이 지났습니다. 디자이너로 입사했지만 어느새 서비스기획을 하게 된 그 날의 당황스러움을 고스란히 토해낸 글이었어요. 글을 올리고 나서도, 디스콰이엇의 톤앤무드와는 조금 맞지 않는… 인사이트는 없고 당혹감과 의문스러움만 담겨있는 글이 아닌가 하는 고민을 많이 했더랬지요.

이 글을 올린 지 40일이 지난 오늘, 제 글이 Must Read로 선정되었다는 댓글 알림을 받았어요. 여전히 ‘도대체 이 글이 왜…?’라는 의문은 들지만, 그래도 지난 40일간의 서비스 기획 과정을 회고해볼 겸 글을 남겨보려 해요. 비록 대외비인 사항들이 많아 두루뭉술한 글이 되겠지만,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이 모든 일은 입사한지 2주차에 서비스기획 업무를 맡은 그 다음주, 입사 3주차로 시작해요.

week 3 — 끝없는 기획문서의 향연

서비스기획 업무를 맡게 된 후, 예전에 들었던 서비스기획 관련 인터넷 강의자료를 다시 들춰봤어요. 이미 들은지 일년도 더 되어버린 강의들은 복습 차원에서 다시 듣기도 하고, 새로운 강의를 결제해서 빠르게 들어버리기도 했습니다. 서비스 초기 기획, 그러니까 문제 발견 단계부터 다시 보고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일단 외주개발사도 정해져버렸고 런칭 시점까지 결정된 상태에서 제가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개발사에 핸드오프 할 수 있도록 IA, 와이어프레임같은 기획문서를 작성하는 일이었어요. 이미 결정된 기획 내에서 힘들지만 충실하게 기획문서를 작성했습니다.

week 4 — 기-자이너 입니다

저도 잊고있었던 사실을 떠올리게 됩니다. 기획산출물을 열심히 만들어서 디자이너에게 넘겨야 하는데, 저도 디자이너였다는 사실을요. 다행히 회사에 사수 디자이너분이 계셔서 기본적인 화면을 잡아주시면, 저는 피그마 컴포넌트를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했어요.

이 주 수요일에는 개발사와의 실무 킥오프 미팅이 있었는데, 나름 열심히, 꼼꼼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한 기획에 수많은 구멍들이 있더라구요. 열심히 탈탈 털린 후, 구멍을 매우는 두꺼비의 마음으로 기획문서와 피그마를 왔다갔다 하며 일에 몰두했습니다.

week 5 — 디자인 핸드오프, 끝이 보인다…!

사람은 궁지에 처하면 엄청난 능력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uxui 베이스가 없는 디자이너 둘이서 무려 2주만에 거의 70%의 화면을 디자인했습니다. 개발사에 핸드오프하기 위한 화면기획서도 착착 진행되고 있었고요. 개발사에서 지적해준 기획의 구멍 부분들도 정리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일은 힘들었지만, 열정에 불타올라 몰입하던 참이었어요.

week 6 — 관자놀이 와장창

입사 6주차의 수요일에는, 브랜딩 전문가 교수님과의 자문회의가 있었어요. 1시간 30분 정도의 회의가 끝난 후의 감상은… 함께 참여한 이사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관자놀이를 정통으로 맞은’ 기분이었어요. 우리는 그동안 잘못된 방향을 향해 너무나도 열심히 달려오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회의였거든요. 물론, 이 사실을 전혀 몰랐던 건 아니었어요. 사실 모두가 알고 있었던 것에 가까웠습니다. 회의를 할 때마다 ‘그런데 애초에…’ ‘그러니까 근본적으로…’라는 한숨 섞인 말이 계속 들려왔으니까요.

<자문회의 이후 내부 실무진 회의 결과록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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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희에게는 좌절할 시간도, 여유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백지로 돌아가 ‘우리가 앱을 만들려는 이유가 무엇인가?’부터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더 좁은 고객층을 타겟으로 한 서비스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서비스 기획의 정석을 지키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검증해나가면서요.

week 7 — 고뇌의 연속… 그리고 고뇌가 낳은 새로운 기획

수많은 회의, 끙끙 앓는 고뇌, 그리고 또 회의… 를 거쳐서 새로운 기획이 탄생했습니다. 이 컨셉을 가지고 다시 기획-디자인-개발의 사이클을 돌릴 수도 있었겠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방식을 차용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1. 기회비용을 감수하고 아주 새로운 기획을 도입하는 것을 내부적으로 설득해야 했고

  2. ‘될 만한’ 프로덕트인지를, 다시 한 번 돌다리를 두들기며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내부적 설득과 판단을 위해서는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랜딩페이지를 만들고, UI 시안을 만들고, 광고 이미지를 만들었습니다. (하루만에요) 나흘간 메타 광고를 띄우고, 랜딩페이지로의 유입률과, 랜딩페이지에서 CTA를 클릭하는 전환률을 보기로 했어요.

week 8 — 그리고 지금…

금요일 퇴근 전 광고를 돌려놓고, 주말새 초조한 마음으로, 차마 성과를 확인하지는 못하고 안절부절하는 마음으로 보냈습니다. 혹시 시장의 외면을 받으면 어쩌지… 고객들이 선택해주지 않으면 어쩌지… 그래서 실패한 기존의 기획이 ‘그나마 나았다’고 판단되면 어쩌지… 수많은 고민과 걱정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늘 아침 출근해서, 성과 페이지를 펼쳐보는 데까지 참 많은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비록 설정해 둔 광고 기간이 끝나려면 시간이 좀 남긴 했지만, 걱정했던 만큼의 처참한 결과는 아니었어요. ‘근거 없는 자신감’이 ‘근거가 아주 조금이라도 있는 자신감’으로 바뀌는 모먼트를 경험했어요. 아직 유저를 만나는 모든 과정이 신기하기만 한 병아리 기획자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설문조사에 의견을 남겨주신 한 분 한 분이 너무나도 소중하게 느껴지더라구요.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내일 아침, 광고 캠페인의 최종 성과를 확인한 후 이어서 써볼게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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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서연

류서연

😂얼떨결에 서비스기획 업무를 맡게 되었어요

안녕하세요! 얼마 전 스타트업에서의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하게 된 주니어 디자이너입니다 :) IR 자료를 전담할 디자이너로 채용되긴 했지만, 어쩌다보니 서비스 기획을 어시스트 하게 되었습니다🤣 회사 내에 PM도, IT 서비스 기획을 해 본 경험이 있는 분도 계시지 않은 상황입니다.

대표님이나 이미 퇴사하신 전임자분들이 내신 아이디어를 정제하고, 외주 개발사와의 소통을 위한 기획 정리가 필요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이미 개발사와의 킥오프 미팅이 이루어진 상황에 기획이 구체화되지 않아 조마조마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저로서는) 아주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 전반을 리딩할 역할이 누구에게도 제대로 주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혼자 다른 서비스 분석을 통해 서비스 방향성을 자료로 정리해두었는데, 대표님과 함께하는 갑작스런 미팅에서 기획서를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PM 업무를 현직에서 해본 적이 없었고, 인터넷 강의로 발끝만 담가본 게 전부라 불안불안했지만, 다행히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아 디벨롭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 오늘은 IA와 와이어프레임 초안을 잡다가 점심시간도 놓쳐버렸답니다🤣

다행히 사업기획 쪽에서 커리어를 쌓으신 사수 분과 함께 기획 업무를 진행하게 될 것 같은데, 사수님 역시 서비스 기획 전문은 아니신지라 난항이 예상됩니다😔

일단은 예전에 들었던 서비스기획 관련 인터넷 강의도 다시 들어보고, 관련 책도 여러권 읽고는 있는데요… 물론 최선의 길은 pm 직무를 채용하는 것이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저는 앞으로 이 길을 어떻게 해쳐나가면 좋을까요?

현직에서 IT 서비스와 연관된 직무에 계신 분들께 소중한 의견을 듣고자 시작한 글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네요 😅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 자그마한 의견이라도 저에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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