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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김민정 ·

[메이커챌린지 5th] #04. 효율적인 뇌 사용법에 대해


정리하는 뇌를 이해하는 한 가지 핵심은 그것을 그 자체로 인정하는 것이다. 우리 뇌는 사물을 당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정리하지 않는다. (서론, 15p 中)


요즘 궁금한 점이 하나 있었다. 왜 잘 나가는 노래들은 3분 대 노래에서 2분 대의 것으로 바뀐 것인지였다. 올해만 해도 뉴진스의 <Hype Boy>, 아이들의 <Tomboy> 등 사랑받는 노래(댄스곡, K팝 위주)를 보면 보통 2분 30초에서 3분 사이의 길이이다. 스트리밍을 통해 음원 점수를 높이려는 이유도 있겠지만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내린 답은 '사람들의 집중이 2절이 끝나면 같이 끝나는 경우가 많다.'였다. 일반화를 할 수는 없겠지만 나의 경우 곡의 뼈대를 이루는 2절을 다 들으면 노래에 대한 호기심이 사라진다. 클라이맥스와 고음 파트를 듣기 전 다른 노래로 제빨리 갈아타게 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노래뿐만 아니라 다른 콘텐츠 역시 우리는 갈수록 짧고 자극적이며, 즉각적인 것에 민감해지고 있다. 유튜브 영상을 길게 보지 못하고 재생 바를 이리저리 클릭해 끊어보거나 브이로그 대신 틱톡이나 릴스를 찾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글을 쓰는 채널이 블로그보다는 인스타그램을 편하게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글보다 시각적으로 잘 들어오는 사진을 위주로, 언제 어디서나 짧은 글을 바로 쓰고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한 점은 자극과 속도에 민감해진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우리의 일상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 할 때가 많다는 점이다. 상품의 최저가를 검색하면 옵션은 바로 나오는데 선택하기까지 한참이 걸리고, 빨리빨리 보고 외웠다고 생각하는 내용도 '그거 뭐였더라?' 하고 한참을 고생하는 경우도 많다. <정리하는 뇌>는 이렇게 빠르고 파편적인 일상 속에서 인간이 겪는 지극히 당연한 혼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세상의 추세와 달리 우리의 뇌는 아직도 꽤나 아날로그적인, 달리 말하면 구식의 방식으로 정보를 바라보고 기억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뇌를 컴퓨터라 생각하지 말고 모든 정보를 뇌에 구겨 넣기보다 틈마다 어질러진 뇌를 청소하고 정리해주어야 한다. 그 방법을 다루고 있는 것이 이 책이었다. 나의 뇌는 정보로 어지럽혀 있다. 책에서 말하는 나쁜 습관들을 모두 내가 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내 생활습관을 토대로 책을 읽었는데, 세 가지만 우선 정리해보았다.


1) 멀티태스킹을 일삼는다


우리는 저글링 전문가처럼 여러 개의 공을 동시에 공중에 띄어놓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실력이 형편없는 아마추어 접시돌리기 선수와 비슷해서 지금 당장 자기 앞에 없는 접시는 무시하고 정신없이 이 접시에서 저 접시로 옮겨 다니면서도 그 접시가 언제 떨어져 박살날지 모른다는 걱정에 휩싸여 있는 꼴이다. (본문 54p 中)

일상을 살면서 멀티태스킹을 할 일이 너무 많다. 회사 업무나 블로그 글을 쓰면 듀얼 모니터를 사용하면서 눈으로는 한 모니터를 보고 그 내용을 손으로 받아적는 일이 많다. 지하철에서 책을 읽으면서 기억에 남는 문장은 중간중간 사진을 찍는다. 음악을 들으며 산책을 한다. 저자가 말했듯 우리는 일상 속에서 결정할 것이 너무 많고 선택할 것이 너무 많다. 하루를 보내며 해야 할 일도 많다. 24시간이 너무 짧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현대인들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일이나 중요한 결정을 하는 것,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해야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문제는 그렇게 해내긴 해낸 일의 생산성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이 쏟아질 때 사람이 뚝딱거린다고 해야 할까.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채 패닉에 잠기는 일이 많다. '해치웠다'고 빠르게 끝낸 결과물을 살펴보면 '내가 이 따위로 했다고?' 싶기도 하다. 신경쓸 곳이 많으니 퍼포먼스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것이다. 음악에 취해 길을 걸으면 정작 내 뒤에 차가 있는지조차 몰라 클락션 소리를 듣게 된다. 사실 멀티태스킹이 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이야기이다. 그런데 나는 왜 알면서도 멀티태스킹을 하는 것일까? 근본적인 원인을 알고 싶어 5-Whys 기법을 사용해보았다.

Why 1) 왜 나는 멀티태스킹을 하는가?

- 한 번에 처리해야 할 일을 경제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 한 가지 일에 오랜 시간 집중하면 질려서, 한 가지 일을 한 번에 처리하지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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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2) 왜 한 가지 일을 한 번에 처리하지 못하는가?

- 할 일을 데드라인 전날까지 미루고 싶은 인간의 본능, 지금 하고 있는 것보다 급히 처리해야 할 다른 일들이 많을 때가 있는데, 이런 일이 갑자기 일이 불쑥불쑥 생각날 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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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3) 왜 갑자기 일이 불쑥불쑥 생각나는가?

- 하나의 일을 할 때 하위 작업을 디테일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거시적인 일을 처리한 뒤, 세부 작업으로 돌아오는 편이라 늘 놓치는 부분이 있다.

- 즉, 근본적으로 일에 대한 우선 순위를 수립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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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4) 그렇다면 왜 나는 우선 순위를 수립하지 못하는 편인가?

- 우선순위에 대한 기준과 가중치가 없다. 

주어진 일의 중요도를 판단하기보다, 중요한 일을 ‘데드라인’ 기준으로 정렬하는 편이다.

모두 ‘오늘 해야 되는 일’, ‘내일 해도 되는 일’ 기준으로 두루뭉술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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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5) 그렇다면 우선 순위를 잘 수립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작성 중)

즉, 내가 멀티태스킹을 일삼는 이유는 일에 대한 우선순위를 세우지 못해서이다. 우선순위의 기준을 '시간'으로 설정하기는 하지만 하위 작업에 걸리는 시간을 얕보고 임의로 소요 시간을 잡아 일을 해결해버리니 놓치는 부분이 생기는 것이다. 불쑥불쑥 나오는 일을 주먹구구 식으로 하지 않기 위해서는 내 나름의 전략이 필요하다. 하루의 TO DO를 작성할 때 마감 시간을 기준으로 TO DO를 정리했다. 그러나 우선순위에 따라 TO DO를 정렬한 뒤, 라벨이나 색상으로 우선순위를 명확히 확인해야할 것 같다. 하나의 TO DO를 정리하는 과정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나는 하나의 하위 작업에 걸리는 소요 시간을 예측하는 일에 소홀한데 아이러니하게 디테일은 꼭 잡고 가야 한다. 그래서 초기에 생각한 것보다 시간이 배로 걸리는 건 일쑤다. 저자가 이런 나와 같은 사람들을 많이 봐온 탓일까. 업무를 덩어리로 나누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충고를 해주었다. 따라서 앞으로 TO DO 내 하위 작업을 정리한다면 간단하게라도 세부적인 작업들을 모두 정리해 나름의 로직을 머릿속, 또는 메모장에 짜보는 연습을 해야할 것 같다. 우선순위를 넘어 기본적으로 내 작업을 정리하는 방법이 틀렸음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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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물건을 잘 잃어버린다

나는 물건을 정말 잘 잃어버린다. 길가는 물론 지하철역 대합실에 휴대폰을 두고 오기는 물론, 지갑도 잘 잃어버려 그 다음날 파출소에서 발견하는 일이 많다. 하루는 잃어버린 핸드폰을 파출소에서 찾아 기뻐할 찰나, 비 오는 날 박살이 난 핸드폰이 그날 바로 운명을 달리한 날도 있었다. 그때의 자괴감이란. 물건도 이렇게 잘 잃어버리는데 파일이나 문서는 어떻겠는가. 사방팔방 흩어진 파일 하나를 찾는데 5분이 걸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 정리정돈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알지만 귀찮음이 절절한 나에게 3장에서 집안 정리에 대해 다루고 있는 부분이 많이 와닿았다. 저자가 제시한 '범주화'! 하나하나의 작은 물건들을 모두 각각의 정보로 저장하기보다 하나의 카테고리에 모아 그 대분류의 위치를 기억하는 것이다. 노트북 바탕화면에 모든 파일을 통으로 두기보다 용도에 따라 나눈 하나의 폴더에 그룹핑해두는 것이다. 사실 청소에만 대입하면 꽤 쉬운 부분인데 웹사이트 계정의 비밀번호 설정 등 범주화를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원리라 유용하게 느껴졌다. 3X5 카드 관련 이야기에서 엘런은 필요한 지식과 그렇지 않은 지식을 분리해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즉 생활 속 기억의 정리정돈은 필요한 정보인 핵심에 대한 것과 그때그때 바꿔 끼워넣을 수 있는 부가적 정보의 합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어떤 것을 정리정돈해두는 패턴을 범주화해두면 일상을 꽤 편하게 살 수 있는 것 같다. 문제는 이를 알면서도 실행으로 옮기지 못하는 내 자신이다. 3번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밖에 없는 내용이다.


3) 재보고 일단 미룬다

미루기 = 과제 완수 시간 * 주의 산만 * 지연 / 자신감 * 과제의 가치

나는 내가 한 번에 끝내는 일이 완벽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중요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제는 일단 내버려둔다. 그리고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시작하고 막 들어서려는 순간에 '이 정도는 금방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샘솟는 순간 하던 일도 내려놓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워졌다. 이것저것 재보고 미룰 시간에 한 번이라도 더 하는 게 낫다는 것을 알지만 습관을 고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한 번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내 모든 에너지를 쓰는 것이 무서워 일을 미루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게으름의 원인이 완벽주의였던 것이다. 책을 보면 이런 완벽주의에 대한 이야기는 나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었다. 어떤 것을 했을 때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압박이 오히려 완성되지도 못한 결과를 만드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었다. 최근 읽고 있는 퍼스널 브랜딩 관련 책에서 일단 글을 쓰고 [발행] 버튼을 누르라 말한다. 단번에 완벽한 글을 쓰는 것이 불가능하니 만족할 만큼 수정하란 것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비롯한 다른 책에서 말하고 있듯 게으른 완벽주의자에서 벗어나 덜 게으른 완료주의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 쓰고 있는 독후감 역시 '오늘 써야겠다'는 생각에 일단 쓰고 보는 것이다. 자고 일어난 아침에 보고 기겁할지 모르는 글이지만 수정은 내일의 나에게 맡길 수 있다.


4) 생각 정리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3번의 '미루기'와 이어지는 내용인데, 나는 결정을 어려워하는 편이다. 그 동시에 상상력이 풍부한 것은 더더욱 스트레스이다. 긍정적인 의미로도, 부정적인 의미로도 상상력이 풍부해 뒷북을 자주 두드리고 후회하며, 그럼에도 뭔가 행동은 하려 하지 않는다. 집에서 회사 일 하기 싫은 건 당연한 것이 아닐까. 이런 정보와 저런 정보와 그로 인한 부정적인 생각이 뇌와 마음을 오가며 스노우볼처럼 커져 생각을 한 번 정리하기까지 시간이 참 오래 걸린다. 그러나 나는 그 불확실성으로 인한 리스크가 아직도 무섭다. 예상하지 못할 변수가 너무 많고 최선의 선택임을 알면서도 그것을 망설이게 할 매력적인 다른 선지들이 너무 많다. 자연스레 이것들의 좋은 점을 다 택할 순 없을까? 호기심을 갖게 되고 이도저도 아니게 되는 것이다. 저자 역시 뇌는 합리적인 의사 결정에 취약하다고 언급한다. 따라서 누구나 납득할 수 밖에 없는 진리, 통계와 과학적 지식을 활용한다. 베이지안 정리를 비롯한 다양한 수학 공식에 대해서는 내가 모두 깊이 알 수는 없겠지만 개인적으로 이것 하나는 기억에 오래 남는다. 각각의 결정에 따른 확률과 기대치를 직면하기 마련이니 그에 따른 기대치를 신경써야 한다는 점이다.(358p) 다른 매력적인 선택지를 버리면서도 이것을 택해야 하는, 가장 버릴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근본적인 것에 주목한 뒤 나에게 주는 효용, 향후 미칠 긍정적인 영향을 토대로 기대치를 판단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우리는 시간을 정리하고 마음을 정리함으로써, 창의력을 위한 시간, 마음이 몽상에 빠질 시간, 우리 각자가 우리 시대에 자기만의 독특한 기여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남겨 놓을 수 있다. (5장 323p 中)

우리의 뇌와 마음을 정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흐름, 인간의 관성에서 벗어나는 일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왜 한 번쯤은 뇌를 정리하는 연습을 해야 할까. 기본적으로 우리의 시간, 우리가 가지고 있는 힘이 그만큼 소중하기 때문이 아닐까? 결정할 것도, 선택할 것도 많은 세상에서 편하게 살기 위해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조금 복잡할지 모르는 정리 상자를 머릿속에 만들어둬야 한다. 뇌는 분명한 우리 몸의 연산 장치이다. 그러나 몇 가지의 일을 뇌의 판단에 빠르게 맡기는 '연산 장치'에서 벗어나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사유 능력 역시 그못지 않게 중요하다. 그것을 위해서는 쏟아져 받아들이게 되는 정보의 양을 줄이며 멀티태스킹으로 인해 중단되는 작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일을 하거나 일상 속에서 지적 능력, 창의력을 발휘할 때 우선순위를 어떤 기준으로 나누었는가? 그로 인한 효용이 있었는가? 가장 핵심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며 근본적인 것에 집중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뇌는 우리가 원하는대로 사물을 정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다른 것 다 버려도 포기할 수 없는 한 가지를 코어로, 코어 근육 주변에 잔근육이 붙듯 정보와 선택지가 우선순위를 기반으로 천천히 따라붙게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을 기억하고 우선 시작해보자. 나는 이 글을 지금 단번에 초고를 써 공유하며 생각 정리를 시작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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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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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이종석

저도 과거에 읽은 책이기는 합니다.

석상언 Rowen
석상언 Rowen

4번까지의 소제목을 훑자마자 공감되어 끝까지 잘 읽었습니다. ‘덜 게으른 완료주의’라는 워딩이 참 와닿네요. 저 또한 게으름의 원인이 어쩌면 완벽주의에 있을지 모른다는 사고의 전환이 되었습니다. 정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