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이메일, 첫인상 잘 남기는법 (10번 고친 내 이메일 양식..)
소개팅이든 웹서비스든 첫인상이 끝까지 간다. 웰컴 이메일은 유저가 우리 서비스에 들어와 처음 받는 메시지인만큼 첫인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며칠 전 직접 이메일을 작성하며, 어떻게 하면 상대가 내용을 끝까지 읽고 좋은 인상을 받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50개 이상의 레퍼런스를 분석하며 얻은 몇 가지 팁을 공유해본다. (끝에 내 이메일 양식도 있다!)
1. 자극적인 이미지나 홍보물 디자인을 최소화하자
미국의 잡코리아, 글래스도어
글래스도어에 가입하면 왠지 친숙한 포맷의 환영 이메일이 날아오는데, 나는 강렬한 초록색 타이포와 일러스트를 보면 곧바로 맨 밑으로 내려 unsubscribe 버튼을 누른다. 수없이 봐온 홍보 포스터, 팸플릿, 광고물이 연상되고 광고라면 질색하기 때문이다.
VC 심사역인 한 팀원은 매 주 수십 건의 콜드 이메일을 받는데, 정작 중요한 이메일일수록 캐주얼한 포맷으로 날아온다고 얘기해줬다. 그래서인지, 시선을 끌려는 자극적인 스타일 없이 담백하게 텍스트만 있는 이메일을 오히려 더 상세히 읽게 된다고.

최근 Hype을 만들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AI 기반 IDE Cursor의 웰컴 메시지.
그래서 며칠 전 웰컴 이메일을 적을때 처음부터 스타일의 사용을 배제했다.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오로지 담백한 텍스트와 1-2개의 하이퍼 링크만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사용법에 이모지를 몇 개 넣어보기도 했는데, 팀원에게 이메일 A/B 테스트를 해보니 이모지 4개만 넣어도 실제 내용을 덜 기억하더라. 결국 이모지까지 완전 제거했다.
2. 내 이름을 밝히고 상대 이름을 부르자
설령 자동화된 이메일 발송 시스템이 있을지언정, 보내는 나도 사람이고 받는 분도 사람일테다. 결국 사람에게 티로 서비스를 더 아끼고 사랑해달라고 설득하는 일이니, 나를 밝히고 상대의 이름을 부르는게 더 인간미가 느껴지는 이메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홍보 이메일은 곧바로 차단하는 나도 끝까지 읽은 이메일들이 있었는데, 대부분 자신이 누군지 밝히는 경우가 많았다. 나에겐 아래 이메일이 그랬다. FireCrawl은 YC S22 배치에 참여한 LLM용 크롤링 서비스인데, 나는 여기 Eric이 보낸 콜드메일을 받고 사용하게 되었다.

이 메일을 읽은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면, 먼저 제목에서 FireCrawl이 쿨한 이름이라 생각해 메일을 열었고, Hey Fresh - I’m Eric, one of the founders of FireCrawl, 로 시작하는 메일이 나에게 직접 보낸 메일처럼 느껴져서 마저 읽었던것 같다.
3. 모바일 메일앱에서 한 페이지로 보이게 만들자
현대인은 바쁘다. 할 일이 많지 않을때도 정신을 분산시키는 알림과 자극이 사방에 가득하다. 나에게 중요하지 않은 긴 이메일은 읽지 않는다.
많은 콜드메일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핸드폰으로 볼 때 스크롤하게 만들지 마라”고 말하는데, 서비스 이메일이라고 다르진 않은것 같다. 이 원칙에 따라 이번에 이메일을 적을때 폰에서 계속 확인해가며 스크롤이 필요하진 않은지 계속 체크했고, 다행히 내 아이폰 14pro에선 이메일 주소까지 간신히 영역 내에 들어왔다.
Lex의 간결한 웰컴 이메일. 창업자가 직접 환영해주고, 의견을 구하고, 감사를 표하고, 끝.
10번 고친 내 웰컴 이메일
좋은 레퍼런스를 10개 정도 모아 내 제품 소개문을 적고, Claude에게 초안을 부탁하고, 계속 바꾸고 주변인에게 테스트하며 개선해보았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앞서 이야기한 원칙을 잘 지키려 노력했다.

제목과 첫 줄에서 친근하게 상대의 이름을 부르고
연이어 당신이 우리 서비스에 가입해준것이 얼마나 기쁜지 - 진심을 전하고
내가 누군지, 왜 티로를 만들었는지 설명했다 (내용 메모할 걱정 없이 인터뷰, 대화 상대에 집중하게 해주고 싶어서)
그리고 다른 홍보성 문구를 넣으려는 마음을 꾹 참고, 당장 해야하는 다음 스텝만 설명했다. 미팅때 이 링크에 들어가 티로를 켜고, 요약을 보고(“환상적인”을 빼기 위해 마음의 결심이 필요했다), 공유하라고.
유저가 처음에 궁금해 할법한 무료체험 관련 정보를 알려주고 빠르게 이메일 마무리
대화를 이어가기 위한 추신 한 줄 덧붙이기
아직 웰컴 이메일을 자동화하지 않았다. 직접 슈퍼휴먼 스니펫 기능의 도움을 받아 한 명 한 명 직접 보내고 있다. (그래서 웰컴 이메일이 조금 늦게 온다, 죄송하다). 적은 수라도 괜찮으니 내용을 읽고 진심이 전달된다면 더 우리 서비스를 좋아하고 주변에 추천해주지 않을까 싶어서.
어서 내가 감당 못할 만큼 웰컴 이메일을 많이 보내게 되는 날이 오면 좋겠다. 세일즈 미팅이나 유저 인터뷰를 자주 해야 한다면, 세계 최초의 속기사 이름을 딴 "티로" 한 번 사용해보고 피드백을 부탁한다. 곧바로 웰컴 이메일을 직접 보내드리겠다!
대화 자동 기록&요약 서비스 “티로”를 만듭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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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메일일수록 캐주얼한 포맷으로 날아온다' - 너무 공감됩니다😂 너무 많은 콜드메일을 받다보니 이제는 오히려 제목에 square brackets이 있거나 이모지가 달려있으면 넘기게 되더라구요. 티로 웰컴 이메일은 저도 받아봤었는데 모바일로 확인했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해당 메일에 이런 고민들이 담겨있었군요. 잘 읽었습니다!
티로 잘 사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선을 끌려는 홍보성 시각물이 넘쳐나는 시기이기에, 오히려 담백한 글이 더 눈길을 사로잡는것 같아요. 그리고 말씀대로 square brackets도 이모지와 같은 효과를 줄 수 있겠군요. 하나 배워갑니다!
웰컴 메일은 이미지를 넣는 게 당연하다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해왔는데.. Cursor의 사례가 너무 충격적이네요 😱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처음엔 대표 색상에 맞추어 흑백 커버를 만들 생각부터 했는데, 몇 달간 고객 입장에서 웰컴 이메일을 받으며 경험을 기록해보니 상식과 다른 결론을 얻게 되더라구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메일함에 쌓여있는 콜드메일 N개가 떠오르는 글이네요…! 알면서도 왜 막상 제가 쓸땐 그리 싫은 콜드메일st를 따라가려했는지 의문이에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참 콜드메일들 받을땐 꺼렸던 요소들이, 제가 적는 메일에 자연스럽게 들어 있다는걸 인지할때 한 번씩 놀라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이미지와 수식어구를 최대한 생략하고 담백하게 접근하라! 최근에 어떻게 해야 나의 말에 집중하게 만들 수 있을까 다양한 기법을 고민하고 있던 저에게 너무 좋은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광고의 본질이 남들과 다른 형태로 시선을 사로잡는것이라고 생각해보면, 오히려 담백한게 눈길을 끄는 시점인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이메일뿐만 아니라 좋은 글, 잘 읽히는 글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ㅎㅎ 재밌는 인사이트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동감합니다! ㅎㅎ 민교님 글도 담백하게 잘 읽히는 스타일이 좋아서 뉴스레터에 뜰 때마다 잘 읽고 있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오옹 Insightful하네요~ 다른 얘기지만 저도 피그마 고객센터에서 대응해주시는 분과 커뮤니케이션했을 때, 불편 사항에 대해 이야기하는 상황이었음에도 오히려 더 제품과 친밀감을 느꼈던 기억도 납니다. 개인 대 개인으로서의 대응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정말 공감합니다! 소프트웨어 제품을 만들고 지표를 보다보면 모두 한 명, 한 명의 삶이 있는 사람들이란걸 잊을때가 종종 있어요. 결국 모든 일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는것 같아요 :)
이메일의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점을 잘 짚어주는 글이네요. 보낸 사람의 이름을 밝히면서 개인적인 접근으로 느끼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내용이 인상깊어요. 실제로 고객과의 첫 만남에서 진심을 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되네요. 10번 고치기 전 웰컴 메일은 어땠을지 궁금해요!
감사합니다! 만드는 사람 입장에선 반복되는 작업의 일환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상대의 입장에선 해당 서비스의 한 번뿐인 경험이란걸 잊지 않아야 하는것 같아요 :) 첫 웰컴 메일은 다소 번잡했습니다 ㅋㅋ!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에도 이름을 기억하고 얘기하는 것의 중요성이 적혀 있죠. 인상적입니다 ㅎㅎ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ㅎㅎ 사람의 마음을 얻는일은 때론 비논리적으로 보일때가 있는것 같아요. 온라인 CS 채팅 너머로 열띤 의견을 주고받다 서로의 이름을 한 번 부르는 순간, 상대도 똑같은 사람이란걸 깨닫고 일이 쉽게 풀렸던 때가 떠오르네요 :)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인사이트 가득한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제품 소개를 위해 메일에 이미지나 gif 등을 추가하려고 했는데, 하면 안 될 행동이었네요. 모바일에서도 잘 보이도록 하는 부분도 꼭 신경써야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본문에 대표 이미지를 하나 꼭 넣고 싶었는데, 혹여나 무거워질까봐 고민 끝에 다시 지웠습니다. 어떤 것이 더 좋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 종명님의 경험도 궁금하네요!
공감되네요. 최근에는 온라인 경험이 따로있기보다, 우리가 오프라인 혹은 대면 상황에서 매우 자연스럽게 느끼는 배려나 친절 등을 서비스에 잘 녹여내는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이름을 부르는게 대면에서도 유효하듯, 서비스와 웰컴메일에서도 유효할 거 같아요. 생각 공유 감사해요 :)
너무 공감합니다 ㅎㅎ 말씀을 듣고 보니 한국에선 어딜 가든 친절한 배려와 서비스가 넘치는데, 온라인 상에선 그렇지 못한것 같아요. 저도 놓치는 지점이 없는지 더 고민해봐야겠네요. 좋은 코멘트 감사합니다!
하나하나 가설과 근거가 꽉꽉 찬 좋은 아티클이네요! 잘 보고 갑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티로 가입 했습니다 :) (웰컴 이메일이 기다려지네요!!)
경험에서 나온 좋은 팁들 공유 감사합니다! 담백하게 텍스트만 있는 이메일이 좋다는 것도 인상적이네요 ㅎㅎ
너무 Spam같은 이메일은 아예 처음부터 분류가 되더라고요. 요즘 온라인 서비스들이 점점 사람대 사람으로 다가오는 느낌을 많이 주려는 것 같네요.
당연하다고 생각한것들에서 “정말 그런가?”라는 질문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명확한 사례 같네요! 티로 화이팅!
은성님 메이커로그가 이번주 뉴스레터에 소개되었어요! https://dis.qa/YTq
마침 오늘 새벽부터 웰컴 이메일 개선을 하고 있었어요 😅 이거 읽고 다시 뜯어고치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