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러너스 만난 후기.. 보다는 어떤 유저 페르소나에 집중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글
제목이 꽤 기네요.
어제 정말 운좋게도 팀러너스 사무실에 초대돼서 매주 금요일마다 하는 일주일 회고 회의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팀러너스는 아니나 다를까 일주일 안에 또 새로운 제품들과 기능들을 미친듯이 출시했더라구요. 저번 AGI Town 밋업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트윅: AI 사진 & 커뮤니티 제품에 대한 개발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들 다운받아서 써보세요!ㅎㅎ)
제가 사무실에 놀러갔을 때에는 생성AI를 기반으로 한 영상들을 틱톡처럼 업로드할 수 있는 기능을 갓 출시한 상태였습니다. 예를 들어 "내 사진 + 틱톡 챌린지 영상"을 합쳐서 만들면 내 얼굴이 합성된 틱톡 영상이 바로 만들어지는 기능입니다. 내가 직접 춤을 안춰도 AI가 바로 만들어주는..
팀러너스의 @donggie 님과 꽤 오랫동안 얘기를 나눴는데,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하루가 지난 오늘까지도 꽤 오랫동안 고민하게 만들었던 대화 내용 + 생각들을 기록합니다.
Cailyn: 이 모든 생성 기능들이 무료면 서버비용 어떻게 감당하세요?
동기님: 저희 목표는 무료화를 통해 최대한 많은 유저들을 플랫폼에 데리고 오는 것입니다.
그 후 대화를 이어나가다가, 동기님께서 갑자기 면접 테스트와 같은 질문을 던지셨어요.
동기님: 트윅에서 제품 개발을 할때 기존 프로필 이미지 생성 기능의 퀄리티를 높여야할지, UI/UX를 더 좋게 만들어야할지, 아님 새로운 기능(동영상)을 추가하는 것에 집중해야할지 - 셋중에 어느 것부터 우선순위로 둬야할까요?
Cailyn: 유저들은 무엇을 원하는데요? 데이터가 어떻게 돼요?
동기님: 유저들은 대부분 얼굴 수정할 수 있는 기능과 눈/손이 더 퀄리티 높게 나오길 원합니다.
Cailyn: UI/UX가 구려도 핵심 기능만 성능이 좋게 나온다면 리텐션은 높을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기존 프로필 이미지 생성 기능의 퀄리티를 높이는거에 집중해야하지 않을까요?
동기님: 승진님(팀러너스 대표님)은 새로운 동영상 기능을 만들기로 결정하셨어요.
Cailyn: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유저들은 새로운 서비스들이 출시될때 실제로 사용해보지 않는 이상 이게 정말로 필요했던 건지 모르기 때문에 그 방향으로 가는것도 좋은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우리는 우버가 처음 나왔을때 모르는 누군가와 함께 택시를 탈거라는 상상을 못했었으니까.. 결국엔 그냥 더 빨리 많이 만들어보고 시장과 부딪혀보는 팀이 이길 것 같네요.
집에 돌아가고 난 후에도 이 대화가 왠지 모르게 자꾸만 머릿속에 밟혔습니다. 저도 창업을 할때 매번 어떤 기능들부터 만들어야하는지 고민을 너무 많이 했었던 경험이 있어서요.
그러다가 오늘 아침에 우연히 "The Tyranny of the Marginal User"이라는 글을 읽게 됐습니다. 이 글은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앱들이 "minimal user agency"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minimal user agency는 많은 유저들을 온보딩하기 위해 실제로 앱에는 무의미한 기능들을 만들어 유저들이 무한한 스크롤링을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별로 퀄리티가 높지 않은 컨텐츠만 득실거리는 방향으로 무의식적으로 간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구글 서치 조차도 검색을 하면 너무나도 많은 광고 사이트들과 실제로 가치를 제공해주지 않는 결과물들이 나옵니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실제로 유의미한 가치를 제공하지 않는 유저임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목표가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오는게 목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런 질문들을 던질 수 있습니다.
이런 유저여도 네트워크와 커뮤니티가 커지는거에 기여한다면 좋은거 아닌가요?
실제로 앱의 사용자수가 수백만명일때에는 기존 사용자들의 유저 경험보다는 새로 유입된 유저들이 플랫폼을 떠나지 않도록 하는게 더 많은 이익 가치를 제공해주지 않을까요?
결론적으론 그렇긴 합니다. 생각보다 기존 사용자들을 꽤 오랫동안 냅둬도 앱에 머무르고, 설사 떠난다해도 새로 유입된 유저들때문에 제품은 점점 커져서 수익도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현실에서는 대부분의 앱 디자인들이 이런 "marginal user"에게 포커스 된다는 것입니다.
이 글을 너무 흥미롭게 읽어서 팀러너스 개발자인 건우님한테도 공유드렸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완벽한 정답은 정말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스타트업의 미션과 목표가 어떤것인지에 따라 달린 것 같아요.
하지만 성장을 위해서 이런 방향으로 가는게 과연 불가피한지는 더 고민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좀 더 건전한 방향으로, 퀄리티 높게 갈 수 있을까요? 애초에 가능한가요? 이 방향으로 너무 끌려다니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제품 개발을 해야하는지, 무엇부터 우선순위가 돼야하는지 재미있게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실제로 제가 사용하는 기존의 앱들 중에 정말 심각하게 "아 퀄리티 왜 이러지? 못 쓰겠네"하고 삭제한 앱은 여태까지 별로 없었던 것 같긴해요. (정말 쓰렉 아닌이상..) 알고보니 내가 항상 marginal user였던걸로ㅋㅋ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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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paulgraham.com/hackernews.html
저는 디스콰이엇을 모두를 위한 무료 공간보다는, 인간 공동체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창작하는 분들을 위한 곳으로 만들고 싶어요.
너무 좋아요(* * )
좋은 글이네요! 저는 이럴 때 문제에 집중하거나 고객에 집중하는 것 중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퍼블리에 게시되었던 글인데 가볍게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publy.co/content/6810?s=49jy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