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처절한 개발 실패기-1
@이홍열 님의 개발성공율 관련 포스팅을 읽고 10000% 공감하면서 인생에서 정말 지워버리고 싶은 나의 처절한 개발 실패의 경험이 또렷이 되살아 났습니다. 아마 지금도 수많은 창업을 준비중인 분들이 개발이라는 큰 산을 앞에 두고 계시겠죠?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시길 바라는 차원에서 제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당시 저는 중동의 어느 도시에서 나름 즐거운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습니다. 딱히 부족한 것도 없었고 시간은 많았고 매일 골프나 치면서 사실 시간을 죽여 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제게 과거의 한시점은 떨쳐 버릴 수 없는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는데 그게 바로 닷컴 버블 시절에 대한 기억이었습니다. 한창 나이에 뭔가 엄청난 회오리가 몰아치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무력감이 그것이었는데 당시의 닷컴 버블은 지금과는 좀 달랐던 것이 지금보다 훨씬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딱히 디지털 마인드나 기술이 없었던 저로서는 마치 파티장 밖에서 그들만의 파트를 들여다 보는 것 같은 쓰라림이었지요.
2007년도에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세상은 급격하게 바뀌어 갔고 세상 신기한 것이 요 조그마한 스마트폰 안에서 별의 별 것들이 다 되는 것을 보면서 나도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스물스물 들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와는 달리 왠지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것이 많이 쉬워진 듯한 착!각!이었죠. 물론 그전이나 그때나 내 디지털 스킬은 그저 웹서핑이나 하고 워드나 액셀 간단한 것들 하는 수준이었음에도 말입니다.
@이홍열 님 말씀대로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뭔가 로직을 잘 준비해서 프로그래머들에게 맡기면 프로그래밍 한대로 한치의 오차도 없이 척척 진행될 것이라는 지금보면 그저 황당무계한 생각을 갖고 있었던 시절입니다.
요물과도 같은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면서 "이런 것도 되겠네", "저런 것도 되겠네"... 하는 대화를 수도 없도 했던 것 같고, 어느날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I was fascinated!!!! 이렇게 밖에는 달리 표현할 방도가 없습니다. 마구 흥분이 되었고 이걸 앱으로 만들어만 내면 정말 세상을 바꾸겠구나 싶었습니다. (이쯤해서 많은 분들이 이 단계에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아이디어는 떠올랐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무 것도 아는게 없었죠. 아주 가까운 몇몇 사람들에게 아이디어를 들려주니 다들 손뼉을 칩니다. 내 생각에 확고함을 너머 거의 신앙으로 굳어져 가는 과정이지요. 나라도 내 가까운 지인이 자신의 아이디어라면서 들려주면 손뼉 쳐 주었을텐데. 돈드는 일도 아니고. 아무튼 이걸 해내기만 하면 세상을 바꾸겠다는 신앙이 들어서자 이제 남은 일은 방법을 찾는 거였는데 중동의 사막 한가운데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닥치는대로. 뭐가 우선인지 뭐가 효율적인지 조차 판단이 안서다보니 그냥 궁금한 건 뭐든 공부를 했는데 정말 중요한 한가지를 빼었었지요. 코!딩! 그때 차라리 코딩을 공부했더라면 정말 세상을 바꾸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앞서 말한대로 프로그래밍은 정말 단순한거라 정확하게만 준비해서 개발자들에게 주면 개발 자체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건 내 몫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쯤 처음으로 접하게 된 낱말이 바로 스타트업이었죠. 과거 닷컴 시절을 대체하는 새로운 세상이 스타트업이라는 새로운 명찰을 달고 눈앞에 나타났음을 깨닫고 나니 하루하루가 흥분의 연속이었습니다. 드디어 나도 이 판에 들어가는구나.. 남편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는 울 순수한 마눌님도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말입니다. 거의 7-8개월 이상을 학습에 매달렸습니다. 그때 UI/UX를 다 배운 것 같네요. 와이어프레임도 수십번 갈아엎어 가며 만들고, 지금은 우스워졌지만 프레이머니 오리가미니 하는 프로토타이핑까지 배워가며 마치 개발 완성 단계인 듯한 착각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이제 개발을 맡기기만 하면 되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뭐 당연히 IT강국인 한국에 가면 능력있는 개발자는 얼마든지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니 나의 기대는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아만 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16년 어느 여름날,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이어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2편이 궁금합니다!
저도요! ㅋㅋㅋ
아.. 벌써 궁금합니다........... 잠을 이룰 수 없네요
아니... 여기서 끊으시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