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P를 학교현장에서 적용해봤다
제작 중인 랜딩페이지 (이제 막 혼자 시작한 사이드 프로젝트라 진행상황은 느릴 것 같지만 꾸준히 진행할 예정입니다. 아직 아무 링크도 되어있지 않지만 그냥 업로드해봅니다ㅎ)
IT 프로덕트 메이커 커뮤니티에 어울리지 않을 수 있는 주제입니다만, 저는 청소년들과 프로젝트 기반 수업(Project Based Learning, PBL)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프로젝트 수업은 사실 다른 교육현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요, 저는 기존의 PBL에 기술을 더한 Project Based Learning Plus Tech(PBLT)라는 교수전략을 좋아해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프로젝트 수업에 기술을 더하는 것으로, 간단한 공동 문서작업부터 비대면 미팅, 모델링, XR 등등의 기술을 필요에 따라 소싱해 수업을 디자인하는 방식입니다.
실제로 펜데믹 이후로 많은 분들이 기술을 수업현장에서 활용하기 시작했지만,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을 자주 발견했습니다. 기존의 시장에 나와있는 SaaS는 학교를 타겟으로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진입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IT 프로덕트에 대해 경험이 많지 않은 교육자는 부담을 느끼게 되고, 결국 진입장벽이 낮은 프로덕트를 찾게 되죠.
그래서 지금의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시장에 이렇게 좋은 툴이 많은데 단지 진입장벽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 아쉬웠거든요.
그런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새로운 관점의 문제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기술 자체가 무거워 학생들이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특정 기술을 사용했을 때 어떤 혜택을 느낄 수 있는지에 대한 충분한 공감을 학생과 교육자 모두 느끼지 못했습니다. 교육자가 적절한 온보딩 프로세스를 잘 리딩해줘야 하는데 교육자분들도 툴에 대한 이해도가 적다보니 그러지 못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글을 적다보니 두서없는 글이 되었네요ㅜ 정리하자면,
단순히 기술만 도입해서는 적절한 환경을 구성할 수 없다. 하드스킬과 별개로 교육자의 소프트스킬이 수반되어야 한다.
였습니다.
그럼 필요한 소프트스킬이 뭘까....를 고민하던 중, BIP를 우연히 보게 된 것이죠..ㅎ
좋은 테스트가 될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IT 프로덕트에서 정의하는 active user의 개념을 차용해 active learner, 즉, '기술을 잘 활용하여 학습하는 학생은 주로 어떤 행동을 보이는가'를 관찰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세부적인 지표는 활용하는 SaaS 별로 다르게 설정해봤습니다.(Typed와 Slid, Miro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active learner는 언제까지나 지표일뿐, 여기까지 도달하게끔 만들 엔진이 필요했고, 이때 BIP를 적용해봤더니 나름 괜찮은 수치가 나왔습니다. 새로운 기술에 재밌게 적응할 수 있도록 일종의 챌린지를 진행했습니다. '일잘팀'을 찾는 챌린지였는데, 각각의 SaaS를 사용하면서 유용하게 사용한 기능이나 사용하다보니 도움이 되었던 새롭게 발견한 나만의 로직 등이 있다면 공유하는 챌린지였습니다. 팀 별로 카운트를 해 회식비를 준다고 했거든요 ㅎㅎ
물론 과정 중에 적극적으로 use case를 공유하는 학생들을 인플루언서로 만들어주고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유도했습니다. 교육자가 전달하는 방식보다 훨씬 수월하더군요. 적당히 흥미로운 포스팅(제가 유용하게 사용하는 사례) 등도 중간중간 공유했더니 점점 효과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외에도 12가지 방법을 적절히 모두 사용해봤습니다.
결국 수업은 끝났지만, 만족스러웠는지 학생들 스스로 사용한 기술들을 학교 운영에 적용하기 시작하더군요. 물론 사용하려는 기술의 특징들을 완벽히 이해한 상태로요.
결론적으로 기술만 도입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프트스킬이 수반되어야하고, 학생들에게 환호받는 프로그램을 빌드하기 위해서 우군을 만드는 전략인 BIP가 아주 큰 역할을 했습니다.
저는 외주 형태로 일을 하는데, 학교 선생님들께서도 만족하셨는지, 내년에 교사 연수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때 단순히 SaaS를 공유하는 것을 넘어 교육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BIP 전략을 공유하며 다시 한 번 교육자를 대상으로 BIP를 적용하며 교육자 커뮤니티를 빌드해볼 생각입니다 ㅎㅎ 동시게 깃북으로 SaaS별 사례와 팁을 제작 중이구요.
끝으로, 퍼실리테이터 스쿨 같은 서비스를 빌드하고 싶습니다. 꼭 성공해서 디스콰이엇에서 받은만큼 좋은 인사이트를 여러 분들에게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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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멋진 아이디어네요! 학생들끼리의 peer learning이 일어날 때 훨씬 빨리 배우는 법이죠. 저도 학교현장을 어떻게 하면 혁신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던 사람이라서 이 글을 읽으며 깊은 울림을 받았습니다. 부끄럽지만 이런 것들을 했었어요 -> https://blubundang.wixsite.com/mysite/post-freshleaders
종한님의 학창시절은 볼 때마다 감동입니다..
그의 학창시절에는 낭만이..
ㅋㅋㅋㅋㅋ 낭만이 가득했었는데 사실 제대로 한 건 하나도 없고 그냥 제 취미 활동에서 그쳤죠.. 암튼 존경합니다 민교님!
오 멋진 작업을 하고계시네요 저도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초기유저를 대상으로 한 교육에 관심이 많은데 학생들을 위한 SaaS에 BIP전략이라니 나중에 커피챗 한번 하시죠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
Building in Public이 민교님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어서 너무 기쁘네요!! 저는 민교님과 메이커 분들에게 계속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함으로써, 세상에 좋은 영감과 영향력을 만들겠습니다 :)
항상 감사합니다. 책이나 이론서를 보고 배우는 것도 좋지만 요즘에는 디콰같은 커뮤니티에서 다른 사람들의 경험이나 인사이트를 보면서 배우는게 너무 좋은 것 같아요. 무조건 저도 give할 수 있는 사람이 되야겠습니다...🥺
넵 그럼요!
이런 고민을 치열하게 하고 적용해보는게 너무 멋지세요! 감동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교육자의 역할이 이미 지식의 전달자에서 촉매자로 바뀌었다고 생각하는데, 민교님의 시도와 경험이 아이들에게 정말 의미있는 배움을 이끈 것 같네요!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