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만에 피봇할 결심: 어느 창업 꿈나무의 슬픈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메이커 스프린트 1기에 '에어프롬프트'라는 제품으로 참가를 신청했던 황성현입니다. 과거형인 이유는 이 글의 제목처럼 이제 다른 제품을 만들기로 결심했기 때문이에요. 저도 다른 참가자분들처럼 일주일간의 멋진 성과나 진전에 대한 글을 적고 싶었으나... 조금은 씁쓸한 감상을 글로 옮겨보려 합니다.
우선 제 배경에 대해 아주 간략하게라도 소개해야 전체적인 글의 맥락을 따라오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늘 언젠가 퇴사하면 제가 대표로 창업을 하리라는 막연한 꿈을 가진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작년에 드디어 회사를 그만두고 약 1년의 시간 동안 창업 아이템을 찾아 이런저런 시도를 했지만, 결국 이렇다 할 아이템을 찾지 못했어요. 그러면서 제 런웨이가 끝났고, 추가로 대출을 받을지 고민하다가 결국 회사로 돌아가는 선택을 했습니다. 누구나 가슴속에 하나쯤 품는다는 사직서처럼 "회사에 다니면서 우선 개인적인 재정 상태를 개선하고, 창업 아이템을 찾아 다시 창업하자"는 마음을 품고 돌아갔어요.
그렇게 돌아간 회사 안팎으로 달려들어 볼 만한 문제를 찾아 헤맸는데, 우연히 회사에서 LLM을 활용하는 팀의 고충을 듣게 된 거죠. 대략 요약하면 "LLM의 프롬프트를 코드로 관리하니까 매번 코드 리뷰를 거쳐서 배포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너무 번거롭다"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아 이거다!"싶었어요. 그래서 퇴근 후 바로 이 프롬프트를 코드로 관리할 때 생길 수 있는 고통과 해결책을 적은 아주 단순한 랜딩페이지를 만들고 이걸 제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놀랍게도 도입 문의가 한 건 들어와 있었습니다. 사실 너무 떨렸어요. 지난 1년간 비슷한 방식으로 랜딩페이지를 만들어 몇만 원씩 광고를 돌려보고 반응이 있는지 테스트해 보기를 반복했거든요. 그런데 그냥 제 개인 SNS에 올린 글로 몇 시간 만에 연락이 온 게 너무 신기했습니다. 이후 문의를 남겨주신 팀과 얘기를 해보고 이 아이템에 대한 확신이 좀 더 커졌습니다. 실재하는 유효한 문제이고, 벤처 스케일의 시장 크기가 나오면서, 경쟁자가 많더라도 상관없을 만큼 아이디어 스페이스가 충분히 큰 제품으로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정말로 아주 오랜만에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어요. 이 모멘텀을 잃지 않고, 추진력 있게 밀고 나가고 싶어서 랜딩페이지를 만든지 딱 3일 차에 메이커 스프린트에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메이커 스프린트 1일차 피어 리뷰 세션에서 에어프롬프트 제품의 소개를 들은 대표님 한 분이 도입을 해보고 싶다고 말씀을 주셨고 그 순간 정말 기뻤습니다. 지난 1년간 정말 멋진 랜딩페이지를 만들어서 사람들을 설득하려고 해도 잘 안됐거든요. 그런데 이 아이템은 그냥 서비스 설명만으로도 두 팀이나 관심을 보였으니 이 아이템이야말로 지난 1년간 제가 찾아 헤맨 바로 그 아이템이라고 확신하게 되었죠.
그렇게 설레는 일주일을 보내는 듯했습니다만 고민 끝에 어제 에어프롬프트를 그만두기로 결심했어요. 정말 찾아 헤맸던 창업할 만한 아이템이라 생각하지만 이 아이템을 밀고 가기엔 제 상황이 너무 안 좋았어요. (1) 이미 글로벌 시장에 비슷한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가 많다: Langfuse, PromptLayer, PromptHub 등등 (2) 이런 상황에서 내가 일주일에 간신히 12시간 정도 투자해서 살아남을 수 있을 만한 unfair advantage가 나한테는 없다. (3) 그렇다면 전력투구라도 할 수 있도록 회사를 그만두고 풀타임으로 덤벼야 할 텐데 그럴 수 있나?하면 그럴 수 없었어요. 재정 상황이 너무 안 좋아서 운 좋게 시드 투자를 받더라도 1년간 라면만 먹어도 버틸 수 없을 만큼 숨만 쉬어도 나가는 비용이 너무 컸거든요. (4) 1년 안에 확실한 성과를 만들어서 다음 라운드 투자를 받겠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10년 전에 창업을 마음먹었을 때와 달리 지금은 가정이 있기에 안 그래도 안 좋은 재정 상태에서 더 큰 리스크를 배우자에게 부담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이런 벤처 스케일의 아이디어는 슬프지만 지금 제 상황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어요. VC 트레드밀에 올라 타기에는 제가 지금 너무 무거운 상태라 조금씩 재정적인 상태를 개선하고, 사이드 프로젝트로 운영하면서 느린 속도로라도 부트스트래핑이 가능할 만한 제품을 만드는 쪽으로 계획을 수정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제가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고,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불편함을 찾는 일에 집중하고 있어요. 아마 앞으로 제가 올릴 글의 주된 내용은 이 아이템을 만드는 과정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제 개인적인 재정 상태 문제로 1년간 찾아 헤매던 아이템을 포기해야 하는 게 너무 마음이 아팠는데요. 여전히 세상에 좋은 문제는 많고, 앞으로도 늘 창업을 (준비)하고 있으면 언젠가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믿기로 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조금 마음이 괜찮습니다. 끝으로 에어프롬프트가 (꼭) 필요하다고 말씀해 주셨던 두 팀께는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위에 제가 언급한 다른 서비스들이 두 팀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로우 코드 프롬프트 버전 관리 SaaS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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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근우님도 화이팅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있다보면 더 좋은 아이템이 생각날지도 몰라요. 응원합니다!
감사해요 남우님!
기대했던 제품인데 아쉽습니다ㅠ 남몰래 정말 어렵게 고민하고 계셨군요,, 런웨이 0의 고통... 너무 공감합니다 커피챗 요청 드렸습니다 좀 더 이야기 나눠보고 싶어요!
용현님께서 보여주신 관심이 정말 큰 응원이 되었습니다. 너무 감사했어요!
성현님 응원합니다! 다음 아이템이 더 기대가 되는 것 같습니다.
단우님, 감사합니다!
다음엔 더 좋은 제품을 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렵더라도 마음을 좀 더 열어두고 후회라는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바람에 날려보내 주세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화이팅!!!
감사합니다!
저희 팀에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교육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데, 공유해 주신 경험과 글로벌 레퍼런스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귀중한 경험과 인사이트를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셨다니 기쁘네요! 서비스 오픈하시면 저도 알려주세요 🙌
응원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