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가로서의 개발자
개발을 배우고 여러 프로덕트들을 만들어보면서 가장 희열을 느꼈던 순간은 머릿속에만 있던 아이디어를 직접 구현해 실제 모습을 두 눈으로 확인할 때였습니다. 특히 처음 1년간은 내가 작성한 코드 몇 줄이 하나의 프로덕트로 재탄생한다는 사실이 마법처럼 느껴졌고, 그 때의 감정을 잊지 못해 그 후로도 사이드프로젝트, 해커톤 등을 하면서 갈증을 채우곤 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개발이라는 행위가 기술적 지식을 갖고 코딩을 하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코딩 능력은 아이디어를 구현하는데 필요한 중요 수단이지만, 이를 이용해 원하는 걸 자유롭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개발자는 창작가에 가깝게 느껴집니다. 일의 형태를 볼 때도 마치 작가나 작곡가가 어느 순간 영감을 받고 몰입할 때 최상의 결과물을 내듯이, 개발 역시도 단순 작업 시간이 많을 때보다 생산성이 급격히 올라가는 시점에 몰입해서 작업했을 때의 성과가 훨씬 좋습니다. 실제 해외에는 본인의 예술 감각을 개발에 접목시켜 제품을 만드는 creative developer라는 직군이 있기도 하고, 이런 개발자들의 작품들은 제게 많은 영감과 동기부여를 주곤 합니다.
꼭 만드는 제품 자체가 예술적이지 않더라도, 하나의 프로덕트를 개발하는 과정인 문제 발견 -> 솔루션 탐색 및 개발 -> 피드백을 통한 개선을 반복하다보면 이 중 상당 부분에서 창의성이 요구되는 걸 느낍니다. 보통 이 과정 중에 예상치 못한 난관에 끊임없이 부딪히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필요한 지식을 미리 다 예상하고 사전에 습득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 때 필요한 건 처음 보는 문제라도 빠르게 파악하고 이에 대한 정보를 찾아서 어떻게 해결할지 대책을 세우는 능력인데, 이를 잘하기 위해선 때로 정말 기발한 접근방법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문제 해결력을 기르는데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다양한 관점을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다양한 관점을 얻기 위해 하는 것이 새로운 경험을 하거나 여러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인데, 책은 읽으면 되지만 모든 경험을 직접 다 해보긴 어렵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경험담을 간접적으로라도 듣는게 도움이 됩니다. 이를 제품 개발에 적용해 보면 다른 메이커들의 개발 스토리와 그 과정에서 겪은 문제, 이를 해결하면서 얻은 인사이트에 대해 아는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실제 많은 메이커 분들이 이를 궁금해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수많은 개발자들이 블로그나 SNS에서 각자의 개발 여정과 해결한 문제들에 대해 기록하고 도움을 주고받는 것처럼, 제품 개발 과정에 대해서도 활발히 기록하고 공유하는 문화가 확산되길 바랍니다. 이를 통해 서로 영감을 받고 창작 활동을 하듯 제품 개발을 즐기는 개발자들이 많아지고, 더 나아가 무언가 만들기 위해 개발을 배우는 사례가 늘어난다면 세상에 더욱 다채로운 프로덕트들이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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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들의 지식 공유 문화가 디스콰이엇에도 똑같이 적용되면 정말 좋겠네요! simon 블로그는 정말 멋지네요.
저도 서비스를 만들면서, Creative Thinking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예상치 못한 이슈와 문제들을 만날 때가 많아, 그때그때 평정심을 잃지 않고 창의적으로 생각하여 솔루션을 도출해내는 게 제일 중요한 능력인 것 같아요. (Jenny님 말씀대로 발생할 모든 문제를 미리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 좋은 글 감사합니다.ㅎ 같은 개발자로서 많이 공감되네요.
제니님 메이커로그가 Must Reads #98에 선정되었어요! https://stib.ee/kmv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