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환

연주환님의 아티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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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X] 스텔스 출시해서 프로덕트헌트 탑5 찍은 라마인덱스의 SEC INSIGHT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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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G 프로덕트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라마인덱스 (오픈소스 라이브러리) 팀에서 SEC Insight AI 라는 서비스를 공개했다고 합니다!

https://www.secinsights.ai/

https://twitter.com/jerryjliu0/status/1699119197190775084

SEC 재무회계보고서를 기반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는 RAG 프로덕트인데, 무려 오픈소스로 코드를 다 공개했네요! 매번 라마인덱스 팀의 코드를 보면서 많이 배우는데 이번에도 좋은 공부가 될거 같습니다,

재밌는 오프더레코드는 라마인덱스 공식문서 대부분의 예제가 우버 SEC 자료를 기반으로 되어있어서 재밌었는데, 진짜로 SEC를 분석하는 프로덕트를 내버렸네요. 제 추측으로는 SEC 보고서를 가장 높은 난이도의 RAG라고 보고, 일종의 벤치마크로 사용하는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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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ER INSIGHT]아빠때는 prompt를 직접 입력하고 그랬어😅

SHOWER INSIGHT

샤워를 할 때 모든 노이즈가 차단되면서 하루동안 머리에 우겨넣었던

인풋들이 정리되고 구조화되는 경험을 하곤 합니다.
SHOWER INSIGHT는 샤워하면서 정리한 인사이트와 생각을 정리합니다.

(원시적이었던 초기 퍼스널 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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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를 하면서 두 달 전 교수님과 챗GPT가 가져오는 변화에 대해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습니다. 교수님은 컴퓨터가 처음으로 보급되던 시절에 군복무를 하셨는데, 그때 MS DOS와 터미널 사용법을 익히면서 문서를 작성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당시에는 MS DOS, 터미널 사용법을 가르치는 학원도 많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이어서 교수님은 그런 시대상과는 반대로 절대로 DOS를 공부하지 않았다는 소대장의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어차피 병사들한테 시키면 그만이니 공부 안했을 수도 있지만,

소대장 왈

어차피 앞으로 더 쉬운 방법이 나오면 쓸 일이 없을건데 뭐하러 공부하나

그로부터 몇 년 후에 실제로 GUI 기반의 컴퓨터가 나오면서 DOS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물론, 개발자들에게는 터미널이 편하지만.. 교수님은 챗GPT의 등장과 함께 꽤나 많은 프롬프트 강의가 나오는 상황에서 그 소대장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실제로 챗GPT의 등장 이후 좋은 프롬프트를 작성하는 방법, 각종 프레임워크에 대한 강의가 많이 나왔습니다. 저 또한 Role, Objective, Format, Context, Information 등의 요소를 조합하는 프롬프트 방식을 사용하여 챗GPT를 활용하면서 놀라운 경험을 했습니다. 앞으로는 모든 사람들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며 유튜브 영상까지 제작했습니다. 그러나 챗GPT를 사용하면 할수록 교수님이 말씀해주신 소대장 일화가 생각났습니다.

이거 생각보다 원시적이고 불편한데?

그 이유는 크게 2가지 입니다.

(영화 "첫키스만 50번째" 마지막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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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사용자가 직접 Context Window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Context Window는 쉽게 말해 대화형 언어 모델(LLM)의 기억력을 나타내는데, 대화가 길어지면 이전의 대화가 단기기억에서 제외됩니다. 즉, 사람으로 치면 까먹는 것과 같은거죠.(글 예고: 첫키스만 50번째 하는 GPT의 Stateless) 이로 인해 GPT는 전체적인 맥락을 자주 잃어버리게 됩니다. GPT와 함께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긴 워크플로우를 진행하게 되면 전체 맥락을 자주 잃어버리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Context Window 밖으로 나간 내용들을 정리하여 다시 넣어주어야 하는 귀찮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위로 올라가서 맥락을 복사하고 붙여넣고, 다른 GPT를 이용해 요약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했습니다.

(세종대왕 맥북 사건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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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사용자가 직접 Hallucination(환각효과)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Hallucination은 GPT가 학습한 데이터 내에서 답변을 생성하다가 발생하는데, 이는 LLM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게 되는 가장 큰 원입입니다. Hallucination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GPT를 학습된 데이터 내에서 답을 하는 일종의 검색엔진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주어진 텍스트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언어 추론 모델로 바라보고 사용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GPT에게 정확한 정보와 데이터를 제공하고 이에 기반하여 추론하고 생성하도록 해야 하는데, 이는 매번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직접 찾아서 프롬프트에 넣어주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이 두가지 문제를 모르고 사용하시는 분들은 챗GPT의 능력에 실망하게 되거나 잘 사용하지 않게 됩니다. 이러한 문제를 이해하여 좋은 프롬프트를 작성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끊임없는 복사-붙여넣기의 늪에 빠진 자신을 발견합니다.

챗GPT의 등장으로 생산성이 몇 배로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원시적입니다.

지금의 방식을 몇십년 후의 제 자식에게 설명한다면, 무용담처럼 이렇게 말할거 같네요.

아빠때는 prompt를 직접 입력하고 그랬어😅

다음 글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해외의 개발자 커뮤니티를 필두로 LLM의 주류가 되고 있는 에이전트에 대해서 다뤄보겠습니다. 또한 Langchain 보다 더 주목해야 하는 프레임워크라고 생각하는 LlamaIndex에 대해서도 10X AI에서 연재하고자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댓글로 토론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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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기술 혁명의 과정

[기술 혁명의 과정]

  1. WOW Moment + 대중적인 관심
  2. 새로운 기술 기반의 서비스 폭발적으로 등장 (+가끔 버블을 동반)
  3. 그러나 스케이트보드 수준의 UX
  4. 개발자를 위한 프레임워크, 서비스(부품사)의 등장
  5. UX 개선, 새로운 B2C 프로덕트 성장


[구체적인 예시]

  1. WOW Moment + 대중적인 관심
  2. 철도, 증기기관 - "말보다 몇십배나 빠르자나?"
  3. 웹 - "전세계가 연결되자나?"
  4. 앱 - "This is iPhone"
  5. LLM - "chatGPT"
  6. 새로운 기술 기반의 서비스 폭발적으로 등장
  7. 철도, 증기기관 - 철도 건설 확산, 1840년대 철도 버블
  8. 웹 - 닷컴 서비스 확산, 1990년대 닷컴버블
  9. 앱 - 2010년대 스타트업과 미디어의 관심
  10. LLM - 이제 시작
  11. 그러나 스케이트보드 수준의 UX
  12. 철도, 증기기관 - 객차, 역사 초보적
  13. 웹 - 느리고 UX 별로
  14. 앱 - 느리고 UX 별로
  15. LLM - 느리고 UX 별로
  16. 개발자를 위한 프레임워크, 서비스(부품사)의 등장
  17. 철도, 증기기관 - 부품회사, 부대 서비스회사 등장
  18. 웹 - 웹 프레임워크, 개발 관련 SaaS 등장
  19. 앱 - RN, 클라우드 컴퓨팅 등장
  20. LLM - 랭체인을 필두로 다양한 개발자를 위한 서비스 등장 (진행중)
  21. UX 개선, 새로운 B2C 프로덕트 성장
  22. 철도, 증기기관 - 철도 이동이 편해지고 값싸짐
  23. 웹 - 아마존,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등
  24. 앱 - 에어비앤비,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등
  25. LLM - WHO WILL BE NEXT?
  26. NOTE : 5번의 성공한 기업들은 4번 과정이 완료되고 시작하지 않았음. 4번이 진행되기 전부터 시작했거나 4번을 주도하면서 성장함. 즉 4번과 5번은 병렬적인 과정
  27. 거대한 파도는 주기적으로 온다. 파도가 오는건 운의 영역이지만, 기회가 왔을 때 내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28. 웹 - 태어났다.
  29. 앱 - 학교 급식 먹고 있었다.
  30. LLM - 준비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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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토리아 업데이트 로그 #1

안녕하세요, AI 텍스트 RPG 게임 라스토리아의 개발자 연주환입니다 😀

앞으로 디스콰이엇에서 장려하는 Build in Public 프레임워크를 라스토리아에 직접 적용하면서 개발해나가고자 합니다!

업데이트 로그와 팀의 기술적인 고민, 개발 회고 등을 디스콰이엇을 통해 공유할 예정입니다 💬


2023년 6월 30일 업데이트 로그

📌 더 빨라진 생성 속도

선택지 생성 프롬프트를 개선하여 기존보다 50% 빠른 속도로 선택지를 생성합니다.


📌 상태 변경 효과 추가

플레이 중 HP가 줄어드는 등 상태 변화가 발생할 경우, 팝업과 진동 등의 직관적인 효과를 추가했습니다.


📌 재생성 기능 추가

기존에는 플레이 중 오류 발생 시 어쩔 수 없이 새 플레이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이제는 상단의 [재생성 버튼]을 눌러 다시 스토리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 무수한 버그 패치

아무래도 테스트 버전으로 무수히 발생하던 버그들을 하나씩 잡아나가고 있습니다🫠


📌 다국어 부분지원

타이틀 화면 페이지에서 영어, 일본어, 한국어 3가지의 다국어가 지원됩니다. 저희 라스토리아는 글로벌 유저를 타겟하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다국어 지원을 전체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최근에 라스토리아팀은 유저가 정말 빠져들 수 있는 더 높은 개연성의 스토리를 생성할 수 있는 기술적인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요, 다음 업데이트에서 그 소식을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Lastoria. AI Text RPG

챗GPT로 동작하는 무한한 텍스트 RPG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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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랩스 최희민 대표의 의사결정 방식

1/ 파운더스 학회를 통해 고속성장하고 있는 퀸잇(주식회사 라포랩스)의 최희민 대표님의 강연을 듣게 되었다. 강연 내내 여유로우면서 거침없이 본인의 생각과 경험을 전달해주셨다. 메시지를 전달하실 때 느껴지는 확고한 메타인지에서 고민의 시간과 깊이가 느껴졌다.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대표님이 의사결정하는 방식이었다. 회사 운영에서의 의사결정 뿐만 아니라 삶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의사결정에도 나타난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최희민 대표님의 의사결정 방식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2/ (이론 복습)의사결정 과정

의사결정 과정은 일반적으로 3단계로 이루어진다. 논리적 분석(Analysis) → 결정(Decision) → 행동(Action) 순이다. 여러 대안들을 논리적으로 비교, 분석한 후 최종적으로 한가지 대안으로 결정을 내린다. 그리고 그 결정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게 된다.

 

3/ Rule Zero: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

최희민 대표님 또한 3단계로 이루어진 정석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거쳤다고 생각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3단계의 의사결정 과정을 관통하는 분명한 한가지 목표가 존재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번 결정을 내리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행동한다. 사례를 들어보면, 본인이 어떤 커리어를 선택할 때 행복한지를 알아내자는 것이 분명한 목표였고, 워라밸이 좋은 커리어가 실제로 행복했다면 정말 그렇게 살려고 했다. 대표님은 워라밸과 복지가 최상급인 대기업에서 최대로 워라밸을 누리면서 지내기를 결정했고 6개월동안 침대에 누워만 있으면서 워라밸을 누렸다고 한다. 그러나 결과는 전혀 행복하지 않았고 결국 창업을 하는 것이 자신의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확신하고 퇴사하는 결정을 내렸다.

 

4/ 의사결정의 확률론

의사결정의 목표를 명확하게 하고 나서는 논리적으로 대안을 분석해야 한다. 어떻게 대안을 분석할지에 대한 세부적인 방법론은 많겠지만, 최희민 대표님은 주로 확률론에 입각하여 대안을 분석하셨다. 대안의 기대확률을 산정하여 기댓값을 계산한다. 실제로 대표님의 사례를 봐보자. 대기업에서 정년퇴직까지 다닌다고 했을 때 총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을 현금할인법으로 계산했고 그 결과는 20억정도 였다고 한다. (기대확률은 100%) 반면, 스타트업으로 500억원의 개인적인 수익을 달성하는데 5%라면, 기대수익은 25억원이 된다. 스타트업의 기대수익 더 높다.

 

5/ 의사결정의 확률론: 기대확률 높이기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스타트업의 기대확률 5%는 어떻게 계산된걸까? 대표님은 일반적인 통계치를 가져오셨다. 하지만 통계적인 기대확률은 통계일 뿐 사람의 역량에 따라 더 낮을 수도 더 높을 수도 있다. 모든 스타트업들은 독립시행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현실적으로 스무 번(기대확률 5%)의 도전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기대확률을 높여야 한다. 그래서 대표님은 기대확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들을 수립했다.

 

6/ 스타트업의 기대확률은 대표의 역량

최희민 대표님은 스타트업은 대표의 역량만큼 성장하고 대표의 성장속도에 따라 성장한다고 강조하셨다. 실제 토스는 성공까지 5년, 하이퍼커넥트가 8년의 시간이 걸린 것은 대표가 성장하는데 그만큼 시간이 소요됐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대표가 다양한 분야의 역량과 경험을 얼마나 갖추느냐가 성공의 기대확률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래서 대표님은 실패 때마다 본인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회사와 직무를 선택해 이직하는 전략을 수립했다. (이러한 의사결정도 명확한 목표가 전제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새로운 회사와 직무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 매일 16시간씩 일하고 공부했다고 하며, 전문가가 됐다고 판단되면 다른 직무로 옮기거나 직무이동을 시켜주지 않으면 퇴사했다고 한다.

 

7/ 의사결정의 확률론: 반복시행 횟수 높이기

아무리 기대확률이 높아졌다고 해도 100%가 아니고서야 한번의 시도로 원하는 성공에 도달하는 것은 정말 운이 따라야 한다. 기대확률이 20%까지 높아졌다면 적어도 5번은 동전을 던저야 한다(물론 동전 앞면의 기대확률은 20%가 아니다). 사실 이마저도 운이 따르지 않는다면 더 던져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작정 동전을 많이 던지면 되겠지만, 현실에서는 동전을 던지는데 비용이 든다. 동전을 던질 수 있는 횟수가 한정되어 있고 그 안에 결과를 못얻어낼 수 있는 것이다.

 

8/ 스타트업에서 반복시행 높이는 방법

그럼에도 동전을 던지는 비용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찾을 수 있다. 조금이라도 더 저렴하고 많이 던질 수 있는 전략 말이다. 최희민 대표님은 스타트업의 반복시행을 높이기 위해서 아이템에 의존하지 않는 팀을 만드는 전략을 택했다. 특정 아이템으로 모인 팀은 아이템이 실패로 돌아가면 와해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러면 다시 팀을 모아야 하고 그만큼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 그래서 아예 특정 아이템이 아닌 반복시행을 하기 위한 팀으로 모은다면 아이템이 실패하더라도 다시 팀을 모아야 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함께 하는 시간만큼 팀으로서 기대확률은 더 높아지기 때문에 일석이조이다.

 

9/ (번외)운칠기삼의 의미 재해석

동전을 던지는데는 시간적, 금전적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 시간은 흘러 동전을 더이상 던질 수 없는 환경이 되어있을 수 있고, 금전적으로 더이상 동전을 던지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는 것이 아닐까? 동전 던지는 횟수는 한정되어 있으니 그 안에 결과가 나오는 것은 결국 운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준비된 자[기대확률 높인 사람]만이 동전 던지기로 운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실력을 쌓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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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기업가: 2편 스타트업 시장독점론

1/ 비즈니스 사이클

사업가들은 스케일이 작지만 캐시플로우가 발생하는 바퀴(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비즈니스 사이클을 돌린다. 그리고 바퀴를 점점 크게 만든다. 외주, 요식업, 마케팅 대행, 전자책, 유튜브, 스마트스토어, 인터넷 강의 등 당장 캐시플로우가 나오는 비즈니스 모델이 많다. 반면 스타트업은 이익이 나지 않는 바퀴로 비즈니스 사이클을 돌린다. “추후에 유저가 모이고 스케일이 커지면서 시장을 독점하면 흑자가 난다”라는 가정을 하고 일단 완성되지 않은 바퀴를 돌린다.


2/ 스타트업 흑자 ← 시장독점 + 공헌이익

그렇다면 스타트업이 B.E.P(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선 어떤 조건들이 필요할까? 여러 케이스를 분석해본 결과 크게 두가지로 좁혀지는데, 시장을 독점해야 하고 공헌이익(매출액-변동비)가 커야 한다. 구글, 아마존, 카카오, 네이버, 유튜브 등은 새로운 기술이 태동할 때 이전에 없던 시장을 개척했고, 시장이 성장하면서 해자(Moat)를 구축해 시장을 독점했다. 또한, 기술을 활용한 생산성 확대로 공헌이익을 흑자로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시장의 대부분의 과실을 가져가면서 흑자를 낼 수 있었고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


3/ 시장독점론: 제로투원(신시장 개척) + 해자구축 

다음으로 스타트업이 시장을 독점하는 과정을 봐보자. 스타트업이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서는 첫번째로 이전에는 없던 시장(Zero)을 개척하고, 작동하는 비즈니스 모델(One)을 구축해야 한다. 제로투원을 했다면 두번째로 해자를 구축해 시장이 성숙해(Ten) 나갈 때 독점 구조를 공고히 해야 한다. 구글을 예로 보면, 인터넷(기술)의 태동기에 검색엔진 시장(제로투원)을 개척했다.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개발한 검색엔진 기술과 네트워킹 효과가 구글의 해자가 되었다. (하단 표: 성공한 1세대 스타트업의 시장독점 예시)

시장독점을 위해서는 제로투원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원투텐을 하는 과정에서 해자를 구축해야 한다.


4/ 해자구축론: 해자로서 개발팀

위의 표를 보면 개발팀이 해자로 구분되어 있어 의아할 수 있다. 개발팀을 해자로 구분한 이유는 페이스북, 아마존,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가 제로투원을 할 때는 웹개발이나 서비스 개발이 지금보다 훨씬 난이도가 높은 영역이었고 개발팀 자체가 기술이자 해자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양한 오픈소스 코드와 툴로 개발의 난이도가 매우 낮아졌기 때문에 개발팀은 더이상 해자가 되지 못한다.


5/ 해자구축론: 해자로서 캐시플로우

아무리 제로투원을 했다고 해도 확실한 해자가 없다면 비슷한 시기에 제로투원에 성공한 다른 스타트업과의 경쟁으로 시장을 독점할 수 없게 된다. 캐시플로우 자체가 해자가 된다. 돈을 많이 가졌거나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쪽이 이기게 된다. 만약 투자 라운드가 많이 지났거나 투자시장이 안좋아 후속 투자유치가 어려운 상황인데 아직 적자라면 안정적으로 양의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경쟁사에게 지게 될 것이다.


6/ 태평양 시장이론

스타트업이 노는 물은 태평양처럼 커야 한다. 제로투원으로 신시장을 개척하고 해자도 구축해 시장을 독점했지만, 시장의 크기가 작다면 스타트업스럽게 접근하는 것이 독이 될 수 있다. 모든 비즈니스 모델이 스타트업스럽게 접근하고, VC에게 자금조달을 할 필요가 없다. 이럴때는 오히려 사업가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니치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제로투원을 하고 VC의 투자를 받지 않고 당장 캐시플로우를 발생시키는 방법이 낫다. 첫 수를 잘못두면 나중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기 때문이다. 사실은 사업가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시장이었는데 스타트업 방식으로 VC의 투자를 받고 후에 운신의 폭이 좁아진 기업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첫 수에 스타트업스럽게 접근할 태평양만한 시장인지, 사업가적으로 접근할 시장인지 잘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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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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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기업가: 1편 정의

1/ 스타트업 생태계의 사이클

2008년 금융위기와 모바일 혁명 이후 시작된 스타트업 생태계의 15년간의 한 사이클이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한다. 작년부터 이어져 온 인플레이션과 FED의 긴축이 사이클의 종지부를 찍었다. 스타트업이 이번 사이클을 지나면서 전체 비즈니스 생태계에 남긴 의미와 한계 등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2/ 기업가적 마인드

스타트업씬에 있으면 혁신, 비전/미션, 기업문화, 팀원 등의 표현을 많이 듣게 된다. 또한, 세상을 혁신하고 사회에 가치를 제공한다는 신념을 가진 분들이 많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벌자는 목표보다는 세상에 선한 영향력과 가치를 제공하는 조직/기업을 만드는 것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선 사업이나 사회적 기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신념과 비전을 말하는 것이다.


3/ 기업가

결국 스타트업은 세상과 인류에 긍정적인 가치를 전달하는 기업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스타트업의 대표를 기업가(Entrepreneur)라고 정의하고자 한다. 토스의 이승건 대표, 콴다의 이용재 대표, 샌드버드의 김동신 대표, 라포랩스의 최희민 대표 등이 기업가에 속한다.


4/ 스타트업의 핵심, 성장

그럼 스타트업의 재무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바로 기업가치(Valuation)의 성장이다. 당장 이익이 나지 않더라도 높은 성장성이 보이고 미래의 큰 기업가치를 달성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현금흐름보다는 몇 배수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위험자본인 VC의 현금과 지분을 교환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 이를 통해 적자임에도 비즈니스를 운영할 수 있다.


5/ 기업가의 반대편, 사업가

기업가의 반대편에는 사업가(Businessman)이 있다. 자청 송명진 대표, 신사임당 주언규 대표, 라이프해킹스쿨의 이한별 대표, 노아AI의 현승원 대표 등이 사업가에 속한다. 기업가와 사업가는 자주 쓰는 표현, 지향점, 자금조달 방식 등이 다르다고 느꼈다. 또한 양쪽 씬의 사람들과 대화를 해보면서 스타트업씬에 속한 사람은 유명한 사업가를 모르고, 사업가씬에 속한 사람은 유명한 기업가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6/ 사업가의 핵심, 캐시플로우

사업가씬에서는 혁신, 비전/미션, 기업문화, 팀원 등 스타트업씬의 표현이 잘 쓰이지 않는다. 결이 조금 다르다. 좋은 기업을 만드는 것보다 돈을 버는 사업구조를 짜는 것에 집중한다. 사업가들의 재무적인 목표는 양의 현금흐름(Cashflow)이다. 스타트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을 가지며 애초에 높은 기업가치가 목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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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F 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나요?

5Fit Cycle & BM Tree



1/ Lean Method 개요

Lean Method(이하 린메소드)는 린스타트업의 저자 에릭 리스를 필두로 한 기업가들이 정립한, 이전에 없던 비즈니스 모델을 고객관점에서 검증할 때 활용하는 방법론입니다. 서로 제자, 협력 등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가들의 계보를 통해서 정립됩니다.

  1. The four steps to the epiphany(2005), 기업 창업가 매뉴얼(2012) - 스티브 블랭크

    • 고객 개발과 고객 검증에 대한 방법론을 구축

    •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소개 (실제 창시자는 알렉산더 오스터왈더)

  2. 린스타트업 - 에릭 리스 (2011)

    • 린캔버스 정립

  3. 린스타트업 - 애시 모리아 (2012)

    • 린캔버스와 고객 검증을 연계

  4. 린분석 - 앨리스테어 크롤, 벤져민 요스코비츠 (2013)

    • 비즈니스 모델의 검증을 정량적으로 접근하는 방법 제시

  5. 이 외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프리토타입, xyz 가설 검증 등)의 알베르토 사보이아,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의 알렉산더 오스터왈더 등 다양한 사람들이 기여했음

  6. 추가적으로 Ycombinator의 핵심 교리로 받아들여집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전에 없던 비즈니스 모델(프로덕트)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원하는 고객이 없을 때입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 혁신적인 기술이라도 원하는 고객이 없으면 비즈니스 모델의 사이클은 굴러가지 않습니다.

린메소드는 이러한 리스크를 빠르게 해소하고자 고객을 중심으로 두고 비즈니스 모델의 요소들을 매우 민첩하고 엄밀하게 검증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방법론입니다.

린메소드는 린캔버스, 고객 인터뷰 등 이미 충분히 좋은 프레임워크를 제시해주었지만 저만의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만들고자 했고, 그래서 탄생한 것이 5Fit Cycle 과 BM Tree 입니다.


2/ 5Fit Cycle: PMF를 찾아라!

5Fit Cycle을 하나의 장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Customer(고객), Problem(문제), Solution(솔루션), Product(프로덕트), Market(시장) 의 다섯가지 요소를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검증하게 됩니다. 그리고 PMF는 앞단의 Fit들이 맞춰졌을 때 비로스 찾게 되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봤습니다.


CP Fit (Customer-Problem Fit)

: 고객이 해당 문제와 니즈(욕구)를 진짜로 느끼는지,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 고객과 문제에 관한 다양한 가설을 세웁니다.

  • 고객 인터뷰, 설문조사를 통해 이를 검증합니다. 린메소드에서는 문제 인터뷰라고 정의하고 이에 대한 방법론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습니다.

PS Fit (Problem-Solution Fit)

: 솔루션이 문제/욕구를 잘 해결/해소하는지, 고객이 사용하는 이전 솔루션보다 문제/욕구를 더 잘 해결/해소하는지 등

  • 솔루션을 한정하지 않고 열어놓고 다양한 대안들을 비교하고 가설을 세웁니다.

  • 고객 인터뷰를 통해 이를 검증합니다. 린메소드에서는 솔루션 인터뷰라고 정의하고 이에 대한 방법론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습니다.

  • 또는 가장 핵심적인 솔루션만을 담은 미니멀한 프로덕트(MVP)를 통해 검증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 여기서 정의한 솔루션은 프로덕트에 비해 보다 추상적, 관념적인 개념에 가깝습니다. (저희는 이데아라고 부릅니다.)

    • 프로덕트는 이데아의 그림자와 같은 개념으로 생각합니다.

    • 예를 들면, 검색엔진은 솔루션이고, 네이버와 구글은 검색엔진이라는 이데아를 구현한 그림자인 프로덕트입니다.

SP Fit (Solution-Product Fit)

: 프로덕트가 솔루션(이데아)의 기능을 잘 수행하는지, 경쟁 프로덕트 대비 유저 친화적인지, 솔루션의 상세한 기능 단위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 보다 실체적인 존재, UI/UX의 영역, 이데아가 세상에 표현되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 어느 정도 유저가 있고 스프린트 단위로 기획하고 개발하면서 이데아에 가까워지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빠른 이터레이션을 돌기 위해서 엔지니어 기반의 팀이 유리한거 같습니다. 그래서 YC에서 엔지니어 기반 팀을 선호하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PM Fit (Product-Market Fit)

: 대망의 PMF.

  • SP Fit을 맞춰가다보면, 고객이 원하는 솔루션(이데아, 원형)에 더 가까워질수록 어느순간 PMF를 맞추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PMF 만 따로 놓고 얘기를 하면 도달하기까지의 과정들이 생략되는 느낌인데, 5Fit Cycle을 통해 보면 PMF로 가기 위한 단계들을 보다 명확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느 단계에서 기각이 됐는지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 정말 좋은 고객-문제-솔루션의 핏이 맞게 되면 SP Fit 을 건너뛰고 PM Fit을 마주하게 되는 경우도 있음.

MC Fit (Market-Customer Fit)

: 비즈니스 모델이 지속가능할 정도로 고객이 시장에 충분히 많은지 또는 쉽게 시장이 큰지

  • 블리츠 스케일링의 영역, 경쟁, 해자 등

  • 다섯번째이지만 초반 CP Fit 단계에서 함께 검토해도 되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디에서 시작해도 괜찮은 Cycle과 같은 형태로 표현한 것입니다.

  • 스타트업의 특성상 성장이 가장 중요한 지표이고, 성장가능성이 낮은 시장이라면 벤쳐캐피탈의 돈을 받기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자금 조달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BM Tree

BM Tree는 동등한 계층으로 구성된 린캔버스를 계층 구조가 담긴 형태로 구성한 것입니다.

5Fit Cycle 의 각각의 단계에서 세운 가설들을 논리적 계층 구조에 따라 트리 형태로 나열합니다. 가장 근본적인 가설부터 해결이 되어야 다음 가설을 넘어갈 수 있는 논리적인 순서를 가집니다.

아래 이미지와 같은 형태로 가설을 구조화하고 검증해나갑니다. 위로 올라갈수록 보다 근본적인 가설입니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파이브핏 사이클은 시계 방향으로 돌아갑니다.

이를 실제로 버틀봇의 비즈니스 모델 검증에서 사용했던 노션 자료가 있어 공유드립니다.

버틀봇의 BM Tree

버틀봇. 브랜드를 위한 집사로봇

리워드형 마케팅 게임 노코드 빌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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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환

연주환

너는 먼 미래의 나이다. feat.허준이 교수님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올해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교수님의 서울대학교 졸업식 축사를 보게 되었다. 한때 시인을 꿈꿨다던 허준이 교수님의 문장들이 가슴에 와닿아 울렸다. 그래서 필사를 하고 의미를 되새겨보고자 하였다.


1/ 연속되지만 어쩌면 낯선 나


먼 옛날의 나와 지금 여기의 나와 먼 훗날의 나라는 세 명의 완벽히 낯선 사람들을 이런 날들이 엉성하게 이어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연속된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 연속된 시간들을 모두 기억하지 못한다. 결국 파편화된 기억이 엉성하게 나라는 존재를 이어가고 있다. 그 엉성한 연결 때문에 우리는 먼 옛날의 나와 지금의 나와 먼 훗날의 나라는 세 명이 낯설게 느껴진다. 시간 간극동안 우리는 많은 일을 경험하게 될 것이고, 외모도 완전히 다를 것이다. 지금 믿고 있던 것을 믿지 못하게 되거나 세계관이 완전히 변했을 수 있다. 어쩌면 이 세 명의 내가 만나서 대화를 한다면, 타인과 대화를 하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그만큼 세월은 길고 다양한 일을 경험하게 되고 그 속에서 변하게 되기 때문이다.



2/ 나에게 모질게 구는 타인도 그저 지쳐버린 한 인간이었음을


여러 변덕스러운 우연이, 지쳐버린 타인이, 그리고 누구보다 자신이 자신에게 모질게 굴 수 있으니 마음 단단히 먹기 바랍니다.


명문장이라고 생각했다. 허준이 교수님이 세상과 타인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는 문장이다. 세상의 변덕스러운 우연과 나 자신이 나를 모질게 대할 수 있다. 그리고 타인 또한 나에게 모질게 굴 수 있다. 세상과 인생은 고통으로 가득하니깐. 세상은 원래 모지니깐 그렇다치고, 살다보면 나 자신한테 실망할 수 있으니깐 그렇다 치자. 그러나 타인이 모질게 구는 것은 정말 화가 나고 짜증이 난다. 그런데 지쳐버린 타인이라니.. 결국 타인도 그저 세상의 풍파 속에서 지쳐버린 또 하나의 나였음을 상기시켜준다. 최근 유행했던 영상에서 영화 작가님이 했던 말과 결을 같이 하는거 같다. “그 사람이 정말 미우면, 내 영화 속 캐릭터라고 생각해버려요. 그러면 사랑하게 돼요.”



3/ 나를 지키고 사랑하자.


무례와 혐오와 경쟁과 분열과 비교와 나태와 허무의 달콤함에 길들지 말길, 의미와 무의미의 온갖 폭력을 이겨내고 하루하루를 온전히 경험하길, 그 끝에서 오래 기다리고 있는 낯선 나를 아무 아쉬움 없이 맞이하길 바랍니다.


모질게 구는 타인이 이해가 되니 나도 타인에게 무례하라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나열한 명사들은 나를 사랑하고 지키기 위한 조건들이기도 하다. 나 자신을 무너뜨리려는 달콤함으로부터 나를 지키고, 하루하루를 온전히 느끼고 살아간다. 살아있음을 느끼고 엉성하게 이어지는 시간들을 조금이라도 더 채워본다. 그리고 긴 시간의 풍파를 맞으면서 많이 변해있을, 또 과거의 내가 바라고 그려왔던 나와 다를 수도 있는 낯선 나의 모습을 아쉬움 없이 이해해주고 맞이해주자. 낯설고 부족한 나를 받아들이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럼에도 나이기에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4/ 안쓰럽고 먹먹한 지나간 시간들


오래전의 제가 졸업식에 왔다면 무슨 이야기를 해줘야 할까 고민했습니다만 생각을 매듭짓지 못했습니다. 그가 경험하게 될 날들이 안쓰럽기도 하고 가슴 먹먹하게 부럽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자신에게 선물할 어떤 축사를 떠올리셨을지 궁금합니다.


지금의 내가 5살의 나를 본다면, 17살의 나를 본다면, 20살의 나를 본다면 어떨까 상상하면 이 문장이 너무나도 이해가 된다. 그가 겪게 될 날들이 안쓰럽기도 하고 그때만의 아련한 추억들로 가슴 먹먹히 부러워진다. 지금 26살의 나를 바라보는 30살, 40살, 50살, 60살의 나 또한 비슷한 감정을 느낄 것이라고 확신한다. 분명 우리는(나의 다른 버전들) 앞으로 안쓰러울 정도로 고통을 지날 것이고, 눈물날 정도로 아련한 추억들도 만들 것이다. 그리고 현재의 나는 돌아오지 않는 그 순간들을 온전히 느끼며 지나가기 직전까지 붙잡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5/ 너는 먼 미래의 나이다.


타인을 내가 아직 기억하지 못하는 먼 미래의 자신으로, 자신을 잠시지만 지금 여기서 온전히 함께하고 있는 타인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먼 미래의 나는 낯설고 사실상의 타인이다. 그러나 타인이지만 그 또한 나 자신이기에 사랑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타인 또한 먼 미래의 나를 사랑하듯이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아름다운 논리이다. 너는 먼 미래의 나이고, 나는 먼 미래의 나이다. 그러면 우리 세상은 더 친절하고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축사 필사]

안녕하세요, 07년도 여름에 졸업한 수학자 허준이입니다. 우리가 80년을 건강하게 산다고 생각하면 약 3만일을 사는 셈인데, 우리 직관이 다루기에는 제법 큰 수 입니다. 저는 대략 그 절반을 지나 보냈고, 여러분 대부분은 약 3분의 1을 지나 보냈습니다. 혹시 그중 며칠을 기억하고 있는지 세어본 적 있으신가요? 쉼 없이 들이쉬고 내쉬는 우리가 오랫동안 잡고 있을 날들은 3만의 아주 일부입니다. 먼 옛날의 나와 지금 여기의 나와 먼 훗날의 나라는 세 명의 완벽히 낯선 사람들을 이런 날들이 엉성하게 이어주고 있습니다. 마무리 짓고 새롭게 시작하는 오늘 졸업식이 그런 날 중 하나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하루를 여러분과 공유할 수 있어서 무척 기쁩니다.


졸업식 축사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요? 십몇 년 후의 내가 되어 자신에게 해줄 축사를 미리 떠올려 보는 것도, 그 사람에게 듣고 싶은 축사를 지금 떠올려 보는 것도 가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당연하게 떠오르는 말은 없습니다. 지난 몇천 일, 혹은 다가올 몇천 일간의 온갖 기대와 실망, 친절과 부조리, 행운과 불행, 그새 무섭도록 반복적인 일상의 세부 사항은 말하기에도, 듣기에도 힘들거니와 격려와 축하라는 본래의 목적에도 어울리지 않을 겁니다. 구체화한 마음은 부적절하거나 초라합니다.


제 대학 생활은 잘 포장해서 이야기해도 길잃음의 연속이었습니다. 똑똑하면서 건강하고 성실하기까지 한 주위 수많은 친구를 보면서 나 같은 사람은 뭘 하며 살아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잘 쉬고 돌아오라던 어느 은사님의 말씀이, 듬성듬성해진 성적표 위에서 아직도 저를 쳐다보고 있는 듯 합니다. 지금 듣고 계신 분들도 정도의 차이와 방향의 다름이 있을지언정 지난 몇 년간 본질적으로 비슷한 과정을 거쳤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제 더 큰 도전, 불확실하고, 불투명하고, 끝은 있지만 잘 보이진 않는 매일의 반복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힘들 수도, 생각만큼 힘들 수도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어른입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 편안하고 안전한 길을 거부하라. 타협하지 말고 자신의 진짜 꿈을 좇아라. 모두 좋은 조언이고 사회의 입장에서는 특히나 유용한 말입니다만, 개인의 입장은 다를 수 있음을 여러분은 이미 고민해봤습니다. 제로섬 상대평가의 몇 가지 퉁명스러운 기준을 따른다면, 일부만이 예외적으로 성공할 것입니다. 여러 변덕스러운 우연이, 지쳐버린 타인이, 그리고 누구보다 자신이 자신에게 모질게 굴 수 있으니 마음 단단히 먹기 바랍니다. 나는 커서 어떻게 살까, 오래된 질문을 오늘부터의 매일이 대답해줍니다. 취업 준비, 결혼 준비, 육아 교육 승진 은퇴 노후 준비를 거쳐 어디 병원 그럴듯한 일인실에서 사망하기 위한 준비에 산만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무례와 혐오와 경쟁과 분열과 비교와 나태와 허무의 달콤함에 길들지 말길, 의미와 무의미의 온갖 폭력을 이겨내고 하루하루를 온전히 경험하길, 그 끝에서 오래 기다리고 있는 낯선 나를 아무 아쉬움 없이 맞이하길 바랍니다.


오래전의 제가 졸업식에 왔다면 무슨 이야기를 해줘야 할까 고민했습니다만 생각을 매듭짓지 못했습니다. 그가 경험하게 될 날들이 안쓰럽기도 하고 가슴 먹먹하게 부럽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자신에게 선물할 어떤 축사를 떠올리셨을지 궁금합니다.


수학은 무모순이 용납하는 어떤 정의도 허락합니다. 수학자들 주요 업무가 그중 무엇을 쓸지 선택하는 것인데, 언어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가능한 여러 가지 약속 중 무엇이 가장 아름다운 구조를 끌어내는지가 그 가치의 잣대가 됩니다. 오늘같이 특별한 날 특별한 곳에서 특별한 사람들과 함게하니 들뜬 마음에 모든 시도가 소중해 보입니다. 타인을 내가 아직 기억하지 못하는 먼 미래의 자신으로, 자신을 잠시지만 지금 여기서 온전히 함께하고 있는 타인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졸업생 여러분, 오래 준비한 완성을 축하하고, 오늘의 새로운 시작을 축하합니다. 서로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친절하시길, 그리고 그 친절을 먼 미래의 우리에게 잘 전달해 주길 바랍니다. 응원합니다.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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