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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디 창업기 #45] 3대 255kg

벤치프레스, 스쿼트, 데드리프트를 이른바 3대 운동이라 부른다. 헬스를 매주 1-2회 한게 어느새 10년이 됐는데, 그간 내 가장 큰 목표는 건강이었다.

이왕 하는 거 좀 더 해볼까 싶었다. 몇몇 운동 유튜버가 하는 말을 들어보고는 나도 중량을 올려봐야겠다 싶었다. 신기하게도 중량을 올리려 노력하니, 생각보다 더 올라가긴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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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기준 벤치프레스 65kg, 스쿼트 90kg 그리고 데드리프트 100kg을 달성했다. 3대 운동 255kg이다. 내가 100kg을 들어 올리다니, 신이 난다.

최근 비즈니스 코칭을 받으며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대표님, 사업은 프로그래밍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다 완벽할 필요는 없어요. 완벽하지 않더라도 시도하고, 완성도를 조금씩 올려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한 번에 100kg를 들려는 생각을 내려놨다. 오늘 80kg이면, 다음 주에는 85kg, 그 다음 주에는 90kg을 하면 되지. 주말마다 3대 운동을 5kg, 10kg씩 늘리는 것처럼 사업에서도 80% 완성도에서도 그만 고민하고 시도하기 시작했다.

초기 기업 대표에게 요구되는 능력치 중 하나는 꽤 괜찮은 확률의 가능성의 적정 수준을 측정하고, 최소한의 서포트만으로 꽤 괜찮은 확률의 가능성을 갖는 기회를 빠르게 만들어내며, 기회가 연결됐을 때 상대가 납득할 정도의 수준으로 빠르게 팀을 움직이는 게 아닐까 싶다.

그렇게 한 걸음씩 가다 보면, 어느새 나도 3대 300kg가 돼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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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디 창업기 #44] 창업 2주년 회고

라프디 법인을 설립한지 만 2년이 지났다. 라프디는 3년 차 기업이 됐다. 1주년 창업기가 37번째 글이었으니 지난 1년은 칼럼을 거의 못 쓰면서 보냈다. 글 쓰기 좋아하는 내가 글을 못 썼으니, 어떤 상태였는지는 짐작하리라 생각한다.

1년 동안 많은 고민과 감정을 경험한 내게 단 한 문장을 말하라고 한다면, ‘결국, 살아 남았다’라고 답하겠다. 초기 기업에게 가장 중요하면서 어려운 ‘생존’을 해낸 것에 대해 충분히 자랑스럽다. 여전히 나와 함께하는 동료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지난 1년 동안의 라프디 이야기를 풀어본다.

너무 길어질 수 있으니, ▲비즈니스 ▲라프디 정체성 ▲대표의 경영 철학 등 세 가지 측면으로 정리해본다.

이 외에도 ▲코리아 이커머스 페어에서 수천명에게 링크디를 알린 이야기 ▲마포 비즈니스 센터에서 우수 기업이 된 이야기 ▲엔터프라이즈급 기업과 계약한 이야기 ▲원하던 캐릭터를 채용한 이야기 등 정말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라프디에서는 우리가 기존 조직에 남았더라면 할 수 없는 것들을 해왔다. 어느 하나 우리의 고민이 닿지 않은 게 없다. 온전히 우리가 고민한 우리의 선택으로, 이 경험은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는 우리의 이야기다. 지난 2년 동안 우리는 부끄러움 없는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것에 강한 자부심을 느낀다.

이제 3년 차가 된 라프디는 구성원 개개인의 커리어만이 아닌 라프디로서의 스토리가 생겼다. 이제 우리를 만나는 고객은 어떤 제품이냐를 묻지 않는다. 이 제품을 사용하는 다른 기업의 사례와 자신의 기업에 적용할 방법을 묻는다. 단순히 개발팀이 아닌, 어필리에이트 마케팅 분야의 기업인 라프디에게 조언을 구한다.

온전히 쌓아 올린 우리의 이야기는 복리 효과로 지난 2년에 정비례하는 정도의 결과를 낼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어느새 무수히 엮인 파트너십과 고객사 그리고 쌓인 경험치로 라프디 자체의 역량도 올랐다. 어쩌면 3년 차에는 지난 2년 동안은 상상하지 못했던 신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기대감도 있다.

하지만 잊지 않을 것이다. ‘내가 할 일을 하고, 결과는 순리에 맡겨라’는 스토아 철학에 따라 라프디는 지금까지처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또 1년을 보낼 것이다. 그렇게 3년 회고를 하는 시점에도 앞서 2년처럼 부끄럼 없는 우리 이야기를 쌓은 3년이 되길 희망한다.

지난 2년을 라프디에서 나와 함께해준 동료에게 감사를 전하며, 2년 회고를 마친다.

<링크에서 본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요약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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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디 창업기 #43] 띠링! 레벨이 올랐습니다.

컴퓨터 게임을 하다 보면 캐릭터의 레벨이 오를 때가 있다. 띠링! 하고 효과음이 발생하고, HP와 MP가 모두 회복되며, 새로운 스탯과 스킬 포인트가 생긴다. 레벨에 따라 새로운 직업으로의 전직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

게임 속 세상이지만 가끔은 현실 세계에서도 이런 효과가 생기면 좋겠다 싶다. 내 레벨이 몇이고, 내가 찍은 스탯과 스킬 포인트가 몇점이며, 그래서 내 수준이 수치화 됐으면 하는 상상 말이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닌지, 웹 소설 <나 혼자만 레벨업>에서는 이런 상상을 글로 표현했고, 이어서 웹툰과 애니메이션으로도 상용화가 됐다.

내가 가진 스탯

스탯(Statistics, 통계수치)은 게임에서의 능력치를 뜻하기도 하고, 스포츠에서 선수의 성과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나는 평범한 직장인도 나름의 스탯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왔다.

최근 청년창업사관학교(청창사)에 입교해 많은 동기 대표자들과 코치, 교수님을 만나고 있다. 지난해 초기 창업 기업 대상 정부 과제에 모조리 탈락한 시점에는 도대체 왜 내가 합격하지 못했는지 불만이 가득했다. 그런데 청창사에 입교하고 보니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첫 번째 충격은 나이였다. 청창사는 만 3년 미만 사업자와 만 39세 미만 대표자만 지원할 수 있는데, 나는 당연히 30대가 주를 이룰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입교하고 보니 20대 대표자들이 절반이 넘었다. 그토록 지원했건만, 나는 늘 탈락해왔는데. 저들은 도대체 왜 벌써 이 기회를 얻었나 싶어 충격을 받았다. 정말 재능의 영역이 있구나 싶었다.

두 번째 충격은 그들의 스토리였다. 나는 30대 후반이 돼서야 기회를 얻었고, 14년의 커리어를 기반으로 창업 스토리를 꾸려 간신히 합격했다. 그런데 이들은 이미 20대에 내 스토리보다 훨씬 매력적인 스토리를 만들었다. 심지어 이미 매출을 내는 대표자들도 있는데, 더욱 충격인 건 창업한지 만 1년이 채 되지도 않은 대표자들도 많았다. 어떻게 20대에 30대보다 매력적인 스토리를 만들었으며, 더 성공적인 사업을 꾸리고 있을까?

세 번째 충격은 멘토링이었다. SNS에서 정부의 창업 과제를 비판하는 글을 정말 쉽게 볼 수 있다. 심사 평가자의 역량이나 각 사업 계획서를 평가하는 시간, 불필요한 행사와 무의미한 멘토링에 그저 시간만 낭비한다는 글이다. 어느 누구 하나를 짚어서 말하는 게 아니다. 조금만 검색해보면 이런 글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지난 1개월 반 동안 굉장한 기회를 얻어왔다. 매 강의마다 지루할 틈이 없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으며, 강의를 마친 후에도 강사님들과의 네트워킹이 이어질 수 있다. 이들은 실제 10여년 사업을 이끌던 대표였으며, 이미 많은 코칭을 진행한 교수이자 멘토였다. 이제서야 이 기회를 얻은 게 너무도 아쉽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이제라도 이 기회를 얻음에 그저 감사할 뿐이다.

대표자에게 요구되는 스탯이라 하면 매출, 고용 따위가 될텐데 단순히 스탯 자체에서 내게 절로 겸손이 주어지는 상황을 마주하다 보니 마치 <나 혼자만 사업 레벨업>이란 소설 속에 들어온 기분이다.

내가 가진 스킬

판타지 소설이나 무협지를 보면 기의 흐름을 읽는 고수들이 등장한다. 워낙 상상 속의 이야기라 콧웃음칠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 상상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아마 더 시간이 흐른 뒤에도 푹 빠져있을 상상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최근 내게도 어떤 기의 흐름이 보인다. 바로 사람의 호감도다.

나는 개발자로 10년을 일했고, 언론사에서도 IT 기자를 했기 때문에 엔지니어 베이스의 창업가라 생각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엔지니어 베이스의 창업자는 제품 개발을 최우선으로 둔다. 나도 그랬고 이는 당연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그게 가장 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엔지니어는 극한의 효율러다. 효율이 낮아지면 스트레스를 받으며, 효율을 추적하지 못하면 좌절하고, 효율을 챙기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우울하다. 그게 곧 엔지니어의 KPI이자 자존심이다.

내가 창업한 라프디는 어필리에이트 SaaS, 링크디를 만든다. 링크디를 처음 만들 때 내가 가장 자신할 수 있었던 건 MVP를 정말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거였다. 실제로 링크디는 법인 설립 후 1개월만에 MVP를 만들었고 이 MVP를 가지고 참 많이도 돌아다녔다.

하지만 내가 일반적인 엔지니어 베이스 창업자와 조금 다른 전략을 세운 게 있는데, 아무리 SaaS 사업이더라도 고객과 오프라인으로 만난다는 것이다.

해외에서 일해본 적은 없으니 SaaS 사업의 글로벌 스탠다드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SaaS 개발자로 일해보고 SaaS 사업을 해본 대표자로서, 우리나라에서 SaaS 사업을 잘 꾸리려면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단 SaaS가 아니더라도 모든 사업은 얼굴을 마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건 라프디 대표로서 갖는 경영 철학 중 하나다.

내가 자신있게 이 전략을 말할 수 있는 건 얼굴을 마주한다는 건 효율적이지 않은 전략이기 때문이다. 즉, 효율을 추구하는 엔지니어 베이스 창업자가 갖기 어려운 특성이다. 이는 마치 판타지 소설 속 마법과 검술을 동시에 구사하는 마검사와 같지 않을까 생각한다.

엔지니어 베이스 창업자가 고객을 만나게 되면 굉장한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데, 바로 나 혼자 미팅에 가도 모든 답변을 실시간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링크디는 내가 설계를 시작했으며, 팀에서 함께 고도화해온 서비스다. 제품의 아이디어와 구현 방안, 실제 아키텍처를 모두 숙지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의 확장 방향성도 내가 추측할 수 있으며, 따라서 고객이 ‘지금 없는 이 기능, 앞으로 만들어줄 수 있어요?’라고 말했을 때, 실제 제공 시점과 별개로 가능 여부를 그 자리에서 답할 수 있다. 생각보다 이 답변에 굉장한 시원함과 신뢰를 느끼는 고객이 많다.

어쩌면 엔지니어링을 이해하면서 비효율을 이겨내고 대면 영업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는 내가 가진 어떤 스킬이 아닐까 싶다.

깨어나는 직업 스킬

게임에서는 고급 스킬을 얻기 위해서는 특정 레벨이 요구될 수 있다. 레벨 10 이상부터 파이어볼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는 식이다. 다소 게임 오타쿠 같지만 넘어가자.

창업 후 2년간 대표자 신분으로 영업을 다니다 보니 그동안 구사하지 못했던 어떤 감이 깨어난 듯하다. 굳이 텍스트로 표현하자면 상대의 호감도가 느껴진달까.

앞서 SaaS 사업에서도 얼굴을 마주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는데, 업계에서는 이를 ‘라포 형성’이라 부른다. 라포(Rapport)는 심리학 용어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형성되는 상호 신뢰 관계 또는 유대감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대화 상대가 내게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내가 라포를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당장 떠오르는 세 가지만 이야기 하자면.

1. 감사

첫 번째는 감사다. 처음 만난 상대에게 뭐가 감사하냐 할 수도 있겠다. 나도 이렇게 영업을 다니기 전까지는 영업 사원들의 친화력이 참 신기했다. 내 친구 중 하나는 순댓국집에 가면 순댓국을 주문하지 않고 철판볶음을 주문한다. 순댓국은 서비스로 받을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처음 만난 상대에게 감사를 표하는 방법 중 가장 쉬운 건 ‘나를 만나준 것에 관한 감사’다.

그렇다고 빈 말을 하라는 게 아니다. 이건 나를 만나주지 않은 사람을 무수히 경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감사함이 나온다. 얼마나 감사한가? 귀찮고 바쁠텐데, 그것도 자신의 업무 시간을 내어서 나를 만나주다니. ‘바쁘실 텐데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멘트 한 번에 어색한 분위기 자체가 밝아지며 미팅이 시작된다. 물론 미팅을 마칠 때도 똑같이 감사하며 마친다. 그동안 나를 만나주지 않은 수 많은 사람들에게도 감사할 따름이다.

2. 공감대 형성

두 번째는 공감대 형성이다. 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10년을 일했고, 팀장과 부서장을 경험했다. IT 기자때는 수백명의 개발자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때문에 대부분의 개발자와는 쉽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이건 내게 너무도 쉬운 일이다. 하다못해 ‘요즘 AI IDE 뭐 쓰세요?’라는 질문만 던져도 신이 나는 게 개발자란 종족이다. 신이 난 개발자는 내가 말을 막아야 할 정도로 말이 많아진다.

마케팅 솔루션을 만들다 보니 마케터와도 참 많이 만났다. 이들은 늘 ROAS라는 KPI에 압박을 느끼고 있고, 다양한 노가다 작업에 지쳐있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잘 나가는 업체는 이렇게 하라고요?’라는 레퍼런스다. 마케팅이라는 게 개발과는 달리 마케터가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서 성과가 보장되지 않는다. 개발은 개발자가 개발을 잘 하면 대부분 문제가 해결된다. 때문에 개발자는 자신이 잘 하기 위한 도구 따위에 관심이 많고, 마케터는 자신보다 잘 하는 레퍼런스 정보에 관심이 많다. 타 업체의 마케팅 방법은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기 때문에 이런 정보는 내게 어려운 재료가 아니다.

상대가 말하고 싶은 주제를 물어봐주고,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것. 이것보다 강력한 공감대 형성이 있을까 싶다.

3. 칭찬

세 번째는 칭찬이다. 나는 사람을 관찰하는 패시브 스킬을 가지고 태어났다. 주변인들의 변화를 감지하고 전과 다른 틀린 그림 찾기를 하는 건 내 노력으로 얻지 않은 기본 장착 스킬이다. 그리고 이는 상대에게 던질 수 있는 칭찬 거리를 찾는 방향으로 스킬 업을 해왔다.

먼저 타인과 조금 다르게 힘을 준 부분을 찾는다. 헤어 스타일이라던가 안경, 시계와 같은 악세사리. 신발과 같은 패션 아이템 등에 힘을 줬다면 이건 의도했을 확률이 높다. 생각보다 단순하다. 나는 그들의 다른 점이 큰 노력을 하지 않아도 보이고, 그 노력에 감탄할 뿐이다. ‘오, 헤어 스타일이 매력적이시네요’, ‘오, 안경 스타일이 독특하시네요.’, ‘오, 신발 컬러감이 좋습니다.’ 역시 빈 말이 아니라 그렇게 보일 뿐이다. 전혀 오바할 필요 없다. 그리고 대체로 동성인 남성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

동성에게 칭찬하기 가장 쉬운 것 중 하나가 목소리다. 나는 다소 하이톤의 목소리를 가졌는데, 때문에 묵직한 중저음의 목소리에 관한 갈증이 있다. 적어도 지난 14년의 커리어 중에서 30여년의 삶 중에서 중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남성 중 자신의 목소리를 컴플렉스라 느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런 매력적인 목소리를 칭찬하는 건 거저 먹는 칭찬 거리다. 근데 진짜 부럽다.

이성인 여성은 칭찬 난이도가 다소 높다. 괜한 오해를 살 수 있고, 일을 하며 그런 오해를 만들면 정말 조금도 좋을 게 없다. 이럴 때 가장 쉬운 칭찬은 상대의 노력에 관한 칭찬이다. ‘팀장님, 늘 친절하게 답변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리님, 바쁘실 텐데 제 문의에 늘 빠르게 회신 주셔서 감사합니다.’, ‘과장님, 혼자 일 다 하시는 것 같아요. 정말 많은 업무 처리하느라 고생 많으십니다.’ 기분 나쁠 일이 뭐가 있나? 고맙다는데 뭐가 고맙냐고 비아냥 거리는 사람은 아직까지 만나보지 못했다.

띠링! 레벨이 올랐습니다

지난 창업기를 쓰고 벌써 두 달이 흘렀다. 그 사이 내게는 정말 많은 변화가 생겼는데 그 중 하나가 헤어 스타일을 바꾼 것이다. 가르마 펌을 했는데 이렇게 긴 머리로 펌을 한 건 내 인생에 처음이라 주변 지인들도 놀라고 나도 놀랐다. 그리고 나는 내 헤어 스타일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오늘 펌을 한지 한 달 만에 미용실에 갔다. 미용사 선생님에게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주변에서 너무 반응이 좋았어요. 그리고 그런걸 다 떠나서 제가 너무 만족스럽습니다. 너무 고맙습니다.

선생님은 표정이 바뀌더니 너무 즐거워했다. 종종 조수에게 맡겼던 드라이도 직접 해주고, 머리에 볼륨도 넣어줬다. 그냥 내 한 마디로 선생님의 토요일 오후가 살짝 기분 좋아졌다는 사실 자체에 나도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돌아오는 길 묘한 소리가 들렸다.

띠링! 레벨이 올랐습니다.

많은 자기계발서에서 말하는 이야기들 아닌가? 감사해라, 칭찬해라. 지루하고 시시한 얘기라 넘겼던 유튜브 영상 섬네일들이 갑자기 머릿속에 떠올랐다. 감사하며 살면 감사할 일이 생긴다던데, 어째 최근 내 삶이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업 후 2년이 흘렀다. 2년 회고를 아직 못했는데, 2년 중 요즘이 가장 마음이 평온하고 일도 잘 풀리는 것 같다. 여전히 고민이 많고, 걱정도 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생각이 왠지 앞으로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감사하다.

어쩌면, 그동안 다음 스테이지가 허락되지 않았던 건, 진입 허용 레벨 제한에 걸려서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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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디 창업기 #42] 7전 8기, 창업지원사업…청년창업사관학교 합격

라프디가 2025년 청년창업사관학교 입교기업으로 최종 선정됐다.

청년창업사관학교(청창사)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운영하는 창업지원사업으로 토스와 직방이 거쳐 간 정부 사업이다. 초기 기업인 라프디에게는 큰 성과이며, 내게는 정말 오랜 시간 준비하며 기다려왔던 순간이다.

어제 14시 30분경 최종 합격 소식을 듣고는 심장이 쿵쾅거리며 온몸의 혈관 속 혈액이 느껴졌다. 청창사에 합격하기까지 이야기를 풀어볼까 한다.

정부 주도 창업지원사업

2025년 정부 주도 창업지원사업 예산은 3조 2940억원으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정부는 창업지원사업을 통해 ▲융자 ▲사업화 ▲기술개발 ▲시설공간보육 등을 지원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지원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스타트업은 시장을 혁신하고, 일자리를 만든다. 많은 초기 기업이 창업지원사업에 애쓰는 이유다.

매년 창업지원사업 결과가 발표되면 희비가 갈린다. 작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게 되는 기업은 신규 인력을 채용하고,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초기 기업에게는 정말 유용한 자금이 된다. 특히, 대출이 아닌 지원금은 상환 의무가 없는 자금이기 때문에 합격 기업에게는 축하가 이어진다.

물론 조 단위의 거대한 사업을 두고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기업이 스스로 성장해야지 왜 돈을 주냐는 의견부터 ▲제대로 된 기업이 지원이 되는 게 맞냐는 평가 측면에서의 비판 ▲브로커 등을 활용한 부정 수급 등에 관한 우려도 있다.

수혜를 받은 기업으로부터의 비판도 있다. ▲지원금이라고 주고선 제대로 쓰지도 못하게 한다던가 ▲사업과 불필요한 행사가 너무 많다던가 ▲왜 7년 이내의 기업에게만 자격을 주냐는 등 의견이 끊이지 않는다.

어느 그룹의 의견을 듣는지는 정부의 몫이고, 참여자 입장에서는 만들어진 환경에서 어떻게든 긍정적인 요소를 찾아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지원금이 너무도 필요한 초기 기업 대표자로서 나는 어떻게든 우리 사업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취할 것이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다른 방향을 찾아야 한다.

내 의견을 적자면, 나는 정부 주도 창업지원사업에 분명히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본다. 때문에 규모의 차이는 있겠지만 앞으로도 창업지원사업은 계속될 거라 생각한다. 또한, 우리나라는 구조적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일이 많은 편이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하려면 정부가 요구하는 자격이나 문서화 등의 스킬을 익히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청년창업사관학교

창업지원사업은 크게 3년 미만과 7년 미만으로 나뉜다. 3년 미만 초기 기업은 청년창업사관학교, 초기창업패키지, 창업중심대학 등 3개 중 1개 사업을 진행할 수 있고, 중복 수혜 받지 못한다. 라프디는 2년 차 초기 기업으로 3개 사업 중 꼭 하나를 수혜 받기 위한 일정을 잡았다.

3가지 사업은 각 특징이 있는데, 흔히 알려진 바로는 초기창업패키지가 가장 창업자 친화적인 프로그램 구성이라고 한다. 창업중심대학은 대학에서 운영하며 대학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청년창업사관학교(청창사)는 자체 보육 프로그램이 꽤 빡빡하게 운영되는 것으로 들었다. 대부분 창업자들은 지원금을 위해 지원사업에 지원하기 때문에 초기창업패키지를 선호하고, 경쟁률도 가장 높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청창사에 꽤 매력을 느꼈다. 우선 이번이 15기였는데, 기수제로 운영되는 만큼 동기와 선배 기수와의 컨택이 가능하다. B2B 사업을 하는만큼 이는 꽤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강의를 싫어하는 창업자가 많지만, 나는 이 역시 매력적으로 느꼈다. 사업을 꾸리다 보니 정말 다양한 부분에서 부족함을 느껴왔다. 재무, 인사, 행정, 특허 등 내가 잘 모르는 분야를 배울 수 있다는 것. 정확히는 각 분야 전문가인 강사분들과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건 굉장한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후속지원사업도 꽤 매력적이었다. 정해진 지원금 외에도 행사 부스 지원이나, 마케팅 비용 등을 추가 지원 받을 수 있으며, 이후에도 꾸준히 관리 목록에 올라간다.

이것 외에도 청창사 입교만으로도 홍보 콘텐츠가 되며, 이후 채용에서도 우리 회사를 알릴 수 있는 수단이 된다.

때문에 3가지 정부사업 중 청창사를 희망했던 내게는 ▲청창사가 가장 먼저 사업 공고가 올라온 것 ▲빠르게 최종 합격 통보를 받은 것은 굉장한 행운이었다.

7전 8기 창업지원사업

창업지원사업 이야기를 하려면 2015년으로 올라가야 한다.

2015년 당시 나는 사내에서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 <SWIKI>를 미니 프로젝트로 진행했다. 매일 수작업으로 IT 뉴스를 큐레이션해 푸시로 쏴줬는데, 이때 내 마음이 끓어올랐다. 매일 스타트업 이야기를 보고 있자니, 나도 이 시장에서 함께하고 싶었다.

그렇게 12월 31일 퇴사 후, 2016년부터 나는 2년 동안 스타트업 시장에서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애썼다. 지원사업을 알게 된 후 ‘예비창업자’ 신분이 갖는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사업자를 내지 않았고, 이때부터 지원사업 경험치가 시작됐다.

대학에서 진행하는 창업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서울시 구로구에서 운영하는 PSWC 프로그램에 합격해 사무 공간을 지원받기도 했다.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참여해 VC와 미팅을 하기도 했는데, 지원사업은 나와 인연이 없었다.

2년 동안 첫 창업 시기를 경험하며 정부 주도 창업지원사업이 어떤 구조인지, 어떤 기업들이 수혜를 받는지. 내가 부족한 것은 무엇이며, 어떤 순서로 채워가야 하는지를 배웠다.

이후 개발자가 아닌, IT 기자로 일하며 코딩이 아닌 글쓰기로 사회생활을 경험했다. 소프트웨어 업계가 아닌 미디어 업계를 경험하며 두 업계의 차이점을 배웠고, 업계가 달라지고 업종이 달라지면 어떤 변화가 있는지도 배웠다. 특히, 사업계획서에 들어가는 ‘연평균성장률’ 따위가 실제 업계에는 어떤 결과로 보이는지를 명확히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다시 개발자로 돌아와 개발 팀장, 부서장까지 경험하며 성장하는 회사에 속했고, SaaS 비즈니스를 출시 전부터 안정화 단계까지 함께했다. 이 과정에서 어떤 기술이 필요하고, 고객 대응은 어떻게 하는지. 고객이 늘어나면 내부에선 어떤 일이 필요하며, 채용과 팀빌딩은 어떻게 하는지. 조직이 커지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며, 어떤 포지션에 어떤 캐릭터가 필요한지를 배웠다. 퇴사한 지 2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가끔 그 시절 꿈을 꾸는 걸 보면, 한켠에서는 여전히 그 시절에 머물러있는 듯싶다.

그렇게 다시 창업자가 되며 2016년의 실패가 떠올랐다. 그때보다 어떤 부분이 보완 됐는지, 어떤 부분이 여전히 부족한지. 개발자 출신 창업자가 갖는 장단점이 무엇인지.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증명하지 못하는 영역은 무엇인지. 2016년보다는 분명히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조금씩 성과가 있었다.

2023년에는 창업 후 지금 입주해 있는 <마포비즈니스센터>에 합격했다. 이 역시 정부지원사업 중 하나로 보육공간에 해당한다.

사실, 2024년에는 지원사업에 합격할 줄 알았다. 분명히 보완이 됐고, 2016년 문서를 보니 당연히 탈락이구나 싶을 정도로 느껴졌다. 아쉽지만 2024년에도 지원사업은 탈락했고, 너무도 높은 벽이라 느껴졌다.

지원사업이 됐다는 것 자체가 사업의 성공을 의미하진 않는다. 지원사업이 없어도 당연히 성공할 수 있다. 오히려 그렇게 성공하는 게 더 단단하고 건강한 성공이다. 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고 사업에 집중했다.

그러던 중 2024년 말, <마포비즈니스센터>에서 연결해 준 교수님을 만나게 됐다. 2025년 지원사업을 위해 가볍게 사업계획서를 검토받으려는 생각이었는데, 3시간 동안 사업계획서의 부족함을 들었다. 그동안 많은 멘토링과 교육을 받아왔지만, 내 절실함이 더 커져서인지 마치 내게 내려온 동아줄처럼 느껴졌다.

그 뒤로 교수님을 많이 괴롭혔다. 멘토링을 더 잡아 달라고 <마포비즈니스센터>에 떼쓰기도 했고, 교수님께 따로 연락을 드리기도 했다. 감사하게도 교수님은 더 봐줄 테니 연락하라고 했다.

처음이었다. 내 서류를 5시간 동안 한 자리에서 봐준 사람은. 내 사업계획서인데, 나보다 더 집중해서 봐주는 사람이 있을 수가 있나? 5시간 동안 화장실 한 번 가지 않고, 심지어 나도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고작 10페이지 문서를 들고 5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는 게 가능한 일인가?

귀인이구나 싶었다. 세상엔 내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 일이 있다. 아무리 가지고 싶어도 가지지 못하기도 하고, 그렇게 애썼음에도 원치 않는 결과를 받기도 한다. 반면 아무런 노력 없이도 주어지는 행운이 있는데, 교수님과의 멘토링이 그 행운이었다.

돌아보면, 내 사업계획서에는 제품만 있었다. 뭘 어떻게 만들겠다만 있는 사업계획서를 교수님과 수십 시간 대화하며 보완했다. 이 사업이 ▲어떤 문제를 푸는 것이며 ▲어떤 시장이고 ▲누가 고객이며 ▲고객을 어떻게 만날 것이고 ▲그들에게 어떻게 팔 것이며 ▲앞으로 어떻게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당연히 나름의 무언가는 적었었지만, 멘토링을 통해 모든 부분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고통스럽긴 했다. 2년 동안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이쯤이면 괜찮겠다 싶은 문서였다. 그런데 그 문서가 갖는 구멍을 문장 하나, 하나. 단어 하나, 하나 짚으며 이상하다. 의아하다. 부족하다. 듣고 있는데, 그게 재밌을 수가 없었다. 두 차례 욱 하기도 했다. 뭐가 그리 잘못되었냐며, 나는 고객을 만나서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고. 속으로 수차례 짜증도 났다.

이런 나를 두고 몇 번이고 차분히 무엇이 아쉽고, 왜 잘못 되었는지.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하고 방향을 잡아주었다. 다시 말하지만, 교수님을 만난 건 내 노력으로 된 일이 아닌, 그저 행운이라 생각한다.

발표 심사가 잡히고, 발표 자료를 만들면서도 꽤 고통 받았다. 충분히 보완한 것 같은데, 발표를 하려고 보니 구멍이 계속 보였다. 좀 부끄럽긴 하지만 영상을 찍어 주변 지인들에게 뿌렸다. 구멍을 찾아달라고, 이 사업을 모르는 사람도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이상한 건 뭐든 말해달라고.

십수 명의 지인이 내 발표에 태클을 걸어줬다. ▲이미 지원사업을 합격한 대표부터 ▲영업 ▲변리사 ▲회계사 ▲은행원 ▲개발자 등 각 분야 전문가는 물론 ▲이 사업을 전혀 모르는 사람 ▲이 사업을 처음부터 들어왔던 사람 등 이들의 합리적인 비판을 모두 기록하며 다시 보완했다.

발표 당일, 발표를 마치고 Q&A를 하며 다행히 버벅댄 답변은 없었다. 조금 아쉬운 답변은 있었지만 어쩌겠는가, 크게 후회는 없었다.

돌아오는 길, 멀미가 났다. 속이 울렁거리고 어지러웠다. 그동안 많은 발표를 해왔는데, 고작 3명 앞에서 한 발표에 이 정도로 긴장을 했다고? 내가 절박하긴 했구나 싶었다.

2025년 경기북부청년창업사관학교 입교기업으로 최종 선정됐다. 라프디가 정부 주도 창업지원사업에 대상자로 선택됐다.

메일을 받기 전 공지사항을 확인하고 합격자를 검색하는 그 과정에서 혈관 속 혈액이 느껴졌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땀이났다. 합격자를 확인하고, 메일이 수신되고. 문자가 날라오는 이 상황이 마치 꿈만 같았다.

외근 중이었던 터라 팀원들과 떨어져 있었다. 그룹 통화를 연결했다. 합격했다고. 고맙다고. 정말 고맙다고. 날 믿어줘서 너무 고맙다고. 수차례 말했다.

교수님께 전화를 걸었다. 감사하다고. 정말 감사하다고. 앞으로 좋은 사업 꾸려가겠다고.

마포비즈니스센터 사무국장님께도 전화를 걸었다. 감사하다고. 정말 감사하다고.

창업지원사업은 여러 주관 기관이 있지만, 그중 K스타트업 플랫폼에서 지원하는 사업들이 있다. 그리고 이번 청창사가 내가 넣었던 딱 8번째 사업이었다. 7전 8기. K스타트업 기준 딱 7번 떨어지고, 8번째 붙었다.

나, 창업지원사업 합격했다.

마무리

창업지원사업에 합격했다고 해서 사업의 방향성이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

라프디는 어필리에이트 마케팅 솔루션, 링크디로 사업을 지속한다. 자사몰에서도 어필리에이트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술적으로 마케팅 성과를 측정하고, 운영 시간을 단축하며, 성공 확률을 높인다. 그리고 자사몰이 아닌 독립몰에서도 어필리에이트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원금으로 서비스 기획자를 채용할 계획이다. B2B SaaS 기획 경험과 마케팅 경험이 있으면 좋겠다.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구현할 수 있는 내가 믿는 동료들이 있으니, 나와 함께 아이디어를 논하고 이를 제품 로드맵에 녹여 정리할 수 있는 기획자가 필요하다. 대화해보고 싶은 분은 내게 메일을 주면 좋겠다.

창업지원사업은 여전히 내게 높은 산이다. 온전히 내 능력치만으로 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게 찾아온 행운을 이번에는 놓치지 않았지만, 언제 다시 행운이 찾아올지는 모르겠다.

우당탕탕 창업 스토리에 함께해주는 많은 귀인들께 감사할 따름이다. 그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귀인은 나와 함께 라프디를 만드는 내 동료들 그리고 링크디를 사용해 주시는 고객님들. 그리고 내게 찾아와주신 교수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전한다.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앞으로 펼쳐질 청창사 이야기가 참 기대되지만. 딱 이번 주말만 이 합격의 기쁨을 누리고 싶다.

라프디를 뽑아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링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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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용

오세용

[라프디 창업기 #40] 늘 똑같은 결말

생각이 많은 편이다. 늘 문제를 가지고 살며, 문제가 떨어지면 새로운 문제를 찾는 편이다. 문제가 안 보이면 스스로 만들기도 하니 문제 그 자체이기도 하다. 어쨌든 문제에 관해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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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에 관한 생각도 모두가 방향이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생각을 이불킥에 사용하고, 누군가는 후회에 사용한다. 누군가는 자책에, 누군가는 아쉬움으로 사용한다. 나는 주로 해결을 위해 사용한다. 해결을 위해 원인을 파헤치고, 해결을 위해 후회하고, 해결을 위해 자책한다. 어쩌면 해결하기 위해 문제를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10년 쯤 일하면 전문가가 돼 있을 줄 알았다. 당시 생각했던 전문가란 어떤 분야에서 굉장한 엣지가 있는, 그러니까 너무도 날카로워 스치기만 해도 슉슉 베이는 그런 엣지 말이다. 그런데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도 의문이 든다. 그런 엣지를 갖는다는 건 어쩌면 망상의 영역일까 하는.

그런데 정말이지 문제 투성이다. 늘 뭔가 열심히 했던 것 같은데, 마주했던 번아웃만 해도 수십 번은 될텐데, 때로는 그릇 이상의 일을 벌여 그릇이 수차례 깨지기도 했는데 말이다. 그래도 나름 결과물을 만들려고 아등바등 했는데, 안전지대도 벗어나보고, 역할도 바꿔보고 늘 더 나아지려 했는데. 엣지는 커녕 문제나 좀 안 보이면 좋겠다 싶다.

성장은 계단식이라 한다. 생각해보면 계단을 오르던 몇몇 지점이 떠오르긴 한다. 그때는 정말 계단을 오르지 못할 것 같았는데, 지나고 보면 그게 계단을 오르던 거였더라. 당시 공통점이라 하면 꽤 특이한 경험을 하면서도 굉장히 막막했던 기억이 난다.

조금 위안을 해보자면, 동시에 쥘 수 있는 고민의 가짓수가 더 많아진 것 같긴 하다. 멀티 스레드가 됐다고나 할까. 가끔은 깊이도 조금은 생긴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최근 계단을 오르던 시절처럼 꽤 특이한 경험을 하고 있다. 모든 고민의 결과가 똑같은 곳에 도달한다는 거다.

모든 고민의 결과가 언제부턴가 내 역량으로 이어진다. 조직 생활을 할 때는 늘 해결책이 보였다. 모든 문제는 꼭 내가 풀 필요가 없었다. 때론 상사에게 때론 동료에게 때론 팀원에게 때론 파트너사에게 액션을 요구하면 됐다. 원인을 찾아 어떤 해결책을 낼 수 있다면 액션이 꼭 내 몫은 아니었다.

그런데 요즘은 액션까지 내 몫이 되곤 한다. 그 액션을 할 역량이 안 되니 해결책을 찾았다고 볼 수가 없다. 결국 모든 문제의 끝이 내 역량 부족으로 이어진다. 내가 그 경험을 조금만 했더라면, 내가 실무를 조금만 봤더라면, 내가 업계 사람을 조금만 알았더라면, 내가 공부를 조금만 했더라면. 어쨌거나 내가 좀 잘 했더라면.

참 특이한 경험이다. 모든 결론이 내 탓이라니. 굉장히 막막한 상황이다. 내가 모든 걸 다 할 수 없는데 말이다. 한편으로는 희망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어쩌면 내게 다음 계단이 허락되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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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용

오세용

[라프디 창업기 #39] 유자랩스 사명 변경

유자랩스를 창업하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중 만회하기 어려운 실수가 있었는데 ‘상표권’이다. 상표권은 상품분류부터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이 많았다. ‘나중에 문제 되면 바꾸면 되겠지’라며 안일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com’ 확보만 신경썼고, 유자랩스 닷컴을 확보하는 걸로 사명을 정했다. 그게 만회하기 어려운 실수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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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랩스는 2023년 4월 법인을 설립했는데 그 전부터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유자’라는 상표가 출원됐다. 아쉽게도 우리가 필요한 상품분류가 선점됐고, 변리사 사무소에 문의하니 언젠가 사명을 바꿔야 할 것 같다는 답변이었다. 그렇게 불편한 마음이 생겼다.

서비스명인 쇼핑파트너스는 ‘쇼핑’과 ‘파트너스’의 합성어인데, 두 단어가 변별력이 없어 상표권 등록이 어렵다고 했다. 우리가 필요한 상표권은 유자랩스와 쇼핑파트너스였는데, 두 가지 모두 상표권 등록이 어려웠다.

2023년에는 서비스를 바닥부터 만들며 많은 도전이 있었다. 인프라부터 시작해서 기술적인 도전은 물론 법인체가 운영되기 위한 각종 계약이 이어졌다. 은행, PG, 유선전화, 4대보험 등 모든 계약이 유자랩스라는 이름으로 이뤄졌다. 틈틈이 뿌려둔 언론 홍보 역시 유자랩스와 쇼핑파트너스 키워드로 차곡차곡 쌓였다.

언젠가 다 바꿔야 한다는 압박감과 함께 이렇게 쌓인 히스토리가 다 날아가야 한다는 아쉬움이 공존했다. 그럴거면 좀 더 빠르게 바꿔야 한다는 생각과 연초 여러 정부 과제에 지원하며 행정 처리가 많아 여유가 없기도 했다. 그렇게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

그 사이 우리는 지속해서 변경할 사명과 서비스명을 고민했다. 변수명을 정하는 것도 어려운데, 사명이라니. 더욱이 상표권을 우선 진행하려니 어지간한 단어는 다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과연 유자랩스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마지막까지 단 하나의 가치를 지킨다면 나는 뭘 지킬까. 우리를 설명하는 가장 핵심적인 단어는 무엇일까. 어느날 깔깔대는 동료들을 보고 있자니 우리를 가장 잘 설명하는 건 ‘웃음(Laugh)’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대표로서 이 회사에서 꼭 지키고 싶은 것은 웃음이다.

웃음을 뜻하는 영어인 라프(Laugh)를 짧게 라프(LAF)라 줄여 썼다. 평소 많이 사용하는 웃음 이모티콘(:D)을 뒤에 붙였더니 어감이 부드러워졌다. 라프디(LAF:D). 그렇게 라프디라는 사명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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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가지 이니셜을 따서 솔루션을 시리즈로 만들면 어떨까 싶었다. 웃음 이모티콘을 붙여서 모든 서비스를 ‘-디’로 만드는 아이디어. 이렇게 되면 디자인에 관한 걱정도 크게 덜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쇼핑파트너스는 어필리에이트 마케팅 솔루션인데, 어필리에이트는 어떻게 줄여도 의미 전달이 어려웠다. 여러 아이디어를 떠올렸지만 상표권 등록이 어려웠다. 결국 가장 직관적인 ‘링크’를 붙여 ‘링크디(LINK:D)’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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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권 출원을 진행하고 이어서 로고 디자인을 맡겼다. 시안을 받아서 고르는 것도 굉장한 에너지를 필요로 했다. 고르고 골라서 꽤 마음에 드는 로고를 받았다. 그런데 이제 시작이었다.

사명, 정확히는 법인 상호명을 바꾸는 작업은 법인 등기부터 시작해 많은 행정 처리를 필요로 했다. 어차피 대리인을 보내봐야 한계가 있으니 대표자인 내가 다 진행하기로 했다. 법무사를 써야 하나 싶기도 했는데, 주소지를 옮기며 법인 등기를 해보니 크게 어렵지 않았던 것 같아 내가 진행하기로 했다. 그런데 주소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난이도였다.

일단 법인 정관을 바꿔야 하니 정관을 다 프린트해 날인, 간인을 해야 했고 법인 설립때와 비슷한 작업이 필요했다. 보통 법인 인감 도장도 바꾼다는데, 이렇게 되니 바뀌지 않는 게 없었다. 은행, 4대보험, 통신사업자신고 변경, PG사 변경, 연구개발전담부서 변경, 포털사이트 변경, 명함 변경. 행정 처리가 끝이 없었다.

홈페이지와 서비스 도메인도 변경해야 했다. 그동안 유자랩스와 쇼핑파트너스 문구로 도배된 각 페이지를 다 변경해야 했으며, 서비스 가이드 캡쳐도 다시 따야 했다. 여기서 끝난줄 알았는데, 정작 내 짜증 게이지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졌다.

우리는 구글 워크스페이스를 기반으로 업무 환경을 꾸렸다. 구글 계정이 바뀌니 혹시 문제가 될까 싶었다. 그래서 SNS와 주변 지인들에게 물었는데 큰 이슈가 없을 거란 답변이었다. 구글 로그인은 이메일 계정 값도 있지만, 구글 내부에서 사용하는 키 값이 있을테니 합리적으로 처리해뒀겠지 싶었다. 문제는 서드파티 앱이었다.

문제가 된 건 슬랙과 허브스팟이었다. 이들은 구글 인증으로 회원가입과 로그인을 제공하는데 로그인 시 인증 키 값이 아닌 구글 이메일로 체크를 했다. 때문에 슬랙과 허브스팟 로그인이 되지 않았다. 노코드 툴인 리툴은 전혀 문제가 없는 걸 보면 슬랙과 허브스팟이 아쉬운 로직 처리를 한 것으로 추측한다.

가장 짜증이 치밀어 올랐던 건 슬랙의 대응이다. 허브스팟이야 무료 버전으로 사용하니 어쩔 수 없다 해도, 슬랙은 사업 초기부터 유료 결제를 했던 서비스다. 슬랙의 대응은 처참했다. 시작부터 한글로 대화하고 싶으면 이메일로 하라며 빠르게 채팅을 종료하려 하더니만, 영어로 이어가겠다고 했더니만 몇 차례 가이드를 주더니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며 이메일 답을 기다리란다. 3시간이 넘도록 답이 오지 않았다. 다시 채팅을 요청하니 다른 직원이 받았고 앞서 이메일을 기다리라고 했으니 그걸 기다려야 한단다. 서비스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공감이 되지 않는 대응이었다. 게다가 다음날 아침 도착한 답변은 결국 구글 이메일을 원래대로 복구하라는 거였다. 결국 구글 이메일을 다시 복구하고, 슬랙에서 구글 인증을 풀고 이메일/패스워드 로그인으로 사용하는 걸로 마무리 했다.

법인 등기 준비부터 각종 행정처리, 구글 워크스페이스와 서드파티 앱 그리고 우리 서비스 도메인 변경까지 꼬박 3주가 걸렸다. 정말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 ㅎㅎ

라프디 주식회사로 다시 시작한다. 서비스명은 링크디. 지난 1년 동안 쌓아둔 여러 데이터가 아쉽긴 하지만,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차분히 달려 보련다! 앞으로는 라프디 창업기로 찾아 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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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용

오세용

[유자랩스 창업기 #37] 창업 1주년 회고

유자랩스 법인을 설립한지 만 1년이 됐다. 유자랩스는 이제 2년 차 스타트업이 됐다. 1년 동안 유자랩스 창업기를 30여개 쓰며 꾸준히 유자랩스 이야기를 공유해왔지만, 칼럼으로 전달하지 못한 내용이 당연히 더 많다. 아마도 유자랩스가 끝나기 전까지, 그리고 어떤 이야기는 평생 공개적으로 하지 않을 이야기도 있다. 어쨌거나 우리는 유자랩스에서 정말 많은 우리만의 이야기를 만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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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년 회고를 작성하는 건 물론, 꾸준히 사색 노트에 지난 이야기를 적곤 한다. 보통 자리에 앉아 지난 날을 떠올리면 여러 이야기가 스쳐 지나가고, 그중 몇몇 굵직한 이야기를 요약하며 글을 쓰는 편이다. 그런데 유자랩스 1년을 떠올리니 도무지 몇 가지로 요약이 되지 않는다. 유자랩스를 제외한 지난 12년은 요약이 되는데, 고작 1년이 요약되지 않으니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전체 요약은 아니지만 강렬하게 떠오르는 세 가지 생각을 적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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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자랩스 창업은 내 인생의 모든 운을 끌어다 썼다

유자랩스는 내 두 번째 창업이다. 첫 번째 창업은 혼자 시작해 공동 창업자를 구했고, 파트타임으로 도왔던 여러 멤버가 있었다. 사회생활 5년 차에 도전했던 첫 번째 창업은 거대한 벽을 느끼는 것으로 마쳤지만 그에 비해 두 번째 창업은 정말 먼 길을 달려왔다.

1년이 지난 지금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내 인생의 모든 운을 끌어다 썼구나’이다.

1-1. 세상 모든 게 유자랩스와 연결 돼 있다.

언젠가 다시 창업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 시점에 이 사람들과 이 아이템으로 할 줄은 몰랐다. 창업 동기부터 창업 시점, 공동 창업자 그리고 첫 번째 아이템까지. 막연히 상상했던 여러 조각이 하나의 무언가로 만들어진 것은 이 사건의 중심에 있는 나로 하여금 정말 ‘우연의 연속’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여전히 사무실에 다섯 명이 앉아 있는 상황에 웃음이 ‘피식’ 나오곤 한다. 나는 운명을 믿는 편인데, 어쩌면 이렇게 모이기 위해 그간 많은 사건이 일어난 것일까 싶기도 했다. 평행우주가 존재한다면 아마도 내가 살고 있는 우주가 어쩌면 내가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우주가 아닐까 싶었다.

1-2. 나와 강하게 연결된 사람들은 모두 유자랩스를 도왔다.

너무도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받았다. 조직을 0 to 1 하는 것을 수차례 꿈꿨지만, 그동안 참 많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경험해보니 내 능력치와 경험은 구멍 투성이었다. 도대체 그동안 뭘 준비한 건가 싶을 정도로 모자람 투성이었다. 그때마다 배워서 해결하기엔 물리적 시간이 너무도 부족했다.

여기저기 도움을 요청했다. 평소 가까운 사람은 물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기저기 연락을 돌리기도 했다. 그리고 정말 감사하게도 저마다 자신이 있는 분야에서 나를 돕고자 노력한 사람이 많았다. 이들의 경험을 모으니 그제야 구멍이 조금씩 메워졌다.

특히 나와 강하게 연결된 사람들은 도움을 요청할 때마다 마치 자신의 일인양 적극 나서서 도움을 줬다. 이렇게 아낀 시간이 수십, 수백 시간은 될 것 같다. 나와 유자랩스를 도와준 수 많은 지인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1-3. 혼자서는 결코 할 수 없는 일을 1년 동안 해냈다.

사회 생활 2-3년 차 쯤, 진지하게 ‘기업은 신입 사원을 왜 뽑을까?’를 고민한 적이 있다. 당시 내가 생각해도 신입 사원 시절의 나와 2-3년 차의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경력 사원을 뽑을 수 있다면 굳이 신입 사원을 뽑을 이유가 있을까 싶었다.

마찬가지로 ‘굳이 M&A가 필요할까?’ 고민한 적이 있다. 자본과 사람만 있으면 결국 뭐든 다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여기에 극단적으로 버틸 수 있는 근성과 최소한의 자금만 있으면, 결국 뭐든 성실히 일하면 사람이 대부분의 것을 다 할 수 있지 않나 싶었다.

그런데 지난 1년 동안 5명이 풀타임으로 일하며 해낸 일을 보자면, 내게 5년이 주어진다고 이 일을 모두 할 수 있을까 싶다. 유자랩스는 나를 비롯해 모든 구성원이 각자의 운을 끌어다 썼다. 나만 여기저기 도움을 청한 게 아니다. 유자랩스 구성원 모두가 각자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정말이지 유자랩스 창업은 내 인생의 모든 운을 끌어다 쓰는 기분이었다.

2. 업의 본질에 따라 조직의 방향이 정해진다

‘업의 본질’이란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땐 괜히 있어보이는 단어로 무게를 잡는 거라 생각했다. 일이 일이지 뭔 ‘본질’까지 붙이나? 그런데 이 본질이라는 게 꽤 무겁긴 하더라.

2-1. 유자랩스는 소프트웨어 제품을 만든다.

유자랩스는 SaaS 제품을 만들어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월 구독료를 받아 안정적인 조직을 꾸려가고자 했다. 이는 내가 지난 4년 동안 유료 API 플랫폼을 만들고 운영하며 쌓은 경험은 물론, 12년에 달하는 IT 커리어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참 순진한 생각이었다.

SaaS 비즈니스는 ‘업의 본질’이라 할 수 없다. 이는 그냥 제품의 유형일 뿐이다. 이걸 깨닫는데 제품을 만들고 유료 고객사를 확보한 뒤에도 더 시간이 필요했다. ‘아니, 좋은 제품을 만들었는데 왜 좋은 제품인 줄을 모르지?’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는데 꽤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언젠가 우리 제품을 사용하게 하기 위해서 고객사에 소프트웨어 제품 외 다른 서비스를 제안해봤다. 놀랍게도 무척 좋아하며 당장 그 서비스를 사용하겠다고 했다. 나는 기대감에 부풀어 그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아쉽게도 지난 13년간 해온 일이 아니다 보니 고객사가 만족할만한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참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우리는 소프트웨어 제품을 만들어 가치를 제공한다고 생각했는데, 모든 고객이 소프트웨어 제품을 원하는 건 아니었다. 그럼 우리는 그동안 뭘 한 것일까? 원하는 게 아닌데도 돈을 지불한 건 왜일까? 우리는 앞으로 고객에게 어떻게 가치를 제공해야 할까?

2-2. 유자랩스 업의 본질은.

지난 1년 동안 내가 이해한 ‘업의 본질’이란 것은 소프트웨어 제품을 만드는 팀이라고 해서 꼭 소프트웨어를 ‘업의 본질’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정의한 유자랩스의 ‘업의 본질’은 쇼핑파트너스를 사용하는 고객의 업무 시간을 줄여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고객의 매출을 높이는 것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 두 가지 가치가 추구하는 방향이 달랐다.

업의 본질을 업무 시간을 줄여주는 것으로 하면 실무자의 여러 행위에 집중해야 했다. 반면 업의 본질을 매출 향상으로 하면 고객의 고객을 살펴보며 조금 다른 접근을 해야 했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요구 받을 때면 나는 선택을 해야 했다. 때론 이 선택에 맞게 ‘고객을 선택’ 해야만 했다.

눈 앞에 펼쳐진 터무니 없는 자유도에 나는 숨이 턱 막혔다. 책상에 앉아 모니터를 쳐다보며 내가 어떤 아이디어를 ‘업의 본질’로 하는지에 따라 우리의 방향성과 존재 이유가 결정된다니. 밤낮으로 두통이 찾아왔다.

가만히 앉아만 있던 건 아니다. 고객을 만나 대화하며 그들의 고민을 찾아 근본 원인 해결을 돕고자 했다. 문제를 찾아 풀다 보니 어느새 유료 고객사가 20개사를 넘었다. 우리가 제공한 제품에 가치를 발견하고 비용을 지불한 고객사가 무려 20개가 넘다니. 이 놀라운 상황에서도 나는 이들이 과연 우리가 설정한 ‘업의 본질’에 맞는 고객인지. 이들이 우리의 방향성에 ‘가치’를 느낀 게 맞는지 지속 째려봐야 했다.

가끔은 내가 ‘업의 본질’을 잘못 잡아서 ▲고객을 만나지 못하거나 ▲내 동료들이 고생한다거나 ▲그래서 우리가 지속할 수 없는 건 아닐까 심히 무섭기도 하다. 이 모든 결과가 오로지 내가 ‘업의 본질’을 잘못 설정해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니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던 시기도 있다.

아마도 이 ‘업의 본질’이란 것은 유자랩스가 지속하는 모든 순간에 놓지 말아야 할 고민이 아닐까 싶다.

2-3. 유자랩스는 신뢰를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만든다.

그동안 내가 만난 좋은 동료들은 신뢰를 바탕으로 일했다. 그들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신뢰할 수 있는 코드를 썼다. 신뢰라는 게 꽤 주관적이기에 다수에게 신뢰를 받는 사람도 가끔은 신뢰 받지 못하는 상황이 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나는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신뢰는 최우선 가치로 꼽힐만 하다고 생각한다.

유자랩스를 이어오며 나는 신뢰라는 가치를 두고 굉장히 많은 유혹을 받았다. 초기 기업도 이러한데 굵직한 기업들은 얼마나 많은 유혹을 받을까 싶었다. 어쩌면 많은 유혹 앞에서 가끔은 크게 흔들릴 수도 있겠다 싶기도 했다.

하지만 적어도 지난 1년은 신뢰라는 가치를 당장 이익보다 우선시 했다. 비즈니스 책임자가 신뢰를 잃으면 그 비즈니스는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유자랩스는 초기 스타트업으로 지금까지 지켜온 업의 본질이 언젠가 바뀔지도 모른다. 업의 본질은 바뀌지 않아야 하는 게 아니다. 구성원이 바뀌고, 시장이 바뀌면 업의 본질을 바꿔야만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뢰는 지켜져야 한다.

지속할 수 있는 미래를 꿈꾼다. 유자랩스 구성원이 원하는 순간까지 함께할 수 있도록 지속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싶다. 그리고 그 힘은 신뢰에서 나올 거라 믿는다.

3. 초기 스타트업은 대표의 사고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1년이라는 시간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1주년을 앞두고 꽤 깊은 고뇌에 빠졌는데 입맛도 없어지고, 살이 빠지는 등 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허우적댔다. 가장 힘들었던 건 원하는 목표치에 달성하지 못한 이유가 내 그릇이 부족한 탓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밝은 미래를 그리기 위해 모였건만 실상은 어두운 미래로 끌어들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마음 고생이 심했다.

그리고 이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건. 그래, 결국 이 상황을 내가 만든 거라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부터다.

3-1.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비즈니스 지표가 아니다.

유자랩스는 만 1년이 지난 지금 내가 원했던 비즈니스 지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유자랩스는 나와 오래 알고 지낸 동료들로 구성했지만 우리가 모인 건 사업을 하기 위함이지 친목을 하기 위함이 아니다. 우리는 사업을 하며 지속할 수 있는 비즈니스 지표를 만들어야만 했다.

돈보다 더 중요한게 있다고 생각한다. 결코 돈에 휘둘려서는 안 되며, 돈보다 더 큰 가치를 선택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유자랩스는 이를 이해하고 행동할 수 있는 용기있는 사람들로 구성했다.

대표자인 내가 그동안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비즈니스 지표가 아니었다. 그리고 이 생각이 지난 1년을 만들었고 당연하게도 이 생각대로 그래프가 그려졌다.

아쉬운 그래프에 원치 않던 상황이 벌어졌다.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다. 결국 이 모든 상황을 만든 건 내 탓이라는 결론에 마음이 심히 무거워졌다. 어떻게 해야 빠르게 이 상황을 탈출할 수 있을지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결국 문제는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게 비즈니스 지표가 아니었다는 것이었다.

3-2. 유자랩스는 망해도 우리 관계는 망하지 않아야 한다.

유자랩스 시작부터 지금까지 동료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유자랩스는 망해도 우리 관계는 망하지 않아야 한다.’ 나는 지난 1년동안 내 사람들을 잃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런데 그게 문제라는 걸 받아들이는데 긴 시간과 큰 용기가 필요했다.

실제로 나는 동료들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동료들이 고민하는 지점을 찾아 해결하고자 했고, 방향성을 잡고 함께 달리기 위해 수차례 동료들의 위치를 확인했다. 동료들의 미묘한 감정을 확인해 돕고자 했고, 늘 웃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이 모든 노력은 우리 관계가 망하지 않고 지속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내가 정신을 차리게 된 계기가 있다. 동료들이 되려 나를 걱정하는 모습을 봤을 때다.

3-3. 무섭지만 내 생각대로 되더라

작은 조직의 문화는 대표의 의지대로 된다고 한다. 나는 5명 스타트업의 대표자이지만 결코 동료들에게 내 권위를 요구하고 싶지 않다. 이들은 내게 동료이자 공동 창업자이고 가능한 오래 함께하고 싶은 내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비즈니스를 이어가며 빠른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 오고, 이럴 때면 대표자인 내가 결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유자랩스는 대표자인 내 결정을 존중하며, 나 스스로도 그 결정의 시간을 피하지 않았다. 때문에 우리가 아무리 서로 좋은 동료여도 내 결정이 많은 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좋은 친구를 사귀고 싶으면 좋은 친구가 되라고 했다. 나는 내 동료들을 소중히 여기면서도 한편으로는 소중한 동료로 인정 받고 싶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방식대로 말이다.

지난 1년동안 나는 개발 부서장 역할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것 같다. 때문에 동료들은 개발 부서원 역할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을지 모른다. 스타트업이 좋은 제품을 만드는 건 무척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좋은 제품만 만들어서는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고객을 만나 원하는 수준의 성공을 얻는 건 꽤나 많은 운이 작용한다.

내가 ‘좋은 대표’라고 생각했던 역할은 실상 ‘좋은 개발 부서장’에 머물렀던 것 같다. 비즈니스 지표를 우선시 하지 않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건 ‘좋은 개발 부서장’으로서 적절한 포지셔닝이었다. 실제 나는 그 역할을 지난 회사에서 해왔다.

하지만 ‘좋은 대표’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좋은 개발 부서장’의 역할과 달라야 했다. 무섭게도, 정말 무섭게도. 지난 1년 동안 딱 내가 생각한대로 됐다는 걸 인정해야만 했다. 그리고 이를 인정하는 순간 내게 다음 문이 열렸다.

마무리

유자랩스를 창업하며 정말 많은 사람에게 다양한 역할을 요구 받았다. 대표는 이래야 한다. 대표는 이런 걸 신경써야 한다. 스타트업은 이렇게 하면 망한다. 스타트업은 이걸 지켜야 한다. 직원은 이렇게 대해야 한다. 직원과는 이런 선을 그어야 한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나를 위해서 다양한 조언을 해줬다.

나는 그들의 조언을 들으며 다짐했다. ‘유자랩스는 그런 우려가 없는 정말 좋은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그렇게 지난 1년 동안 내가 생각하는 좋은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우리는 1년이 지난 지금도 서로와 함께하는 걸 여전히 원하는 내가 생각하는 ‘원팀’이 됐다.

2024년은 비즈니스 지표에 집중한다.

유자랩스에서 나는 ▲모든 운을 끌어쓰고 ▲업의 본질을 고민하며 ▲딱 내 생각대로 조직을 만들었다. 이 생각을 떠올리며 나는 ‘내 그릇의 한계’에 좌절감을 맛봤다. 좌절감은 내게 ‘유자랩스는 딱 니 수준만큼만 클 수 있어’라며 조롱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나는 ▲내 주변 사람들 모두가 도울만큼 유자랩스 창업을 응원 받았으며 ▲내가 원하는 철학대로 조직을 만들었고 ▲내 사고의 최대치만큼 조직을 성장시켰다. 이는 앞으로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조직을 그 방향대로 이끌 수 있는 잠재력을 증명한 셈이다.

만약 내가 ▲지속해서 주변의 응원과 도움을 받으며 ▲내 철학에 맞는 단단한 조직을 지켜내고 ▲보다 비즈니스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유자랩스의 다음 1년도 지난 1년처럼 원하는 바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유자랩스에게 필요한 건 딱 하나다. 보다 비즈니스 지표 지향적인 방향 설정이다. 지금과 같은 팀워크를 유지하며 비즈니스 감각을 더하면, 유자랩스는 단단한 비즈니스 조직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대표자인 내 사고에 달려있다.

우리 이야기를 만들었고, 만들어 간다.

지속할 수 있는 비즈니스란 어떤 가치를 지속해서 만들어냄을 의미한다. 유자랩스가 지속할 수 있다면 유자랩스가 세상에 어떤 가치를 지속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비즈니스가 지속하는 한 우리는 늘 함께할 수 있다.

0 to 1을 만들어가는 우리는 말 그대로 우리 이야기를 쓰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많은 사건을 마주했지만 모두 함께 극복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함께 극복할 수 있다는 서로의 신뢰가 생겼다.

어두운 밤 책상에 앉아 인상쓰며 고민하는 매일이 그저 우리의 이야기라는 게 마음에 든다.

나는 우리가. 유자랩스가 자랑스럽다.

첫 제품을 출시하던 날 개발팀과 눈싸움하던 그날이 생생하다. 첫 유료 고객사가 생기던 날의 기쁨, 그 고객사가 환불하던 날의 좌절. 대형 고객사 회의실에 초대 받아 회의하러 가던 그날. 첫 정부 지원 사업에 합격하던 날. 파트너사에게 인정 받던 날. 너무 좋은 제품이라며 극찬 받던 날. 다음 직원은 어느 포지션부터 뽑을지 행복회로 돌리던 날. 이런 제품 못 쓴다며 혼나던 날. 이러다 망하면 어쩌지 눈 앞이 캄캄하던 날. 그래도 한 번 해보자며 서로의 눈빛으로 다시 일어나던 날.

우리의 지난 1년이 이세상 최고의 스타트업은 아니었을지라도 적어도 우리 유자랩스 구성원의 커리어에서 최고로 노력했던 시간임을 의심치 않는다.

나는 우리가. 유자랩스가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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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용

오세용

[유자랩스 창업기 #35] 리퍼럴 기능 출시

쇼핑파트너스를 출시하고 쇼핑몰 담당자들과 지속 대화했다. PMF 달성은 정말 어려운 것인지 고객의 진짜 니즈를 찾았다 싶으면 또 다른 니즈가 나오곤 했다.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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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여러 쇼핑몰이 쇼핑파트너스를 찾았다. 굵직한 쇼핑몰이 쓰기 시작하며 이들의 성공사례 인터뷰도 준비 중이다. 현재 염두에 두는 몇몇 쇼핑몰이 제대로 들어오면 자신있게 바이럴 태울 수 있을 것 같다. 대형 쇼핑몰 레퍼런스는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쇼핑몰이 쇼핑파트너스를 활용하지 못했다. 지속 대화하며 찾은 원인은 2가지였다.

1. 우선 인플루언서 모집이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려웠다.

아니, 제품도 있고. 판매 리워드도 주는데 왜 인플루언서들이 지원을 안 하지? 처음엔 쇼핑몰 담당자가 너무 서툴러서 그런줄만 알았다. 그런데 지난 3월 인플루언서 수백명을 컨택해보니 그게 아니었다. 정말 인플루언서 컨택은 극악의 회신율을 자랑했다. 단순히 노력의 문제로 끝내기엔 노동 대비 효과가 너무 약했다. 이 시장이 인플루언서 모집에 몰리는 이유를 이해했다.

2. 쇼핑몰은 바쁘다.

대부분 직장인이 월요일 아침에 정신이 없다. 갑자기 일하는 것도 있지만 쌓여있는 업무도 문제다. 특히 쇼핑몰은 주말 사이 밀린 주문을 처리해야 한다. 때문에 쇼핑몰은 월요일에 무척 바쁘다. 단순히 그런줄만 알았다.

얼마 전 한 고객사 인터뷰를 갔다가 다음 미팅 사이 시간이 남았다. 양해를 구하고 휴게실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데 나와 미팅한 그 담당자가 계속해서 다른 미팅에 참여했다. 심지어 미팅 내내 주도적으로 진행해야만 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신기능 나왔어요’ 라는 말이 통할리 없겠다 싶었다.

결국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담당자가 이미 너무도 바쁘고,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 넘어야 할 허들이 너무 높았다.

물론 제품을 잘 사용하는 고객도 많다. 제품을 통해 성과를 내는 사례가 늘어나고, 월 반복 구매 구독 고객 또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분명 어떤 가려움을 긁은 건 맞다.

하지만 근본적인 가려움을 긁었는지에 관해서 지속 고민했다. 그리고 이 가려움을 긁어줄 또 다른 기능을 출시했다.

리퍼럴 기능은 사실 흔하다. 코인 업계에서는 너무도 당연한 기법이 됐고, 쿠팡도 이 기능을 활용해 꽤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자사몰에 이 기능을 그대로 붙이면 될까? 글쎄, 우리는 다르게 봤다.

쇼핑파트너스는 그동안 어필리에이트에 집중했다. 인플루언서를 수십, 수백명 관리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처리가 꽤 까다롭다. 쇼핑몰 특성에 따라 ▲특정 상품만 마케팅 하고 싶고 ▲인플루언서마다 리워드를 다르게 하고 싶고 ▲리워드 주기를 다르게 하고 싶으며 ▲인플루언서도 판매 내역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싶어 한다. 쇼핑파트너스는 이런 니즈를 충족시키며 고객을 만들어왔다.

리퍼럴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추천 링크를 만들어 두면 공유를 할 것 같지만, 실제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고려할 게 굉장히 많다. ▲어디는 적립금을 선호하지만, 어디는 쿠폰을 선호한다. ▲체리피커에게 크게 데인 쇼핑몰도 있고 ▲링크가 제대로 돌아가는지 데이터를 한 눈에 보고 싶은 곳도 있다 ▲추천 버튼을 세세하게 움직이고 싶기도 하고 ▲당장 매출이 나지 않아 비용이 부담되는 쇼핑몰도 있다.

그동안 어필리에이트 기능을 세일즈하며 리퍼럴 기능에 관한 다양한 니즈를 받아왔다. 그리고 이 니즈를 정리해 우선순위에 따라 소화했다. 쇼핑파트너스 친구추천 리퍼럴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리퍼럴 기능을 출시하며 동료들이 많이 쓰러졌다. 스타트업 런웨이를 염두에 두며 빠르게 달리다 보니 컨디션을 고려하기 어려웠다.

유자랩스는 어필리에이트와 리퍼럴을 만들며 시장 이해도를 끌어 올렸다. 인플루언서를 컨택하며 쇼핑몰 입장이 돼 보기도 하고, 천억원 규모에서 수백억원, 수십억원, 수억원 규모 쇼핑몰 담당자를 모두 만나며 이들의 가려움을 긁어줄 무언가를 찾아 왔다.

이제 유자랩스는 그동안 모은 가려움을 제대로 긁어줄 수 있는 킬러 기능을 준비한다. 이 기능이 나오는 5월에는 쇼핑파트너스가 정말 매력적인 제품이 돼 있을 거라 확신한다.

시간이 정말 빨리 흐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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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랩스 창업기 #34] 한 걸음 물러나기 with 알바트로스 컨퍼런스

딱 1년된 것 같다. 작년 이맘때 퇴사하며 공유오피스 한 좌석을 사용했는데, 9평 사무실에서 5명이 앉아 있으니 어찌 보면 큰 발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해야 할 일이 참 다양하다. 동료들과 함께 하는 일도 많지만 나만 하는 일들이 문제다. ▲문서 작업이나 ▲고객 대응은 나눠서 한다고 해도 ▲고객사 이슈 대응이나 ▲세금 납부 ▲오프라인 미팅 등은 내가 해야 한다. 가끔 동시에 해야 할 일이 몰릴 때면 정말 정신이 없다.

하는 일이 무척 다양한데, 내가 과연 이 일들에서 얼마나 효율을 낼 수 있을까 싶더라. 하는 일을 모아보면 내 역량은 5% 정도씩 할당되지 않을까? 물론 그 업무를 다 모아도 100%가 될지는 모르겠다. 어째 전체적인 능력치는 하락해버린게 아닐까 싶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늘 문제만 쳐다보니, 어째 나 자체가 문제 투성이가 된 것 같은 느낌이다. 문제에 둘러 쌓이니 전체적인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옆구리 툭툭 찔러주는 동료들이 없었다면 아마 또 깊은 나락으로 빠졌을지 모른다.

우연히 큰 컨퍼런스에 참여하게 됐다. ‘동아시아 기업 경영과 마케팅의 미래를 말하다’라는 타이틀로 진행되는 <2024 알바트로스 컨퍼런스 서울 : 골든 아워>다. 세계적인 석학과 기업인이 참여하는 컨퍼런스에 가면서 몇년 전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가 방한했을 때 참여한 컨퍼런스가 생각 났다.

사실 이 시기에 컨퍼런스를 참여하는 게 맞나 싶기도 했다. 억지로 내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거라 주문을 걸며 9호선을 낑겨 타고 일찍 도착했다.

조금 일찍 도착한 컨퍼런스장을 보니 매주 행사를 다니던 기자 시절도 생각나고, 첫 창업 도밍고컴퍼니 시절도 생각 났다. 앞에 서서 자신의 이야기를 던지는 연사를 보며 책을 출판하고 몇 차례 협업 도구를 주제로 강의했던 작년도 생각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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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퍼런스를 보면 나도 모르게 빨려 들어갈 때가 있다. 마치 둘이서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오늘은 김재성 카카오 파트장이 그랬다. 특히 인트로 부분에서 단상에 서자마자 청중과 호흡하더니 단숨에 무대를 장악하는 모습은 언젠가 내가 갖고 싶은 능력치였다.

발표 중 ‘로지컬 씽킹’에 관한 내용이 있었는데, 이슈와 문제, 근본 원인 등에 관해 쪼개서 이야기 하는 부분이었다. 작년 100여명에게 협업 문화 강의를 하며 내가 사례로 들었던 내용과 맥락은 비슷했는데 문득 유자랩스 사업에서 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내가 잡고 있는 건 무엇일까. 문제일까 이슈일까 근본 원인일까. 우리 제품은 고객의 가려운 부분을 제대로 긁은 걸까. 정작 나는 그렇게 못하면서 단상에 서서 무슨 자신감으로 그런 말을 했던 걸까.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면 한 걸음 물러나 전체를 볼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해보니 요즘 나는 늘 무언가를 하고 있었고, 늘 전환비용이 발생해 피로한 상태였다. 때문에 한 걸음 물러나 전체를 볼 여유가 없었나보다.

컨퍼런스를 가면서도 여길 가는 게 맞나 싶었는데, 뜻밖에 찾아온 여유가 한걸음 물러나게 했다. 덕분에 내가 만들며 걸어온 길을 볼 수 있게 했다. 어쩌면 요즘 내게 필요했던 건 마냥 쉴 수 있는 시간이 아니라, 한 걸음 물러날 수 있는 어떤 계기가 아니었을까.

이 글을 빌려 한 걸음 물러날 어떤 계기를 선물한 박윤찬 알바트로스 헤드디렉터님께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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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랩스 창업기 #33] 1cm 더 팠을 때

경쟁사 제품과 함께 놓일 때가 있다. 경쟁 제품이 없는 것보다 있는 게 훨씬 낫고, 내가 모르는 것보단 당연히 아는 게 낫다. 꼭 IT 세계가 아니더라도 이 시대에 경쟁은 피할 수 없다.

처음엔 우리 제품이 어떤 제품과 함께 놓이는 것 자체가 좋았다. 앞서간 누군가와 함께 설 수 있다는 거니까. 그렇게 조금씩 제품을 업그레이드 하며 조금씩 자신감을 가졌다. 그러다 어느 순간 우리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을 했다. 대표자로서 당연히 우리 제품에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실제로 나는 우리가 풀려는 문제에 관해 우리 제품이 좋은 제품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종종 우리 서비스를 설치했다가 경쟁사 서비스를 사용하는 걸 발견한다. 수백개 고객사를 매일 트래킹할 순 없지만 종종 고객사 사이트를 한바퀴 돌다가 발견하면 큰 의문이 든다.

지난해 쇼핑파트너스를 설치했다가 한동안 접속이 없는 고객이 있다. 판매량이 꽤 있는 편이라 고객으로 만들고 싶었는데 다른 제품을 사용하고 있을 줄이야. 그런데 오늘은 문득 ‘도대체 왜 그랬을까?’ 싶더라. 그래서 분석해봤다.

고객사 서비스 상세 페이지와 우리 상세 페이지를 비교해봤다. 각자가 소개하는 서비스의 핵심 키워드를 뽑아보고 비교해봤다. 고객 입장에 서서 두 서비스를 어떻게 생각했을지도 상상해봤다.

당연히 리서치 했던 서비스였다. 적어도 내가 서있는 시장에 어떤 플레이어가 있고, 그들이 어떤 문제를 푸는지는 알고 있다. 때문에 그들과 차별화된 포인트를 만들고,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엣지를 만들어 시장에서 고객에게 자신감을 갖고 제품을 제안할 수 있다.

그런데 오늘 두 서비스를 두고 한 걸음 물러나 쳐다보니 조금은 다른 생각이 들었다.

이 유형의 고객은 우리 서비스를 보고 ‘불친절하다’고 느꼈을 것 같았다. 우리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 생각보다 많은 허들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엄밀히 따지면 우리 제품의 퍼소나가 아니었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는 이 고객을 원한다. 퍼소나 설계가 틀어진 것이다.

아차, 싶었지만 왠지 조금 더 가보고 싶었다. 이대로 고객을 놓쳐야만 할까? 글쎄, 이 고객은 당장 놓쳤을지언정 이 유형의 고객군 자체를 놓칠 순 없다. 그동안 내가 만났던 고객을 떠올려보니 어떤 그룹이 만들어졌다. 그 그룹이 갖는 특성을 모으니 우리가 염두에 둔 퍼소나가 그려졌다. 우리는 분명히 초기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왔다.

어쩌면 이건 고객 퍼소나가 잘못 설정됐다기 보다는 재설정 해야 하는 시그널이 아닐까 싶다. 완전히 방향을 틀기 보다는 재조정해야 하는 시기가 아닐까 싶다. 아니, 어쩌면 고객 퍼소나를 하나가 아닌 둘, 셋으로 나눠 조금 더 넓은 범위로 재설정이 필요한게 아닐까 싶다.

액션 플랜이 떠올랐다. 생각해보니 그동안 간간히 요청 받았던 것들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이고 새로운 고객군이 원하는 거라면, 어쩌면 이건 고객군 재조정이 아닌 다음 스텝으로 갈 시기인가 싶다.

매일 바쁘게 뭔가 해왔는데, 몇시간 동안 홀로 앉아서 우리 제품만 고민한 게 꽤 오랜만이지 싶다. 전부터 눈 앞에 있었는데 왜 여태 해맸나 싶기도 하다. 어쨌거나 엉덩이 무겁게 한 덕분에 막혔던 1cm를 더 파낸 것 같은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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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랩스 창업기 #31] 인바운드 채팅 50개

유자랩스 홈페이지, 쇼핑파트너스 웹사이트 등에 붙인 허브스팟 라이브 채팅 인바운드가 50개가 됐다. 쇼핑파트너스에 관심을 갖고 먼저 말을 건 고객이 무려 50명이다. 지난 9월에는 인바운드가 세 곳에서 들어왔다며 글을 쓰기도 할만큼 내가 주요하게 트래킹하는 지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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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여년 동안 제품을 만드는 메이커로서 삶을 살았다. 때론 모바일 앱을, 때론 상용 API를, 때론 콘텐츠를 만들며 다양한 경험을 마주했다. 나는 제품 만드는 일을 참 좋아한다. 그리고 이제 막 만들어진 제품이 관심을 받는 건 정말 굉장한 일이라는걸 잘 알고 있다.

50명이 누군가에게는 작을지 모르겠지만 하나하나가 B2B 고객인걸 감안하면 우리에겐 놀라운 수치다. 이메일과 유선, 휴대폰 등으로 오는 숫자까지 더하면 행복할 따름이다.

오늘도 유자랩스는 조금씩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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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랩스 창업기 #32] 휴일 병(leisure sickness)

설 연휴 첫날 목이 칼칼하더니만 몸살이 났다. 인후통, 콧물, 두통, 무기력증 등 연휴 동안 하려던 일을 하나도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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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중독자가 주말이나 휴가 중에 아픈 것을 두고 휴일 병(leisure sickness)이라고 한단다. 세상에 일 중독자라니. 가디언지와 위키피디아에도 적힌 ‘휴일 병’은 네덜란드 연구에 따르면 연구 참가자 약 2천명 중 3%가 이 질병을 앓고 있었단다.

생각해보니 이렇게 아픈게 처음이 아니다. 나는 사회 생활 시작을 기숙사에서 했는데, 한동안 일요일 밤에 기숙사에 가서 금요일 밤에 집에 오는 삶을 지속했다. 6개월만에 여름 휴가를 받은 어느날 밤 머리가 미친듯이 아파서 응급실에 실려갔다. 의사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다가 한순간에 긴장을 풀면 뇌압이 오를 수 있다며 링거를 꽂았다.

우스갯소리로 ‘난 계속 일만 해야 하나 보다’ 하지만, 이렇게 아플 때면 억울하긴 하다. 아니, 일하는데 긴장을 안 할 수도 있나? 아니, 쉬는데 긴장을 안 풀 수도 있나? 일에 집중한 게 그리 큰 죄인가?

이쯤되면 연휴가 싫어지기도 한다. 연휴가 싫어지는 스스로를 보고 있자니 재미라는 걸 잊어버린 건가 싶어 씁쓸해지기도 한다. 어떻게해야 잘 쉬는 건지 검색하는 스스로를 보고 있자니 잘 쉬는 건 글러먹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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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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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랩스 창업기 #30] 카페 24 베스트 파트너 선정

유자랩스가 2023년 카페24 베스트 파트너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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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랩스는 2023년 6월 카페24 스토어에 어필리에이트 솔루션 쇼핑파트너스를 출시하며 카페24와 인연을 맺었다. 카페24 운영팀, 기술팀, 홍보팀 등 고객사에 도움이 되기 위해 카페24 여러 팀과 소통하며 노력해왔다.

카페24에는 수백개 솔루션이 있지만 어필리에이트만큼은 쇼핑파트너스가 No.1 앱이라고 자부한다. 이미 마케팅 성공사례도 확보했고 매일 같이 인바운드 리드가 들어온다. 이번 카페24 베스트 파트너 선정은 어필리에이트 분야에서 보다 잘해달라는 응원으로 해석했다.

쇼핑파트너스는 250개 설치 고객사를 기반으로 지난 1월 유료 고객사 10개를 돌파했다. 현재 도입을 준비하는 고객사 수를 보면 2월에 유료 고객사 20개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동안 열심히 밀고 있는 눈덩이가 조금씩 움직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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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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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랩스 창업기 #29] 쇼핑파트너스 유료 고객 10개사 달성

자사몰 어필리에이트 솔루션 ‘쇼핑파트너스’가 2024년 1월 유료 고객 10개사를 확보했다. 지난 2023년 8월 정식버전 출시 후 5달만에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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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구독 SaaS 제품을 기획하며 SaaS 제품을 만드는 여러 지인에게 물어보니 처음 1개가 정말 어렵고 이후 10개까지도 어렵다고 하더라. 그 뒤로는 처음보다는 난이도가 내려간다는 의견이었다. 때문에 유료 고객 10개사를 핵심 지표 중 하나로 세웠다.

흥미로운 것은 지난달 5개였던 고객사가 한달만에 10개로 2배 늘어난 것이다. 유료 고객사와 함께 전체 고객사 트래픽도 한달만에 2배 늘었다. 유료 전환을 앞두고 있는 무료 고객사 숫자도 함께 늘어나는 걸 보면 고객의 어떤 가려운 부분을 조금이나마 긁은 것 같다.

이제 유자랩스는 쇼핑파트너스 유료 고객 100개사 달성을 다음 핵심 지표로 변경한다. 앞으로 매달 2배씩 성장해 5월에 100개사를 달성하는 목표다.

지금 쇼핑파트너스를 선택해주신 10개 고객사에 감사드리며, 100개사 달성 목표보다 이들 10개사를 유지하는 것을 더 큰 목표로 삼아 달려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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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랩스 창업기 #28] 연구개발전담부서 설립 인정

유자랩스 주식회사 연구개발전담부서 설립을 인정 받았다. 연구개발전담부서는 기업내 독립된 연구조직을 육성하고 연구개발활동에 따른 지원혜택을 부여하기 위한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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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개발자로 일하며 기업부설연구소에 속해보기만 했지 이런 제도를 위한 인적 요건, 물적 요건 등을 확인하며 고민해본 경험은 없다. 때문에 이번 연구개발전담부서 설립을 위해 꽤나 스트레스를 받았다.

주변 대표자들에게 많은 조언을 들었는데 누구는 무척 번거롭다 하고, 누구는 그냥 신청했더니 됐다고 해서 혼란스러웠다. 다행히 이들의 조언을 잘 수용한 덕분에 유자랩스는 굉장히 빠르게 인정을 받았다.

홀로 사무실에 앉아 수년 뒤 모습을 상상하고 있자니 웃음이 나온다. 하나씩 기업의 형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때론 참 재밌는걸 보면 다행이지 싶다. 연구개발전담부서 설립을 시작으로 올해 계획한 여러 작업이 좋은 결과가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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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랩스 창업기 #27] 언론사 인터뷰

유자랩스를 창업하고 첫 인터뷰를 진행했다. 카페24에서 진행하는 ‘자사몰 키우는 혁신 앱’ 인터뷰 시리즈인데 전자신문 온라인과 오프라인 지면에도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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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랩스로 언론 보도가 된 게 처음은 아니다. 쇼핑파트너스 출시 후 기자 경험을 살려 몇몇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감사하게도 네이버 검색 화면 한 페이지를 꽉 채울 정도의 기사가 출고됐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보도자료 사이에서 유자랩스 보도자료를 받아준 기자분들께 감사할 따름이다.

인터뷰 시리즈는 채널톡, 알파리뷰, 브이리뷰 등에 이어 7번째로 유자랩스가 참여했다. 제품을 기획하며 리서치했던 서비스인데, 어느새 이들과 같은 시리즈에 들어가다니.

고객사에 인정 받는 게 가장 중요하지만, 업계 파트너들에게 알려지는 것 역시 중요하다. 특히 카페24는 현재 유자랩스 비즈니스에서 매우 중요한 파트너다. 때문에 이번 인터뷰 기사는 유자랩스에게 큰 의미가 있다.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았는데도 찾아주시는 고객분들이 지속 늘어나고 있다. 어필리에이트 제품을 찾다가 알게 됐다며, 시장에 있는 몇몇 제품 중에서 쇼핑파트너스가 가장 원하던 것에 가깝다는 연락도 조금씩 쌓이고 있다. 입소문이 날 정도까진 아니지만 조금씩 고객 사례도 만들고 있다.

하나씩 쌓이는 유자랩스 이야기가 꽤 뿌듯한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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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랩스 창업기 #26] 일상을 놓지 말자

학창시절 즐겨보던 프로그램이 있다. 1997년부터 2001년까지 방영한 교양 프로그램. <MBC 다큐멘터리 성공시대>다. 당시 밤 10시 35분에 생방송이었으니 청소년이었던 내게는 꽤나 늦은 밤이었다. 졸린 눈을 비비며 챙겨봤던 기억이 난다. 그땐 그저 열정적으로 살며 성공한 어른의 이야기가 재밌었다. 아마도 그때부터 나는 창업을 선망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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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던 무언가를 가져본 경험이 수차례. ▲성적 장학금을 탔을 때 ▲원하던 기업에 취업했을 때 ▲리더가 됐을 때. 그런데 원하는 걸 가져도 모든 감정이 해소되진 않더라. 그렇게 또 다음을 꿈꾸고 다시 달리고 그 에너지가 지금의 나로 이끌었을지 모른다.

꿈은 어떤 갈증에서 나온다. 그렇게 갈증을 해소하려 노력하다 보면 늘 조금은 해소가 됐다. 그런데 종종 그 갈증의 원인을 잊곤 했다. 망각을 반복하며 상당한 허전함을 느꼈다. 때론 반대로 그 갈증이 꿈이 되곤 했다.

스타트업이란 이유로 모든 걸 포기하는 것만이 길이라 생각진 않는다. 스타트업은 저마다의 길이 있고 원하는 목적지도 모두 다르다. 목적지로 향하는 과정도 놓치고 싶지 않다. 망각이 반복돼 목적지에서 과정을 꿈꾸는 어리석음을 더는 경험하고 싶지 않다.

과자를 나눠먹으며 깔깔거리는 매일이 누군가에겐 또 다른 선망이 될 수 있다는 걸 안다. 꽉 찬 간식 타워처럼 유자랩스의 일상 역시 늘 풍족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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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랩스 창업기 #25] 우상향 그래프

창업자로 일하며 참 많은 이벤트를 마주한다. ▲어느 날은 전화만 하다 끝나기도 하고 ▲어느 날은 라이브 채팅과 이메일만 쓰다 끝나기도 한다 ▲홈택스와 정부24만 쳐다보다 끝나기도 하고 ▲하루 종일 말만 하다 끝나기도 한다. 이렇게 정신 없이 하루를 보내고 나면 내가 뭘 하는 건지 몽롱 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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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이런 몽롱함이 꽤 어려웠다. ‘이게 맞나?’라는 생각 자체에 빠져 며칠을 허비하기도 했다. 그런데 몇 번씩 반복되다 보니 조금은 해결 방안을 찾은 것 같다. 방법은 간단하다. 이미 지난 건 어차피 바꿀 수 없다. 그게 맞던, 안 맞던 그래도 내가 할 일을 할 뿐이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한 주를 보내고 한 달은 보내면 ▲가입자도 조금은 늘고 ▲인바운드 리드도 조금은 늘고 ▲그렇게 유료 고객사도 조금은 늘더라. 그렇게 조금씩 쌓이니 ‘이게 맞나?’에서 ‘이게 맞네?’라는 생각으로 바뀌는 것 같다.

내가 원한 건 J커브가 아닌 우상향 그래프였다. 쇼핑파트너스는 ▲설치 수 ▲유료 고객사 수 ▲리텐션 ▲활동 앰배서더 수 등 모든 면에서 지속 우상향 중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내가 원했던 우상향 그래프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굉장히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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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랩스 창업기#24] 함께 하는 삶

혼자보다는 함께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편이다. 성향이 맞는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은 내게 정말 큰 에너지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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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는 혼자 일하는 직업처럼 보이지만 사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정말 작은 직업이기도 하다. 클라이언트 개발자로 일을 시작한 나로서는 때론 반쪽짜리 개발자라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늘 소통하며 일해야 했고 다행히 이 분야는 내가 재능이 있는 편이었다.

경험이 쌓이며 업무 대화에 익숙해지고 누군가와 도움을 주고 받는 것에 익숙해졌다. 누군가에게는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반대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때론 내 캐릭터가 상대에 따라 바뀌는 게 어색했지만 점차 사람들이 내게 원하는 모습에 조금은 맞출 수 있게 됐다. 그렇게 12년이 흘렀더니 도움을 주고 받을 사람들이 내 손가락과 발가락을 모두 합쳐도 부족할 지경이 됐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두 번째 창업을 시작할 때는 정말 소수의 사람들에게 공유했다. 제품을 출시하고 조금씩 고객이 늘며 온라인에도 공유를 시작했는데 감사하게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주셨다. 심지어 면식도 없는데 가벼운 계기로 일방적인 도움을 주는 사람들도 있다.

2023년에는 ‘인생의 모든 운을 끌어다 쓰는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했다. ▲내가 모르는 경영에 관한 지식부터 ▲세무, 노무, 법무, 특허 등 실질적인 기술 ▲유자랩스가 속한 업계 동향은 물론 ▲쇼핑파트너스 고객 리드를 연결 받기도 했다 ▲인프라, 시스템, 디자인 등 내가 취약했던 소프트웨어 기술도 도움을 받았고 ▲비즈니스 방향성에 관한 고민을 들어주던 사람도 많다. ▲무엇보다 이렇게 구멍 투성인 나를 믿고 시작부터 여전히 함께해주는 유자랩스 동료들을 보자면 이게 정말 내 노력만으로 되는 일인가 싶다.

연초부터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과 연결 된 2024년이다.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고 있으니 2024년은 정말 힘차게 달려볼 수 있겠다. 그리고 언젠가 이렇게 받은 도움에 보답할 기회가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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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랩스 창업기#23] 사무실 이전

유자랩스 사무실을 이전했다. 2평에서 9평으로 그야말로 대폭 확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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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보육센터에 입주했다. 상암동 마포비즈니스센터는 마포창업복지관 내 위치했다. 마포비즈니스센터에 입주하기 위해 서류 심사와 면접 심사를 통과했다.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힘을 많이 들였다.

나는 사회생활 12년 동안 수차례 거주지를 옮겼다. 서울에서 회사 기숙사만 5번 옮겼고, 전월세 자취로 3번 이사했다. 대전과 대구 등에서 파견 생활을 하며 옮긴 거주지를 합치면 12년 동안 이사만 10번 넘게 했다. 덕분에 집의 하자를 확인하는 등 이런저런 체크리스트가 내 머릿속에 충분히 들어있다.

그런데 법인 사무실 이전은 또 달랐다. 기존 사무실은 소호사무실을 쓴 덕에 사무실 집기가 거의 없었다. 때문에 새로운 책상과 의자 등을 구매하기 위해 정말 많이 찾아봤다. 동료들은 넓어진 사무실을 상상하며 사무실 배치도를 30장도 넘게 그렸다. 여러 안 중에 120도 책상으로 사무실을 꾸미는 것을 선택했다.

120도 책상은 무척 비쌌다. 2주 동안 중고 거래를 열심히 뒤졌고, 주변에 120도 책상을 6개 찾았다. 의자라도 새것을 사주고 싶었는데 돈 아끼자며 이마저도 중고로 샀다. 정말 동료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중고 물품을 픽업해 이동하는 것도 굉장한 일이었다. 용달차를 불러 흩어진 책상을 픽업했다. 120도 책상은 가로가 2m에 달해서 혼자서 들 수 없었다. 낑낑거리며 함께 사무실 집기를 옮기고, 설치하고, 우리가 원하는 사무실을 만드는 이 과정은 10번도 넘게 경험한 자취방 이사와는 또 다른 기분이었다.

2024년 새해 첫주는 굉장히 바빴다. 이사는 물론 기존 고객 문의와 신규 고객 문의 등으로 빼곡히 채웠던 한주다. 머릿속으로 이런저런 그림을 그리며 도화지가 모자란 듯한 기분도 들었다.

수많은 가능성을 그릴 수 있는 지금이 어쩌면 가장 행복한 시기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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