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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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t가 앱스토어 '지금 주목해야 할 앱' 선정 됐습니다!

안녕하세요 동료 메이커 여러분, 오늘은 뜻깊은 소식을 전하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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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주 전, 가장 프라이빗한 소셜 'Fort'가 앱스토어 '지금 주목해야 할 앱'에 선정되었습니다! 소수정예 팀으로 사용자 경험에 집중해서 만든 제품이 사람들에게 가치를 전달하고 있다는 것을 작게나마 인정 받은 것 같아 굉장히 기쁩니다.

저희 팀은 지금까지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이를 프라이빗함으로 구현을 해온 것인데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쾌적하고, 프라이빗한 사용자 경험을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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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t는 친구들끼리만 일상을 주고받는 공간입니다. 그러다보니 특별하지 않더라도 부담이나 거리낌 없이 콘텐츠를 올리게 됩니다.

Fort에서는 사용자가 올린 소식을 ‘카드’라고 표현하고 있어요. 그리고 각 카드는 외부로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새로운 친구에게 Fort의 바이브를 쉽게 알릴 수 있는 장치가 되어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에 제가 올렸던 카드 하나를 공유해봅니다! 특별한 날은 아니었고, 온라인으로 로또를 사는 상황이었는데요, 아쉽게도 당첨은 안 됐습니다ㅠ

Fort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으시다면 홈페이지를 방문해보세요!

https://app.fort.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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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순간

앱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맞이할 수 있는 기쁜 순간이 몇 개 있는 것 같습니다. 그중 기쁨의 정도가 큰 순간은 아무래도 사용자로부터 잘 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5097ED2E-9EED-47A5-8130-241C0569BE83_1_201_a.jpeg<지난주 금요일에 작성된 리뷰>

며칠 전에 새로운 앱스토어 리뷰가 달렸습니다. 무심하게 툭 작성된 듯하지만 내용만큼은 결코 무심하지 않게 다가오네요.

리뷰를 보면 정말 뿌듯합니다. 사용자분들께서 우리 팀이 전달하려는 사용자 경험(혹은 가치)를 잘 느끼시는 게 보여서요. 리뷰를 남겨주신 모든 분들께 답글을 달아드렸는데요, 이 글을 보실지 모르지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정말 감사합니다 🙌

앞으로 더 많은 사용자가 생기면서 평점의 하락과 비판적 내용의 리뷰가 생기는 것은 불가피하겠죠?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함을 느끼려고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쓴소리도 우리 제품에 대한 관심이니 곱씹으며 좋은 디지털 공간을 만들어 나가려고 합니다.

<Fort 앱스토어 리뷰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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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도 제품이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Fort 홈페이지가 배포된 기념으로 홈페이지 제작 과정에서의 고민과 결과를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이제는 만들어야 할 때

사실 홈페이지 제작을 매우 후순위로 두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작동하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했거든요. (무료 서비스이긴 하지만)판매할 상품이 없는 상태에서 상품을 소개하는 홈페이지를 먼저 제작한다는 발상이 저희의 경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품 제작 전에 수요를 먼저 확인하는 ‘프리토타이핑’과 관련해서, 보다 넓게는 제품관에 대해서는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별도의 글을 써보도록 할게요!

열심히 방망이 깎던 중 이제는 홈페이지를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이유는 결국 우리의 제품을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함인데요, 이를 통해 팀이 기대하는 효과는 두 가지입니다. 기존 사용자가 신규 사용자를 설득하는데 드는 수고로움을 줄이는 것과 잠재 사용자가 Fort를 발견하고 둘러볼 수 있는 채널을 넓히는 것입니다.

새롭게 해보자

홈페이지 제작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에 앞서서 큰 원칙을 세웠습니다.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 하늘 아래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생각을 최대한 많이 담아보자는 결정을 했습니다. 남들이 하는 걸 그대로 따라하지 말고 과감하고 급진적이어도 좋으니 시도해보기로 한 것이죠.

다음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 팀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다듬었습니다. 아주 짧게 정리하면 “가장 쾌적한 공간이다”가 되겠네요. 풀어서 적어보자면 1) 메인스트림 소셜서비스는 친구와의 일상 공유 측면에서 불편함과 아쉬움이 매우 크다, 2) 불편함과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프라이빗한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3) 우리는 가장 프라이빗한 디지털 공간을 제안한다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왜 Fort를 만들었는지 알아보러가기)

큰 메시지를 정했으니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지 방법을 정해야 했습니다. 메시지를 어떤 포멧으로 보여줘야 할까, 어떠한 흐름으로 보여줘야 할까, 어떠한 톤앤매너로 이야기 해야 할까 등 많은 포인트를 고민해봤어요. 고심 끝에 현재의 Fort 홈페이지의 특징 두 가지가 결정되었습니다.

마치 웹툰을 보듯이

Fort를 모르는 사람에게 무턱대고 제품을 들이밀기 보다는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 홈페이지에 방문한 사람의 집중시키고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적합한 포맷은 무엇일까?

혹시 웹툰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네이버웹툰에 연재되는 ‘호랑이형님’이라는 웹툰을 굉장히 좋아합니다*(하루빨리 4부가 시작되기를 기원합니다)*. 이 웹툰을 보면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이 굉장히 많이 등장합니다. 이때 독자를 확 집중시키는 기법이 활용되더라구요. 검정 배경에 하얀 대사를 대조적으로 배치시키는 거예요. 그리고 어떨 때는 대사에 더더욱 집중시키기 위해서 그림은 없고 대사만 나열하기도 합니다.

저희는 이 방법을 적용해보기로 했습니다.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는 스토리텔링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고 생각했고, 웹툰은 스토리텔링 그 자체이기 때문이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일반적으로 제품의 컨셉을 드러내는 큰 이미지를 넣는 ‘히어로 섹션’에서 이미지를 제거했어요. 그리소 마치 독자에게 말을 건내듯 대사만을 배치해보았습니다. 그리고 독자, 즉 홈페이지 방문자를 더욱 집중시키고자 다소 도발적인 어투로 대사, 즉 메시지를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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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탄생한 Fort 홈페이지의 히어로 섹션>

적을 만들자

우리의 메시지를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생각해보았습니다. 다양한 자료를 검토하던 중 ‘Light Phone’이라는 스마트폰 브랜드와 ‘Opal’이라는 앱 서비스의 도발적인 홍보를 알게 되었습니다. 두 곳 모두 동일한 기법을 활용하고 있더라구요.

바로 ‘적을 만들고, 적이 메시지를 전달’하게끔 하는 기법이었습니다. 스크린타임 제어 앱 서비스인 Opal은 스크린타임을 많이 잡아먹는 소셜미디어를, 의도적 저사양 스마트폰 브랜드인 Light Phone은 엄청나게 많은 기능을 담은 스마트폰 제조사를 적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는 그들의 적이 잠재 사용자 및 고객에게 당부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좋아하는 생수 브랜드인 ‘Liquid Death’도 동일한 기법을 아주 잘 활용한 사례였어요.

저희도 이 방식을 적용해보았습니다. 먼저, 거대 소셜미디어 서비스들을 적으로 세웠어요. Facebook, Instagram, TikTok, Threads 등. 그리고 그들이 Fort에 대해서 비난하는, 하지만 내막은 칭찬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뽑았어요. 마지막으로 이것을 시각적으로 눈에 잘 띄도록 약식 포스터로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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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t를 비난 아닌 비난하는 가상의 적들>

홈페이지도 제품이다

저희 팀은 홈페이지 제작에 적지 않게 들였습니다. 고민의 시간이 분명 존재했고, 따라서 하루만에 뚝딱 만들지 않았으니까요.

사실 홈페이지를 만드는 데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 것 같습니다. 빨리 만들려면 정말 한없이 빠르게 만들 수도 있거든요. 다들 아시다시피 홈페이지 제작을 손쉽게 해주는 다양한 툴이 굉장히 많지 않습니까? 최근에는 Notion도 홈페이지로 배포 할 수 있는 기능을 내기도 했구요.

그치만 저희는 비교적 공들이는 선택을 했습니다. 홈페이지도 제품의 일부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홈페이지로 Fort를 처음 접하게 되는 잠재 사용자는 홈페이지를 토대로 Fort를 바라보고 판단하게 될테니까요. 요즘처럼 엄청나게 많은 제품이 쏟아지는 때에 첫인상을 잘 남기는 게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진 것 같네요...! 아무쪼록 홈페이지를 만들고 계신 메이커에게 어떻게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럼 다들 저희 홈페이지 구경하러 와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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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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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를 버려야 찾을 수 있다 - 'Fort'는 어쩌다 'Fort'가 되었나?

image.png<일러스트레이터미네이터 Keykney(키크니)님의 작명 게시물>

안녕하세요, 이모지 기반 프라이빗 소셜 네트워크 ‘Fort’를 운영하고 있는 이현수입니다. 혹시 서비스 이름을 고민 중인 메이커가 계실까요? 서비스 이름 짓는 노력을 그만두자 역설적으로 멋진 이름을 지을 수 있었던 제 경험을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오늘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시작합니다!

서비스 기획보다 어려운 일

딱 1년 전 여름이었습니다. 한창 새로운 소셜 네트워크를 기획하고 있었어요. 이전까지는 주로 전략업무를 해오다보니 제품을 만드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UIUX를 어떻게 그리는지는 커녕 Figma가 뭔지도 몰랐어요.

그래도 이런 메이킹 작업이 서비스의 이름을 정하는 것보다는 수월했던 것 같아요. 얼추 기획이 마무리 되어가는데 이름을 뭐라고 지어야 할지 정말 고민이 되더라구요. 이건 뭐 앉아서 시간 보낸다고 뚝딱 되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쭈우욱 나오는 것도 아니니 일한 것 같지도 않고…

서비스 이름을 정하는 건 창의성을 요하는 어려운 작업입니다. 그런데 제가 설정한 까다로운 기준이 일을 더 어렵게 만든 것도 사실이에요. 1) 제품의 컨셉을 담아내야 한다, 2) 우리에게 친숙한 물리적 공간과 대응되어야 한다, 3) 말하기에도 듣기에도 편안해야 한다. 세 개의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이름을 고안해내는 게 참 어려웠어요.

원하는 이름을 찾다

image.png<Friends 주인공들이 허구한 날 모여서 노는 카페 Central Perk>

몇날며칠을 고민하다 마음에 드는 이름이 드디어 생겼습니다. 혹시 미국 시트콤 ‘Friends’를 아시나요? 이 시트콤의 배경은 편안하게 꾸며진 카페입니다. ‘Central Perk’라는 이름의 카페에서 주인공들은 드러누워서 멍때리기도 하고, 기타를 치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하고, 데이트를 하기도 합니다. 대단한 일도 일어나고 하찮은 일도 생기고, 말그대로 그들의 추억의 공간인 거죠. 저는 그런 공간을 디지털 세상에 마련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서비스 이름을 ‘Central Perk’라고 하고 싶었지만, 너무 노골적으로 베낀 이름이라 무난하게 ‘Coffee House’로 정했어요.

그런데 반응이 안 좋았습니다😭 주변 친구들에게 소개를 해봤을 때 카페와 관련된 서비스일 것 같다고도 하고, 클럽하우스 짭 같다고도 하고, 그냥 별로라고도 하더라구요... 조금은 의기소침 해진 상태로 잠재 팀원도 만나고 계속 기획을 하다가 우연히 ‘Coffee House’라고 적혀 있는 카페를 보게 되었습니다. 괜히 반갑기도 했는데, 진짜 그냥 카페 같다는 생각도 동시에 들더라구요.

image.png<커피챗 하러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Coffee House>

일단 마음의 여유를 갖기로 했어요. ‘이름을 생각해내자는 부담을 아예 내려놓자, 문득 영감이 떠오르겠지 뭐.’

그렇게 여유를 갖기로 하고 몇 개월이 흘렀습니다. 집에서 저녁을 먹을 때였어요. 여느때와 다름없이 시트콤을 보면서 식사하고 있었습니다. 이때는 Friends가 아니라 ‘Brooklyn Nine-Nine’을 보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날 그 시간이 제게 예상치 못한 영감을 주게 되었습니다!

이름이 나를 찾아오다

image.png<Blanket fort가 등장하는 Brooklyn Nine-Nine의 씬>

Brooklyn Nine-Nine의 한 장면입니다. 경찰서장인 남자 주인공이 슬픔을 겪고 있는 친동생을 위로하기 위해 어릴 적 추억의 공간을 만들고 초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저런 공간을 뭐라고 부르는지 몰랐는데 ‘Blanket fort’, 또는 그냥 ‘Fort’라고 부르더라구요.

image.png<Blanket fort 구글 이미지 검색결과>

돌이켜 보니까 저 또한 어릴 때 자주 Fort를 만들고 놀았어요. 혼자 놀기도 하고 친구랑 같이 놀기도 했습니다. Fort 안에는 내가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만 들어올 수 있었어요. 그렇게 소중한 사람들과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도 하고, 비밀 이야기를 하기도 했었어요.

갑자기 머릿속에서 모든 퍼즐이 맞춰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 우리 팀이 디지털 세상에 구현하려는 공간이 바로 저런 곳이야!’ Fort는 1) 프라이빗하고 편안한 컨셉을 담아내면서, 2) 어릴 적 추억이 담긴 공간이고, 3) 글자가 적으면서 발음도 쉽고 편하더라구요.

바로 다음날 팀에게 새로운 이름을 제안했습니다. 아래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설명을 하자 팀원 모두 두 눈이 반짝이더라구요🤩 다들 정말 좋다며, 아주 순식간에 만장일치로 이름을 확정하게 되었습니다.

image.png<팀원들에게 보여준 이미지>

의도를 완전히 버려야 길을 찾을 수 있다

당시에 읽고 있던 책 중 하나가 미국 음악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릭 루벤이 쓴 ⟪창조적 행위⟫였어요. 책의 초반부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예술의 재료는 언제나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대화, 자연, 우연한 만남 속에 섞여 있고, 기존 예술 작품에 들어 있다. (중략)


우리가 열려만 있다면 메시지는 항상 우리에게 도달한다. 책을 읽다가 기막힌 인용문을 발견하고, 영화를 보다가 마음을 움직이는 대사가 나와서 돌려 본다. 때로는 그것이 우리가 찾던 답일 수 있다. 혹은 어딘가에서 계속 메아리처럼 울려 퍼지며 관심을 끌거나 지금 가고 있는 길을 확증해주는 생각일 수도 있다. (중략)


우리는 단서를 통제할 수 없고, 의지로 드러나게 할 수도 없다. 때로는 답을 찾거나 길을 확인하려는 강력한 의도가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한편, 오히려 의도를 완전히 버려야 길을 찾을 수 있을 때도 있다.


제게는 릭 루벤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단서가 나에게 도달하도록 마음을 비운 것 말이죠. 이름을 고민하고 계시다면, 그리고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릭 루벤의 조언을 따라보는 건 어떨까요? 이 글을 읽고 계신 모든 메이커분들에게도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단서가 도달하고 있을 겁니다.


메이커 & 다음 글

‘Specto Labs’라는 이름의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공대를 졸업하고 컨설팅펌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스타트업계로 넘어온 지 만 3년이 되어갑니다. 작년 말부터 훌륭한 팀원과 함께 Fort를 만들고 가꾸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왜 서비스명을 Fort로 지었는지를 풀어보았습니다. 다음에는 우리 팀은 어떤 가치관을 기반으로 제품을 만들어 나가는지, 홈페이지를 만들 때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 등을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또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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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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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중독자의 고백 - 잃어버린 공간을 찾아서

저는 인스타그램 중독자입니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틈만 나면 인스타그램에 접속합니다. 엘레베이터를 탔을 때,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할 때, 심지어 걷는 와중에도 수시로 앱을 켭니다(화장실에서도...). 그런데 몇 개월 전부터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재미없는 인스타그램

보다 정확하게는 초창기 인스타그램을 즐기게 만들었던 ‘친구들과 일상 공유하는 재미’가 사라졌어요. 당장 앱에 접속해봐도 내가 보고싶고 궁금한 친구의 소식은 별로 없어요.

피드는 광고랑 추천 게시물에 점령 당한 지 오래고, 청정지역이었던 스토리 마저도 광고가 공격적으로 침투해오고 있어요. 이제는 내가 팔로우 하는 계정의 스토리 2~3개마다 광고가 2~3개씩 나옵니다. 심지어 작년에는 탭을 해도 넘어가지 않는 스토리 광고가 등장했었는데, 너무 열받더라구요🤬

브랜드와 크리에이터의 게시물 또한 엄청나게 늘어났어요. 하루가 멀다하고 홍보하고 챌린지 하고 공구하고 팁 나눈다고 하고… 그들에게는 엄청나게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마케팅 채널이니 뭐...

근데 이게 딱 인스타그램으로 넘어가기 시작할 때의 페이스북 같더라구요. 광고 넘쳐나고, 브랜드들 넘쳐나고, ‘OOO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 넘쳐나고 …

그러는 한편, 저도 친구들도 콘텐츠를 덜 올리게 되었어요. 게시물은 정말 아무도 안 올리고, 스토리도 점점 안 올리더라구요. 아, 리그램이나 무언가를 홍보하는 스토리 빼구요.

도대체 왜?

친구들과 제 행태의 원인이 궁금해졌어요. 왜 이렇게 됐을까? 왜 친구들도 나도 이전만큼 일상을 공유하지 않을까? 왜 이전보다 소통이 줄었을까? 인스타그램 뿐만 아니라 한때 페이스북 헤비유저였던 1인으로서 너무 궁금했습니다. 자문자답도 해보고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 해봤습니다.

팔로워는 계속 늘어만 가는데, 사실 다 친한 것도 아니야. 근데 안 친한 사람들한테까지 나의 일상을 공유하기 꺼려지더라. 직장 상사한테 주말에 뭐 했는지 알려주고 싶은 사람은 없잖아.

인스타그램은 내 아바타가 사회생활을 하고 있어서 빈틈없이 완벽한 나를 보여줘야 할 것 같아. 편하지는 않아. 오히려 부담스럽지.

내 댓글을 내가 모르는 사람도 볼 수 있잖아. 그니까 왠지 모르게 센스있게 달아야만 할 것 같더라. 그래서 뭐라고 쓸지 고민도 하게 되고, 썼다가 별로인 것 같으면 지우기도 하고 그래. 그냥 안 다는 게 맘 편하지.

보기 싫은 사람의 소식도 어쩔 수 없이 나한테 보여지는 게 싫더라. 그렇다고 팔로우를 끊기에는 뭔가 … 하면 안 될 것 같단 말이지.

진짜 친한 친구들끼리만 소식 주고 받으려고 부계정을 만들었거든. 근데 그게 내 본계정을 팔로워들한테 추천 되더라? 함께 아는 친구 보면 대충 누군지도 알 수 있으니까 팔로우 요청 거는데… 그냥 안 하는 척 하고 있어.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이유가 조금씩 선명해졌어요. ‘너무 개방적이고 공개적이구나.’

개방적이고 공개적인 곳, 광장

저는 디지털 세상의 무언가를 물리적 세상의 무언가와 대응시키는 것을 좋아합니다. 예를 들어 쿠팡은 대형할인마트, 넷플릭스는 영화관과 오락실이 있는 멀티플렉스, 토스는 은행으로 말이죠.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그리고 스레드는 만인에게 접근할 수 있고, 만인을 관찰할 수 있으며, 만인에게 노출할 수 있다는 특징을 공유합니다. 이들 서비스는 물리적 세상의 어떤 것과 대응시킬 수 있을까요? 바로 광장입니다. 인스타그램은 광장 중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뉴욕의 ‘타임스 스퀘어’가 아닐까 합니다.

974C762A-1FD6-4267-9D23-0F56F7D7CC61_1_105_c.jpeg<2014년에 방문했던 타임스 스퀘어>

혹시 타임스 스퀘어에 가보신 적이 있나요? 정말 엄청나게 많은 인파가 몰려있어요. 전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은 말할 것도 없고, 독특한 사람들도 많아요. 인파를 모아두고 덤블링 공연을 한다거나,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사람도 있어요. 뿐만 아니라 코스튬을 입고 관광객들과 사진을 찍어주는(그리고 돈을 요구하는) 사람도 있고, 그림을 그려주는 사람, 물건을 파는 사람 등 다양합니다.

타임스 스퀘어가 유명한 한 가지가 또 있죠. 바로 광고 전광판입니다. 정말 말도 안 되게 크고 많은 전광판이 타임스 스퀘어를 에워싸고 있어요. 타임스 스퀘어에서 전광판을 안 보기란 불가능에 가까워요. 워낙 많기도 하고, 화려한 빛이 시시각각 변하니까 자연스럽게 시선이 향하게 되더라구요.

광장의 신기함과 피로함

그래서 타임스 스퀘어에 가면 정말 신기합니다. 별의별 사람들을 볼 수 있고, 다가갈 수 있으며, 마음만 먹으면 그들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보여줄 수도 있어요. 수십개의 전광판을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많은 브랜드의 광고 영상을 볼 수도 있구요. 음식을 사먹거나 쇼핑하는 것도 물론 가능하구요.

그러는 한편, 타임스 스퀘어는 피로합니다. 일단 일행과 편히 이야기 나누기 적절하지 않아요. 보는 눈도 너무 많고, 차도 많아서 시끄럽고 정신이 없어요. 게다가 코스튬 입은 사람이든 공연하는 사람이든 자꾸 끼어들기도 해요. 광고 전광판에서 나오는 불빛이 시선을 집중하지 못하게 하구요.

그리고 사실 다 비슷비슷해요. 맨해튼에 며칠 지내며 타임스 스퀘어를 여러 날 방문해봤는데요, 대동소이 합니다. 그저께 덤블링 하던 무리는 오늘도 돌고 있구요, 전광판에 나오는 광고도 오늘 나온 게 내일 나올 거예요. 어제 카우보이 컨셉의 기타 치는 아저씨가 오늘도 나와있어요. 별일 없으면 내년에도 나오실 걸요?

image.png<뉴욕 타임스 스퀘어의 명물 'Naked Cowboy'>

광장의 안티테제, 집

신기한 광장이 피로해지면 어디로 갈까요? 아마 편안한 곳일 거예요. 원치 않는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쓸 필요도 없고, 내가 하고 싶은 뭐든 마음껏 할 수 있는 곳. 나의 소중한 시간과 시선을 방해하는 요소가 없는 곳. 그런 곳은 어디일까요?

바로 ‘집’입니다. 집에서는 내가 어떠한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든 눈치를 볼 이유가 없어요. 내가 누구와 어떤 주제로 어느 수준의 대화나 농담을 하는지 우리 외에는 알 수 없어요. 속옷차림으로 돌아다니든, 코스튬을 입고 있든, 덤블링을 하든 아무도 뭐라고 안 해요.

image.png<집에서 박스로 성을 짓고 역할놀이를 하는 Friends의 남자 주인공들>

이처럼 우리가 집에서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프라이빗한 환경’ 덕분입니다. 그리고 프라이빗한 환경은 두 가지 특징에서 비롯됩니다.

집은 폐쇄적이에요. 굉장히 개방적인 광장과는 정반대죠. 나에게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내가 허락한 사람뿐이에요. 예를 들면 집들이에 초대한 나의 친구들, 또는 가족들이죠. 집에 있는 나를 관찰할 수 있는 사람 또한 없어요. 반대로 나 역시 밖에 있는 사람을 관찰할 수 없기도 하죠.

그리고 집은 사적이에요. 특히 집 주소라는 정보는 매우 사적인 정보입니다. 나의 집 주소는 내가 먼저 알려주지 않는 한 알 수 없어요. 만약 모르는 누군가가 내 집 주소를 알아내서 찾아온다면 굉장히 무섭겠죠. 심지어 아는 사람이어도 알려준 적이 없다면 섬뜩한 경험일 거예요.

한편 사적이지만 사실상 공적인 정보가 있습니다. 핸드폰 번호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면 주고 받는 명함에 비례해서 카톡 친구 수가 늘어납니다. 그런데 카톡에 등록된 사람들 중에 집 주소를 알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여담인데 요즘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주고 받더라구요. 마치 명함 교환하듯이.

집의 폐쇄적이고 사적인 특징은 원치 않는 방해요소를 차단해서 자유롭게 해주고, 원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줍니다. 우리에게 안식처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죠.

디지털 세상 속 안식처

처음으로 돌아가볼게요. 광장형 서비스의 대표주자인 인스타그램이 피로하고 재미없어졌어요. 그래서 인스타그램을 초기부터 써온 중독자로서 짜증나고 불편하고 아쉬운 감정과 ‘새로운 무언가’에 대한 갈증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런 불쾌한 감정들은 외면하기에는 꽤 오래 지속되었고, ‘새로운 무언가’가 등장하고 또 대중화 되기를 마냥 기다리기에는 갈증이 너무나도 컸습니다. 그래서 직접 ‘그 무언가’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나의 감정과 갈증을 해소하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누군가를 위해서요.

편안하면서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안식처를 디지털 세상에 구현하고 싶었습니다. 광장은 너무나 많기도 하고, 그렇게 많은 광장에서 정신없이 놀다가 돌아올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 제안하고 싶었습니다.

디지털 자취방, Fort

image.png<이불과 천으로 만든 Blanket Fort>

그래서 팀을 구성하고, ‘Fort’를 만들고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Fort는 저와 같은 감정과 갈증을 느끼는 분들을 위한 프라이빗 소셜 네트워크입니다. 사용자분들께서 편안하고, 안전하면서도,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가꾸어 나가는 것이 팀의 목표입니다. 마치 자취방에서 친구들과 잠옷차림으로 눈치 보지 않고 왁자지껄하게 놀았던 그 경험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아마 제가 느낀 감정과 갈증에 공감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어떠신가요, 공감하시나요? 만약 그렇다면 자취방에 초대해서 같이 놀고 싶은 친구들과 함께 Fort를 사용해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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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 & 다음 글

‘Specto Labs’ 라는 이름의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공대를 졸업하고 컨설팅펌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스타트업계로 넘어온 지 만 3년이 되어갑니다. 작년 말부터 훌륭한 팀원분들과 함께 Fort를 만들고 가꾸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Fort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풀어보았습니다. 다음에는 왜 서비스명을 Fort로 지었는지, 우리 팀은 어떤 가치관을 기 제품을 개발하는지 등을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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