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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태
임현태 ·

Log_02.열정의 실패

잃어버린 열정을 찾아서.

첫 커리어로 광고 대행사를 선택한 이유가 있었다.

하나의 브랜드 또는 제품만 키워가기 보다는

다양한 카테고리의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을 접하고 경험해보고 싶은 욕심이 컸었다.

그 당시에는 일을 정말 좋아했었던 것 같다.

내가 담당했던 브랜드는 광고주 이상의 오너십을 가지면서 일했다.

록시땅이라는 브랜드의 비딩이 들어갔을 때 퇴근 후 혼자 매장에 방문해서 몇시간을 둘러보고 직원에게 물어보고 핸드크림까지 구매했었고

유플러스를 맡았을 때는 7년 넘게 써오던 통신사까지 바꿔버릴 정도였다.(그 외에도 화장품,식품 등 브랜드에 따라 라이프스타일이 여러번 바뀌었었다.)

정말 내가 담당했던 브랜드를 사랑했었고 내 일을 사랑했었다.

그래서 매일같은 새벽 퇴근과 밥먹듯한 주말 출근에도 버틸 수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일이 반복되면서

가슴 깊은 곳에서 근원적인 질문 하나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내가 하는 일이 정말 의미가 있는 걸까?

물론 지금도 이 업계에 종사하시는 많은 분들이 스스로를 갈아 넣으며

브랜드 측면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고 계신다.


물론 나도 그런 경험이 있었지만 언제부터인가

(아마도 캠페인 결과 리포트와 견적서를 작성하며 숫자를 만지기 시작했을 때부터인 것 같다.)

내가 하고 있는 일들(광고 마케팅 활동들)이 사업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마케팅이 매출에 유기적인 도움을 주는 건가, 마케팅의 역할은 그냥 외부에 홍보성에서만 끝나는 건 아닌가 하는 의문과 회의가 따라 다니며 점점 일에 대한 의욕과 열정도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대행(代行)사의 한계

  • 대행5 (代行)  
  • [명사]
  • 1. 남을 대신하여 행함.
  • 2. 남을 대신하여 어떤 권한이나 직무를 행하는 사람.
  • [유의어] 대리4, 대리자, 대신3

[네이버 어학사전 출처]


이름 그대로 남의 일을 대신하는 '대행'의 한계로 내가 품은 의문들을 해소하기에는 많은 제약이 있었다.

광고 마케팅 캠페인만을 맡기 때문에 사업 전반에 대한 내용을 알기 어려웠으며 동일한 이유로 캠페인의 결과가 매출과의 연관성 등과 같은 후속적인 지표들에 대해서도 알 수가 없었다.


이런 생각들이 들자.

내 브랜드를 사랑하는 마음과 열정은 차갑게 식은 채

어느새 그냥 루틴하게만 일하고 있던 모습이 고민이던 나에게 명확한 솔루션이 생긴 것만 같았다.

'대행이 아닌 내 것 위해 일하자'

브랜드 보다는 서비스를 직접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다 보면 잃어버린 열정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 기회 그리고 섣부른 선택

AE의 경험을 살려 프로덕트 매니저 직무로 전환을 위해

하나씩 공부하며 준비 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반려동물 섹터의 초기 스타트업으로부터 입사 제안을 받았다.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 기회에 살짝 당황하긴 했지만 광고 대행사에서 스타트업으로, 전혀 다른 필드로 이직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이건 좀 더 빨리 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것 같다.

반려동물을 정말 좋아하기는 하지만 현재 키우고 있지도 않고 전혀 모르고 관심도도 높지 않은 도메인이었지만 일단 현재를 벗어나고 싶고 빨리 새로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앞서 그 제안을 수락해버렸다.


열정의 실패, 더 중요한 것을 놓쳤던 실패

잃어버린 열정을 찾기 위해서는

단순히 '스타트업에서 일을 할 수 있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정말 좋아하고 관심있는 도메인에서 일 할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었지만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는 더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눈에 보이는 큰 변화만을 좇았던 것 같다.

당연한 결과로 내 제품을 만드는 것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1년동안 오너십을 가지며 일하지 못했다.(심지어 대행사에 있을 때보다도 훨씬 더 오너십을 가지지 못했다.)


잃어버린 열정을 찾기 위해서는

단순히 내 제품을 만든다는 표면적인 환경보다는

내가 정말 좋아하고, 관심있는 도메인에서 일해야 한다는 것을 그 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사실 아직도 잃어버린 열정을 찾기 위해서 여러 시도들을 하고 있지만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는 못했다.

하지만 한 번의 실패로 선택지를 하나 지우고 계속해서 시도하다 보면

결국에는 정말 원하던 하나의 선택지만 남지 않을까 하며 오늘도 열심히 선택지를 지워가고 있다.

Maker Challenge 8 그룹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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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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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한
이요한

네트워킹때 이야기 해주셨던 내용들을 글로 다시 읽으니 새롭네요!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더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구분하는 것, 그리고 내가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현태님의 레슨런에도 매우매우 공감합니다! 혹시 현태님이 사랑하는 도메인은 어떤 분야인가요? 브랜드인가요?

suhyeon jang
suhyeon jang

내가 정말 좋아하고, 관심있는 도메인에서 일해야 한다! 회사든 어디서든 재밌는 환경에서 일해야 빛을 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현태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