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윤덕진
윤덕진 ·

좋은 팀을 찾아서 - 01. 페이퍼 리뷰 (1)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jpg

프리시드, 시드 투자자들은 보통 팀을 본다고 하지만 무엇을 보는지 잘 얘기해주지 않습니다.

앤드루 첸 선생님도 얼마 전 쓰신 글에서 시드-A의 경우 자본조달을 위해 팀과 제품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정말 중요한 건 어떻게 “좋은 팀”을 정의해야 할까요? 앞으로 보여드릴 몇 가지의 사례가 있으나 보는 관점이 모두 다르고, 심지어는 “좋은”이 아니라 “팀"을 어떻게 정의하는지마저도 다른 것 같습니다.

이 아티클을 쓰게 만든 몇 가지 재료들

가령 국내 창업자 분들이 가장 많이 투자받고 싶어 하는 알토스의 경우 창업팀의 경우 “해결하려는 문제를 가장 잘 풀 역량을 가진 구성원들인지” 를 본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학교는 묻지 않는다고 한.. 대범함도 갖추고 있습니다 (뜨끔)

image.png

반면 동시에 “지성”을 본다는 허브스팟의 사례도 있었습니다. 여긴 세일즈맨의 채용이지만, 명확하게 “Tier 2 universities”를 노린다고 얘기하더라구요. 지성 뿐만이 아니라 여기는 사람을 어떻게 뽑냐면,

  1. 세일즈맨을 보는 기준을 열네 개 정도로 세워 두고,

  2. 면접을 보면서 1-10점으로 평가한 다음

  3. 나중에 실적을 바탕으로 회귀분석을 하여 가장 잘 맞는 지표를 추렸습니다. 그리고 그 지표를 다시 면접에 활용했구요

또한 과거 재밌던 접근방식으로는 소풍벤처스의 최경희 파트너님이 여신 세미나 중, “초기 단계 CEO 선별을 위한 HR 세미나”가 있었습니다.

여기서는 인사적 접근 방식으로 어떻게 초기 투자 기업을 선발할지에 대해 사람들을 어떤 프레임으로 볼 것인지 / 그리고 어떻게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의 힌트를 주었습니다.

구체적인 답안을 내려주지는 못했지만 재밌었던 것은, 제가 평소에 엄청나게 존경하던 다른 VC 하우스 파트너님도 “팀을 볼 때 무엇을 보냐”는 질문에 “사무실에 갔을 때 공기를 맡는다”는 답변을 해서, 아.. 이게 오래 한다고 기준이 생기는 것이 아니구나, 그리고 같은 고민을 하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조금 장기 프로젝트로 해보려고 하는 것은, 어떤 팀이 좋은 팀인지를 (오답일지라도) 정의해 보고, 여러 하우스들을 비교해 보면서 어떤 창업팀을 좋다고 생각하는지를 판단해 보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엄청 서툴게 만들어지겠지만, 이를 점차 고도화하면 팀 빌딩에도 활용할 수 있고, 심사 과정에서도 쓰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주 나이브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창업팀의 성공은 세일즈맨의 채용과 달라서 6달 내외로 쇼부가 나지는 않고 성공까지는 최소 5년이 걸려서 피드백 루프가 빠를 수 없지만, 아무런 모델도 없는 것과 최소한 사고의 프레임을 갖추는 것은 다르기 때문에 시도를 하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서 “자기만의 뷰”를 가지고 있는 분들은 많지만 교차검증이 이뤄지거나 어떻게 분석했는지가 공란으로 되어 있는 부분이 많아서 아쉬웠습니다. 저는 아는게 거의 없는 조무래기기 때문에… “어떻게” 를 알지 못하면 너무 답답하더라구요.

미리 밑밥을 깔고 시작하면, 틀리기 아주 좋은 주제입니다. 그 이유를 좀 생각해 보면

  1. 정답이 있기 어려운 주제라서 모두가 그럴듯한 의견을 가지기는 쉽고 한두 건의 반례로 이론을 너무 쉽게 파훼할 수 있음 (e.g. 인화력이 중요하다 - 그러면 스티브잡스는?)

  2. 설명력이 있는 변수가 너무 많음 - 중요한 요건들을 수십개는 생각해볼 수 있음

  3. 시대에 따라 빠르게 바뀔 수 있음 - 옛날에는 스탠다드오일도 스타트업이었고 록펠러도 창업가였음.. 하지만 그 때 맞는 것이 지금에서의 기준은 아닐 것

현 시점에서 어떤 것이 가장 “좋은 팀”을 설명하기 좋은 변수일지를 가능한 폭넓게 + 깊이 있게 파악해 보려고 합니다.

1. “The impact of founder personalities on startup success” 소개

오늘 본 논문은 “The impact of founder personalities on startup success” 로 사이언티픽 리포트라는 자유롭게 올릴 수 있는 저널에 올라온 논문입니다. UNSW(뉴사우스웨일즈 대학교)의 데이터과학 연구소 교수가 수석 저자로 작성한 논문인데 UNSW는 공대로 유명해 호주에서 가장 스타트업 창업자를 많이 배출한다고 하네요.이 페이퍼를 짧게 요약하면:

  1. 기업가는 직원들과 구분되는 명확한 특성이 있다: 높은 모험성(개방성 중 하위 영역), 낮은 겸손함(우호성 중의 하위 영역), 실행력(외향성의 하위 영역)이 그것이다.

    image.png

    높은 개방성의 예시는 일론머스크 - 리스크를 지고 여러 산업에 걸쳐 새로운 기회들을 찾아나서는 것이 있고, 높은 외향성과 실행력은 버진그룹의 리차드 브랜슨을 예시로 들 수 있고, 낮은 겸손함은 높은 자신감과 비전에 대한 강한 주장을 한 스티브 잡스를 예시로 들 수 있다.

  1. 성공적인 창업가들은 Big 5 성격 특성을 바탕으로 여섯가지 군집으로 나눌 수 있다.

    1. 성취자 - 조직 지향적이고 외향적이며 자신감 있고, 현실적이며, 만족스럽고, 수용적이고, 온화하고, 자부심이 강합니다(Self-assured).

    2. 리더 - 성격 유형 중 개방성이 제일 높습니다. 모험심, 끈기, 냉정함, 자기주장, 자제력, 압박감 속에서도 침착함, 철학적이고, 흥미를 추구하며 자신감이 있는 사람입니다(Confident).

    3. 전문가 / 엔지니어 - 개방성에서 제일 높으며, 세부적으로는 상상력과 지성이 높습니다.

    4. 개발자 - 무난무난한 집단으로 최대 또는 최소 특성은 없고, 싸움꾼과 비슷한 특성을 공유하지만 외향성이 더 높습니다.

    5. 오퍼레이터 - 성실성이 가장 높고 - 세부적으로는 질서정연함이 제일 높습니다. 우호성이 높은데 그 중에서도 높은 겸손함을 보였습니다.

    6. 싸움꾼 - 즉흥적이고 충동적이며 강인하고 회의적이며 타협하지 않는 유형입니다. 감정적 안정성이 낮은 편입니다.

    그리고 C레벨 포지션별로 성격 유형의 분포가 많이 다른데, 보통 대표, CFO, COO, CMO는 성취자 / CTO, CPO, COO는 싸움꾼이 많다고 하네요

    image.png여섯개의 성격 특성에 따른 OCEAN 상의 어떤 지표가 다른가? 는 오른쪽의 히트맵에 나와 있습니다. (24.3.16 추가)

  2. 또한 공동 창업자들은 많을수록 성공 확률이 올라간다.

    그 중에서도 여럿이 팀을 이뤄서 성격적인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높은 성공의 설명력을 가지는데, 최고의 팀 구성은 아래와 같다.

    1. 리더 둘에 개발자 하나

    2. 개발자 둘에 오퍼레이터 하나

    3. 전문가, 리더, 개발자

    만약 2명이 창업한다면 개발자와 오퍼레이터 / 아니면 성취자 두명이 성공 확률이 높다.

정도입니다. 페이퍼 리뷰 하고 든 생각은

  1. 하나의 스테레오타입으로 성공할 창업자를 규정할 수 없다 - 다양한 렌즈로 창업팀을 볼 필요가 있겠다.

  2. 다만 혼자 창업하는 사람들보다 보편적으로 여럿이서 성격의 보완을 바탕으로 창업하는 사람들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 실사 가거나 미팅 가면 대표만 보지 말고 창업팀을 골고루 보자. 팀의 유대와 구성을 구체적으로 톺아보아야 한다.

  3. 가능하다면 창업/투자 전 충분히 만나고 대화해 보면서 성격 특성을 파악해 보자. OCEAN 검사를 시킬 수 없겠지만.. 드러나는 모습으로 어떤 군집으로 나눌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4. 창업하기 전에 내가 어떤 특성인지 알고 누구와 팀을 하면 좋을지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마침 카카오 같이가치에서 OCEAN 검사 무료로 할 수 있음. 댓글 개웃김)

    image.png저는 이렇게 나왔습니다 하하

  5. 성취자가 되어야겠다.

입니다. 어떤 팀을 꾸리고 계신지, 근처의 사례는 어땠는지 생각 나눠보면 좋겠습니다.

23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Doeon Kwon 권도언
Doeon Kwon 권도언

오 ㅎㅎ 뭔가 공감되는 포인트가 몇 개 있네요

Kanghyeon Lee
Kanghyeon Lee

이번 주 스프린트 회고 때, OCEAN 검사 팀원들이랑 다 같이 해봐야겠네요! 최근에 who,how,what,why people type 이라는 개념을 지인 분께 전해 들었는데 흥미로웠어요. 나중에 한번 글로 정리해서 디스콰이엇에도 공유해봐야 겠네요

신승주
신승주

재밌는 논문 감사합니다. 네이쳐 자매지에 이런 내용의 논문이 올라오는 줄은 몰랐네요.

이보민
이보민

와 엄청난 분석이네요... 자신을 한번 돌아보게 만드네요 좋은자료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