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이 강한 제품 vs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제품
제가 최근 본 프로덕트 중 가장 잘 만들었다고 생각이 드는 툴은 Linear입니다. Linear는 개발자들의 Issue관리 툴입니다. Issue가 생소하신 분들은 기존의 Jira나 Asana와 경쟁하는 프로젝트 관리 툴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Linear를 리서치하던 중 재미있는 인터뷰 아티클이 있어 제 생각과 함께 공유합니다.
Linear의 창업자 Karri는 Airbnb와 Coinbase에서 디자이너로 일을 했었고 이전에 창업을 하면서 YC 프로그램도 참여했습니다. 다양한 조직에서 제품 개발을 하면서 지라와 같은 프로젝트 매니징 툴을 사용했지만 그 경험이 고통스러웠고 이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Linear를 창업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Linear는 현재 많은 제품 조직에서 채용하고 있는 Agile 프로세스를 바꾸려 하고 있습니다. 그 근간에는 Agile로는 좋은 퀄리티의 제품이 나오지 않는다는 생각이 바탕 되어 있습니다. 이 기사에 보면 Karri는 핀란드 사람으로 핀란드의 디자인 철학에 영향을 많이 받아 이런 철학을 소프트웨어에 적용하고 싶어 합니다.
핀란드는 비싸지 않으면서도 단순하고 기능적인 디자인 철학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Karri는 못생기게 만들어진 제품들이 많은 것이 처음에 의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양한 제품 개발에 관여를 해보면서 그 이유가 제품 개발 과정이 잘못되어 있어서 못생긴 제품이 많아졌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철학은 Linear 제품에 정말 잘 녹아 있습니다. Jira를 보면 정말 많은 기능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기능이 많아진 이유는 제품 조직마다 다 제품 개발 프로세스가 조금씩 다르고 이런 모든 엣지 케이스들을 다 만족시키려하다보니 복잡해졌습니다. Linear는 반대의 접근을 합니다. 어차피 세상에 완벽한 제품 개발 프로세스는 없으니 이를 다 만족시키려하면서 제품을 복잡하게 만들기 보다는 Linear가 생각하는 최고의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정의하고 이에 적합하게 개발합니다.
이렇게 의견이 강한 것들과 개인에 맞게 커스터마이징을 많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의 철학적 싸움은 다른 분야에서도 관찰되어져 왔습니다. 가장 고전적인 예시로는 Mac과 PC, iOS와 안드로이드가 있고 개발 언어에서는 Ruby on Rails가 의견이 확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의견이 강한 제품들은 제품을 구매하거나 설치한 후 바로 본래의 가치를 느끼기 까지의 마찰을 최소화시킵니다. (이를 보통 Plug and play라고 합니다.) 반면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 있는 제품들은 세팅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이 과정이 복잡합니다.
이렇게 의견이 강한 제품을 만들려면 어느 정도 유저들의 피드백을 선별해서 들을 수 있어야 됩니다. 혹은 대다수의 유저들이나 업계 전문가들이 주는 피드백과 반대되는 결정을 내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유저 피드백을 받으면서 빠르게 다양한 실험을 하는 것과 확고한 철학을 바탕으로 의견이 강한 제품을 만드는 것의 최적의 지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확고한 철학이 있느냐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실험을 하되 실험이 그 철학에 맞지 않으면 아무리 다수가 원한다고 해도 과감히 포기할 수 있어야 되는 것 같습니다.
Linear 인터뷰 아티클: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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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linear 되게 좋다고 생각해서, 디자이너와 팀전체적으로 같이 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같이써보려했는데, 실패했어요. 디자이너분들이나 PO 분들은 거부감이 있으시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보니 구체적으로 어떤점이었는지 궁금하네요. 어떤점이 함께 쓰기 힘들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캘린더로 일정을 확인 할 수 있는 기능이 없는게 좀 불편했어요. 그래서 요즘엔 결국 혼자 일하고 있기도하고해서 notion, arikflow 를 사용하고 있네요.
어떤 부분때문에 거부감이 있는지 저도 궁금하네요 ㅎㅎ
오, 너무 재밌는 이야기입니다! 저희팀도 리니어를 제품팀에서 너무 좋아하면서 쓰고 있고, 리니어의 제품 철학에 거의 100% 동의하는 편이라 Relate을 만들 때도 많이 참고하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제품팀이 아닌 그로스팀에서도 다른 툴을 쓰다가 지금은 리니어를 같이 쓰게 됐습니다.
Relate도 잘쓰고 있습니다 ㅎㅎ
리니어는 사랑입니다...
"의견이 강한 제품" = "Product Owner Fit이 많이 반영된 제품"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POF - PMF 사이에 교집합이 클수록 뾰족한 제품이 나올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
인터뷰 다 읽었네요. Imac Pro의 컬러에서 뽑은 그레이 컬러값이라니... 이런 정신 나간 사람들 너무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