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지도 않는 문제를 억지로 지어 냈을때 생기는 가장 큰 문제점은 의외로..
지금도 초보지만 더 심한 초보이던 시절, 직장에 다니며했던 사이드 프로젝트의 회고록을 써보려고합니다. 총 3부작으로 적을게요 :D

목표액의 8%밖에 못 채우고 망했는데요.

나름대로는 경기콘텐츠랩 사업지원에 합격해서 제작 지원도 받았다는.. ㅎ
이 제품으로 해결하고자 한 문제...
아니 정확히 말하면, '제가 상상해낸' 문제는
1.
짐볼은 집집마다 있고, 인테리어 테러리스트이고, 쓰레기가되면 환경도 파괴한다
2.
큰 인형은 사고는 싶지만 너무 비싸고, 세탁도 힘들어서 더럽다
였습니다. ㅎㅎ 🥹
이 두 가지 니즈(????)를 합쳐서 제출한 사업계획서가 통과되었어요. '이게 통과되다니! 지원금도 받다니!!! 꽤나 설득력이 있는가본데? 다른 사람도 이 문제에 공감하나본데?' 그렇게 스스로를 세뇌시켰습니다.
🤔정말 이런 니즈가 있었냐고요?
모르겠습니다. 조사를 아예 안했었거든요.
큰 인형 + 짐볼 = 환경보호? 아토피친화? 세탁이 편해?
그런 문제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안하는지, 그 당시의 저한테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크고 귀여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에 완전히 눈이 멀어있어서 다른 것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거든요.
마켓핏이 존재하는지, 안하는지를 간과했더니
이후에 실행단계에서 아주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단순히 수요가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더 큰 문제요.
일단 만들었으니 죽이되든 밥이되든 자신감있게 들이대봐야 할거아니에요? 그래야 우연한 성공이든 예정된 실패든간에 더 빨리 뭔가 배우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테니까요.
그런데 .....
이 제품을 출시할 '용기' 가 아예 나질 않는거에요.
스스로 알것같았거든요.
'아... 이건 내가 좀 억지로 만든 거 같은데...?'
만들고싶은 결과물을 먼저 상상하고, 답까지 다 정한 상태. 끼워맞춘 그럴듯한 시장조사. 실제 존재하는지 확인도 안된 맘대로 추측한 소비자 니즈......
이런 불확실성은 '자신감 하락' 으로 이어졌고, 결국 샘플만 제작한 상태로 오랜기간동안 세상에 내놓지 못했습니다.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의심은 더 커지고, 안될꺼야란 생각은 더욱 강해졌습니다.
그렇게 1년.... 2년.......이 흘렀습니다.
인형은 때가 묻었고, 세탁하기 좋은 인형이라는 컨셉임에도 불구하고 때도 씻겨주지 못한채로 계속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어느 순간 짐볼은 바람이 빠졌고, 인형커버는 고이 접혀 옷장속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다가 또 어느날엔 갑자기 바람을 충전해서 밖에나와있고, 또 어느날은 바람을 다 빼서 집어넣었습니다.
차마 버리지도, 팔지도 못하고 3년넘게 그런 강박증같은 행동을 반복하며 머릿속으로 상상만하는 세월이 반복되었습니다.
저놈의 탱탱볼을 볼때마다 머릿속에서 두 자아가 싸웠습니다.
자신감이 없으니, 그 누구의 편도 들어주지 못했죠.
😡안팔리겠지. 너무 억지스러운데
🥺그래도 귀여우니까 (?) 사는 사람이 있지않을까?
😡귀엽단 이유로 사기엔 단가가 도저히 안맞고 너무 비싼데(이 시점에 이미 많이 안팔릴거라고 '지는 상상'을하며 MOQ를 최~~~~소로 잡음)
🥹그래도 혹시 모르지. 갑자기 어디선가 바이럴 될 수도 있는거 아니야?
😡성인을 위한 아트토이도 아니고, 어린이를 위한 장난감도 아니고, 인테리어 소품으로서도 너무 매니악해. 안팔릴거같아
😥갑자기 운동 유튜버와 콜라보를해서 잘 팔릴수도 있는거 아니야?
😡지금보니 귀엽지도 않은듯해. 내 눈에나 이쁘지, 누가 이걸 사? 라이언이나 죠르디면 몰라도...
😭운동할때도 쓸 수 있고, 카페 인테리어로도 되는데...
😡그래서 넌 거기 앉아서 얼마나 운동했는데? 20분은 했냐? 누가 그걸로 운동해. 차라리 아령에 인형머리를 달지 그래?
😍오 아령머리에 인형을 다는 것도 괜찮네? (<-정신 덜 차림)
😡야 걍 갖다버려
😭아냐!!! 언젠가는 팔거라니까 진짜. 일단 인스타툰 키워서 캐릭터 먼저 유명해지게 하고나면 팬들이 살거야..
🤬그림이나 그리고 말해 너 2년넘게 안그렸잖아 ㅋㅋㅋㅋㅋㅋ 그게 유명해진다고 누가 그래? 스토리는 있어?? 이제 하얗고 똥그란 캐릭터는 유행도 지났어
네. 이 고민을 2년넘게 했습니다.
샘플까지 다 만들어놓고 말이죠.. 🫠
존재하지도 않는 문제를 억지로 지어 냈을때 생기는 가장 큰 문제점 !
바로 '자신감'이 생기지 않아서 과감하게 속도를 낼수가 없다는 거였어요.
결국 저는 이 프로젝트를 3년 가까이 질~질 끌다가 부랴부랴 마무리지었어요.
끝까지 프로젝트를 버리지 못하고 질질 끌었던 이유와, 그것을 억지로라도 끝마친 이유, 그 과정에서 배운저을 2,3편에 적어볼게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