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놀이 좀 그만해라'
'회사놀이 좀 그만해라'
이번주 들은 말중 가장 긁힌말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나는 바쁘게 지내는걸 좋아한다.
솔직히 말하면 그래야 덜 불안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방향성 없이 무작정 바쁘게 지내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남들에 비해서는 참 바쁘게 지내는 편이다.
기본적으로 전공(경영학)과 복수전공(데이터사이언스) 공부 , 프로젝트 1~2개, 영어공부, 운동, 2개의 동아리 관리를 디폴트로 깔고
여기다 업무(학교과제, 사람들의 부탁, 여러 행사 등등..) 가 더해지는 방식이다
진짜 '제대로 바쁘게' 지내다 보면 성과가 나온다
2022년 5월 EY 한영에서 진행한 공모전 준우승 이후 지금까지 거의 참가하는 대회마다 상을 탄거 같다.
물론 재수없게 들릴수 있겠지만.
내가 절대 뛰어나서 이런 성과를 얻을수 있었던게 아니다..
그냥 그만큼 노력과 시간을 쏟아 부었는데도 이정도 결과가 안나오면 그게 이상한 거였다
이렇게 바쁘게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포기하게 되는것이 있다
인간관계이다
정말 무서운거는 진짜 가까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부터 관계가 망가진다는 것이다.
왜 진짜 소중한 사람들(가족, 애인, 친구)부터 이 관계가 끊어지는지 설명하도록 하겠다
진짜 소중한 사람들은 여러분이 바쁘게 지내고 성과를 낸다면 당연히 진심어린 응원을 해줄것이다
그리고 여러분들은 그 응원을 '안도하며' 받아들인뒤
본인에 퍼포먼스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을 더 가까이 두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여러분들은 더욱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고
그럴수록 진짜 소중한 사람들에게 당신은 서서히 잊혀갈 것이다.
오랜만에 만나더라도 여러분들은 본인의 이야기를 하는것이 아닌 성과를 자랑하기에 급급할 것이다.
여러분들의 성과를 자랑하는 행복한 모습을 본 진짜 소중한 사람들은 그 행복을 방해하기 싫기에 그저 응원을 해줄뿐이다
이러한 프로세스가 6개월 ,1년 그리고 3년이 지속되면 어떨까?
아마 예상이 될것이다.
나는 저 프로세스를 거의 1년 반을 돌렸고 그제서야 문제점을 알게 되었다.
내가 바쁘게 지내는 것과 관련되어 부모님과 가벼운 언쟁이 있었고
내가 항상 여유롭고 단순하게 살기를 바라시는 두 분은 나에게 '왜 이렇게 바쁘게 지내는 거냐.. 소중한 것들을 챙기지 못할거면 너가 지금까지 하는 일들 부질없다. 지금까지 충분히 많은 것들을 해왔으니 회사놀이좀 그만하고 단순하게 영어공부 학과공부, 연애, 친구들 이런거나 챙기면서 지내라' 라고 말씀 하셨다.
충분히 하실수 있는 말이었다..
하지만 나는 회사놀이 라는 말에 긁혔다.
찔려서 더 긁힌거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사실 회사 놀이가 맞다. 물론 프로젝트나 공모전에 참가해서 상을 받으면 상금을 타지만, 거기에 쏟는 시간과 노력의 반의 반을 알바에 쏟으면 1등 상금 그 이상을 받을 수 있을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계속 프로젝트와 공모전에 참가하는 이유는 2가지 였다.
불안감과 인정욕구
앞서 말했다 시피 난 아무것도 안하면 불안하다.. 그렇기에 불안함 회피 수단의 하나로 성과가 바로바로 나오고 이것이 쌓이는 공모전과 프로젝트를 나의 인간관계와 건강을 해쳐가며 계속 한거다
두번째는 인정욕구이다. 솔직히 말하면 상이 쌓이고 주변과 비교하여 쪼금만 화려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으면 사람들이 나를 되게 특별한 사람처럼 봐준다.. 난 아무것도 아닌데 그냥 그 느낌이 좋아서 계속 한것도 있는거 같다..
막상 나를 위해서, 그리고 나와 가장 가까운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서 한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다고 돈을 왕창 벌고 있는것도 아니다.
조금더 자조적으로 말하면 나에게 남은건 수상이력들과
나중에 직업을 얻는데 있어 도움이 될만한 포트폴리오
그리고 약간의 일머리? 정도인거 같다...
물론 후회하진 않는다. 정말 최선을 다했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었고, 분명히 나의 성장에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이젠 조금더 나에게 있어 의미있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1.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
2. 인생에 있어 우선순위가 누구이며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수 있는지
3. 나를 위해서 무엇을 할건지
이 3가지에 대한 답을 계속 찾아보고자 한다.

이거나 읽어볼까..?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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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가만히 있으면 불안함을 느끼는 사람 중 한명입니다. 항상 생산성? 있게 사는 걸 좋아하고, 일 자체를 좋아하기도 해서 그러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어느샌가 '쉬는 법'을 까먹게 되었고 방황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마음을 바꾸게 된 계기 중 하나가 '바쁘다는 것은 시간 관리를 못하는 것이다' 라는 말을 듣게 될 때였습니다. 바쁘다는 건 좋은 게 절대 아니고, 내 삶에서 중요한 우선순위를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셈이죠. 아마 기획업무(PM)를 하시다 보면 자연스레 일의 리소스를 분배하고, 개발 해야할 기능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하실 텐데요. 그 때는 제 스스로가 잘 하면서 정작 제 삶에서는 못 그러고 있더라구요. 그 이후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준을 세우고 살아가니까 중요한 사람들과의 관계도 망치지 않으며, 제 할 일도 잘 해내게 되더라구요. (근데 저 같은 경우는 중요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일에 동참하게 만들어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ㅎ) 가끔 그냥 노래 들으면서 핸드폰, 슬랙 알림끄고 산책하면 도움이 많이되더라구요 파이팅입니다!!
허허 정성어린 답변 너무 감사합니다..! 저도 이제 우선순위를 생각해 보려구요..!
저도 최근에 비슷한 감정을 느낀 것 같아요. https://dis.qa/ueUc
저처럼 불안하면 일 하시는 스타일 이시군요...! 불안감은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연료이지만 좋은 연료는 아닌거 같습니다..! 저도 영운님처럼 이성적으로 먼저 상황을 바라보는 능력을 가지고 싶네요..!
공개하기엔 부끄러운 이야기들을 걸러내서 이성적으로 보이는 것 뿐입니다.😭
읽으면서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비슷한 생각과 감정을 겪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막연함이라는 단어에서 어느 정도 답을 찾았던 것 같습니다. 막연하지 않고 구체적으로 확실한 목표설정을 하게 되면서 왜 하는지 알게 되고 방향성을 잡고 성과 또한 올라갔습니다. 가진 목표와 비전의 크기에 따라 바쁜 정도도 달라졌던 것 같구요. 회사 놀이라는 단어가 전 나쁘게 들리지 않습니다. 결국 한 끗 차이 아닐까요? 멋있으십니다. : )
막연함을 구체화시켜 실현하는 것이 정말 어려운거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방향성에 대한 굳은 믿음과 책임을 져야 하는데 구구님 처럼 이런 굳은 믿음을 보이시는 분들이 부럽네요...!
준혁님 메이커로그가 Must Reads #258에 선정되었습니다 :) https://stib.ee/Az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