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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iam Jung
William Jung ·

메이커들의 경험이 온전히 인정받는 공간

안녕하세요, 정민교입니다.

저는 지난 2년동안 다녔던 학교를 자퇴하고 디스콰이엇이에 오퍼레이터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나름대로 삶의 큰 변화가 있었던만큼 지금까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왔고, 왜 디스콰이엇에 조인했는지 적어봤어요.

1/ 나한테 영향을 줬던 경험들

1-1/ 무언가를 만드는 것은 가치있는 일이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 교육학을 접했어요. 인간의 역사에서 교육은 언제나 최전선에서 변화를 감지하며 유연하게 대처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한국의 현실이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고등학생일 때 교육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발도르프 교육에 매료되었습니다. 많은 지식보다 지금 내가 어떤 것을 감각하고 있는지 알고 표현할 수 있게 돕는 교육법이 너무 좋았어요.

그렇다보니 이걸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뮌헨공대와 독일의 모든 발도르프 학교에 메일을 보내놓고 바로 친구 3명과 독일로 날아갔어요. 다행히도 뮌헨공대, 프랑크푸르트 발도르프 학교 등이 흔쾌히 수락해줬고, 그렇게 독일의 교육환경을 보고 왔어요.

11살 아이들이 학교 대장간에서 만든 못. 고작 부품 하나를 만드는게 얼마나 힘들고 가치있는 일인지 배운다

8살 아이들이 직접 흙을 쌓아 만든 놀이터와 성

이때의 경험을 통해 아래의 인사이트를 얻었어요.

  • 뮌헨 공대, 발도르프 학교의 공통점은 만드는 일(Make)이 가지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 무언가를 스스로 만들어본 사람은 삶에서 높은 오너십을 가진 채로 살아간다.

  • 만드는 일은 책을 읽는 것(정적)과 같은,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새로운 방식(동적)이다.

이때부터 무언가를 만들어가며(Make) 배우고 학습하는게 중요하다는걸 알았고, 교육학을 공부했던 저는 독일에서 돌아오자마자 건축, 비즈니스, 교육행정에 관심있는 친구들을 꼬셔 고3 1년 동안 가상의 학교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했어요.(일종의 disgest)

실제 교육행정, 교육학, 경영학, 건축학 지식을 총동원해 20kg짜리 콘크리트 자루까지 나르면서 학교를 만들었어요.

1-2/ 논리적인 고집은 필요하다

저는 고집이 강했는데, 제 딴에는 나름대로 논리적인 고집이었다 생각해요. 예를 들어, 전 고등학교 때 일반적인 대학을 가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일반적인 교대, 사대와 다른 길을 가야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고등학교 3학년이 되니 주변 친구들이 입시에 전념하는 것을 보고 나도 내 다짐을 견고히 하기 위해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짧은 프로젝트를 하나 했는데,

취업, 창업을 잘하는 것에 학력이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경험이 더 중요하다.

라는 가설로 시작했어요. 목표가 취업과 창업이 아닌 학생들에게 대학을 가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객관적인 지표와 함께 논리적인 설득을 하고 싶었고, 나와 같은 길을 갈 사람이 생기면 더 좋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기업의 HR 담당자들의 이야기와 ‘교육의 봄‘이라는 기관의 연구를 빌려 채용과 학력의 상관관계를 증명해보려 했어요. 물론 구글 같은 곳에서 나온 채용 아티클과 리포트도 있지만 한국의 환경이 궁금했습니다.

결론적으로 고학력이 안정적인 취업은 물론 취업했을 때의 높은 퍼포먼스를 보장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낼 수 있었고, 저는 일반적인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어요.

당시 이 내용을 학생, 학부모, 교사 분들 앞에서 발표했었는데 관련 자료를 아래에 넣어둘게요.

이때의 경험을 통해서 아래의 인사이트를 얻었어요.

  • 데이터로 의사결정할 때의 후련함. 훨씬 잘하고 싶다.

    • 직접 가설을 만들고 논리를 만들어 의사결정하면 내가 직접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는 것 같아요. 삶과 프로젝트에서 오너십을 크게 가질 수 있었습니다.

채용과 학력의 상관관계 프로젝트 자료 보기

1-3/ 사람들은 입체적으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앞서 설명한 경험들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때 혼자 이것저것 참 많이 했는데요, 당연하지만 이런 경험들이 생기부에 들어갈 수는 없었어요. 그리고 앞으로 고등학생들의 더 다양한 활동들이 생기부에는 기록될 수 없을거에요. 교육부가 점진적으로 생기부에서 학생들의 정성적인 평가(읽은 책, 관심사에 기반한 경험 등)를 줄여나가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과목 점수로만 판단되는거죠.

저는 코로나 간편 자가진단 어플, 재학생&알럼나이 프로젝트 aggregator 등의 프로젝트를 해왔는데 정작 이런 것들이 아니라 과목 점수로만 판단되는게 싫었어요.

사회의 한 개인이 입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을 때 양극화는 심해질 수 밖에 없어요. 한 명의 사람을 입체적으로 보려면 ‘맥락‘이라는게 있어야하는데, 이건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되어야하고, 그걸 누군가가 알아봐야하거든요. 꼭 필요한 일이지만 여러모로 비용이 많이 드는 행위죠.

물론 비공식적인 형태로 내가 한 일을 기록해도 좋지만, 어쨌든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문서(생기부, 자소서 등)에 경험이 적히는게 훨씬 좋기 때문에 생기부에 기록될 수 있는 형태로 entrepreneurship 수업을 만들어 학교와 지자체에 세일즈 했어요. 도합 100회 이상의 수업을 진행했고, 빠르게 교육지원청, 수도권 대학 영재교육원 등에서 제품을 팔아왔어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꾸준히 고객이 생겼음에도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교육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1년 반 가량 이런 일을 해오면서 아래의 인사이트를 얻었어요.

  • 나는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의 가치가 온전히 인정받는 것을 원한다. 기존의 사회 분위기는 과정 중심 사고를 부담스럽게 느끼고, 그로 인해 다른 비용이 비약적으로 증가한다.(대학 진학 후 이 길이 아니다 싶어 중퇴, 이직 후 맞지 않아 다시 이직 고민 등)

  • 내가 하고 싶은 것은 교육이라는 분야로 설명될 수 있으나, 교육은 아니다. 좋은 사람과 좋은 정보를 가지고 의미있는 가치를 제안하는게 핵심이다.

  • 꾸준한 기록은 소통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건 채용, 진학, 진로 모든 경우에 그렇다.

2/ 디스콰이엇 상위 1.36% 슈퍼유저가 되었다

2022년 정주영창업경진대회 11 데모데이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디스콰이엇을 만났습니다. 그때 마침 Building In Public 플레이북이 만들어지고 있었고, 읽자마자 이거다 싶었어요. 내가 정의하지 못한 것을 한 단어로 정의한 사람을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이곳에서는 메이커들이 자기 스토리를 가감없이 공유하고 있었고, 그걸 통해 가치를 인정받고 있었어요. 이제는 많은 학생들도 이곳에서 경험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얻어가고 있기도 합니다. 또 디스콰이엇이라는 ‘팀’은 항상 data-driven하게 움직이구요. 여러모로 제가 꼭 이루고 싶었던 일들이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었어요.

비전을 이루는 방법에는 내가 직접 이뤄내는 것과 이미 잘 만들고 있는 팀에 어떻게든 합류하는 방법이 있다고 해요. 전 후자를 선택한 것 같습니다. 아래 글은 제가 좋아하는 도언님의 글인데요, 이 문장이 가장 인상깊었어요.

“각자 조금씩은 다른 동기와 흥미를 가지고 시작했어도, 바라보는 목적지는 같습니다, 바로 메이커를 위한 최고의 공간 만들기”

도언님의 글 보러가기

3/ 메이커들의 경험이 온전히 인정받는 공간 > 결국 하고 싶었던 일

조금 거창하지만 제가 메이커를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적어봤어요. 진짜 가슴을 울리는 이유일 수도 있지만 품세를 시작하기 전에 외치는 기합이라는 생각도 든다.

우선 교육의 문제를 강하게 느꼈던 이유는 사회는 걷잡을 수 없이 혼란스러워지고 있는데 (그리고 앞으로도 그러할텐데) 미래사회를 살아가야할 우리는 적합한 경험과 교육을 가졌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열역학 제2법칙은 ‘고립계에서 항상 엔트로피(무질서도)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변화된다’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잘 정리된 당구공들에 힘을 가하면 사방으로 흩어집니다. 그리고 몇 차례 충격을 가한다고 해서 이 공들이 원래대로 열을 맞춰 정리될 수 없는게 엔트로피 증가의 예시에요.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류의 발전을 위해 기술을 개발했지만 이건 일자리 문제, 환경문제, 양극화, 노이즈 등의 문제를 다시 만들어냈죠. 이걸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에너지가 소모되어야 했어요.

여기서 힌트를 얻어 엔트로피(의 증가 속도)를 낮추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인데,

  • 에너지를 소모하는 방법 - 규제, 스타트업의 혁신 등

  • 엔트로피 증가의 원인이 되는 일을 하지 않는 방법 - 모든 사람들이 10년만 사라져보기 등

두 번째 방법은 쉽지 않은 일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인류는 에너지를 소모하며 엔트로피를 낯추기 위해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그래야합니다. 적어도 지금의 우리와 앞으로의 세대가 건강한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스타트업은 엔트로피의 증가 속도를 낮출 수 있는 최고의 시발점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사회는 사회적 비용을 낮출 수 있고 위로받을 수 있어요.

이건 제가 1년 전에 정주영창업경진대회에서 디스콰이엇을 보고 나서 적은 글이에요.

스타트업은 세상과 사람을 잇는 인터페이스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사람들이 할 수 없었던 일을 편하게, 큰 어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인터페이스 말이다. 사람들에게 만물에 대한 통제권을 선사하는 것이다.

또한, 니치한 영역을 혁신할수록 사람들은 새로운 유형의 경험(UX)을 보며 놀라워할 것이다. 이런 것까지 통제할 수 있다니. 많은 사람들은 박수를 보낼 것이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니치한 영역을 혁신할수록 사회의 긴장감 또한 높아지는 것 같다. 이런 것까지 통제할 수 있다니. 몇몇 사람들은 걱정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렇지만 결국 또 다른 사람들이 나타나 disrupt하기 시작할 것만 같다. 우리가 하는 모든 노력과 행위는 엔트로피를 꾸준히 증가시키겠지만, 그에 따라 더욱 혁신적인 팀과 아이디어가 세상을 매 순간 구해내는 것 같다.

저는 끊임없이 disrupt하는 메이커들이 많은 세상에서 살고 싶은 욕구가 있고, 그렇기 때문에 꾸준히 문제를 해결하는 메이커들이 경험의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빌딩 인 퍼블릭으로 시작된 기류로 정말 멋진 분들이 디스콰이엇에 많은 경험과 스토리를 남겨주셨습니다. 덕분에 더 멋진 가치를 세상에 제안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전에 “불확실한 여정을 함께 겪은 사람들에게는 ‘역사’라는 반영구적인 보상이 주어진다“라는 문장을 글에 적었는데요, 매순간 불확실성에 도전하는 메이커들이 모인 디스콰이엇에게도 찰떡인 문장인 것 같아요.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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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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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iam Jung
William Jung

신기하게 이 글이 제 100번째 메이커로그에요 ㅋㅋ

Eric Kim
Eric Kim

잘 읽었습니다. why 있는 출발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why가 있으신 모습이 좋은 것 같습니다 민교님 화이팅입니다!

William Jung
William Jung

감사합니다 Eric님 다음에 꼭 만나요!

하영진
하영진

"“불확실한 여정을 함께 겪은 사람들에게는 ‘역사’라는 반영구적인 보상이 주어진다“" 멋진말이네요!

William Jung
William Jung

같이 만들어요 영진님😛

오영준
오영준

"우선 교육의 문제를 강하게 느꼈던 이유는 사회는 걷잡을 수 없이 혼란스러워지고 있는데 (그리고 앞으로도 그러할텐데) 미래사회를 살아가야할 우리는 적합한 경험과 교육을 가졌는가?" 제가 정말 마음 깊이 공감하는, 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이기도 한데 이렇게 정리해주시니까 또 다르네요. 민교님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언제 한 번 뵙고 대화 나눠봤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William Jung
William Jung

감사합니다 영준님!! 조만간 꼭 만나요 ㅎㅎ

이창대
이창대

오 민교님 축하드려요!

William Jung
William Jung

감사합니다 창대님! 내일 뵙겠습니다 :)

서예인
서예인

와! 결국 하고 싶었던 일을 하시는군요. 축하드려요. 응원합니다. \(* * )/

William Jung
William Jung

응원 감사해요 예인님😚 예인님도 늘 응원해요!!

이예진
이예진

민교님 축하드려요~~ 디스콰이엇팀이 엄청나게 든든한 지원군을 얻게 됐네요💪 민교님의 가치 실현을 위해 거쳐가는 여정을 언제나 응원할게요

William Jung
William Jung

사무실 꼭 놀러갈게요. 래치드도 항상 응원합니다😎

허수빈
허수빈

디스콰이엇 팀은 채용에 참 탁월하시네요 👍👍

William Jung
William Jung

말씀 감사합니다 수빈님 :)

Kanghyeon Lee
Kanghyeon Lee

(우리팀으로 모시고 싶은 1순위 였는데..한발 늦었다 ㅡㅡ;;) 곧 봬요 ㅎㅎ

William Jung
William Jung

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강현님🙃

Doeon Kwon 권도언
Doeon Kwon 권도언

민교님 메이커로그가 Must Reads #260에 선정되었습니다 :) https://stib.ee/Ez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