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매출 후준비, 안되면 이거 고소감인데,,?
새벽에 배포하고 아침에 눈을 뜨니 이미 계약 진행 요청이 들어와있었다.
하지만,, 우린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았다.
본 포스팅은 책 '이펙추에이션'을 읽고 해당 개념을 직접 아이템에 녹여본 과정이 담긴 글입니다. (스압 주의)
0. 일단 그,, '이펙추에이션(Effectuation)'이 뭐예요?
인과관계론과 반대되는 실행 중심의 경영 논리로
이미 있는 기회를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역량과 네트워크에서 기회를 '창조'하는 기업가적 사고방식
9월 초, 제가 속한 그로스길드 슬랙에서 책 '이펙추에이션'이 언급된 스레드를 마주하게 됩니다.
심심했던 찰나에 책 표지와 뒷면을 보니 김봉진 의장님께서 아래와 같은 말들을 하셨는데,,
구입을 하지않고는 도저히 못배기겠더라구요,, (foxy,, Language Market Fit 🙄)
특히나 '시장분석보다 전단지를 줍는 일'이란 구절이 어렴풋이 감만 잡힐뿐
정확히 무슨 뜻을 내포하고있는지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구입 후 책 초중반부를 읽으며 든 생각은 굉장히 새로운 접근의 아이템 빌딩 방식이었고
해당 접근 방식을 아이템에 적용해보기 위해 빠르게 실행에 옮겼습니다.
아래 이펙추에이션 역학 모델을 통해 아이템을 빌딩하려 노력했으며
1 ~ 4STEP 순으로 적용기를 써 내려가 보겠습니다.
1. "시장보다 먼저 우리가 누구인지 생각해보자" (Bird in hand - 수중의 새)
인과적 추론 : 목표를 먼저 정하고 달성하기 위한 수단들을 찾는다.
실현적 추론 : 내가 가지고 있는 수단(방법)들로 할 수 있는 목표들을 찾는다.
대게 팀 내에서 아이템 빌딩 초기에 목표 시장을 먼저 찾고,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수단을 활용하죠.
이펙추에이션 모델에서는 먼저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알고 있는가?
누구를 알고 있는가?
를 바탕으로 본인과 팀이 가지고 있는 수단들을 먼저 찾고 이에 파생되는 목표를 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최근 시장 변동성이 커짐으로써 불확실성이 낳는 리스크를 생각했을 때, 전통적인 인과관계적 의사결정 논리에 매몰되기보다 개인의 역량을 바탕으로 기업가적 정신을 이루고 이를 통해 시장(기회)을 창조할 수 있다고 언급합니다.
"우리 얼마 전에 MT 준비 기깔나게 했잖아"
저희 팀은 단 두명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대학생 IT 벤처 창업 동아리 SOPT에서 만난 지인(@한수아 Sua)과
32기 활동이 끝난 후 스몰 비즈니스 한 번 해보자~ 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팀을 결성하게 되었습니다.
팀원과 하루를 통으로 시간 내어 우리가 같이 공감 할 수 있는 것이 뭔지, 우리가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는지, 어떤 네트워크들에 속해있는지 등을 리스트업 했습니다.
ㄴ(좌) 팀 내 수단을 바탕으로 아이템 아이데이션 / (우) 개인 경험 리스트업
저는 개인적으로 노션, 피그마, 구글 드라이브에 기록해놓은 여태까지의 경험들을 다시 톺아보며 내가 뭘 할 수 있는 사람인지 다시금 생각해봤습니다.
많은 후보군들이 있었지만 피그마를 보다 문득 몇 주 전 같이 동아리 MT를 준비하며 만들었던 [실내 게임 콘텐츠 템플릿]을 발견하게 되었는데요, 같이 정말 재밌게 준비했고 동아리원들에게도 좋은 추억을 심어준 기억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우리가 가장 강력하게 활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 즉, 채널은 대학생이라 판단하게 되면서 매우 단순하게 대학생을 대상으로 MT 준비를 일부 대행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저자는 이펙추에이션 접근 방법 역시 일반적인 목표는 세우고 수단을 찾아볼 수 있다고는 이야기합니다. 저희 입장에서 동아리 한 기수가 끝난 후 적용을 위해 "작게 비즈니스 한 번 해볼까?"라는 일반적인 목표를 세웠고 정말 대단한 아이디어를 끄집어내려고 하기보다는 지금 당장 잘하고 재밌게 해볼 수 있는 것을 생각하고 이에 파생되는 목표를 만들어 우리의 역량으로 부딪혀보는 결정을 하게되었습니다.
2. 남는게,, 시간 뿐이구나? (Affordable Loss - 감당 가능한 손실)
인과적 추론 : 최적화된 전략을 선택하여 이익을 극대화 하는 것에 집중
실현적 추론 : 감당 가능한 손실 범위를 생각하고 제한적 수단을 활용
저자 사라스 사라스바티는 이펙추에이션 책 출간을 위해 30여명의 전문 기업가들을 표본으로 삼고 벤처링 실험을 진행했는데요, 참가자 전원 중 아무도 기대 수익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으려 하거나 프로젝트에 적당한 투자 수준을 예측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대신 이들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 투자하길 원했다고 합니다.
극단적 이펙추에이터들은 시장 조사 등의 기대 수익 관련 구체적 정보를 얻기위한 지출을 아예 하지않고 신규 제품을 직접적으로 빠르게 시장에 제품을 내놓기를 원했다고 소개하는데,
해당 맥락을 팀에 적용해보기 위해 어떤 스테이지든
내가 가진 것, 아는 것, 속한 네트워크를 어떻게 사용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지
다음 단계로 가는 도중에 잃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짚어가기로 하고 바로 실행에 옮겨봤습니다.
재정적, 심리적 코스트를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던졌고
아직 대학생 + 갓졸업생 신분인 저희에게 각자의 돈을 지불하는건 너무 큰 리스크였고
투자 가능한거라곤,, '시간' '몰입'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 했던건 손실 가능한 것이 시간 뿐이라고 이를 최대로 활용하기보단 가진 것이라도 아끼자는 마인드로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자했습니다.
저희는 노코드툴을 활용했던 경험이 많았고 이것이 리소스를 아끼면서도 싸고 빠르게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수단이라 확신했기에 다음 단계(MVP 가설 검증)로 가기 위해 5일 만에 노코드툴을 활용해 MVP를 만드는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ㄴ 노코드 커뮤니티에 툴도 추천 받아보고~
정확히는 기획 & 디자인에 이틀, Framer를 통해 서비스 배포까지 하루가 걸렸습니다.
(feat. Figma to HTML with Framer 기능 진짜 미쳤습니다,,, 감탄. 꼭 써보세요)
ㄴ 아주 볼품없는 초기 랜페 일부 (지금은 쪼오끔 개선 됐습니다 하하)
그렇게 정말 가벼운 마음을 가지고 9월 18일 새벽 배포 후 에브리타임 홍보게시판 다섯 군데에 서비스를 홍보하고 아침을 맞았습니다.
이게 웬걸,,! 아침에 눈을 뜨고 Formspark를 확인해보니 이미 견적 요청이 들어와있었습니다.
놀라서 바로 동업자에게 바로 전화해서 했던 말이
야,, 우리 이제 어떡해?
설렘 반, 걱정 반을 가지고 요청 주신 품목들에 대해 견적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니즈를 검증이 가장 큰 목적이었기에 사실상 준비되어 있는 시스템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렇게 숙소 및 장보기 수급을 더 싸게 할 수 있도록 제휴 방안을 빠르게 찾아보고
나름의 수익 구조에 살을 붙인 뒤 견적서를 발송해드렸습니다. 하지만!
ㄴ 계약을 위한 처절한 모습,,
사실 견적 기한 내에 입금이 되지 않아 절망하던 찰나 견적 연장 후 DAY3에 첫 계약이 성사되었습니다. 첫 계약 후에 기뻐서 바로 동업자와 소리지르고 난리도 아녔습니다,,
ㄴ 감격의 첫 매출
앞서 말씀 드렸듯 자동화로 이어지는 시스템이 없었기에 첫 계약은 발로 뛰며 가치를 전달해드리고자 노력했습니다. 주류 배송까지 요청주셔서 직접 을왕리 숙소까지 체크인 전 술을 넣어드리고 왔습니다.
ㄴ 혼자 낑낑대며 고생했지만 준비를 계획대로 잘 마쳐 너무 기뻤습니다.
시장 속에 답이 있다는 구절을 여기에 쓰는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택배 물품들을 숙소 사장님과 같이 옮기면서 친근하게 대화를 이어나가다 제가 몰랐던 사실을 하나 알게되었습니다.
특정 숙소들은 연결되어 있는 도소매 업체들이 있어 직접 고기와 술을 수급하는 곳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술을 배송할 수 있을까에 대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했는데 풀리는 순간이었습니다. 1부에서는 다루지 않겠지만 2부에서는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3. 제품없이 메일부터 작성한 ssul (Crazy Quilt - 조각을 이어만든 이불)
인과적 추론 : 경쟁사를 분석하고 차별화 전략을 수립하여 포지셔닝한다.
실현적 추론 : 이해관계자들을 내 편으로 만들어 협력할 수 있는 파트너십을 만들어나간다.
앞선 두번째 스탭에서 시장 조사 관련한 언급은 없었는데요,
사실 아예 안한건 아닙니다. 2~3시간 정도 할애하여 20명의 지인들에게 MT 준비 관련 경험을 묻고 시장 상황을 간단하게 살펴 보았으나 큰 소득은 없었습니다.
ㄴ 방법이 잘못됐나,,?
MT 준비 관련 경험을 물었을 때 가장 확실하게 두드러지는 페인포인트도 없었고 저마다의 경험이 매우 달랐습니다. 어느정도 앞서는 수치를 보이는 항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통계적 유의성은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십분 활용하지는 못했습니다. 이참에 마인드셋을 고쳐 먹기로 결심하고
"첫 고객이 곧 시장이다"
라는 모토로 제품을 빠르게 내고자 했습니다.
첫 고객이라고 말했지만 사실상 초기 고객'군'이었고 견적 문의를 주신 최근 10팀의 공통점을 살펴본 결과 대학 학과가 아닌 모두 대학 동아리 및 학회에서 문의를 주셨고, MT 준비 단계 중 [숙소 예약, 장보기, 버스 대절, 프로그램 제작, 운영 및 공지]에서 조금 더 니즈가 있는 포인트를 추려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미 확실한 수요층이 없는 MVP 단계에서는 이펙추에이션 로직을 바탕으로 아예 불확실성을 없애버리는 전략이 시간과 금전적 비용을 줄이고 빛을 발할 수 있었습니다.
해당 배움을 토대로 초기 마케팅 전략도 개선하게 되었는데요, 에브리타임 채널 홍보글 게시에 집중하기보다 직접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동아리 및 동아리 임원 계정에 DM을 드리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꾸어 견적 문의율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직접 컨택이 전환율이 더 좋은게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요)
또한,
시장 상황을 보던 도중 저희가 만드려는 서비스와 비슷해보이는 서비스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의 저였다면 당장 경쟁사라 생각하고 차별화 포인트를 어떻게 가져갈지 고민했겠지만 현 스탭에서는 협력할 수 있는 포인트를 먼저 찾아보고자 간단한 커피챗 메일을 넣었습니다.
ㄴ 당시 썼던 메일
회신은 없으셨지만 (운영하시는 개인 블로그를 보니 커피챗은 하지않는다는 것을 나중에 발견했습니다,, 하하)
실망하지 않고 또 어떤 협력을 해볼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찰나!
저희의 첫 고객은 다름 아닌 대학 창업 동아리였는데, 서비스가 너무 괜찮아보인다는 피드백과 함께 저희 팀과 협력해볼 수 있는 포인트가 있을 지에 대해 먼저 컨택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서비스 제공 후 인터뷰 제안을 드리고 서비스 개선 인터뷰와 협력 사업 관련 미팅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ㄴ (좌) 인터뷰 질문 리스트업 / (우) 인터뷰 가이드 - 정작 인터뷰하고 고객님과 사진도 못찍은,,게 아쉬워요
대학생 타겟 마케팅 에이전시를 운영중이셨고 관련한 마케팅 전략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으며 장기적으로 리퍼러 형성에 도움될 수 있는 Acquisition Roof를 만드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요며칠 전에는 동아리 대상으로 직접 컨택을 드리던 도중 서비스를 칭찬해주셨던 분께 바로 네트워킹 제안을 드렸습니다. 사실상 아직 정확히 어떤 아이템을 하시는지 모르지만 협력할 수 있는 포인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ㄴ 다짜고짜 협력 네트워킹 제안 드리기
번외) 2부 스포
1부는 4step중 3step까지의 이야기를 짧게 녹여내봤습니다.
2부를 언제쓸지는 모르겠지만 4step에 해당하는 이야기와 시스템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시장분석보다 전단지를 줍는 일'의 의미는 미래를 예측하는데 힘을 들이기보다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며 상황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는 일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업에 도전하고자 할 때 가만히 상상할 것이 아니라 실패라 불리우는 일련의 과정들을
세상 속에서 반복하다보면 이는 곧 시장과의 소통이며 그 속에서 임팩트가 만들어진다는 것이 이펙추에이션이 주는 교훈이 아닐까 조심스레 예측해보며 1부를 마치겠습니다.
아티클에 관한 질문과 지적은 언제든 환영입니다 :)
감사합니다.
cf) 이지엠티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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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동업자입니다. 전단지를 줍는 일은 생각보다 힘들지만 꽤 흥미롭습니다. 그럼 20000
지난 7년간 매 학기 레크레이션 MC를 안해본 적이 없는데요, 혹시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커피챗주세요!!
현종님, 대단하시군요,, 감사합니다~~
너무 재밌네요... 다음 2부도 기대됩니다...
감사합니다. 2부를 위해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
잘 읽었습니다. 대표님! 대학교 동아리 서비스 운영 중에 있습니다. :) 혹시, 협업 관심 있으시면 커피챗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연락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제안 감사드립니다 :)
정말 재밌게 읽었네요 ㅎㅎ :)
재밌게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
지하철에서 너무 재밌게 읽느라 내릴 역 놓칠뻔했습니다•• 저도 조만간 제가 할 수 있는 게 뭔지 정리 해보겠어요 💪🏻
과찬이십니다! 책도 한 번 읽어보시면 인사이트 빵빵입니다 ㅎ
공유해 주셔서 감사해요 재밌게 잘 읽었어요!
2부도 재미나게 공유해보겠습니다 :)
본문의 창업동아리 회장입니다 ㅎㅎ 덕분에 편하고 재밌게 엠티 다녀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응원하겠습니다 ☺️
용우님 직접 등판해주셨군요! 다음에도 잘 준비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zㅋㅋㅋㅋㅋㅋㅋㅋ 늦게 봤는데, 역시 실행력 최고십니다 선생님 충성충성
필승필승 🫡
와 미쳤다. 이거 진짜 재밌어요 말도 안됩니다 좋은 이야기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과분한 칭찬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