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호
트레이스(Trace)는 AI 메모 앱으로 출시되었지만, 불과 3주 만에 일정 관리 앱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트레이스가 겪었던 시행착오, 일정관리 앱으로 피봇하게 된 근거,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은 레슨런을 공유합니다.
아래는 AI 메모앱으로 포지셔닝할 때 트레이스가 내세웠던 핵심 기능들입니다.
이 앱을 처음 경험하는 지인과 고객들의 반응은 신기함이었어요.
AI가 익숙하지 않는 대중들은 메모가 자동으로 분류되고, 대화로 메모를 찾아주는 것을 신기해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였습니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한 번 사용한 후 다시 돌아오지 않았고, 결국 트레이스는 '신기하지만 금세 잊히는' 프로덕트가 되고 말았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제품'이 아닌 '작품'을 만드려 한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둘의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품은 손이 가야 합니다. 손이 가기 때문에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작품은 “오…” 소리가 나올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꼭 다시 돌아오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저도 인생영화로 꼽는 영화를 실제로는 두 번 정도 밖에 본적이 없지만, 누군가 물어보면 꼭 그 작품을 얘기합니다. 그래서 제품을 출시하고 “오…” 소리를 들었다고 해서 리텐션이 나오는 제품을 만들었다고 착각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의 목소리, 클리셰가 아닌 클래식!
저는 트레이스가 뛰어난 제품이 되도록 바로 잡고 싶었습니다. 우선 고객들의 부정 피드백 중 곂치는 것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메모 앱인지 일정 관리 앱인지 헷갈린다.
기능이 어렵고 설명을 듣기 전까지 가능한지 몰랐다. ('남기기', '떠올리기' 기능 이름도 생소하다)
신기하긴 한데 "굳이"... 평소에는 사용하지 않을 기능이다.
이를 기반으로 더 딥하게 듣고 싶어서 바로 IT 현직자 지인들 중에서 평소에 메모/일정 관리 서비스를 사용하는 5명을 인터뷰 했습니다. 그리고 알게 된 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사실
메모하는 사람은 많이 없다. 하지만 일정 관리는 대부분 한다.
-> "메모 기능을 버리고 일정 관리 앱으로 피봇하자"
일정 관리할 때는 캘린더 뷰가 꼭 있어야 한다. (거의 만장일치)
-> "메인 화면은 상단 - 캘린더 뷰, 하단 - 리스트 뷰로 구성하자"
AI가 대신 일정 등록해주면 좋겠지만, 정확하게 내 의도대로 해줄 수 있을지 의심됨
-> "사용자가 직접 하던 것을 LLM이 대신 해주되, 최종 확정은 사용자가 직접 하게 하자"
특히 인터뷰에서 가장 도움이 됐던 것은 제 친구중에서 가장 MBTI 슈퍼 J로 유명한 친구입니다. 이 친구는 TickTick이라는 전세계 2천만명이 사용하는 일정관리 앱을 무려 6년 넘게 사용하고 있는 Platinum 유저인데요. 이 친구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말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고, 역시 인터뷰는 헤비 유저랑 해야된다는 것을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아래는 친구의 ticktick 서비스의 레벨입니다. (이런 유저를 찾아가서 인터뷰 해야 한다...)
또한, 회사 팀원분들과도 소통하며 트레이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고, 팀원 중 한분께서 주신 아이디어가 현재 트레이스의 킬러 피쳐 중 하나인 여러 일정 한번에 등록으로 개발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3주 동안의 개발을 거쳐 AI 일정 플래너로 재탄생한 트레이스의 베타 버전을 다시 친구에게 사용해보도록 했습니다. 당시 트레이스에 대해 약간은 시큰둥했던 친구가 이번엔 정말 뜨거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친구 간의 대화다 보니 날 것 그대로의 표현이긴 하지만, 생생함을 전달해드리고자 캡처해서 가져왔습니다... ㅎㅎ
레슨런
고객에 대해 '상상'하는 것은 망테크이다.
본인이 '작품'을 만드려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자.
피봇을 계획중이라면 As Is에 대해 피드백을 받으려 하면 안된다.
- 손님에게 찌개를 대접한다고 해보자. 맛이 없다면 버리고 다시 만들어야지, 거기에 이거 넣고 저거 넣고 해봐야 끔찍한 혼종이 될 뿐이다.아무리 사소한 피드백도 “쎄함”을 캐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서비스의 본질에 대한 칭찬 없이 단순히 UI가 이쁘다는 칭찬만 받았다면 여기서도 일종의 쎄함을 느껴야 한다. 그 때 바로 대처하지 않으면 뒤늦게 복선을 회수하게 된다.
헤비 유저를 찾아가라. 한 마디 한 마디 농도 짙은 피드백을 들을 수 있다.
반대로 전혀 서비스를 쓸 것 같지 않은 사람에게 피드백을 받는다면 이 또한 망테크이다. 1번에서 말한 '상상'을 이번에는 이 사람이 해서 들려줄 것이다.
LLM 같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 예정이라면, “현재 뭐가 불편하신가요?”로는 단서를 찾을 수 없다. 이미 그들은 현재 상태에 익숙해져서 AI 없이도 잘 살고 있다. 대신 특정 앱을 사용할 때 어떤 행위에 가장 많이 시간을 쓰고 있고, 어떤 상황에서 짜증이 나는지를 물어보는게 차라리 낫다.
그럼 이제 AI 일정 플래너로 재탄생한 트레이스를 소개합니다.
1. AI의 뛰어난 자연어 인식:
날짜 선택, 일정 입력, 알림 시간과 날짜를 일일이 탭할 필요가 없습니다. “담주 금 본가 내려가기”라고 입력하면, 자동으로 “다음주 금요일” 날짜로 “본가 내려가기”이라는 일정이 등록됩니다.
필요한 정보 (제목, 날짜 등)는 모두 자동으로 채워집니다.
2. 여러 일정 동시 등록
여러 일정을 캘린더에서 일일이 입력하는 것은 상당히 번거로운 일인데요. 예를 들어, 오늘의 올림픽 경기들을 미리 알림받고 싶다면, 일정을 복사해서 트레이스에 복사 붙여넣기 하면 됩니다.
3. 똑똑한 푸시 알림:
메모란에 "미리 선물 사기"라고 적어두면, 알림 날짜에 "다음 주 어머니 생신이에요. 미리 선물 사두는 것 잊지 마세요!"와 같이 맞춤형 푸시 알림을 보내줍니다.
지금 앱 스토어에서 트레이스를 만나보세요
피드백 남기기
https://tracefeedback.featurebase.app/?b=66b4665b18d22aedc7350daa
트레이스의 피봇 스토리와 앱 소개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메모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여러분들의 일정을 책임지겠습니다.
이제까지 없던 심리스한 일정 관리, 트레이스와 함께 시작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