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VC 100명만 만나봅시다.
작년 2022 넥스트라이즈에서 토스 이승건 대표님이 한 말이 있죠.
우리는 성공율이 높은게 아니고 실패를 최대한 빨리, 많이한다.
그리고 실패에 따른 비용을 최소화하는데에 집중한다.
[이미지 = 더밀크]
저는 투자유치에 있어서도 똑같은 원리가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얼마나 멋지게'투자받았는지에 대한 꿈이 있는 분들이 있어요. 하지만 투자유치에 있어서 ‘타율’은 필요없습니다.
빨리 거절당하시고, 피드백 최대한 받아내서 24시간안에 수정본 보내고 감사하다고 이메일하고, 그걸로 또 빨리 다른데가서 IR하시고, 이걸 될때까지 반복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저도 시드유치 당시에 거의 3개월동안 80번의 IR을 했고, 지금 세어보니 200회를 넘었더군요.
생각보다 IR은 매우 쓰라립니다.
10번째, 20번째, 30번째.. 거의 10번의 IR마다 각기 다른 이유로 자괴감이 듭니다. 눈물이 납니다. 공격을 많이받았는데 듣고보니 다 맞는말이라, 내가너무 바보같아서, 우리팀원들한테 미안해서, 몸이 너무 피곤해서, 막막해서… 그렇지만 눈물닦고 다음 IR갑니다.
하다보면 5분버전, 7분버전, 10분버전, 30분버전 IR이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데모데이도 겁나게 다닙니다.
발표하면서 호흡도 조절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를때 즈음, VC한명이 드디어 손을 듭니다. 내가할게라고요.
그러면 갑자기 지켜만 보고 할듯말듯 하던 VC들이 주루룩 손을 듭니다.
나도할래, 나도 껴줘, 내가. 처음부터 한다고 한거 기억하지?
이때 와 나 진짜 핫해졌구나 하고 여유부리면 안됩니다.
내가 핫해진게 아니고 나를 핫하게 해준 VC가 잠깐 진지한 관심을 가지게 된것 뿐이니까요.
끝날때까지 끝난게아니다, 이제부터가 본게임입니다.
돈들어올때까지 계속 레이싱을 해야합니다.
계약까지 속도와 퀄리티 모두 포기할 수 없습니다.
실사요청자료를 준비하고 추가질문에 대한 대응은 24시간안에 합니다.
드디어 심사역이 ‘본투심’을 통과했다고 알려옵니다.
마치 수표처럼 보이는 투자계약서가 날라옵니다. 근데 투자계약을 하기로 한 날 바로 3일전에 날라옵니다.
그마저도 금요일에 날리고 월요일에 달라고하니,
변호사 한명 찾아서 검토해달라고 하기에도 애매합니다.
검토할 시간을 안주려는 의도가 있을때도 있습니다.
아주 젠틀한 경우에는 1주일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짧은 기간내에 던진다고해서 VC가 나쁜사람이라서 그런건 아니고요,
그냥 투자업계가 그렇습니다.
본의아니게 그럴수도있고, 일부러라고 하더라도 전략일 뿐이니까
맘 상하지 마시고 다음 액션을 해야합니다.
지인들을 동원해야합니다.
코파운더들은 계약서에서 '이해관계인 (=대표님)의 발목을 잡는 조항은 잘 못봅니다. 자기일이 아니기때문에 약간은 느슨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 주변에 미리밥사주고 부탁하고 해서 섭외해놓은 계약서 잘보는, 이미 투자유치를 해본 대표님 1~2명과 스타트업 계약서 잘본다는 법무법인에 계약서를 빨리 날려서 검토해달라하시고요,
본인도 꼼꼼히 읽어보면서 우려되는 부분을 사이드노트로 의견으로 달아줍니다.
왜 이렇게 수정하는게 너(투자사)와 나에게 좋은건지도 설명하면 더 좋습니다.
이게 법무법인의 경우 계약서봐주는 비용이 보통 100~200만원 드는데,
시드라운드나 pre-A일 경우에는 엄청 아까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 쓴 계약서가 불리하면 그다음 계약서는 더 불리해지니까
첫 단추를 잘꿴다는 생각으로 법무비용을 투자를 하시는 것은 정말 좋습니다.
그전에 독소조항을 미리공부해두면 좋기야 하겠지만
그래봤자 갑자기 날라오는 투자계약서를보면 정신이 하나도 없으실 거니까요.
빨리 클로징 해야합니다. 홀딩>무산까지는 너무나 쉽습니다.
계약서를 수정하고 왔다갔다하는 기간은 회사와 대표님의 권리를 최대한 확보하는 선 안에서 짧으면 짧을수록 좋습니다.
보통은 ‘투자하겠다’라고 말한 이후 2개월이내,
투심통과이후 1달이내,
투자계약서를 받은 이후 도장을 찍을때까지의 기간이 1~2주가 가장 ideal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사이에 시장과 투자자에게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릅니다.
손들었던 vc들이 갑자기 1주일만에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투자하겠다’고 구두약속을 받은 후 빠르게 클로징하지 못하고
어영부영하다가 악재가 생겨서 갑자기 ‘홀딩’까지 되었다 하면 큰일입니다.
그러니 이때만큼은 워라밸, 건강은 제쳐두시고,
여차하면 잠도자지말고 밥도먹지말고 도장을 찍고야 말겠다라는 일념하나로 달리시는게 좋습니다.
이 과정이 지나가고나면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돈이 들어옵니다.
드디어 돈도(?) 못벌어오는 대표에서, 인정받는 대표가 됩니다 (ㅜㅜ).
회사를 운영하면서 매 월급날이 가장 고통스럽다고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잊을수 없이 기쁜날은 투자직후 첫 월급날이 됩니다.
당당하게 월급 내보내고 얼른 퇴근하세요! 라고 말하면 얼마나 뿌듯하고 행복한지요 ㅎㅎ
투자는 Pass or fail 이더라고요.
가끔은 ‘멋지게’ 투자를 받는 장면을 꿈꾸시는 분도 있습니다. 탑티어 투자자들이 줄을서서 나에게 투자하고싶어하는 그림이요.
하지만 무릎을 꿇고 빌었든, 사무실에 앉아만 있는데도 투자자들이 몰려왔든 그런건 비하인드스토리고, 중요한건 투자를 받았냐, 안받았냐 이 가름마입니다.
일단은 100명 만나서 100번 까이고 100번 고치겠다는 마음을 가지면 투자유치는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우리, VC 100명만 만나봅시다. 10명만나고 힘드시거든 아직 90발 남았다고 생각하시고요.
대표님, 그리고 파운더분들 모두모두 화이팅입니다!
제가 글솜씨가 없어서.. 그리고 다음일정도 가야해서 여기서 그냥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ㅎㅎ
즐거운 주말되세요!
아참, 저희 백엔드 개발자 구합니다. 파이썬 할 줄 아시는 주니어 & 시니어 백엔드 개발자분들 혹시 이글 보시거든 연락주세요!
개발자가 아니시라면 꼭 주변에 지인 있는지 떠올려봐주시고, 소개좀 부탁드립니다!
[백엔드 리드 공고]
[주니어 공고]
빅데이터 기반 초개인화 부동산 처방전 부동부동에서 기획자와 PM, 백엔드 테크리드를 찾고 있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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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미팅을 본격적으로 다니기 앞서, 어제 PMC Networking을 통해서 또 메이커로그를 통해서 너무 좋은 인사이트를 공유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투자하면서 궁금한 사항이 생기면 제가 별도로 커피챗 한번 드려도 괜찮을까요?
네! 그럼요~ 언제든지 말씀주세요!
@김기은 생생한 투자유치 경험담 공유해주셔서 감사해요! 마음가짐을 더 단단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드네요!
ㅎㅎ 이미 너무 잘하고 계신걸요~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
ㅎㅎ 감사합니다~! 쓴다고 썼는데 도움이 될지 모르겠네요~
소중한 경험 공유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저한테 너무 좋은 글이에요 . 정말 경험하지 않고서야 알기 어려운 내용들이 너무 많네요. 감사합니다 😄
투자 의향 표시부터 계약할 때 까지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으니 너무 재미(?)있네요! 살아있는 이야기 너무 좋아요 감사합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기은님 메이커로그가 Must Reads #235에 선정되었어요! https://stib.ee/grY8
오 영광이네요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