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가 8명이 모여 사는 집: 대장간
이웃을 찾았다
나는 ‘이웃이 되어줄 분을 찾습니다’ 라는 글을 올리며 이사 갈 곳을 찾고 있었다. 용인에서 강남까지의 출퇴근이 고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내가 거처를 옮기고 싶은 이유는 커뮤니티 때문이었다. 나는 부모님과 함께 용인에 살았지만 매일 서울로 갔다. 평일에는 역삼의 디스콰이엇 오피스로, 토요일에는 여자친구와 데이트하러 강남/한남/연남동으로, 일요일에는 디스콰이엇 메이커들과 ‘일요일에 일하는 모임’을 하러 또 다시 역삼으로 왔었다. 모두 사람들을 만나러 오는 것이었다.
그때 마침 ‘퍼플카우‘라는 이름을 가진 창업가 집단이 같이 살 이웃을 구하고 있었다. 이들은 안암에서 시작해서 4명에서 8명으로 조직의 규모를 키우려 하는 중이었다. 보통의 셰어하우스라기엔 입주 절차가 좀 특이했다. 함께 살 의향이 있거나 이들이 궁금하면 파티에 참석해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fit이 맞으면 1 on 1으로 식사를 하면서 최종적인 논의를 해보는 방식이었다. 파티 참석 대상에는 두가지의 확고한 조건이 있었다:
- 1) 만들고 있는 제품이 있는 ‘메이커’일 것
- 2) 제품을 성공시키는 것을 넘어서, 제품을 통해 만들고자 하는 ‘세상의 변화’가 있을 것
안암 하우스에서 열린 파티에서는 맥주와 BBQ를 먹으며 위에서 말한 본인만의 두가지에 대해 소개하고, 내가 사간 버번을 마시면서 2차로 잔잔한 대화를 나눴다. 여기에서는 @하영진, @marc zen, @권지훈 등 디스콰이엇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메이킹 스토리를 듣는 것이 정말 즐거웠다. 또 자기만의 호기심, 자기가 믿는 바를 밀고 나가는 것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며칠 뒤 이들은 나와 함께하고 싶다고 연락을 줬고, 나는 조건을 묻지도 않고 무조건 가겠다고 답했다.
대장간 킥오프!
하우스에 들어온 지 일주일이 조금 넘은 토요일이었다. 일어나니까 아침부터 윗층에서 대화소리가 들려왔다. 얼핏 듣기로는 프로덕트를 만들어서 수익을 창출한 경험을 나누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게중에는 처음 듣는 목소리도 있었다. 목소리의 주인은 하우스에 게스트로 온 @손승호 였는데 디스콰이엇에서 가인이한테 먼저 연락을 줘서 집에 오게 되었다고 한다.
나는 청소년기 내내 말이 잘 통하고 에너지 레벨이 맞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싶다는 결핍이 있었고, 대학 시절 러닝크루를 하면서, 또 디스콰이엇 팀원이 되면서 이런 결핍들이 해소되었다. 이제는 집에서까지 흥미롭고 영감을 주는 사람들로 가득하고, 또 집에 사는 친구들 한명한명이 magnet이 되어 다른 흥미로운 사람들을 데려오는 환경에 놓이게 되었다는 것에 새삼 행복함을 느꼈다.
무언가 만들고 있는 제품이 있는 사람들, 그걸로 돈을 벌고 있는 사람들, 그러면서도 제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영향을 끼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지금 각자의 제품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망치질하며 다듬어간다는 의미에서 하우스 이름을 '대장간'으로 새로 정했다.
범 쉐프
우리가 이 집의 첫 주인이어서 뜯지도 않은 오븐이 있었다.
이날은 대장간 하우스 Kick-Off가 있는 날이었다. 대장간의 셰프 @홍석범이 BBQ를 준비한다. 고기가 익는 냄새를 맡으며 방 배정, 집안일 역할 정하기, 그라운드 룰 세팅을 하는 시간이다. 모든 하우스 멤버가 1층의 거실의 한켠에 모였다.
가사에는 청소 뿐만 아니라 PM, PR까지 포함
미리 form으로 수집한 의견을 바탕으로 킥오프 논의를 진행했다. 대장간 집안일의 범위를 청소 뿐만 아니라 이곳에 사는 대장장이들의 프로젝트 진행상황을 같이 관리해주는 Project Manager, PR을 담당하는 사람, 그리고 하우스의 총무를 맡고 문화를 리드하는 대장 역할까지 포함하기로 했다.
집안일 역할을 정하는 일과 다른 아젠다들은 고기가 다 익기도 전에 일사천리로 정해져서 추가로 대장도 뽑고, 당번도 정하기로 했다. 가사 당번은 대장장이 일부가 안암에 살던 시절부터 얻어온 경험에 기반해서 만족도를 가장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 일주일에 두번씩 청소하고 할 때마다 슬랙 채널에 사진 + 템플릿을 채운 텍스트를 함께 업로드
- 당번은 3개월에 한번씩 미팅에서 변경
당번은 공정하게 경쟁 입찰 방식(손들기+가위바위보)으로 정했다. 나는 PR 담당을 맡게 되었다. 앞으로 대장간에서 일어나는 일을 콘텐츠화하거나, 하우스에 놀러오는 게스트와 커뮤니티 '클럽 대장간'을 매니지하는 일을 맡는다. 또 브랜드로서의 대장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액션들을 가볍게 실행하는 역할도 할 계획이다. (일주일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이 글을 쓰고 있다 ㅋㅋ)
PM 역할은 사람들의 습관 만들기를 도와주는 커뮤니티 ‘무사의 습관’을 운영하고 있는 1인 창업가 @신가인이 맡았다.
잘 부탁한다 대장 석범!
모두의 열렬한 지지와 환호를 등에 업고 대장 망치를 다룰 1대 대장이 선출되었다. 대장의 임기는 3개월이고 재임할 수 있다. 석범이는 하우스에서 나이가 제일 어리지만 팀 규모가 있고 매출이 나오는 소셜벤처인 '내이루리 주식회사'에서 Co-founder, COO로서 팀의 든든함을 책임지고 있다.
아무리 말이 잘 통하고 배려를 잘 하는 사람들만 모여있어도 작은 갈등과 운영상의 소요가 있을텐데, 석범이가 지치지 않도록 부지런히 움직여야겠다. 대장간의 대장장이들이 앞으로 어떤 것들을 만들어낼지 정말 기대된다!
킥오프 미팅에서 몇가지 액션 아이템들을 정했다. 이 중에는 2층 공간을 게스트와 함께할 수 있는 라운지로 꾸미는 것도 있다. 안암에서부터 하우스를 만들어온 가인이와 집에서 비싼 스피커와 위스키, 조명, 식탁들을 가져온 낭만파 @김태훈 (태훈이를 소개하는 콘텐츠도 조만간 업로드될 예정이다)가 힘을 합쳐 2층 공간을 만들어간다고 한다. 집이 어느정도 정리되면 집들이 겸 네트워킹 파티를 열 예정인데 참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여기에 댓글을 남겨주면 된다.
"대장간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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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치질은 계속된다
뚱 땅 뚱 땅!
고기맛집이라고?
고기가 멋있고 셰프가 촉촉해요!!!
크 뚝딱이들 !!!
🔨🔨🔨🔨
오...! 완전 좋은데요 ㅋㅋㅋ 집들이 언제하나요..아니 언제하는가(반말모드) 🔥
빠른 시일 안에 준비해 보겠다(반말모드🤣)!
대장장이라는 컨셉부터가 너무 매력적이네요😍 저도 서울에 올라가면 한 번 대장간을 노려봐야 겠습니다🔨 대장간 파이팅!!
오 !! 예찬님 매우 환영입니다!
대장간에서 펼쳐질 무궁무진한 일들이 너무 기대된다!! 🔨🔨🔨 좋은 글 써줘서 너무 고맙다.
태훈 덕분에 대장간에 실행력+낭만이 가득차게 된 것 같다! 진심으로 고맙다!!!
놀러 가보고 싶네요. ㅎㅎ
ㅎㅎㅎ 환영합니다!
아쉽게도 아차산입니다......
사랑합니다
집들이 가고싶네요! (아니 가고싶다!) ㅋㅋㅋ 추후에 입주민 추가 모집 하시면 지원하고싶네요~!
재밌는 글이네요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