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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빈
김유빈 ·

캐나다에 회사를 짓고 다같이 가서 살아보기로 했다

이번달, 우리팀은 캐나다로 거처를 옮긴다. 말 그대로, 팀원 전체가 캐나다에 가서 살기로 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의 질문을 듣곤 하는데, 우리팀에서 내린 현실적인 이유와 결정들을 글로 적어보기로 했다.


Q1. 왜 해외로 가나요?

우리는 기업을 위한 데이터 수집 및 분석 SaaS를 운영하고 있다. SaaS의 장점은 1) 구독으로 인한 ARR 확보와 더불어 2) 앱과 같은 서비스에 비해 시장 확장을 유연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많은 SaaS가 그렇듯, 왈라도 처음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 해외로 가는 것은 어찌보면 우리에겐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Q2. 왜 미국이 아닌가요?

처음엔 마냥 미국을 생각했다. 스타트업의 성지 실리콘밸리가 있고, 영어권 국가를 생각했을 때 1순위로 생각이 났으니까. 그래서 올해 2월 공동창업자 영범과 직접 미국을 가보았다. 그런 우리에게 미국은 다음의 현실적인 것들을 떠올리게 했다.


1) 막대한 물가: 우리는 미국의 물가를 감당할 수 있을까?

2) 더욱 막대한 렌트비: 우리 다섯명이서 다같이 살 수 있는 집을 구하기엔 미국의 렌트비는 하늘을 찔렀다.

3) 상상 속 실리콘밸리와 현실: 우리는 그 곳에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이 정말로 존재하는가?

4) 미국 그 자체: 미국은 생각보다도 더 자본주의 경쟁 사회이다. 한국에서 도움을 받아온 여러 정책과 지원을 미국에 기대할 수 없다. 외국에서 온 이방인이기 때문에 더욱 기대할 수 없다. 비자와 같은 문제도 무시하기엔 매우 크다.


미국에 대한 어떠한 로망이 존재했던 것은 맞다. 예를 들어 실리콘밸리의 어떤 네트워킹을 통한 입소문 같은 것을 기대해보기도 했다. 자유분방한 느낌의 거리와 스타트업 영감이 충만한 분위기 같은 것도 떠올려보았다. 그런데 우리는 작년 12월 첫 투자를 받고 이제 막 성장하고 있는 작은 스타트업이다. 우리는 우리에게 아직 흐릿한 로망 대신, 우리가 가진 예산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땅을 찾기로 했다.


Q3. 왜 캐나다인가요?

미국을 선택하지 않은 4가지 이유처럼, 캐나다를 선택한 4가지 이유가 있다.

1) 감당이 가능한 물가: 물론 어떤 부분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비싼 부분도 있지만, 미국에 비해서는 충분히 감당 가능한 물가였다.

2) 또한 감당이 가능한 렌트비: 우리는 올해 8월, 현재 머물고 있는 오피스의 계약이 끝나 새로운 오피스를 구하기로 되어있었다. 다섯명이서 살 수 있는 집을 구하는 것이, 서울 강남에 오피스를 구하는 것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저렴하다.

3) 캐나다 그 자체: 캐나다는 면적 대비 인구가 적어서, 이방인을 유입시키는 일에 적극적이다. 그만큼 정책과 지원이 잘 되어있다. 이를테면, 우리를 담당한 캐나다 오타와의 정부 담당자분은 우리의 오피스, 비자, 캐나다 변호사, 심지어는 집을 구하는 일까지도 세심하게 도와주신다. 그리고 만약 우리가 캐나다 대학생을 고용하면 인건비 절반은 정부에서 지원해주기도 한다. 또한 비자도 비교적 쉽게 발급이 되며, 시민권에 대해서도 우호적이다.

4) 좋은 기회와 인연: 우리는 지금 디캠프 프론트원에 입주해있는데, 디캠프에 지금의 캐나다 담당자 분들이 방문해주셨다. 그때를 계기로 법인 설립까지 도와주셨는데, 만약 이렇게 만나뵙지 못했다면 앞서 말한 3가지의 이유도 알지 못하고 마냥 해외 진출을 두려워하고 미뤘을 것이다. 좋은 기회와 인연으로 캐나다를 선택할 수 있었다.


Q4. 왜 지금 가나요? 너무 이르지 않나요?

많은 기업에서 해외 진출의 시기를 국내에서 성공을 거둔 이후, 투자를 많이 받은 이후로 본다. 그런데 우리는 그보다는 조금 일러야한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 국내에 고객이 많다 = 서비스가 국내 고객에 맞춰져있다]

대부분의 SaaS는 위 상황에서 해외 고객을 바로 추가해도 될 수 있다. 물론 아직 국내에 Paypal과 Stripe와 같은 결제사가 들어오지 않아 어쨌든 해외 결제를 일으키려면 해외 법인을 세워야하긴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왈라의 경우는 몇가지 더 고려해야할 사항이 있다. 우리가 해외에 ‘지금’ 가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만드는 사람들의 마인드셋 : 국내에서도 충분히 해외 유저들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정말로 해외 유저들의 삶에 녹아들어갈 서비스를 해외에 나가려는 노력도 없이 만들 수 있을까? 물론 한국에 남아있는 것이 훨씬 쉬운 방법이지만, 해외 유저들에게도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든다고 장담하기 어려웠다. 우리는 한국에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시야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더 넓은 시야를 서비스에 담기 위해 우리가 머무는 장소를 옮기기로 했다.

2) 국내와 해외의 데이터, 개인정보 보호 정책의 차이: 전세계의 개인정보 보호법(GDPR, CCPA 등)은 고려해야 할 사항이 국내보다 많다. 만약 이를 고려하지 않고, 국내에만 맞추어 개발한다면 이후 부채로 작용할 확률이 높다.

한국 책상에 앉아서도 물론 이는 충분히 법적 자문을 받아가며 만들어나갈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단순히 법적인 것을 넘어서 그 나라의 컬처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에서 정보를 어떻게 주고받는지는 그 속에 있을 때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이전에 일본에 갔을 때 그 사람들의 응답 수집 및 보상 전달 방식을 알고 예상과 너무 달라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이는 우리가 일본의 개인정보 보호 법만을 안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 우리가 만드는 프로덕트에 그러한 리스크를 안기는 대신, 직접 그 컬처에 녹아들어가기로 했다.

3) 국내와 해외의 응답 보상 차이: 국내에서는 ‘기프티콘’으로 통칭되는 응답 보상이 해외에서는 국가별로도 더욱 다양하게 주어지고 있다. 북미의 경우, 키프티콘보다는 기프트 카드 및 바우처 형식으로 주어지는 경우가 있으며, 이를 고려하여 응답 보상 구매 및 전달 부분을 개발해야 한다.

또한 국내만을 고려한다면 전화번호로 기프티콘을 전달하면 끝이지만, 국내-해외, 해외-해외를 고려했을 때 전화번호를 통한 전달이 해답은 아니었다. 그래서 우리는 전화번호 없이도 응답 보상을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자 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구글 월렛이 들어오지 않아, 한국에서는 개발 조차 어렵다. 우리가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으로 가서 개발을 하기로 했습니다.

4) 팀의 구성과 규모 : 우리팀은 현재 5명의 작은 규모인데, 필자를 제외한 모든 팀원이 엔지니어로 이루어져 있다. 한국에서 비개발 영역 인력을 더 채용해서 팀을 키울 수 있지만, 이 경우 해외에 나갈 팀을 또 따로 구축해야 한다. 그러면 새로운 팀원을 위한 많은 리소스 투여가 필요하다. 또한 우리 팀의 특성상 개발자 중심으로 빠르게 프로덕트를 만든는 것이 장점인데, 중간자인 해외 담당자를 채용하는 것이 우리 팀 컬처엔 더욱 리스크라고 생각했다. (결국엔 프로덕트를 만드는 사람의 시야를 넓히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바이기 때문이다.) 그 리스크 감당과 리소스 투여 대신, 오히려 지금 있는 팀원 그대로 함께 가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Q5. 파프리칸(팀원)들은 어떤 마인드로 해외에 가나요? 어떻게 설득하셨나요?

이 말은 종종 듣지만서도, 우리 팀의 문화를 안다면 이렇게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 팀은 누가 누구를 설득한다기 보다, 다같이 의견을 내고 주인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것이 소수정예의 인원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너무 거창하긴 하지만)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처럼, 설득 대신 직접 그러한 상황을 경험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례로, 이전 아이템에서 왈라로 피벗할 당시 팀원들에게 왈라를 빠르게 완성해서 핀란드 SLUSH에 참여하자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 이것이 큰 동기부여가 되어 정말 좋은 프로덕트를 빠르게 만들 수 있었고, 다같이 핀란드에 가서 일주일간 동고동락하며 오로라도 보고 마시멜로우도 구워먹었다. 이 때의 좋은 경험이 해외 진출에 좋은 동기부여가 되었다. 이후 팀원들에게 앞으로의 꿈이 무엇이냐고 여쭤보았을 때, 해외 개발자를 꿈꾸고 계셨고, 이건 왈라를 통해 충분히 이룰 수 있다고 판단하여 해외 진출 계획을 같이 빌드해나갔다. 그리고 캐나다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다같이 하나의 비전을 따라 가는 것이지, 한 명의 사람을 따라 가는 것은 아니다. 누가 누구를 절대적으로 설득한다기 보다는, 하나의 비전을 바라볼 수 있는 동기부여를 끊임없이 만들어나가고 있다.


캐나다에 자회사를 세웠다

이름은 본사의 명칭을 따서 Paprika Data Lab Canada Inc.라고 지었다.


우리는 비행기 두편에 몸을 실어 캐나다 온타리오주로 간다. 방금 내가 위에 말한 것들 중 어떤 것은 맞고 어떤 것은 틀릴 것이다. 살아보며 느끼고 멘땅에 헤딩하며 성장하려고 한다. 우리는 파프리카데이터랩이다.


왈라에 대한 더 많은 소식은 https://blog.walla.my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왈라 Walla

올인원 데이터 수집 협업 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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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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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빈
김유빈

용기를 주시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얻게되는 인사이트 디스콰이엇에 차곡차곡 공유하겠습니다 :) 좋은 밤 보내세요~~

이윤지
이윤지

지금 운영하고 있는 회사 이전에 UX리서치 SaaS 프로젝트에 잠시 참여했던 경험이 있는데, 그때 왈라와 파프리카데이터랩을 알게된 이후로 빠른 실행력과 팀의 능력치와 문화에 감탄했던 기억이 있네요. 매번 이야기 들려주셔서 많은 자극이 되고, 이번 결정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김유빈
김유빈

흑흑... 이렇게 알아주시다니 정말 감동입니다... 🙇🏻‍♀️🧎‍♀️ 앞으로 더더 도움되는 것들을 만들어보겠습니다...🥹 야근 중 한줄기의 빛 같으셔요...✨ 항상 행복하시고 하시는 일마다 잘 되시고 좋은 기회에 또 마주합시다! 🍀🤞

차제은
차제은

벌써 보고싶어.... 🍁 가기 전에 더 자주 보는 수 밖에...🍁

김유빈
김유빈

언니 저는 한국에도 많이 있을 거라서 걱정마셔용 🥹 곧 또 만납시당 🫶

Hojoon Yi
Hojoon Yi

저도 캐나다 진출을 목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중에 있어요! 앞으로의 소식이 기대되네요!

김유빈
김유빈

감사합니다! 앞으로 연락 하면서 캐나다에서도 서로 돕고 지냅시다 :)

곽수연
곽수연

너무 멋지고 부럽네요! 응원합니다!

김유빈
김유빈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황현지
황현지

캐나다에 한학기 교환학생을 갔다가 너무 좋아서 1년 눌러앉았던 경험에 빗대자면 그 생활은 너무 좋을것이 분명합니다!! ㅎㅎ 저희도 눈여겨 보는 지역인데 종종 글 남겨주세요👏

이다니엘
이다니엘

응원합니다!

김유빈
김유빈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조재헌
조재헌

와....재밌겠네요....!

김유빈
김유빈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David Bang
David Bang

멋져요!! 비자는 확실히 캐나다가 더 쉬운가보네요! born to be global 멋져요! 캐나다나 미국을 모회사로 flip?은 고려해보지 않으셨나요?

김유빈
김유빈

네네 비자는 캐나다가 확실히 쉬운 것 같습니다 :) 플립은 아직 따로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

정호건
정호건

따라가고 싶네요. 멋진 도전입니다! 캐나다에서 뵙게되기를!!

김유빈
김유빈

아이고 제가 오랜만에 디스콰이엇에 들어와서 이제 확인했네요 :) 응원 감사드립니다!! 저도 호건님 응원하겠습니다!

Doeon Kwon 권도언
Doeon Kwon 권도언

유빈님 메이커로그가 Must Reads 197에 선정되었습니다!! https://stib.ee/Imt7

SungMin Yoon
SungMin Yoon

조용히 응원합니다. 캐나다 AWS에 있는 지인들로부터 항상 듣는 얘기인데 왜 한국 스타트업들은 내수에만 목 매달고 있느냐...는....정작 주변 동료들에게 소개시켜주고 싶은 앱, SaaS 들이 아무리 많아도 한국시장 내에서만 동작하고 한국어로만 되어 있어서 소개를 못시켜줘서 안타깝다가 대부분 반응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아예 처음부터 한국이 아닌 해외를 대상으로 앱을 타겟팅해서 만들었습니다. 대단한 앱은 아니지만 한국 타겟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성과의 차이가 있습니다. 더 많은 소식 공유부탁드려요~ 화이팅!!

김유빈
김유빈

제가 오랜만에 디스콰이엇에 들어와서 이제 확인했습니다 :) 좋은 인사이트 감사드립니다! 저희도 해외 진출을 더 허슬하게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응원 감사합니다! 저도 성민님 응원하겠습니다!!

Doeon Kwon 권도언
Doeon Kwon 권도언

BIP #2 뉴스레터에 선정되었어요! https://stib.ee/6cy7

최현종
최현종

안녕하세요 김유빈 대표님! 캐나다에서 요즘 왈라 근황은 어떻게 되고 있을까요? 너무 궁금합니다!!

김유빈
김유빈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왈라는 캐나다-한국 이원화 오피스로 업무를 진행하면서 캐나다를 거점으로 글로벌하게 성장하기 위해 칼을 갈고 있습니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