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효석
“사업”이 아니라면 다음 커리어도 "CX 전문가"로 나아가겠습니다(인공지능을 곁들인)
첫 IT 업계에서 1년 간 실무를 수행하면서 다음 커리어에 대한 끝없는 물음표와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랜 고민 끝에, 다음 커리어 목표를 "CX(Customer Experience) 전문가"로 정했습니다. 사업이 아니라면요.
이 글은 재직 중인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 플랫폼 문토에서 약 8개월 간 ‘운영 기획 매니저’, 최근 4개월 간 ‘CX 매니저’로 업무를 수행하면서 느낀 1년을 회고하는 글입니다.
CX 전문가는 왜 필요할까? 내가 생각하는 CX 전문가는 무엇일까?
재화나 서비스는 고객이 있어야 생산되고 유지될 수 있습니다. 고객은 단순히 재화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습니다. 불편이나 문제가 해소되었기 때문에, 또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느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이용하게 됩니다.
이렇게 더 많고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할수록 이용자는 늘어나고, 이를 운영하는 조직의 규모도 커지게 됩니다. 이는 성장하는 조직이 경험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조직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리 서비스의 고객을 알아야 합니다. 고객을 알지 못하면 더 많고,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없으며, 지속 가능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모든 조직은 CX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CX 전문가는 단순히 고객을 응대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습니다.
제가 이해하는 CX 전문가의 역할은 ‘고객과 직접 소통하면서 해결이 필요한 중요한 문제를 파악 및 정의’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 ‘서비스에 반영’되도록 직간접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서비스에 반영된 사항들은 작게는 고객 불편을 줄이기 위한 기능 개선이나 기존 상품, 서비스 운영 가이드의 수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는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거나 서비스 전반의 방향성을 재정립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CX 전문가의 이러한 역할은 조직이 고객 중심의 가치를 실현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합니다.
한계점1(조직의 운영 방식에 대한 비판)
모든 조직은 고객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CX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CX 포지션의 채용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CX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국내외 유명 기업들의 성공 사례나 아티클들이 무수히 발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직 내부의 목표와 성과 지표가 우선시되는 상황에서는, 고객들이 제기하는 문제들이 간과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조직이 달성해야 할 수치나 일정과 맞물릴 때는 고객이 겪고 있는 불편보다 조직이 이루고자 하는 성과에 더 집중하게 되죠. 어느 순간, 고객이 원하는 것이 아닌 조직이 추구하고 싶은 방향으로만 서비스가 기울어지면서, 본질적으로 고객에게 필요한 가치 제공에서 멀어지는 일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CX 전문가라면 이러한 상황에서도 고객의 입장에서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이 겪고 있는 불편함과 해결 방안을 조직에 끊임없이 제안하고, 조직의 목표와 고객의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그리고 조직은 이러한 CX 전문가의 역할을 단순한 고객 응대 업무가 아닌, 서비스의 본질을 지키는 핵심적인 역할로 인정하고 존중해주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CX 전문가의 가치와 필요성은 흐려지게 되고, 결국 고객들이 이야기하는 중요한 문제들을 제대로 듣지 못할 위험이 생깁니다.
한계점2(cx 직무에 관한 비판)
그러나 조직의 문제만이 CX 직무의 역할을 흐리게 만드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회사마다 CX 담당자들의 업무 범위는 다르겠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직접 고객과 소통한다는 점일 것입니다. 저 또한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데만 8시간 중 5시간이 배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에는 조직 구성 내에서 가장 적은 인원이 배치되고 있습니다.
CX 담당자의 업무는 단순히 고객 응대에 그치지 않고, 고객의 피드백을 분석하고, 서비스 개선안을 기획하며, 관련 부서와 협업하여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는 등 다양한 책임을 포함합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이게 불편합니다” 혹은 “이렇게 바꿔주세요”라고 요청했을 때, 단순히 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다시 말해, 이 요청을 수용하려면 기획과 분석이 필요합니다.
고객이 이 요청을 왜 했는지, 이 문제가 실제로 고객 경험에 영향을 주는지, 얼마나 많은 고객이 같은 불편을 겪고 있는지, 이 문제를 고객이 원하는 대로 해결했을 때 서비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실현 가능한 개선 방안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 작업에 어느 팀의 도움이 필요한지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문제의 심각성 대비 투입 자원, 조직의 목표와 우선순위를 따져 본 후, 정말로 반영할 가치가 있는지를 평가해야 합니다.
너무 과하게 작성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모든 문제를 이렇게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나 생각도 듭니다. 물론 이렇게까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들도 많이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과정을 필요로 하고, 이해하는 것은 CX 전문가가 고객과 조직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핵심 역량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문제를 고민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시간은 ‘조직’이 배려하여 제공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CX 담당자가 스스로 확보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의 방향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해 보면, CX 전문가로 커리어를 이어가기 위해 해결해야 할 두 가지 큰 과제가 있습니다. 하나는 조직 차원에서의 역할 인정, 그리고 다른 하나는 문제를 해결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된다면, 저는 다음 커리어에서도 CX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지속하고자 합니다.
과거 디자이너들이 기술 발전을 통해 업무 효율화를 이루고, 단순한 디자인 제작에서 사용자 경험(UX) 전반을 고려하게 된 것처럼, CX 분야에서도 더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진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 문의 응대는 AI가 차별 없이 정확하게 제공하는 시대가 다가왔습니다.
앞으로 CX 전문가는 자사 서비스의 가이드와 매뉴얼을 체계적으로 기획하고, AI가 올바르게 학습할 수 있도록 돕고 테스트하며, 고객이 건의하는 핵심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하게 될 것입니다.
CX 전문가로서 고객 중심의 문제 해결에 몰두하다 보면, 고객과 더 솔직하게 소통하고 스스로도 더욱 진정성 있게 업무에 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환경에서 일하는 것이 제게 이상적이며, 저 역시 그에 걸맞은 역량을 갖춘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부록(히스토리)
작년 9월경, 저는 처음으로 IT 업계에 취업하기 위해 이력서를 넣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중소기업벤처진흥공단’에서 주관하는 ‘이어드림스쿨(AI 기술인력 양성 프로그램)’에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및 창업 관련 교육을 받고 있었죠. 당연히 대부분의 동료들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애널리스트, 엔지니어 등 AI와 데이터 기반 직무를 목표로 취업에 나섰고, 실제로 해당 분야로 진출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가운데 유일하게 “CX 매니저”를 지원했습니다. 주위 사람들은 “AI를 배웠는데 왜 CS 직군을 가려고 해?”, “CX는 CS랑 다를 게 없어”, “그럴 바엔 원래 하던 F&B 업계로 돌아가는 게 낫지 않겠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CX 매니저를 목표로 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희망했고, 이후 창업경진대회에서 팀 리더 겸 PM 역할을 맡으면서 PM으로 커리어를 변경했죠. 그러나 신입 PM을 뽑는 곳이 많지 않았고, 이를 뒷받침할 경험도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우선 IT 업계에 발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과거에 저는 5년 동안 F&B 산업에서 근무했으며, ‘옐로우보울’이라는 이탈리안 캐주얼 다이닝에서 고객 중심의 사고를 처음으로 배우게 되었습니다. 조선호텔 출신의 황 대표님께서는 항상 “효석아, 지금 온 고객만 만족시킬 수 있다면 우리는 절대 안 망해. 지금 여기 있는 고객의 경험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자”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힘들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5년간 그곳에서 일했던 것 같습니다. 많은 외식업장들이 폐업하던 코로나 기간에도 프리미엄 배달 서비스를 런칭하면서 단순 매출로는 코로나 이전보다 높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고객 중심의 운영으로 형성된 단골 고객들 덕분이었죠.
CX 매니저라면 제가 경험했던 고객 중심의 사고와 응대 방식 등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나의 어떤 역량이 고객과 조직에 기여하고, 스스로 보람을 느낄 수 있는지는 현장에서 찾아보자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문토에서 CX 매니저가 아닌, 운영 기획 매니저로 첫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이력서에 작성했던 “데이터와 유저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했던 업무 수행 과정”들이 해당 직무에 더 잘 맞을 것 같다고 제안받았습니다. 장기적으로 PM 직군으로 커리어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승낙했습니다.
그러나 업무를 수행할 수록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에서 더 큰 성과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는 CX 매니저로 직무를 전환해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고객의 문제를 긴밀하게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업무 환경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자영업자 그중에서도 외식업장 비율이 높은 우리나라는 코로나 이후 계속해서 배달앱, 키오스크의 활용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