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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한
이요한 ·

팔리지 않는 글.

내가 쓴 글들을 모아 놓은 노션 페이지를 열어보니 글. 이라는 제목의 페이지가 있다. 생성일과 최종 편집 일시를 떼어놓고 보니 딱 한 달이 지난 시점이었다. 그것도 비슷한 시간, 1시 언저리의 새벽.

글을 쓰지 않은지 꽤 되었다. 한 달, 두 달, 어쩌면 네 달 정도.

세 달 가까이 거의 매일 아침 그날 꿨던 꿈에 대한 기록을 쓰거나, 가끔 새벽의 찬 공기에 올라오는 물안개를 보고 감명 받아서, 현관문을 열고 나가서 그 새벽 바람의 공기를 쐬고 글을 쓰기도 하고. 술기운을 빌려 남들에게 하지 못하는 타들어가는 속에 대한 이야기를 불같이 써내려가고, 울고. 소리 지를 곳 없는 마음을 풀어내곤 하던 그런 글들을, 이제 쓰지 않은지 꽤 되었다.

나와 작년에 같이 사이드 바이 사이드를 시작했던 G는 내 글이 맛있다고 했다. 읽는 맛이 있다고 했던가. 사이드 바이 사이드 일로 연락을 하다가 이제는 여자친구가 된 H는 내 글이 읽고 싶어진다고 했다. 소설을 싫어하는 데도, 엉망진창으로 썼던 내 10년전 글들을 재밌게 읽었다.

심지어 요즘의 나는 편지 조차 쓰는 것이 어려웠다. 민망하지만, 편지를 써달라는 말을 세 번이나 넘게 들었는데도 글보다는 한 시간 넘게 말로 전하는 것이 편했다.

왜 글을 쓰기 쉽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면 항상 나에 대한 불신이 섞여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쓰는 글은 어떠한 정보를 전달하지도, 누군가가 읽고 감명 받지도, 누군가를 가르치지도 않는 글이다. 최신 정보는 더욱이 아닐 뿐더러, 내가 쓰는 것들은 속에 품고 있던 그런 땀 같은 것들, 또는 눈물 같은 것들을 담아내는 글들이다.

그런 글들은 흔하다. 팔리지 않고 읽히기 어렵다. 사람들은 궁금해 하지 않는다.

디스콰이엇에서 일하면서 꽤나 컨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사람으로서 일하고 있다. 정확히는 컨텐츠만 만드는 사람은 아니지만. 글을 써야 하고 무언가 사람들을 움직이는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조금 부담스럽게 했던 것 같다.

메이커로그를 써보세요, 메이커 로그로 남겨주세요, 라는 말들을 달고 살았지만 그게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을 나도 잘 안다. 나도 어려워하니까.

무슨 정보를 써야 사람들이 보고 감명을 받을까, 어떤 글을 써야 사람들이 움직여 줄까를 생각하게 된다. 멋진 글들이 자주 눈에 들어오면, 그만큼 내 생각과 말들이 초라해 보인다.

글쓰는 삶을 살고 싶었다. 어릴 적부터 작가를 동경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말했다. 작가의 사명은 사람들을 더 멀리 꿈꾸고, 더 멀리 상상하게 만드는 데에 있다.

사람들을 꿈꾸게 하는 삶을 살고 싶었고, 상상하게 하고, 영감을 주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 중의 하나로 글을 쓰고 싶었다.

그렇지만 세상을 보는 나의 시선을 공유하는 것이, 누군가와 비교되는 기분은 사실 썩 좋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그런 기분이 들게 하는 사람이 나라는 것도 역시.

그래서 잘 쓰지 않게 되었던 것 같다. 내 생각이나 내 말들이, 누군가에게는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은 괜찮지만 그 일로 논쟁을 하는 건 조금 피곤하다.

하지만 적고 싶다. 누군가 내가 쓴 글을 읽고 잘 읽었어요- 재밌게 읽었어요- 하는 말을 들려준다면 그것만으로도 괜찮을 것 같다.

상상하게 하고 더 멀리 나아가게 하는 글들은 나는 조금 더 연구해볼 것 같다. 그리고 그 동안은 조금씩 드문 드문 내 땀과 눈물 같은 글들을 풀어가야지.

쓰다만클럽 그룹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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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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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창 Jongchang Lee
이종창 Jongchang Lee

요한님의 와일드한 메이커로그에서 위스키 향이 찐하게 나는구만요

이요한
이요한

ㅋㅋㅋㅋㅋ 어우 속쓰려

David Bang
David Bang

섭스택에도 같이 연재해주세요 ㅎㅎ

이요한
이요한

찬물 들어가는 것처럼 손 발 적시고 천천히 들어가볼게요 ㅋㅋ 섭스택은 생각만 하고 있네요 정말

Jenny Hong
Jenny Hong

재밌게 읽었어요!

David Bang
David Bang

디콰에서도 알림 설정 더 자세하게 해서 팔로우한 사람에 대한 알림 설정을 유튜브처럼 하면 새 메이커로그 쓰면 이메일로 받아보고 싶어요

하영진
하영진

현재 팔로워한 사람 전체에 대해서 새로운 메이커로그가 있을때 이메일 및 웹푸시로 받아볼 수는 있는데요 개개인마다 설정하고 싶다는 말씀이시죠?

이요한
이요한

크크 감사합니다 새벽 주저리 읽어주셔서

하영진
하영진

책을 많이 읽으셔서 그런지 글도 재밌어요 ㅎㅎ 예전에 북클럽에 올려주신 글도 되게 좋았었는데

이요한
이요한

배영이야기 ㅋㅋㅋ 기억해주셔서 감사해요 요즘 그런 글들을 다시 쓰고 싶어요

Cailyn Yong
Cailyn Yong

와 필력 무엇 제발 글 좀 더 써주세요 탕후루보다 맛있어요

이요한
이요한

전 블랙 사파이어 탕후루가 좋아요

이하늘
이하늘

잘 읽었어요~ 요한님 글은 언제 읽어도 술술 들어가네요~ 술..술…

이요한
이요한

술,, 술 그만,,

최현종
최현종

잘 읽었어요- 재밌게 읽었어요-

이요한
이요한

고마워요- 힘이 나요-

박종한
박종한

요한님과 같은 스토리를 가진 사람은 요한님 한 명 밖에 없는데 어떻게 요한님의 글을 남들과 비교해요 ㅎㅎ 많이 써주세요!

이요한
이요한

ㅋㅋㅋ 고마워요 종한님 오늘 저녁에 보겠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