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 Rhee

John Rhee님의 아티클

John Rhee

John Rhee

나의 처절한 개발 실패기 - 3(마지막)

오늘은 그냥 마지막까지 달려 나가겠습니다. 이게 뭐라고 마치 소설 연재하듯이... 일도 해야겠고.


한국의 에이전시와 옥신각신 하는 와중에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우연히 알게된 친구가 하나 있었습니다. Chime이라는 Uruguay에서 개발에이전시를 하는 친군데 유태인으로 이스라엘에도 개발에이전시를 갖고 있고 당시 팟캐스트에도 나와 자기가 왜 스타트업들의 개발문제를 도와주는지 얘기도 하고 뭐 그런 친구였죠. 그 친구에게 한국의 에이전시가 던져주는 나로서는 뭘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는 상황에 대해 도움을 받곤 하던 친구였는데 결국 이 친구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에 그 친구에게 소스코드를 던져 주고 이들을 통해 내 꿈을 이어가 보기로 다시 주사위를 던졌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안드로이드 개발자, 베네주엘라의 서버개발자 및 콜롬비아의 웹서비스 개발자 등과 리모트 개발이 시작되었고, 약 6개월의 작업의 결과는 Bug 투성이의 작동을 해주면 고맙고 안하면 할 수 없는 그런 앱이었습니다. 이들과 작업하면서 프로그래밍이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고, 디지털 세상에도 벌레들이 엄청나게 서식한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너덜너덜해진 소스코드를 붙잡고 이번에는 그래도 유럽애들이 좀 수준이 낫지 않을까 싶어 네덜란드 팀을 고용해서 다시 몇개월간 씨름을 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3개의 대륙을 넘나들며 살려보려고 애를 썼지만 이 녀석은 거친 숨만 까딱댈 뿐 그다지 나아지는 기미가 없더군요.


그때 생각 했습니다.

개발은 외주로 해서는 답이 없구나! 내가 직접 in-house 개발자를 두고 해야 하는거구나!


Angelist에 CTO 코파운더를 찾는다는 포스팅을 올렸고 제일 먼저 연락온 친구가 David였습니다. 체코의 2x exit까지 일궈낸 체코에선 나름 인지도가 있는 친구로 체코 redhat의 창립멤버였던 엔지니어 출신이었지요. 화상 미팅을 통해 몇 차례 대화를 나눴고 내 꿈에 크게 공감하면서 기꺼이 합류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습니다. 영어도 유창했고, 그가 가진 여러가지를 봤을때 이만한 파트너는 없겠다 싶어 즉시 체코로 날아가 그를 만났고, 프로젝트와 지난 2년간의 여정을 소상히 들려줬고 나를 위로하면서 이제는 걱정하지 말라는 위로와 격려까지 받았습니다.


체코에 법인을 설립하고 개발자들을 직접 뽑아 개발을 이어나가기로 했습니다. 자신의 명성과 인지도가 있어 사람구하는건 일도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더군요. 법인을 세웠고, 이제 개발과 관련된 모든 일들은 그가 전담하기로 역할 분담까지 마치고 나니 바야흐로 날아갈 것 같더군요.

법인이 세워지고 한달이 지나도 사람을 못구했습니다. 당시 체코는 양질의 동유럽 출신 개발자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 덕분에 R&D의 허브로 성장하던 중이었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개발자들을 거의 싹쓸이를 해대던 와중이었죠. 우리가 개발자를 인터뷰하는게 아니라 개발자들이 회사들을 인터뷰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사람은 못구하고 어쩔 수 없이 맨파워 업체들을 통해 급한대로 프리랜서들을 고용해서 시작할 수 밖에 없었고...

그런그런 과정을 통해 3개월이 지나서야 겨우 2명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주니어 개발자들을 데리고, 하지만 열정과 에너지는 충만하던 아이들이어서 정말 열심히 했지만 David는 전혀 이 프로젝트에 관여를 하고 있지 않았던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저런 과정을 통해 결국 David를 정리하고 다시 내가 개발을 리딩해야 하는 상황이 됨에 따라 아예 거처를 체코로 옮겨 일을 이어나가게 됩니다.

2018년 말쯤, 안드로이드 버전이 나왔습니다. 나오긴 나왔는데 도저히 써먹을 수준이 되질 않았습니다. 베타 사용자들을 모으러 데모하는 와중에도 Freezing과 Down이 수시로 일어나는... 지난 몇년간의 시간과 노력이, 그리고 무엇보다도 꿈이 산산조각나는 듯한 아픔을 느꼈습니다.

그때 충고를 들려줬던 후배의 말이 진지하게 생각났고, 차라리 처음부터 다시 했었더라면... 하는 후회가 밀려 왔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다시 시작하자!"

어차피 개발자는 있으니까 다시 하자. 처음부터.


피벗과 함께 PWA로 개발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몇 달을 죽어라 족쳐댔고 2019년 5월 제1회 UNWTO (UN세계관광기구) 주최 Hospitality startup competition에 참가하여 우승을 하는 영광을 누려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개발상태는 여전히 진행중이었고,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수만 아니 수천만가지 이유로 딜레이는 끝도 없이 이어지더군요. 그 와중에 개발자들끼리 불협화음도 생기고... 문화도 다르고 일하는 방식도 다른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 출신 3명을 조율해가랴, 일 진행시키랴,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의사결정하랴...

2019년말 UNWTO Competition 우승 상으로 받은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2개월간 진행을 하고 드디어 2020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파일럿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드리드 시내 약 50여 군데 레스토랑들을 대상으로 시작하고 3일 후 코로나가 스페인을 락다운 시켜 버렸습니다. 예고도 없었고, 아침에 출근했다가 오후에 락다운이 시작된 것이죠.

2주를 아파트에서 어찌될 것인지를 예의 주시하며 버티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런던을 거치는 British Airways 편으로 귀국을 하면서 나의 처절한 개발 실패 스토리는 막을 내립니다.


우연치 않게 시작한 실패기를 접으려 합니다. 저와 비슷한 처지의 창업자들이 많겠지요? @이홍열 님 말씀처럼 성공율이 30-40% 되는지 저는 잘 모릅니다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두가지가 정확히 맞아떨어지지 않는한 성공은 힘들지 않나..라고.

첫째, 내가 뭘 개발하려는지에 대한 아주 구체적이고 명확한 개발계획이 수립되어 있다.

둘째, 정말 능력있고 신뢰할만하며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없는 개발자를 만나야 한다.

만약 둘 중 하나라도 결여된다면 그 개발은 성공가능성이 이미 50% 이하에서 시작하지 싶습니다. 그 개발자가 외주 개발자든 내가 월급주는 개발자든, 아니면 심지어 코파운더이든간에 말입니다.



9
8
John Rhee

John Rhee

나의 처절한 개발 실패기-2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오기전 관심을 가졌던 업체를 방문하였습니다. 사실 이곳이 개발을 할 수 있는 곳인줄은 몰랐고 이 업체 홈페이지에서 자체 개발했다고 하는 비콘(beacon)에 관심이 있어 이를 활용할 방법을 의논하기 위함이었는데 만나서 미팅을 하다보니 외주 개발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개발 관련 협의를 시작하게 되었던 것이죠.

그때도 지금처럼 wishket 같은 서비스가 있었더라면 뭐가 좀 달라졌을런지도 모르겠지만 개발 과정이 블랙박스와도 같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던 나로서는 그들이 내 앱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의 신도가 되어간다는 생각에, 그리고 tech에 무지하기만 하던 내게 그들의 언어는 다른 세상의 그것과도 같음에 다른데는 알아볼 생각도 않고 그들을 덥썩 껴안았습니다.

"얼마나 걸릴까요?"
"이거 프로젝트가 너무 커서 아무리 빨리해도 7-8개월 이상은 잡아야 겠습니다."
"그렇게나 걸리면 안됩니다. 3개월만에 끝내주시죠."

정말 해서는 안될 짓만 골라서 했습니다.

"비용은 얼마나 들까요?"
"구체적으로 견적을 내봐야 알겠지만 아무리 적게 잡아도 1억 5천 이상은 들겠는데요."

아무튼 견적서를 받아 보았고, 서버 1명, 안드로이드 1명, iOS 1명 그리고 PM 1명... 뭐 이렇게 투입되는걸로 하고 개발기간은 3-4개월, 금액은 무려 1억5천만원에 계약을 했습니다.

"아..그리고 소스코드는 드리지 않는거 아시죠?"
"네? 소스코드는 당연히 주셔야....?"
"그게요.. 이것도 일종의 저작물이라 소스코드는 안드리도록 표준계약서에도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진즉에 알아봤어야 하는데도 눈에 뭐가 씌이면 다 넘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앱개발기획서라는걸 만들어본적이 없어 얘길 하니 전체 팀과 와이어프레임을 놓고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면 PM이 정리해서 기획안을 준비해서 개발 시작전에 최종 컨펌을 받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많은 외주개발을 해봤지만 이 정도 해온 경우도 흔치 않은 일이다... 프로젝트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자신들도 단지 외주 이상의 마음가짐으로 시작한다.... 등등.

3-4개월 후면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올랐습니다. 서울에 있는 동안 매일 출근하며 점심, 저녁 사먹여가며 그들과의 친분도 쌓아나갔고 그동안 목말라 했던 많은 것들을 배워나갈 수 있었습니다.

돌아가기 며칠 전, 아직도 기획서는 전달이 안되었고, 나의 재촉에 그들은 정리가 되는대로 이메일로 보낼테니 걱정말고 돌아가라는 대답에도 그들에 대한 신뢰는 변함이 없었기에 결국 다시 사막으로 돌아 갔습니다.


그리고 얼마후 파워포인트로 작성된 기획안이 도착을 했는데 허술해도 너무 허술한겁니다. 그런데 경험이 없으니 판단을 할 도리가 없었고 뭐 충분히 설명을 다하고 왔으니 개발에는 별 문제가 없으리라는 환상에 여전히 빠져 있었죠. 아마 이 분야를 조금만 아는 누군가만 옆에서 도와 줬더라도 첫단추를 이렇게 엉터리로 꿰지는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돌아와서도 나의 생각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었고, 드디어 디자이너와 화상을 통한 미팅이 개시 되었습니다. 나의 진화(?)된 아이디어를 디자이너는 전혀 거르지 않고 디자인에 반영하였고 이것이 그들 내부적으로 어떤 문제들을 여기했는지는 전혀 모른채 나는 나대로 쉬지 않고 진화를 이어나갔지요.

한달쯤 지날 무렵 에이전시의 김이사라는 친구가 연락이 와서 이런 식이면 곤란하다는 문제제기를 합니다. 뭐가 문제냐... 자꾸 변경을 요구하는데 이러면 개발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아니 이 정도가 무슨 변경이냐... 그것도 변경이다... 아직 거기까지는 개발 하지도 않고 있지 않느냐... 그래도 문제가 된다... (이거, 아주 흔한 상황이라는거 오래 후에 알았고, 그게 정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거, 직접 개발을 하면서야 깨달았습니다 ㅠ.ㅠ)

다람쥐 쳇바퀴 도는 argue가 이어졌고, 그 와중에도 PM이라는 친구는 전혀 관여하는 모습이 아니 보이고.. 그렇게 두달 넘게 진행이 되어도 내 눈에 보여지는건 없고.. 조금씩 퀘스쳔이 일어나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들을, 아니 프로그래밍이라는 단순 정확함을 믿고 있었기에 "뭐 잘되겠지"만 되뇌이며 기다렸습니다.

많은 오고간 conflict는 대략 생략하고...

그해 11월쯤, 이미 4개월 정도 지난 시점이었기에 처음으로 독촉을 시작했고, 몇 차례의 critical한 argue 끝에 서울에 나오면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확답을 듣고 드디어 두번째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여전히 이번에 가면 테스트를 거쳐 조금만 더 가다듬으면 드디어 세상바꾸기를 시작할 수 있다는 신앙은 한치도 흔들리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케익을 사들고 설레는 마음으로 사무실을 들어섰습니다.

반가워는 하는데 어딘지 석연치 못한 표정들. 아무튼 차한잔 마시면서 잠시 의례적인 인삿말을 나누고는 테스트를 요구했는데 그 어느 곳에도 테스트는 없었습니다. "아직 준비가 조금 덜 됐다"는 말뿐. "그럼 왜 오기전에 연락을 주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오시자마자 이렇게 바로 사무실로 오실줄은 몰랐다는.." 다소 황당한 변명까지. 며칠내로 테스트가 가능하다는 위로를 뒤로 하고 그 며칠 후 다시 찾은 그 사무실에는 클릭 한 번 하면 뭔가 변화가 생기는데 최소 20-30초는 걸리는 이상한 생기다 만듯한 앱이 하나 있을 뿐이었습니다.

전과는 달리 문제를 설명하는데는 별의별 기술적 용어들이 난무하고 들어도 이게 무슨 말인지 잘 해석이 안되는 설명만을 듣고 앉아 있으면서도 "원래 앱개발이 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것"이라는 그들의 설명에 나 자신도 "그럼 그렇겠지. 뭐 한 번도 되기야 하겠어?"라며 스스로 자신이 저지르고 있는 황당한 상황에 자청해서 compromise를 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


그렇게 몇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이제는 그들이 처음 제시했던 7-8개월도 훌쩍 넘어서고 있었지만 내 꿈을 담기로 되어 있던 앱의 상태는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내부적으로 복잡한 일들이 터지면서 개발자 한 명이 퇴사를 하네마네 하는, 그래서 내가 그에게 차라리 그럼 나랑 일을 하면 어떠냐고 제안을 하는 코메디같은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와중 우연히 만난 PM으로 일하는 후배가 이렇게 조언을 합니다.

"형, 거긴 아닌 것 같어. 그냥 소스코드 받아서 다른데 알아보는게 낫겠어. 그리고 참고로 말하는데 만약에 소스코드에서 30% 이상 손을 대야 하는 상황이라면 다시 개발하는게 나은거야. 그거 살리는게 시간도 돈도 더 깨져."

믿어야 좋은건지 무시하는게 좋은건지 전혀 판단이 서질 않는 엄청난 충고를 합니다.

그러는 과정에서도 약속한 개발비는 잘도 챙겨가고, 대화가 점차 심각성을 더하면서 "사실 그 금액에 저희가 이런 프로젝트를 하기로 했을때는 사실 지분에 대한 대표님의 배려를 기대했기 때문"이라는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이미 약속한 개발비는 거의 투입이 된 상태에서 소스코드라도 달라, 못준다의 줄다리기가 이어졌고, 시작한지 1년이 거의 다 되어서야 너덜너덜한 소스코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 소스코드를 기반으로는 모바일 상에서 거의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데 있었지요.


<계속됩니다>



8
1
John Rhee

John Rhee

나의 처절한 개발 실패기-1

@이홍열 님의 개발성공율 관련 포스팅을 읽고 10000% 공감하면서 인생에서 정말 지워버리고 싶은 나의 처절한 개발 실패의 경험이 또렷이 되살아 났습니다. 아마 지금도 수많은 창업을 준비중인 분들이 개발이라는 큰 산을 앞에 두고 계시겠죠?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시길 바라는 차원에서 제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당시 저는 중동의 어느 도시에서 나름 즐거운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습니다. 딱히 부족한 것도 없었고 시간은 많았고 매일 골프나 치면서 사실 시간을 죽여 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제게 과거의 한시점은 떨쳐 버릴 수 없는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는데 그게 바로 닷컴 버블 시절에 대한 기억이었습니다. 한창 나이에 뭔가 엄청난 회오리가 몰아치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무력감이 그것이었는데 당시의 닷컴 버블은 지금과는 좀 달랐던 것이 지금보다 훨씬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딱히 디지털 마인드나 기술이 없었던 저로서는 마치 파티장 밖에서 그들만의 파트를 들여다 보는 것 같은 쓰라림이었지요.


2007년도에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세상은 급격하게 바뀌어 갔고 세상 신기한 것이 요 조그마한 스마트폰 안에서 별의 별 것들이 다 되는 것을 보면서 나도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스물스물 들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와는 달리 왠지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것이 많이 쉬워진 듯한 착!각!이었죠. 물론 그전이나 그때나 내 디지털 스킬은 그저 웹서핑이나 하고 워드나 액셀 간단한 것들 하는 수준이었음에도 말입니다.


@이홍열 님 말씀대로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뭔가 로직을 잘 준비해서 프로그래머들에게 맡기면 프로그래밍 한대로 한치의 오차도 없이 척척 진행될 것이라는 지금보면 그저 황당무계한 생각을 갖고 있었던 시절입니다.


요물과도 같은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면서 "이런 것도 되겠네", "저런 것도 되겠네"... 하는 대화를 수도 없도 했던 것 같고, 어느날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I was fascinated!!!! 이렇게 밖에는 달리 표현할 방도가 없습니다. 마구 흥분이 되었고 이걸 앱으로 만들어만 내면 정말 세상을 바꾸겠구나 싶었습니다. (이쯤해서 많은 분들이 이 단계에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아이디어는 떠올랐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무 것도 아는게 없었죠. 아주 가까운 몇몇 사람들에게 아이디어를 들려주니 다들 손뼉을 칩니다. 내 생각에 확고함을 너머 거의 신앙으로 굳어져 가는 과정이지요. 나라도 내 가까운 지인이 자신의 아이디어라면서 들려주면 손뼉 쳐 주었을텐데. 돈드는 일도 아니고. 아무튼 이걸 해내기만 하면 세상을 바꾸겠다는 신앙이 들어서자 이제 남은 일은 방법을 찾는 거였는데 중동의 사막 한가운데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닥치는대로. 뭐가 우선인지 뭐가 효율적인지 조차 판단이 안서다보니 그냥 궁금한 건 뭐든 공부를 했는데 정말 중요한 한가지를 빼었었지요. 코!딩! 그때 차라리 코딩을 공부했더라면 정말 세상을 바꾸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앞서 말한대로 프로그래밍은 정말 단순한거라 정확하게만 준비해서 개발자들에게 주면 개발 자체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건 내 몫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쯤 처음으로 접하게 된 낱말이 바로 스타트업이었죠. 과거 닷컴 시절을 대체하는 새로운 세상이 스타트업이라는 새로운 명찰을 달고 눈앞에 나타났음을 깨닫고 나니 하루하루가 흥분의 연속이었습니다. 드디어 나도 이 판에 들어가는구나.. 남편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는 울 순수한 마눌님도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말입니다. 거의 7-8개월 이상을 학습에 매달렸습니다. 그때 UI/UX를 다 배운 것 같네요. 와이어프레임도 수십번 갈아엎어 가며 만들고, 지금은 우스워졌지만 프레이머니 오리가미니 하는 프로토타이핑까지 배워가며 마치 개발 완성 단계인 듯한 착각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이제 개발을 맡기기만 하면 되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뭐 당연히 IT강국인 한국에 가면 능력있는 개발자는 얼마든지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니 나의 기대는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아만 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16년 어느 여름날,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이어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10
4
John Rhee

John Rhee

저게 장사가 돼? 말이 돼?

저는 바둑을 전혀 둘줄 모릅니다. 그래서 바둑이나 기원, 이런데 대한 지식이 전무하고 비즈니스적으로도 어떤지 전혀 알지를 못합니다. 따라서 제가 언급하는 바둑 관련 이야기는 그냥 어쩌면 무식의 소치일지도 모르니 혹시라도 바둑애호가나 관련쪽에서 일을 하고 계신 분이시라면 그냥 너그러이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길을 걷다보면 정말 쌩뚱맞다 싶은 업소들을 종종 보게 된다. 앞서 양해를 구했듯이 내게 있어 그 중 하나가 기원인데 바둑을 전혀 모르는 나에게 있어 번화한 거리 제법 그럴듯한 건물 3-4층에 떡~ 하니 자리잡고 있는걸 보면 늘 머리를 갸웃거리곤 한다.


"저 자리에서 기원이 되나?"


뭐 꼭 기원이 아니더라도 이와 같은 의문을 갖게 하는 비즈니스들은 사실 많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면 그곳에 좌판을 펼친 주인장의 입장에서는 손바닥에 침을 뱉고 탁 쳐서 침이 튄 곳에 무작정 자리잡은 것은 절대 아닐 것이기 때문에 본인으로서는 진지한 고민과 오랜 숙고, 그리고 많은 비교와 검토 끝에 그 자리를 점지하고 자신의 삶과 가족의 삶을 그곳에 던진 결과일 것이다.

그런데 누군가로부터 "이 자리에서 이게 돼? 말이 돼?" 같은 질문을 받으면 정말 기분 나쁘고 마음같아서는 한대 쥐어 패고 싶을거다. 사람에 따라서는 기원에 대해 전혀 모르는 내가 기원을 바라보며 한심한 소리를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반대로 누가 봐도 안되는 걸 본인만 된다고 믿고 헛짓을 하는 경우도 분명 있겠다.


스타트업이라는 용어도 생소했던 내가 나름 그 바운더리를 넘나들며 여러 해를 지나면서 공부하는 과정에서 보면 스타트업 판에서도 똑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누가봐도 딱 보면 그냥 개인 비즈니스 정도의 BM인데도 거기에 굳이 스타트업을 끌어다 들이대는 경우도 아주 흔하다. 반대로 내가 보기엔 아무리 너그러워 지려고 해도 도저히 이건 스타트업 판에 어울리지 않는다 싶은데도 거기에 덜컥 펀딩을 제공하는 VC들도 보면서 종종 혼동스러워지기도 한다.

이제 또 한해가 음력으로도 시작 되었으니 내 구리디 구린 구력에도 +1을 피할 수 없게 되었는데 아직도 나를 괴롭히는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혼란스러움 때문에 당분간은 좀더 숨을 가다듬어야 할 것 같다.

두 달 갖고는 아직은 어림 없는 모양이다.


3
0
John Rhee

John Rhee

오랫만에 복귀했습니다. 우선 사죄 말씀 올립니다😭.

안녕하세요? 늦었지만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2023년에는 크고 작은 소망들이 이루어지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너무 오랫만에 디스콰이엇에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고 이를 정리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소요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간 활동해 온 스페인을 떠나 한국으로 거처를 옮긴 것이 가장 큰 변화일 것입니다. 오랜 해외 생활에 마눌님께서 많이 지치셨고 많은 고민 끝에 완전 귀국을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다 보니 정말 생각보다 많은 어려움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이제 두 달쯤 되어가다 보니 조금씩 안정이 되어가는 것을 느낍니다만 여전히 생각지 않은 것들이 툭툭 튀어 나오네요.

한편으로는 이제 우리 회원님들과 한 하늘아래 있게 되어 아마도 좀더 적극적으로 그리고 보다 구체적으로 활동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 분께서 가입신청을 해주셨는데 수락이 늦어진 점도 아울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제 개인적으로 많은 부분에서 안정이 확보된 만큼 우리 버블버블 커뮤니티를 보다 활성화하는데 더더욱 정진하겠습니다.

사죄 받아주셔서🤣 그리고 복귀 환영해주셔서😊 미리 감사드립니다.

7
1
John Rhee

John Rhee

MVP 준비하시는 (예비)창업자님들 가운데...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 계신가요?

마침 제가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가 거의 마무리 되어 가고 있어 당분간 좀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도 같아 한 두분 정도 도와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글 올려 봅니다.

저는 노코드 툴 버블로 개발을 하는 일을 하고 있구요.

머릿속에 그리는 바도 있고, 길지는 않겠지만 약간의 시간적 여유도 만들어질 것 같아 혹시 도움이 필요하신 분이 계시면 기꺼이 무료로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해서는 안되는 전형적인 비개발자 출신의 스타트업 도전의 경험을 갖고 쓰라린 경험들을 많이 해보다 보니 특히나 스타트업 걸음마 단계에 계신 (예비)창업자 분들한테 애정이 좀 있습니다^^.

시간을 너무 잡아먹는 프로젝트라면 곤란할 수도 있겠지만 혹시라도 준비를 하시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구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계신 경우라면 연락주세요. 많은 분들을 도와 드릴 순 없고 아마 한 두분 정도는 가능할 것도 같습니다.


13
4
John Rhee

John Rhee

노코드, 버블 클럽 첫 글인가요?

안녕하세요?

이곳 마드리드에는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습니다. 이제 조금 지나면 레띠로 공원에 낙엽이 가득할 것 같네요.

클럽 개설만 덜렁 해놓고 며칠간 돌아볼 겨를이 없어 인사글도 올리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프로젝트 하나가 막바지가 되다보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네요.

@권도언 님하고 미팅을 갖고 상의끝에 의욕을 갖고 시작했는데 시작 첫 지점부터 본의아니게 게으름을 피우고 말았습니다.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어느날 우연히 국내 뉴스를 살펴보던 중 (사실 국내 뉴스를 잘 안보는 편이라) 노코드에 대한 기사가 난 것을 보고 흥미가 당겨 검색을 해보니 제법 많은 기사가 실려 있더군요. 그때부터 국내에도 노코드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고 있구나 싶어 종종 뉴스 검색도 해보고 하면서 먼발치에서 바라 보며 이것저것 리서치를 하다 보니 국내에서는 새로 관심을 갖고 버블을 배우는게 녹녹치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뭔가 해볼 수 있는게 없을까 하는 생각중에 어떻게 예상치도 못하게 디스콰이엇의 버블 클럽까지 만들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운영을 해나가면 좋을지 의견을 나누면 어떨까 싶은 마음에 늦은 인사차 우리 회원님들께도 여쭤보고 싶네요. 혹시 생각하고 계신 아이디어가 있으시면 공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무튼 부족하지만 좋은 커뮤니티로 같이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7
2
John Rhee

John Rhee

그냥 궁금해서...

어쩌다 보니 디스콰이엇의 follower가 되어 버렸습니다. 어떤 계기로 가입을 했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며칠 째 들락날락 하면서 여러 글들을 읽다보니 뭐랄까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 자신들의 영역 안팎의 스토리들을 참으로 진중하게 풀어내는 곳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저는 한국보다는 해외에서 오랜 생활을 해서 한국의 앱들은 일부 몇 개를 제외하면 사실상 그다지 쓸 기회가 많질 않은데, 한국에 갈 때마다 그때그때 필요한 앱들을 다운받아 사용하곤 합니다.

그때마다 늘 느끼던 바인데 어디 딱 마땅히 물어볼데도 없고 해서 그저 ???만 하던 궁금증이 하나 있어서 혹시 답을 구할 수 있을까 싶어 여쭤봅니다.

왜 대부분의 앱들은 계정을 새로 만드는 과정이 그렇게도 복잡한건가요? 요구받는 정보도 많고. 성별, 생년월일, 주소, 휴대전화 번호 인증... 아주 꼭 필요한 앱이 아닌한 가입 과정에서 '에이 안쓰고 말지' 하면서 delete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게 문화인건지, 아니면 다들 그렇게 하니까 따라서 그렇게 그냥 하는건지, 아니면 그런 규정이 있는건지... 오랫동안 이게 굉장히 궁금했습니다.

뭔가 정보를 많이 확보하고 싶은건가? 생각도 해봤는데.. 아무튼 답이 나오질 않네요 아직까지는. 이런 분야에서 일을 하시는 분들께 꼭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별게 다 궁금한가요?

10
3
John Rhee

John Rhee

전문가의 심도있는 Bubble 리뷰

버블쪽에서는 세계적으로 매우 유명한 개발자인 Peter Amlie가 작성한 버블에 대한 매우 상세한 리뷰입니다. 전에 한 번 읽어보고 버블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지요. 생각보다 꽤 관심들이 있으신 것 같아 제 블로그 글을 이곳에 옮깁니다. 버블을 잘 모르시거나 잘못 알고 계신 분들께 버블을 조금이라도 더 잘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하 리뷰 번역 (약간의 편집이 가미되었음을 밝힙니다)


버블을 리뷰하는데 있어 우선 한가지를 먼저 확실하게 해두고자 한다 - 버블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현존하는 가장 진보된 노코드 플랫폼으로서의 버블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경험이 전무한 누구에게라도 아무리 복잡한 웹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할 수 있는 수단을 제시한다. 하지만 다른 어떠한 프레임워크와도 마찬가지로 버블은 툴, 즉 도구이다. 따라서 모든 프로젝트에 버블이 다 통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미리 이해해 둘 필요가 있다.


이 리뷰를 통해 우리는 버블이 어떤 부분이 뛰어나고 어떤 상황에서는 올바른 선택이 아닐 수 있는지 확인해 볼 것이다. 자, 도대체 버블은 무엇인가? 그리고 어디에 유용한가?


버블은 무엇인가?


이렇게 한 번 되물어 보자. 버블은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가? 버블은 Wix나 Wordpress 같은 다른 웹사이트 빌더들과 어떻게 다른가? (버블과 워드프레스의 비교에 관한 글은 이곳에 영문)



노코드라는 낱말은 버블에 대한 이해를 호도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 분명 버블은 코딩없이 웹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들의 코어 미션은 그것보다 훨씬 크다. 버블은 누구나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지식이나 경험 없이도 누구나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호스팅하며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 졌다. 버블은 기본적으로 4개의 툴들로 구성되어 있다.


  • WYSIWIG 디자인 에디터와 스타일 에디터
  • 액션과 이벤트를 추가하고 편집할 수 있는 비주얼 웍플로우 에디터
  • AWS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베이스
  • 애플리케이션이 확장함에 따른 자동 스케일링 능력


따라서 버블은 단순히 "코딩없이.." 라는 개념 그 이상을 실현하고 있다. 즉, 무코딩 외에도 아무런 사전 지식이나 경험 없이도도 앱을 개발하고 스케일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모든 것, SQL 데이터베이스의 관리나 업타임 모니터링, 캐퍼시티 업그레이드 등 개발 이후 운영에 관한 모든 분야에 대한 해결을 제시하고 있다. 개발 뿐만 아니라 유지, 관리, 운영을 위해서도 기조존의 전통적인 방식을 따르기 위해서는 각 분야별로 별도의 전문인력이나 팀을 필요로 한다. 버블은 이 모든 것들을 해결해 줌으로써 애플리케이션의 개발 및 운영에 지식이 없는 사용자들이 아무런 어려움 없이 스스로 전체 시스템을 운영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너무나도 환상적인 이야기다. 비용도 적게 들고, 팀도 필요없고, 모든 것이 자동으로 스케일하고... 하지만 한가지 중요한 사시실이 있다. 버블은 담장에 둘러쳐진 정원이다. 버블은 이 모든 것들이 버블의 자체 엔진 안에서 돌아간다. 다시 말하자면 버블을 이용하기로 결정하는 순간, 그게 끝이라는 말이다. 버블로 만든 앱은 그 담장 밖으로는 나올 수가 없다. 디자인이건, 로직이건, 웍플로우건 그것이 뭐든 간에. 후에라도 새로 프로덕트를 개발하지 않는 한 당신의 앱은 버블 안에서만 유효하다.또한 버블로 만든 제품은 버블의 서버와 연결이 되어 있는 상태에서만 돌아간다.



버블 가격제


버블은 다양한 가격제를 제시한다. Free plan 부터 월 $115/129에 달하는 Professional plan까지. 물론 별도의 개발인력을 고용하는 것보다는 월등히 저렴하지만 공짜는 아니라는 얘기다. 상세한 내용은 버블의 가격제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버블은 배우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쉬운 편이다. 기본적인 화면을 꾸미고, 버튼이나 입력창 같은 엘레먼트에 웍플로우를 더하고 하는 정도를 익히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도 않고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마 1-2달 정도면 가능하지 싶다. 버블은 documentation에 많은 공을 들여왔고 이미 거대한 생태계가 존재하고 있어 무료로 혹은 비용을 지불하면 필요한 도움을 얼마든지 받을 수도 있다.


버블 마케팅의 핵심은 쉬운 사용법을 통해 누구나 빠르게 필요한 앱을 스스로 만들 수 있는 툴이라는 브랜드 확립에 있다. 나는 그러한 정책이 잘못 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조금더 밸런스를 갖출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나는 수년간 수많은 신규 사용자들이 버블을 접하고 학습하는 과정을 지켜봐 왔는데 새로운 사용자가 얼마나 빨리 자신의 앱을 만들어 출시할 수 있는가를 기대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라고 본다.


기본을 배우는데는 몇 주 정도면 족하다. 하지만 능력있는 개발자가 되는데 까지는 수 년의 과정이 필요하다. 여기서 "배우기 쉽다"와 "마스터하기 어렵다"가 양립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심플한 MVP를 만든느데는 그다지 높은 수준의 버블 능력이 필요 없을 수 있지만 고도화된 앱이라면 전혀 다른 얘기라는 말이다. 물론 디자이너 백그라운드가 있다거나, 관계형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사전지식이 있다거나 한 경우라면 그 과정이 훨씬 쉽고 시간도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이다. 특히 Javascript에 대한 이해나 지식이 풍부하다면 엄청난 도움이 된다.


내가 가르치는 코칭 세션에 참가하는 많은 수강생들은 자신들의 앱이 한 달 정도면 세상에 나올 것을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들이 한편으로는 배우면서 한편으로는 개발을 해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채 말이다. 사실 그들이 고도화된 앱을 세상에 내놓기까지는 실제로 최소 몇 개월이 걸린다. 너무 놀라실 필요는 없다. 나는 다만 당신이 보다 현실적인 예산과 기대치를 갖고 버블에 임하기를 바랄 따름이다.


나는 일반적으로 최소 2주 이상은 기본을 익히는데 투자하라고 권고한다. 기본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버블의 세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충분히 기본을 익히고 다진 뒤 비로소 프로젝트를 열어도 결코 늦지 않다. 대개의 전문 에이전시들은 보통 프로젝트를 끝내는데 약 4-6주를 잡는다. 그들은 경험과 다양한 모듈과 템플릿, 그리고 때로로는 복수의 인원이 투입되어 주어진 기간 내 프로젝트를 완료한다. 따라서 당신이 이제 새로 시작하는 입장이라면 최소 그보다 2-3배의 시간적 여유를 갖고 임하기를 권한다. 하지만 잊지 마시라. 설령 그 정도 걸린다 해도 기존의 코딩을 통한 개발방식 보다는 여전히 엄청 빠른 것이라는 사실을.



버블은 얼마나 효율적인가?


사실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할 수는 없다. 프로젝트의 성격이나 규모, 혹은 어떤 프레임워크와 비교하느냐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매우 효율적이"라는 사실이다. 통상의 전통적인 개발방식과 비교할 때 버블을 이용하면 대략 70% 정도 이상 저렴하고, 그리고 80% 정도 이상 빠르다고 본다.


통상 버블을 이야기 할 때 얼마나 빨리 MVP를 만들어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가를 언급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이 예전 같으면 대기업들이나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들을 자신들도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변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둔감한 편이다. 노코드를 이용하여 자동화를 이룩하고, 여전히 스프레드쉬트 세상에 머물고 있는 중소규모의 기업들이 데이터를 손쉽게 다루고 의사결정에 활용하는데 버블만한 툴이 없는데도 말이다. 그저 버블같은 노코드 툴을 다룰줄 아는 직원 하나만 있어도 기업내의 정말 많은 것들을 바꾸고 비용을 절감하며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갈 수도 있다.



머지 않아 정형화된 사무용 소프트웨어들 대신 자체 고용된 노코드 개발자들이 각각의 수요와 형편에 맞는 맞춤형 솔루션들을 만들어 사용하는 날이 올 것으로 믿는다. 버블을 이용하면 떠오르는 생각들을 굳이 말로 설명할 필요없이 직접 경험하게 함으로써 필요성과 시자에서의 반응성 등을 너무나도 손쉽게 테스트 해볼 수가 있다. 그것도 정말 큰 비용 들이지 않고도 말이다.


버블 플러그인 에코시스템


전세계 약 7,500만 개의 웹사이트의 바탕이 되고 있는 워드프레스가 그토록 성공할 수 있었던 근본이 바로 기본적인 워드프레스 골격에 더해진 강력한 플러그인 생태계이다. 버블은 이 전략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이미 버블은 매우 넓은 플러그인 ㅅ생태계를 구축하고 있고, 이는 계속 등장하는 새로운 노코드 툴들과 버블을 구분하는 큰 기준이 될 것이다.



물론 버블의 플러그인에는 문제도 있다. 실제로 많은 플러그인들의 경우 버블의 기본적인 기능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제공되지 않다보니 사용자들에 의해 개발 제공되고 있는 점도 사실이다. 누군지 검증되지 않은 제3자가 개발한 플러그인을 설치하여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설령 필요해서 설치했다 하더라도 개발자가 필요한 업데이트를 제때 할지, 앞으로 2년 혹은 5년 후에도 여전히 자신이 만든 플러그인을 관리하고 있을지 알 방법이 없지 않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블 커뮤니티는 충성도 높은 사용자층을 구축해 왔고, 때로는 십시일반으로 자체적인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유지해 나가고 있으며, 이는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다.



버블과 외부와의 연결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버블을 외부 데이터베이스와 연동 시킬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다행히도 답은 "그렇다"이다. 버블은 몇가지 방법으로 버블앱을 제3자 앱들과 데이터를 연동시킬 수 있도록 해준다.



API 커넥터를 이용하여 제3자 서비스에 연결하여 당신만의 콜을 통해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API커넥터는 대부분의 API에 연결할 수 있도록 해주며 스스로 헤더, 파라미터 등을 설정하여 외부로부터 필요한 어떠한 정보도 버블앱으로 불러오고 화면에 디스플레이하며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할 수 있도록 해준다.



버블의 퍼포먼스


사실 퍼포먼스를 이런 리뷰에서 논하기는 쉽지 않다. 퍼프먼스라 함은 실제 여러가지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단순한 페이지 로딩 속도부터 데이터 처리 능력 까지. 리뷰 수준에서 간략히 언급하자면 버블의 퍼프먼스 수준은 대단히 훌륭하다. 실제로 당신이 만들고자 하는 앱과 유사한 다른 앱들과 비교하여 반응속도나 안정성, 적정 수준의 데이터 처리 능력 등 모든 면에서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앱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고, 버블 시스템은 이를 지원하기에 충분하다. 온라인 상에서 버블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비난하는 글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이들 상당수는 자신들이 앱을 개발한 방식상의 문제점을 간과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기인하는 것들이다. 이것은 버블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전통적인 개발 방식에서도 수도 없이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들이며 둘은 사실상 같은 문제인 것이다.


어떤 경우에 버블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는지 궁금할 것이다. 몇가지 시나리오를 통해 살펴보자.


  •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경우 버블은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여기서 방대하다 함은 수백만개의 레코드 수준을 말한다. 데이터베이스의 설계가 제대로만 되어 있다면 서치는 무난한 편이나 잦은 많은 양의 레코드 수정 및 변경 등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 버블의 UI 페이지 렌더링은 서버사이드에서 관장되고 있어 약간의 딜레이가 불가피하며 이는 당신이 개발하는 입장에서 어찌 할 방도가 없는 부분이다. 아직까지 버블은 static HTML 파일의 캐싱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
  • 현재 버블에서 지원되고 있는 페이지내 엘레먼트에 직접 적용되는 CSS 방식은 사실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다. 하지만 꾸준히히 지속되고 있는 반응형 엔진을 통해 상당부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는 있다.
  • 비주얼 에디터의 구조문제로 인해 많은 양의 데이터를 디바이스 상에 보여주는데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구글 스프레드쉬트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디스플레이 하는 방식이 버블에는 적용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버블의 미래


버블은 버블로 개발된 모든 앱들을 자신들의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가두는 Lock-in 시스템에 기반하고 있다. 덕분에 당신이 앱을 빠르게 개발하고, 손쉽게 운영하는데에는 큰 도움을 주지만 동시에 당신 제품의 운명이 버블의 손에 갇히는 결과를 낳게 된다. 버블은 만약 자신들의 운명에 문제가 생길 경우 자신들의 모든 시스템을 오픈소스화 하여 그 누구도 피해를 입는 상황은 만들지 않을 것임을 공언하고 있다.


물론 버블의 미래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제품의 퀄리티, 그간 보여준 빠른 성장력, 그리고 방대한 규모의 충성도 높은 유저층 등 다양한 면을 고려해 볼 때 큰 우려는 들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미 버블의 유저층 규모는 백만을 넘어섰고 시장 역시 충분히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고는 하더라도 비즈니스의 세계는 항상 성장과 몰락, M&A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 곳이다. 또는 어느날 혜성같이 나타난 신규 서비스가 돌풍을 만들며 기존의 강자를 무너뜨리기도 한다.


그 어느 경우라 하더라도 노코드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을 만들어 냈다. 이미 온라인 세상의 공룡들인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등도 노코드의 세상에 뛰어 들었다. 버블이 어떤 새로운 운명을 맞이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버블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방식을 혁신했고 그것이 맞다는 것을 입증해 냈다.



결론


우리는 2016년부터 버블을 이용해 왔다. 그 기간 동안 노코드 세상은 엄청난 변화를 기록했다. 초기의 일부 매니아 층에 의한 관심 수준에서 100만이 넘는 초급, 중급은 물론 난다긴다 하는 전직 개발자들까지도 노코드의 신조류에 합류하는 현상을 만들어 왔다.


만약 기존의 방식 대비 1/5 수준의 비용으로 1/3 수준의 기간 내에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면 당신같으면 마다하겠는가? 이제 스타트업들은 굳이 투자자의 돈에 의지하지 않고도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서 당당히 검증받을 수 있게 되었다. 자금이나 인력면에서 대기업들과 비교도 안되는 중소 혹은 영세기업들도 마음만 먹으면 자신들의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는 솔루션들을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버블은 이러한 세상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끌어 온 것이다. 엄청난 공헌이 아닐 수 없다.


버블의 문제점 역시 간과해서는 안된다. 여전히 당신이 버블을 선택하는 순간 당신의 제품은 버블의 정원 안에서만 유효하다. 항상 인터넷을 통해 버블의 서버에 연결되어 있어야만 작동시킬 수 있다. 디자인은 물론 그 어느 것도 버블의 담장 밖으로로 가져 나올 수 없다.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11
4
John Rhee

John Rhee

No code? Hell no, it's Bubble.

저는 버블을 이용해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들을 프로덕트로 만드는 사람입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거주하고 있고, 여기서 일을 합니다. 그런데 요즘 분위기가 서울행 티켓을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게 만드는군요^^.

근래들어 부쩍 노코드에 대한 언급이 많아지는 것을 느낍니다. 언론에서도, 소셜미디어에서도.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이 동시에 다뤄지고 있음도 보고 있구요.

노코드를 설명하는 가장 흔한 표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코딩을 하지 않고도 드래그 앱 드랍을 통해 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툴". 실제로 외국애들도 "a tool that you can build any applications without writing a single line of code"라고들 합니다. 한편 맞는 말이죠. 실제로 프로그래밍 랭귀지를 이용한 코딩을 하지는 않으니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Bubble 포럼에서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버블을 일컬어 노코드 툴이라고 부르는 것은 맞지 않다. 버블에는 버블의 프로그래밍 언어가 존재한다. 타이핑을 해넣지 않을 뿐이지, 우리는 비주얼 랭귀지를 사용하고 있다..."라는 내용이었죠.

여기서 잠깐 코딩에 대한 정의를 한 번 볼까요? Freecodecamp에 있는 한 글을 참조해 봅니다.

Coding is the process of transforming ideas, solutions, and instructions into the language that the computer can understand – that is, binary-machine code.

Coding is how humans are able to talk with computers.

Coding involves communicating and giving instructions for different actions we want our computers to perform using a computer programming language.

코딩이란 아이디어나 문제의 해결방안 및 지시사항들을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즉, 2진법 기계어)로 변환하는 과정을 말한다. 코딩은 인간과 컴퓨터가 소통하는 방법이다. 코딩은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하여 컴퓨터가 수행하기를 바라는 바를 지시하는 행위이다.

노코드라는 이름 그리고 드래그 앤 드랍이라는 표현 때문에 마치 이리저리 요소들을 끌어다 놓으면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것 같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고, 그러다 보니 이건 제대로 된 프로그래밍이 아닌 것 같은 오해가 생기기도 하는 듯 합니다.

하지만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많은 전직 개발자 출신의 버블러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듯 "처음엔 노코드라고 하여 쉽게 생각했는데 실제로 해보니 결코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실제 덤벼 들었다가 떨어져 나가고 다시 덤벼 들었다가 또 떨어져 나가고" 합니다. 저도 세 번 만에 극복했구요. (저는 개발쪽 백그라운드가 제로입니다만)

버블은 정말 강력한 툴 맞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프로젝트 하나는 개발자 3명이 붙어 1년 반 이상을 꼬박 작업한 꽤 방대한 프로젝트를 버블을 이용하여 100% 그대로 재현해 내는 것이었습니다. 결과물은 PWA로 만들어 내는 것이었는데, 버블을 이용해 정말 150% 똑같이 개발해 냈습니다. 오히려 더 나은 감도 있었지요. 2개월 반 정도 걸렸습니다. 제가 버블에 대한 애착이 확고해지는 경험이었지요.

물론 어떤 결과물이 필요한가에 따라 한계가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어떤 전문가의 말대로 아마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들의 80% 이상은 얼마든지 버블로 제작이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대부분의 앱들을 분석해 보면 충분히 가능해 보이니까요.

외국에 비해 아직 우리나라에는 버블에 대한 신뢰 혹은 인지도가 그리 높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퉁쳐서 노코드라고 부르다 보니 아마도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온도차가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그점이 좀 안타깝습니다.

혹시 버블을 다루시는 분들이 계시면 의견 나누고 교류를 했으면 하는 마음에 가입 후 처음으로 짧은 생각을 담아 봤습니다.

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