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의 기록, 이제 그만 쓰기로 했습니다 (feat. 유난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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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매버릭스 팀 대표 서창우입니다. 오랜만에 디스콰이엇에 글을 남기네요.
저는 지난 5월까지 위에 있는 실패의 기록들을 적었습니다. 저희 팀이 검증했던 7개 서비스에 대한 회고와 8번째 도전인 커뮤니티 빌딩 툴 래치드에 대한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총 8개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남기며 배운 점도 정리하고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실패의 기록을 이제 그만 쓰기로 했습니다.
뜻깊은 시간이라더니? 오랜만에 돌아와서 하는 소리가 그만둔다?
네 맞습니다! 이제 실패의 기록은 그만 쓰고, 더 좋은 이야기들을 쓰려고 합니다.
8번째 서비스 래치드에 대한 회고와 9번째 서비스 래피드에 대한 이야기를 끝으로 앞으로는 창업과 팀, 제품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래피드가 저희의 마지막 서비스가 됐으면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9번째 서비스까지 오며 시행착오가 있었고 여전히 어렵지만, 많이 성장했음을 느낍니다. 그래서 래피드는 지금까지 중 가장 자신있는 서비스이고, 아직 얼마 안됐지만 지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토스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아홉 번째 제품이었고, 그 앞 여덟 번의 시도가 실패였다.
매번 살고자 몸부림쳤으나 그러지 못했다.
두세 번쯤은 수면 위로 떠오르는 듯하다 가라앉았고, 나머지는 빛도 보지 못했다.
토스팀에 대한 책 <유난한 도전>에 나오는 글입니다. 지금은 2000만명이 쓰는 국민 앱 토스를 만든 비바리퍼블리카도 이전에 8개의 서비스를 실패했고, 9번째 시도에서야 성공을 거두었죠.
저희의 여정도 마침 9번째네요. 이번이 마지막 실패이기를 바라며 마지막 실패의 기록을 적어보겠습니다.
래치드에 대한 회고: 잘한 것, 못한 것, 배운 것
잘한 것
실제 결제를 받은 것
실제로 돈을 받는 것이 가장 확실한 검증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항상 결제를 받는 것을 주저했습니다. '아직 우리 서비스는 돈을 받기에는 너무 부족하지 않을까?' 이런 두려움이 저희를 주저하게 만들었죠.
하지만 래치드에서는 이전 서비스들과 다르게 결제를 받았습니다. 3개월에 2만원으로 비싼 가격은 아니였지만 결제를 해주신 소중한 고객분들이 생겼고, 확실한 니즈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돈을 받았기 때문에 서비스에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는 것도 좋은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래치드에서는 빠르게 결제를 받기 위해 토스 아이디를 사용했는데 이 경험이 래피드를 만들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다음에 래피드에 대한 글에서 좀더 해보겠습니다.
모든 고객을 직접 찾아가 이야기해본 것
실제로 돈을 받았기 때문에 더 큰 책임감을 느꼈고, 고객분들의 니즈를 최대한 반영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고객분들을 직접 찾아가 커뮤니티를 만들어 드리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왜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은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어떤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은지?'... 많은 질문이 있었고,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고객을 직접 찾아가 이야기를 듣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깨달을 수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많은 고객분들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커뮤니티를 만들어 본 것
래치드는 커뮤니티 빌딩 툴이었기 때문에 당연하게 저희도 커뮤니티를 만들었습니다. 커뮤니티 빌더들을 위한 커뮤니티를 만들었고, 커뮤니티와 관련한 여러 인사이트를 나누었습니다. 커뮤니티에 관심도 많았고 좋다는 것은 알았지만, 실제로 만들어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고, 확실히 스타트업에게 양방향 소통 채널이 있다는 것은 강력한 무기가 된다는 걸 느꼈습니다.
못한 것
뾰족하지 못한 서비스를 만든 것
래치드에 대해 가장 아쉬웠던 점을 고르라면, 뾰족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래치드를 저희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툴이라고 정의를 했지만, 사실 커뮤니티는 정의하기에 따라 그 형태가 다 다릅니다. 사용 사례에 따라 필요한 기능도 모두 다르고 목표도 다 다릅니다.
그래서 커뮤니티를 만드는 툴이라는 것은 엄청나게 방대한 서비스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생각보다 만들어야 하는 것이 많았고, 고객마다 원하는 것이 다 달랐습니다. 빠르고 작게 래치드를 만들기는 어려웠고, 피그마, 노션과 같이 오랜 기간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커뮤니티에서 작은 한 부분을 떼어 뾰족하게 만들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커뮤니티를 만드는 툴이 아니라 이미 있는 커뮤니티의 데이터를 분석해주는 Orbit 같은 제품을 만드는 방법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마찰력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은 것
혁신가들은 호소력을 높이려고 동력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성공 공식의 나머지 절반을 소홀히 여긴다.
변화에 역행하는 힘인 '마찰력'을 소홀히 여기는 것이다.
책 <인간 본성 불패의 법칙>에서 저자는 마찰력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저항을 가지고 있고, 이 마찰력을 줄이는 것이 새로운 아이디어만큼 중요합니다.
그런데 래치드는 마찰력이 엄청나게 높은 서비스였습니다. 마찰력에는 '관성', '노력', '정서', '반발'의 4가지가 있는데 관성, 노력 2가지가 문제였습니다. 사람들에게는 카카오톡 오픈채팅, 네이버 카페, 슬랙 등 기존에 사용하던 커뮤니티 툴에 대한 관성이 있었고,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노력은 매우 컸습니다. 이 2가지 요인은 사람들이 래치드를 받아들이는 데 큰 저항이 되었습니다.
세일즈를 더 적극적으로 하지 못한 것
저희 팀은 B2B 서비스를 팔아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처음이라서 못했다는 것은 변명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미숙했고,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래치드를 운영하며 대표로서 꼭 해야하는데 가장 어려웠던 것이 세일즈였고, 앞으로도 세일즈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부딪힐 것 같아요.
배운 것
마찰력의 중요성
스타트업의 성공에서 중요한 것이 뭐냐고 했을 때 많이 언급되는 것이 '아이디어', '팀', '시장'입니다. 모두 중요한 요소이고, 어느 하나라도 빠진다면 큰 성공을 거두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모두 초점이 동력에 맞춰져 있습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 혁신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팀, 새로운 시장(혹은 기존 시장을 혁신)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그걸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저도 당연히 이전까지는 시장에 있는 어떤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만 한다면 사람들은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래치드를 하며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배웠고, 래피드에서는 마찰력에 대해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B2B SaaS의 어려움
래치드를 도전하기 전까지는 B2B SaaS가 너무 좋은 비즈니스라고 생각했습니다. 구독 모델로 수익을 예측하기 쉽고 커머스, 플랫폼 등과 다르게 완전히 소프트웨어 기반이기 때문에 마진율도 높죠. 이미 해외에 플레이북이 많아 성공을 위해 어떤 지표를 얼만큼 달성해야 하는지 기준을 세우기도 쉬운 편이죠.
하지만 실제로 해보니 녹록지 않았습니다. B2B SaaS의 한국 시장은 작아 글로벌로 해야만 충분한 시장에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또, 제품의 완성도가 충분하지 않다면 기업을 상대로는 설득력을 갖추기 어려워 빠르고 작게 검증하기 어려운 분야입니다. 이렇게 B2B SaaS는 장점도 많지만 어려운 점도 많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콘텐츠의 강력함
래치드를 하며 중요하게 생각했던 마케팅 전략이 콘텐츠였습니다. 커뮤니티와 관련된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고 그 콘텐츠를 통해 저희 커뮤니티나 제품으로 리드가 들어오도록 했습니다. 뉴스레터로 만들어 디스콰이엇, EO 등에 올렸고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습니다.
특히 EO에서는 가끔 트렌딩 포스트로도 오르고, 커뮤니티 유입의 12%가 EO였을 정도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생각한 것보다 콘텐츠를 통한 인바운드 리드가 훨씬 많이 들어왔고, 콘텐츠의 강력함을 배웠습니다.
크리에이터의 니즈
래치드의 초기 타겟은 스타트업이었습니다. 스타트업을 위한 커뮤니티 빌딩 툴을 만들고 싶었죠. 그런데 생각보다 기업이 아닌 개인 고객분들이 더 많이 찾아주셨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개인 크리에이터들도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어하는 니즈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분들을 한명 한명 찾아가 어떤 니즈가 있는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모든 분들이 하시는 말씀이 커뮤니티에서 결제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거기서 저희는 판매에 대한 크리에이터의 니즈를 발견했습니다.
9번째 도전: 래피드
저희는 래치드를 이 상태로 계속 진행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일단 저희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방대한 기능을 커버하기 어려웠죠. 그리고 지금 형태로는 래치드의 마찰력을 낮추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2가지 선택중 고민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Orbit처럼 커뮤니티와 관련된 뾰족한 서비스로 피봇할지, 아니면 아예 다른 서비스를 할지...
저희의 선택은 래피드로 피봇하는 거였습니다. 커뮤니티보다 더 큰 니즈가 있고 시장이 크며, 향후 래치드와의 연동 가능성도 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9번째 도전인 결제 솔루션 래피드가 시작되었습니다.
래피드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한 번 적어보겠습니다.
혹시 본인이 크리에이터이거나 무언가 판매하는 것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저에게 커피챗 주시면 한번 이야기 나눠보고 싶습니다. 편하게 연락주세요!
래피드 사용해보기👇
크리에이터를 위한 간편 링크 결제 서비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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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합니다 창우님!! 토스에서 비공개 프로필? 만들어서 입금 받는 것과 약간 비슷하군요?
네네 맞습니다! 누구든 편하게 카드결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어요
오 정말 써보고싶은 서비스인것 같아요!
결제솔루션으로 피보팅을 하기까지의 고심과 정성이 잘 느껴지는 것 같네요. 추후 커뮤니티 서비스와 결합하면 정말 강력한 서비스가 될 것 같습니다.
필요하던 서비스였어요. 가입부터 상품 만들기까지 밟아봤는데 마찰력을 얼마나 고민하셨는지 알수있었습니다. 아직 판매까지 전체 플로우를 돌려보지는 못했지만 노션 링크로 상세를 올릴 수 있다니 ㅋㅋ 저를 위해 만든 서비스같았어요- 잘 되길 응원합니다~
응원합니다. 지나가다 몇 번 인사했다고 반갑네요. 이 팀의 바이브가 뭔가 서비스와 닮아있는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