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unsol Park
좋은 프로덕트 아이디어를 평가할때 저는 4가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진정성 - 내가 직접 겪고 있는 문제 혹은 진정성이 생기는 문제인가?
Underserved Needs - 다수의 사람들이 지금 당장 겪고 있지만 간과되고 있는 문제인가?
타깃 유저 접근성 -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을 내가 쉽게 찾을 수 있는 문제인가?
개발력 - 내가 스스로 당장 솔루션 개발이 가능한 문제인가?
특히 위 4가지 중 첫번째, 내가 직접 겪고 있는 문제 혹은 진정성이 생기는 문제인가가 저에게는 정말 중요한데요, 메이커들을 위한 소셜네트워크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 하나로 7년간 정말 많은 삽질을 했고 중간에 포기한 적도 있습니다. 지금 당장 성과가 나오지 않아서 힘들어하는 메이커분들께 저의 이야기가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첫 창업 - AT
첫 창업 시도는 2014년 대학교 3학년때였습니다. 저는 과도한 SNS 사용이 문제라고 느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SNS 사용량을 트래킹하고 사용량이 늘수록 방울 같은 것이 올라와 촉감으로 내가 SNS를 얼마나 오랫동안 하고 있는지를 느끼게 해주는 스마트폰 케이스를 생각했었습니다.
이때 인생 첫 사업계획서도 써보고 실리콘밸리에 있는 VC에게 콜드메일을 보내 조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당시에 사람들이 SNS로 인해 실제 삶에서 사람들과 더 멀어지고 있다는 논문, 아티클, 뉴스 등이 쏟아져 나왔지만 이에 대한 솔루션이 딱히 없었기에 이 아이디어는 저에게 진정성이 있으면서도 간과되고 있는 문제이긴 했지만 스스로 당장 솔루션을 개발하기에는 자본과 기술력이 없어 어느 정도 시도를 하다가 포기했습니다.
진정성: 상
Underserved Needs: 상
타깃 유저 접근성: 중
개발력: 하
두번째 시도 - Rave Relay
첫 창업 시도에서 개발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이번에는 개발자를 찾아 앱을 만드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또한 SNS를 많이 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SNS가 자극적이고 영양가 없는 컨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면서 중독적이라는 것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사생활은 빼고 오로지 영감을 주고 개인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컨텐츠만 공유하는 SNS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아이디어가 퍼져나가는 것을 소셜 그래프로 볼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였습니다.
이 서비스는 베타 버전 출시까지는 했지만 제가 처음으로 개발자와 팀으로 프로젝트를 하는 경험이라 노하우가 없어 개발자와 거의 매순간 다투다가 결국 헤어지면서 프로젝트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진정성: 상
Underserved Needs: 중
타깃 유저 접근성: 중
개발력: 중
세번째 시도 - Gist
두번째 시도 경험에서 찾은 개발자는 나이가 40대였고 아이가 2명 있는 분이였습니다. 그때 헤어지기로 결심한 결정적인 계기가 이 개발자분이 저에게 만약 제가 주장하는대로 했는데 잘 안되었을때 자기 아이들과 가족을 책임질 수 있냐는 질문을 받으면서 였습니다. 이를 듣고 저는 경험이 없더라도 저처럼 대학생인 개발자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러기 위해서 개발자들에게 공감을 살 수 있도록 개발자들을 위한 소셜네트워킹 사이트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개발자들이 자신의 프로젝트를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네트워킹 할 수 있는 사이트를 스케치를 그려 같이할 개발자들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때 구상한 스케치를 보면 사실 지금의 디스콰이엇과 흡사한 부분이 정말 많습니다 ㅎㅎ) 하지만 하나 같이 돌아오는 피드백이 그냥 좀 더 비쥬얼한 깃헙처럼 느껴지고 왜 깃헙대신 이걸 사용해야 될지 모르겠다는 것이였습니다.
진정성: 상
Underserved Needs: 하
타깃 유저 접근성: 하
개발력: 하
네번째 시도 - Telescope Ventures
세번째 시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단 우선 개발이 필요 없는 것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제가 다니던 대학교에서 창업에 관심있는 대학생들을 모아 주변 스타트업과 연결해주는 커뮤니티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50명 정도 되는 학생들을 모았고 주변 스타트업에서 인턴을 하면서 스타트업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하지만 몇번 해보다보니 이 아이디어에 확장성이 없다고 느껴졌고 흥미를 잃게 되었습니다.
진정성: 중
Underserved Needs: 중
타깃 유저 접근성: 상
개발력: 상
다섯번째 시도 - Product Bay
네번째 시도를 통해 저는 소프트웨어가 기반이 되어야 흥미를 느낀다는 것을 파악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직접 노코드로 MVP를 개발할 수 있을 정도의 아이디어를 생각했습니다. 당시 저는 Squarespace라는 웹빌더를 즐겨 썼는데요, 이를 사용해 프로덕트 중개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개발된 프로덕트가 있는데 사업을 이어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프로덕트를 판매할 수 있는 사이트였습니다. 판매 신청을 하면 제가 일일히 수기로 판매 페이지를 만드는 형태로 구상했으나 판매하고 싶어하는 사람과 구매하고 싶은 사람을 둘다 찾을 수 없었습니다.
진정성: 중
Underserved Needs: 하
타깃 유저 접근성: 하
개발력: 중
여섯번째 시도 - Masterpiece
이번에는 제게 타깃 유저 접근성이 가장 좋은 디자인 학생들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올리고 네트워킹하는 사이트를 구상했습니다. 친구들에게 포트폴리오 사이트 주소를 달라고 했고 마찬가지로 Squarespace를 활용해 사이트를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대학교 디자인과에도 콜드메일을 보내 이런 사이트가 있는데 한번 포트폴리오를 올려보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는 반응이 괜찮았으며 꽤 많은 학교와 학생들의 포트폴리오를 모으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 할일은 수익모델을 찾는 것이였습니다. 미국의 디자인과 대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회사들이 대부분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에 있었는데요, 저는 샌프란시스코로 직접 넘어가 회사들을 만나면서 우리 사이트를 이용해 신입이나 인턴 채용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봤습니다. 이때 모든 회사가 다 같은 답변을 했는데요, 다들 대학생 인턴이나 신입 채용 하는 것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는 것이였습니다. 대학생들은 항상 취업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입사 지원을 정말 많이하고 그리고 대부분 이미 연결되어 있는 대학교들이 많이 있어 인재를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은 시니어 이상급 채용을 하는 것이 문제라고 했습니다. 보통 시니어 이상들은 더이상 포트폴리오 관리를 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헤드헌터를 이용해 고난한 설득 과정 끝에 데려오는데 이를 해결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이때쯤 저는 유학생 신분이였기 때문에 투자를 받거나 미국인 공동창업자를 구하지 못하면 미국에 있기 어려웠고 회사 생활에 대한 궁금증도 있어 결국 포기를 하고 취업을 하게 됩니다.
진정성: 상
Underserved Needs: 하
타깃 유저 접근성: 상
개발력: 상
취업 중 사이드프로젝트 - 무인 패션몰
저는 NewDealDesign이라고 하는 샌프란시스코 소재 IoT전문 디자인 컨설팅 회사에 취직을 했습니다. 회사에 일하면서 Fitbit, Google Ara폰, 여러 스타트업들의 IoT기기를 디자인 하는 일을 했는데요, 그러면서 IoT기기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제가 맡았던 프로젝트 중 인텔에서 360 Realsense라는 센서기술을 활용해 다음 세대 컴퓨팅 경험을 디자인하는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360 Realsense는 인텔의 주장에 의하면 3차원 공간, 어떤 물체의 소재, 무게, 크기, 물체 간의 거리 등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였는데요, 저희는 이를 바탕으로 적용 가능한 UX와 컴퓨터 기기를 디자인하는 일을 했습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앞으로 컴퓨터 비전이 세상을 바꾸겠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무인 패션몰을 기획해 블로그글을 적고 SNS에 퍼뜨려봤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Amazon Go 채용팀으로부터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는데요, 이때 Amazon에서 생각보다 굉장히 오랫동안 무인 스토어라는 컨셉을 시도해왔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런 컨셉을 실현시키기에는 정말 많은 자본과 고난이도의 기술적 문제 해결역량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진정성: 중
Underserved Needs: 중
타깃 유저 접근성: 하
개발력: 하
IoT 샤워기 스타트업 취업
디자인 컨설팅 회사 이후 IoT 샤워기를 만드는 스타트업에 취업하게 됩니다. 이 회사는 본사는 산호세에 있고 지사가 한국에 있어 한국과 미국을 왔다갔다 하면서 프로젝트를 했었는데요, 그 과정에서 한국 스타트업 업계를 조금씩 경험하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왔다갔다 하는 생활과 급격한 환경변화로 번아웃이 왔고 그리고 마음 한켠에 한번 한국에서 창업을 다시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퇴사를 결정하게 됩니다.
여러 삽질
퇴사 이후 첫 사업자등록 후 저는 정말 많은 삽질을 했습니다. 한국에 공장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DTC 브랜드 창업을 두번 시도했고 그 중 한번은 팀을 꾸려 법인 설립까지 하였지만 성과가 나오지 않기도 했고 제가 정말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아니여서 여러 어려움이 있을때마다 너무 힘들게 느껴져 공동창업자들과 헤어지고 폐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공동창업자들과 헤어지고 폐업하는 과정은 저에게 정말 힘든 과정이였는데요, 정말 오랜 기간 동안 실패를 겪으면서 자존감도 많이 낮아졌던 것 같습니다. 저는 힘들때 프로젝트를 하면서 어려움을 잊는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그 사이에도 다양한 창업 아이디어를 생각해보고 MVP를 만들어 테스트도 해보다가 스파르타코딩클럽 광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창업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테스트하는 것 이외의 새로운 형태로 프로젝트를 하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5주 짜리 웹개발 기초 강의를 들으면서 html, css, 자바스크립트가 무엇인지 배웠고 기본적으로 웹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배웠습니다.
디스콰이엇 MVP 개발
스파르타코딩클럽 초보 웹개발 강의를 듣는 것만으로는 제가 처음부터 개발해 프로덕트를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네트워킹하는 사이트를 만드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때 배운 내용을 노코드 툴과 결합하면 충분히 개발이 가능할 것 같았고 2020년 10월에 노코드 툴을 활용해 초기 MVP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을 블로그글로 자세히 기록했고 지금의 팀원들을 만나 창업과 투자유치까지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진정성: 상
Underserved Needs: 상
타깃 유저 접근성: 상
개발력: 중
메이커 여러분들 힘내세요. 삽질은 모두가 합니다.
지금 디스콰이엇의 성과는 다른 급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의 성과에 비하면 정말 작지만 저에게는 정말 소중하고 크게 느껴집니다. 이전에 시드 투자를 받고 "사이드프로젝트에서 시드투자 받기까지 6개월동안 디스콰이엇을 개발하면서 배운 10가지"라는 제목으로 시드 투자 받기까지의 과정을 블로그 글로 공유한 적이 있는데요, 사실 제대로 따지면 저는 7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던 것 같아요.
간혹 메이커분들 중 저희 디스콰이엇을 대단하다고 생각하거나 큰 이슈없이 잘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지금의 정말 작은 성과를 이루기까지 정말 순진하고 어리숙해보이는 짓을 많이했어요. 투자 받은 후 공동창업자이신 제니님께서 스타트업들 힘들다던데 저희는 너무 빨리 잘되고 있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그동안 저의 삽질들이 떠오르면서 가슴이 뭉클해졌어요. 가입자 만명이 되었을때도 정말 감동이 컸습니다.
저는 무엇인가를 계속 시도하는데 잘안될때 느끼는 외로움과 고통을 잘 알아요. 디스콰이엇을 통해 그런 고통들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합니다. 아직 미숙한 점이 많지만 디스콰이엇 많이 응원해주시고 어려움이 있는 분들은 편하게 연락주세요. 고민을 공유하면서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디스콰이엇
IT 프로덕트 메이커들을 위한 소셜네트워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