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MF를 달성했다니
올해 9월에 PMF 여정에서 찾은 NDS라는 매력적인 지표라는 글을 작성했다. 12월 중순인 오늘 우리는 PMF라 불리는 NDS 40%를 달성했다. 오늘 글에서는 우리 팀의 서비스 미라클나잇의 NDS가 26%에서 시작해 4개월 만에 40% 마지노선을 어떻게 돌파했는지 그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NDS가 생각보다 유명했다!
타입드라는 서비스가 10월에 P터지는 Mㅏ켓 Fit 찾아내기🔥라는 웨비나를 진행하셨다고 들었다. 많은 분들이 후기글을 올려주셔서 보았는데 놀랍게도 NDS 모델을 사용하여 PMF를 찾아가고 계시다고 했다. 또 최근에 모두싸인이라는 서비스를 사용하며 NDS 질문이 떠서 깜짝 놀랐다.
이전 글에서 NDS는 그리 유명하지 않은 지표라고 이야기했던 것 같은데 정정하고 싶다. PMF라는 개념이 보편화된 지금은 다양한 스타트업 씬에서 시도되고 있는 것 같다.
본격적으로 글에 들어가기 전에 우리 서비스를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앱 미라클나잇은 수면 유도 소리를 재생해 뇌과학에 근거하여 수면을 도와주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NDS 측정에 변화
이전 글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질문과 답변 내용을 조금 변경하였다는 것이다. 영어를 번역하는 과정에 속 뜻을 충분히 담지 못하고 직역했다는 내부/외부 평가를 반영하였다. 따라서 현재 제공하는 질문과 답변은 이렇다:
Q. 만약 미라클나잇을 더 이상 이용할 수 없게 된다면 어떤 기분이 들 것 같나요?
- 매우 아쉬울 것 같아요
- 아쉬울 것 같아요
- 별로 아쉽지 않을 것 같아요
이중 "매우 아쉬울 것 같아요" 비율을 열심히 트래킹 했다.
NDS를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단어로 풀어보면 "충성 고객의 비율"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 같다. 여기서 충성 고객은 서비스에 의존도가 높은 고객으로 정의하면 좋겠다.
어떤 액션을 했는가?
지난 4개월간 어떤 노력을 해서 이러한 유의미한 성장의 결과가 나왔는지 공유하고 싶다. 정말 정말 정말 정말 다양하고 많은 시도를 하였지만 액션을 거시적으로 바라보면 크게 3개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다.
1) 팀 단일화 및 동기부여
2) 충성 고객과 활성 고객에 대한 정성적인 이해
3) 각 고객 세그먼트를 타겟한 서비스 개선
1) 팀 단일화 및 동기부여
최근 하이큐라는 애니메이션을 봤다. 아마 아는 분들이라면 모두 다 들어봤을 법한 엄청 유명한 이 애니메이션은 고등학교 배구부의 성장 스토리를 담고 있다. 모든 주인공은 딱 한 가지 목표를 가지고 코트에 뛰어든다, 바로 "승리"이다. 이 시합을 이겨야 코트에 남아서 한 번이라도 더 시합을 뛸 수 있다. 조금 웃기긴 하지만 나는 이 성장 스토리가 스타트업의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결국 우리는 시장에서 작고 큰 선택을 받아야 사업의 수명이 길어진다.
그렇게 시합을 한 개라도 더 뛰기 위해 승리에 집착하는 모습에서 큰 매력을 느꼈다. 하나의 단일화된 목표를 통한 공통의식이 주는 팀워크가 엄청나게 강렬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을까하여 하나의 단일화된 목표 의식을 팀에 적용시켜봤다.
우선 우리가 다른 무엇(리텐션, 결제율, 매출)도 아닌 NDS라는 지표에 집중하고자 하는 이유를 분명히 하고 팀 모두가 각자의 역할에서 어떤 지표에 영향을 주기 위해 액션을 취하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NDS 성과제(?)라는 것을 도입해 NDS가 1% 상승마다 모든 멤버에게 재화 보상을 드리겠다 선포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성공적인 시도는 아니어서 11월 한 달만 진행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으로 모든 팀원이 NDS라는 지표를 100% 이해하고 그 지표가 어떻게 변하는지, 특히 올라가는지, 집중해서 보게 되는 좋은 계기를 만들었다. 팀이 하나의 목표를 바라보는 이 부분만큼은 정말 만족스러웠다.
2) 충성 고객과 활성 고객에 대한 정성적인 이해
충성 고객의 비율을 높이기 위해선 우선 누가 우리의 충성 고객이고 누가 우리의 활성 고객인지 알아야 했다. 그리고 각각의 고객이 우리 서비스의 어떤 효용가치 때문에 해당 고객 군이 되었는지 그 원인을 파악해야 했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누적된 약 200개 이상의 VoC 데이터를 분석했다. 여기서 NDS 점수 별로 고객 군을 나누고 각 고객 군의 특징을 파악하려 애썼다. 아래 리포트는 내부 공유용으로 내가 직접 작성한 분석 리포트이다. (VoC는 결제한 고객분들만 작성할 수 있기 때문에 NDS가 굉장히 높게 나왔지만 이때 실제 앱 전체 NDS는 약 30%대였다) (워딩 변경 전임으로 질문과 답변이 현재와 다르다)

파악해 보니 고객군별로 정말 큰 차이를 보였다. 충성 고객의 NPS는 무려 76점이었고, 가장 충성도가 낮은 고객 군은 12점이었다.
실질적인 서비스 효용가치에서도 다른 양상을 띄었다. 예를 들어 NDS에서 "매우 아쉬울 것 같아요"라고 답한 고객 군은 우리 앱의 가장 큰 효용가치를 빠른 수면 진입으로 언급했다. 따라서 가장 필요한 기능은 이러한 진입을 도울 수 있는 명상 콘텐츠라고 이야기 했다. 반대로 NDS에서 "별로 아쉽지 않아요"라고 답한 고객 군은 서비스 이용 후 수면에 큰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가장 필요한 기능은 이러한 변화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알려줄 수 있는 수면 분석 리포트라고 했다. 듣고 보니 어쩌면 너무 당연했지만 이렇게 명백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는 사실 생각지 못했다. 그렇기에 고객군별로 나눠서 분석해 보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 우리도, 고객 개개인도 몰랐던 것을 고객이 무리를 지으면 발견할 수 있다.
그렇게 각 고객 군 별로 더욱 잘 extensive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때 샌드타임 서비스를 사용하여 고객분들과 인터뷰 일정을 조율했는데 정말 유용했다. (샌드타임 짱!)
3) 각 고객 세그먼트를 타겟한 서비스 개선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발전시켜나갔다.
(a) 서비스 핵심 가치의 변화
우선 유입하는 고객부터 변화를 주었다. 랜딩페이지에서 서비스의 강점을 강조하여 카피라이팅을 전부 변경하였다. 이전엔 짧은 수면(왼쪽)을 강조하는 카피였는데, 실제 충성 고객의 듣고 빠른 수면 진입(오른쪽)으로 바꿨다. 그렇게 수면 진입에 맞춰 모든 카피와 디자인을 변경하여 업데이트했다. 또한, 서비스 UX Writing도 통일되게 바뀌었고 CX에도 이를 반영하였다.

(b) 신규 기능 개발
충성 고객이 느끼는 진입에 만족도를 높이고자 수면 가이드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개발하여 업데이트했다. 결과적으로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 충성 고객의 지표가 유의미하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수면 진입의 UX도 개선했다. 수면 진입 시 여러 단계가 있어 최소 1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야 했는데 이를 30초 이내의 과정으로 개선했다. 이 또한 지표에 유의미하게 반영되었다.
수면 SNS 기능도 추가했다. 충성 고객은 앱을 거의 매일 쓰는데, 이러한 사용성을 올리기 위해 미라클나잇을 사용하고 있는 다른 고객들을 노출함으로써 매일 앱에서 색다른 변화를 주고자 했다. 이 또한 지표에 큰 영향을 주었다. (DAU 최고치, 7~10주차 Retention 5% 내외로 상승 등 기특한 By-product가 많았다)
활성 고객을 충성 고객으로 전환하기 위해 이들이 가지고 있던 Pain 또한 해결하고자 했다. 애플워치를 연동하여 수면 분석 리포트를 제공하는 기능을 개발했다. 현재 애플워치 앱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 기능은 아직 테스트 중임으로 고객분들의 반응은 아직 수집하지 못했다. 하지만 고객 인터뷰에서 정말 핫한 반응을 받아서 유의미한 상승 또한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름다운 우리의 결과
26.8%로 시작한 NDS는 4개월만에 40%를 돌파했다. 이는 Rahul Vohra에 따르면 미라클나잇은 PMF를 달성한 서비스이다.

그럼 정말 PMF를 달성했을까?
지난 4개월간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여러모로 NDS의 개선은 우리 팀이 서비스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줬다. NDS를 OMTM으로 설정하여 서비스를 개선했지만 나의 경험을 토대로 NDS와 PMF에 대해 작게나마 코멘트하자면 다음과 같다:
(1) 모든 비즈니스 지표의 목적지는 이론적인 접근일 뿐 절대적인 기준치가 될 수 없다.
Superhuman CEO에 따르면 우리 서비스는 PMF를 달성했다. 40%를 넘었으니까.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는 PMF는 달성하지 않았다. 성장은 우리를 죽이고 있지 않고, 돈이 엄청난 속도로 통장에 쌓이고 있지 않다.
사실 이러한 결과는 당연하다. 마이클 세이벨은 팟캐스트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Building a successful company is not a single variable problem." 즉, NDS라는 단일화된 변수만 풀어내는 것은 매우 나이브 한 접근이라는 것이다.
물론 자원이 극한으로 한정된 스타트업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OMTM이라는 컨셉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서비스를 운영하며 부딪히는 모든 종류의 문제를 해결하고 그곳에 있는 모든 중요한 지표들을 개선해야 유의미한 결과를 갖을 수 있다.
(2) 서비스 지표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분리되어 있다.
이 부분이 바로 NDS라는 지표 하나로 PMF를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NDS라는 지표는 Retention, Revenue 등과도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완전히 다른 형태의 결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NDS는 충성도 높은 고객의 비율을 보여주지만 그 고객이 얼마나 더 앱에 남는지, 결제하는지를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충성도 높은 고객의 비율이 올라가면 당연히 다른 지표들에도 영향이 간다. 그렇듯 고객 개인이 서비스에게 좋은 감정을 갖는 것은 지표를 개선할 확률을 높여주지만 개개인의 환경이나 상태에 따라 별개의 지표가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첫 번째 포인트의 마이클 세이벨의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모든 지표는 중요하다. 현재 우리 서비스는 다행히도 개선의 여지가 너무 많다: 서비스 퍼널, 결제 전환, 매출, Retention 등. 그렇기에 그 다음 스텝에 맞는 새로운 OMTM을 설정하여 개선해나가려고 한다.
(3) 우리의 지표는 Leading Indicator인가 Lagging Indicator인가?
OMTM 설정에 대한 고민을 하다 최근 트랜스링크 김범수 부대표님을 만나 뵙고 들었던 가장 기억에 남는 조언 하나를 공유하고 싶다. 바로 액션을 세울 때 leading indicator로 보고 있는지였다. NDS 수치는 lagging indicator이다. 우리가 하는 액션들로 인한 나중의 결과 값이기 때문이다.
서비스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leading indicator는 무엇일까? 아직 우리 서비스에 딱 맞는 좋은 leading indicator를 찾지 못했지만 이를 찾게 된다면 우리의 OMTM을 이 leading 특성이 있는 지표로 바꿀 계획이다.
글을 마무리 짓는다. 이 글이 나에게 사랑했던 NDS와의 작별 그리고 PMF를 향한 새로운 여정의 발돋음이 되어주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