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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어요 시리즈 10화] 좋은 팀웍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나와 잘 맞는 사람'과 '좋은 팀웍'은 별개다; 우리는 아주 절친한 10년지기 선후배 사이지만 같이 대학생활을 하는 것과 같이 일을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다. 함께 일을 하면서 상대방의 새로운 면(좋은 면이든, 나쁜 면이든)을 보며 놀랐고 예상 외로 서로 박자가 잘 맞지 않아 당혹스럽기도 했다. 국가사업에 합격하여 함께 기뻐하기도, 프로젝트가 엎어져 같이 좌절하기도 하면서 우리의 팀웍은 점점 더 합이 잘 맞기 시작했는데 우리 팀을 돌아보며 '좋은 팀웍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봤다.

  • '좋은 팀웍'에도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파트너와 함께 좋은 팀웍을 형성하기 위한 방법을 상의해야 한다. 개발자인 후배는 말로 전달하는 것이 서툴고 심리상담사 출신인 선배는 말 한마디 한마디를 분석해대는 성향이라 그 중간 지점을 찾는 노력을 많이 했다. 효율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어떻게 할 지, 갈등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할 지를 같이 고민했고 규칙처럼 방법을 정했다. 

  • 서로 이해한 것을 시각화하여 공유한다; 인간은  자신만의 맥락이 있기 때문에 똑같은 말을 들어도 각자 다르게 이해한다. 우리는 같은 주제로 회의를 했고 합의도 다 됐다고 생각했는데 각자 이해한 바를 말했을 때 완전히 달랐던 적도 있다. 이후 회의한 결과는 간단한 그림이든, 도표든 간에 시각적인 자료로 표현해서 각자의 의도를 오해석할 소지를 최대한 없었다. 

  • 상대방의 의견을 항상 궁금해한다; 아무리 사적으로 잘 맞아도 일적으로는 생각이 다를 때가 많다. 서로의 생각이 다름을 존중하는 태도를 기본적으로 갖고 대화하자.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나는 이러이러하게 생각하는데 너는 어떠냐/ 너 생각이 궁금하다'는 식의 문장을 마치 공식처럼 사용하고 있다.

  • 자주 연락한다; 특히 프로젝트가 엎어져서 공백기가 생겼을 때 연락을 꾸준히 하자. 우리는 딱히 일거리로 얘기할 것이 없어도 별 일 없는지, 휴가는 어땠는지를 묻는 시시콜콜한 연락을 종종 한다. 우리는 월급을 받으면서 사무실에서 반 강제적으로 매일 보는 직장인들이 아니기에 일적으로 공백기가 생겼을 때 연락이 뜸해지면 흐지부지해지면서 팀이 와해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우리는 파트너와 항상 연결되어 있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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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어요 시리즈 9화] low-fi MVP는 어떻게 만들고, 그걸로 뭘 해야할까?

  • 우리 아이디어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있는지를 확인해야한다; low-fi MVP를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 아이디어에 공감하고, 어떤 사람들이 공감하는지를 확인한다. 우리 제품이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인지"를 검증받는 것이다.

  • 그리고 우리는 좀 냉정해져야 한다; 필요없는 제품이라면 과감히 버려야한다. 아무도 원하지 않는 걸 만들 필요는 없다(예창패 실패 이후 애정을 쏟아 부은 내 제품에 정을 떼는 연습을 할 수 있었다...)

  • 그래서 low-fidelity로 만들어야한다; 시간도 없고 인력도 없고 자본도 부족한 스타트업에서 사용할 사람이 있을지 없을지도 모를 제품을 '완벽하게' 만드는 데 그 소중한 자원을 쏟아부을 이유가 없다. 

  • 추후 MVP의 방향은 창업자가 아니라 데이터가 결정하는 것이다; 아무도 반응이 없다? 수요가 없으니 버려야한다. 반응은 있는데 부정적이다? 좋다, 부정적인 반응을 분석해서 무엇을 고쳐야할 지 확인한다. 반응도 있고 피드백도 긍정적이다? 사랑합니다... 여하간, 이를 위해 우리 제품에 구글애널리틱스, 구글태그를 달아놓았다.

  • 제한된 (물리적/인적)자원 내에서 만든다; 우리는 개발자 한 명, 디자이너 한 명으로 이뤄진 팀이고 각자 본업과 가정이 있는 상황이다. 시간도 없고 전문 인력도 부족하니 노코드 툴과 디자인 키트, 플러그인들을 적극 활용했다.

  • 협업툴을 통해 효율적인 소통 시스템을 만든다; 가뜩이나 시간 없는데 불필요한 회의는 최악이다. 일단 브레인스토밍이나 해보자는 식의 아이디어 회의? 없앴다. 아이디어가 정기적으로 만나서 회의한다고 나오는 것도 아닐 뿐더러 투자한 시간과 양질의 결과가 비례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대신 노션, 슬랙 등의 협업툴을 통해 논의사항이 있으면 실시간으로 소통했고 각자의 작업내용을 서로 언제든 확인할 수 있도록 공유했다. 

    그렇게 우리는 퀴즈메이트의 low-fi MVP를 제작하게 되었다.

Quizmate

퀴즈를 통해 내 취향을 알아보고 나와 비슷한 친구들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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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어요 시리즈 8화] 최소한의 노력만 들여 MVP를 만들기로 했어요.

  • 예창패 실패로 배운 것 중 하나; 제품은 그렇게 빨리 만들어지지 않는다. 아무리 간단한 형태라도. 

  • 제품 개발과 일상생활의 균형이 필요하다. 우리는 모두 결혼을 했는데 선배는 작년에 출산을 하여 육아를 하고 있고 후배는 외벌이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나 혼자 방에 박혀서 하루에 몇시간씩 개발에 매달리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리고 어쨌거나 제품 개발의 궁극적인 목표는 '(제품 개발을 통해 생긴 수익으로)나와 사랑하는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다. 한때 개발에만 매달려 배우자와 가정사에 소홀했는데 이건 목적이 전도된 것이다.   

  • 인간다운 삶을 살아야 제품 개발도 롱런할 수 있다. 제품 개발은 일주일, 한달만에 짠! 해서 결과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물론 그런 분들도 계시긴 한다. 존경한다. 진심으로!). 지난한 시간을 견뎌야하고 그러려면 체력과 멘탈관리가 필수이다. 운동도 하고, 인간관계도 하고, 여가도 즐겨야 한다. 제품 개발은 거기에 같이 따라가는 것이다. 

  • 그래서 우리는 이번엔, 최소한의 노력만 들여서 우리의 가설을 검증할 아주 간단한 low-fidelity mvp를 제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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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어요 시리즈 7화] 공백의 2023년(2)_공백기를 보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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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이전에 기업가로서의 마인드를 갖추기로 했습니다.

(이전 화에 이어서)

각설하고, 그런 아이디어가 든 후, 우리는 그걸 만들기로 했다. 처음에는 대책도 없이 막 만들었다. 그러다가 뭔가 예비창업패키지에서 아쉬웠던 점이 계속 떠올랐다. 불안한 마음에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를 추구해나가던 중이었다. 그래도 내가 창업을 했는데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보다는 기업가로서 더 성장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 나머지 반 년은 스타트업에 관한 책들을 많이 읽었다. ‘Startup Playbook’, ‘The $100 Startup’, ‘Zero to One’, ‘The Lean Startup’, ‘The Startup Way’, ‘The One Thing’, ‘Start With Why’, ‘Lateral Thinking’ 등등, 그러던 중 그렇게 떠들어대던 ‘고객 개발’, 이 ‘고객 개발(Customer Development)’이라는 용어는 Steve Blank가 처음 만들었는데, 원전을 좋아하는 너드 중 한 명으로써 Steve Blank가 쓴 책을 읽어봤다.

The Startup Owner's Manual을 따르기로 했어요.

아마 창업자라면 누구나 읽어본 책 ’The Four Steps to the Epiphany’ 일 것이다. 읽다 보니 뭔가 고리타분한 느낌도 있었고 내가 지금 하려는 것과 안 맞는 느낌도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를 찾다 보니 이 책에 웹, 모바일 서비스에 관한 내용을 추가한 The Startup Owner's Manual 라는 책이 일종의 증보판으로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책을 구해서 읽었다, 약 1-2달을 바쳐가며. 내가 지금까지 받아본 어떠한 고객개발 교육, 워크샵에서도 알려주지 않았던 세세한 내용들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었다. 아니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그런데 또 책 내용이 막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각 단계별로 뭘 해야 할지 세세하게 알려주는 편이긴 하지만 그게 상식에서 벗어나거나 괴이한 내용은 아니었다. 내가 살면서 느낀 것은, 참된 방법론은 이해하긴 쉬우나 실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 실천해보자. 이 상식적이면서도 실천하기 까다로운 방법론으로 우리가 실패한다면, 그래 시원하게 접을 수 있겠다!!

개발자로서의 역량도 중요했기에 공부도 더 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이 커뮤니키아라는 회사의 유일한 개발자로서, 모바일 개발자로만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웹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개발도 공부했다. 백엔드에서 활발히 쓰이고 있는 Go와, 최상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Rust를 공부했다. 지금은 인력 수급과 생산성 문제로 Typescript를 쓴다. 지금 만들고 있는 MVP는 내 전공인 플러터가 아니라 웹 기술로 만들었다. 또, 이때 공부하고 고민했던 백엔드 아이디어나 기술들은 지금 생업에서 비록 공식 경력은 1달도 안 되는 백엔드 개발자지만, 혼자서 큰 서비스를 다 만들어 보려고 하면서 했던 고민들이 다른 경력자 동료들과 여러가지 논의를 나누면서 일을 할 수준이 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2024년, 가설 검증의 해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2023년을 마무리했고 QuizMate의 서비스, 아니 서비스라기보다는 우리의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준비했다. 각자 생업으로 일이 바빠 그렇게 빠르게 진행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그동안 끈기있게 서비스를 준비하고 가설을 검증할 준비를 끝마쳤다. ‘잘 될까 못 될까?’ 그런 생각은 없다. 못 되면 못 된 이유를 찾아서 바꿀 것이고 잘 되면 잘 된 이유를 찾아 더 잘 되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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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어요 시리즈 6화] 공백의 2023년(1)_프로젝트가 망하고 멘탈이 부서지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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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 프로젝트에 미련을 못버렸어요.

우리는 예비창업패키지를 초라하게 마쳤다. 딱히 고객 검증을 한 것도 아니요, 약 1년의 시간이 주어진 것에 비해서는 초라한 서비스를 만들었다. 여느 창업자들처럼 서비스를 만들고 나서 서비스와 사랑에 빠져버려 한동안은 그 서비스를 놓을 수 없었다. 그래서 마케팅도 좀 해보고 서비스를 키워보고자 자그마한 노력들을 좀 해봤다.

그래서 막무가내로 마케팅을 하려고 했고 어쨌거나 그것도 망했답니다!

불안한 마음과 니치마켓을 전혀 노리지 않은 광범위한 SNS. 내가 설사 태평양만큼 커다란 그물을 가지고 있어서 태평양에 그 그물을 친다 한들 그걸로 태평양에 있는 물고기 한 마리를 잡을 수 있을까? 그물의 무게조차 이기지 못해 낚싯대 하나를 든 사람만 못한 조과를 얻을 것이다. 니치마켓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일반적인 SNS 그 자체가 돈이 되려면 사람이 많이 모여야 하고, 사람이 많이 모이면 큰 서비스가 필요하다. 큰 서비스를 하려면 서비스 아키텍트가 필요하고, 서버비가 필요하다. 우리 회사엔 아주 약간의 백엔드 경험이 있는 모바일 앱 개발자와 디자이너밖에 없었고, 그 비용을 우리 같은 창업자들에게 투자해줄 멍청이도 찾기 힘들었다.

우리는 또 아이디어를 냈어요.

그렇게 불안한 마음으로 지내던 반 년 후, 나름 영감이 와서 일반적인 SNS 같이 돈으로 밀어 붙이는 서비스 말고 뭔가 당장에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만들어서 돈이 될만한, 니치마켓을 노려볼만한 그런 서비스를 만들고자 했다. 제일 처음에 기획했던 제품의 동기도 비슷했다. ‘당장 돈이 될만한 거 만들어서 목돈 좀 만져보자.’ 뭔가 당장 돈이 될만한 데이팅앱을 만들고 싶었다. 지금은 기억이 흐릿하지만 아마 처음에는 성벽이 비슷한 사람끼리 맺어주는 성인용 매칭 앱을 개발하려고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아직 서구사회에 비해 비교적 성에 폐쇄적인 한국 문화와 잔뜩 도사리고 있는 성매매의 위험을 어떻게 차단할지, 기술이 아니라 정책적 문제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포기했다. 그런데 솔직히 아이디어 자체는 괜찮은 것 같다. 뭐 섹스와 페티시즘이 죄는 아니지 않은가?

여튼, 그런 뒤 뭔가 간밤에 스친 자본주의적 영감이 있었다. 그래, 우리는 심리학도니까 인간의 본성을 이용해서 도저히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중독적인 서비스를 만들자. 그래서 만들 게 된 것이 퀴즈메이트이다. 단순한 퀴즈의 반복, 그리고 간헐적이지만 매혹적인 보상, 학습심리학에서 배우는, 또 도박 중독자들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변동비율 강화를 적용한 서비스이다. 원래는 고독하고 다친 창업자의 마음으로 이런 서비스를 기획했지만, 지금은 인간의 취향, 그 취향에 대한 아주 큰 데이터를 명시적으로 모으고, 그 매칭의 만족도에 대한 데이터를 모으게 되면 어떤 사람이든 가장 최적의 사람과 맺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에쁘고 똑똑하고 성격이 둥근 사람들끼리만 모여서 쉽게 매칭되는 서비스는 재미가 없어 보였다. 아무리 모난 사람이어도 지구 상에 그에 맞는 짝 한 명 정도는 있지 않을까? 더 나아가서, 그렇게 수집한 인간의 데이터로, 단순히 대량의 언어 데이터를 때려넣은 LLM이 아니라 진정한 지성체에 대한 연구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려고 했습니다...후후... 인간이란...

각설하고, 그런 아이디어가 든 후, 우리는 그걸 만들기로 했다. 처음에는 대책도 없이 막 만들었다. 그러다가 뭔가 예비창업패키지에서 아쉬웠던 점이 계속 떠올랐다.

(다음화에 이어서 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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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어요 시리즈 5화] 준비되지 않은 팀에 자본이 들어가면 이렇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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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창패 당시 기획했던 서비스는 개발 완료조차 되지 않고 사장되었다. 기껏 타낸 사업비가 제품 개발과 전혀 관련없는 (소위 말해) 유지비로 줄줄줄 샜고 사업 평가 자체도 좋게 받지 못했다. 우리의 예창패 도전기는 준비되지 않은 팀에 사업자금이 들어가면 그 돈이 어떻게 공중분해 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교과서 같았다. 우리는 실패했다.

[왜 실패했나?]

  1. 스타트업이 뭔지 몰랐다; "스타트업. 제한된 자본과 인력으로 MVP를 만들어 시장에서 빠르게 검증하고 고객의 니즈에 맞게 피봇을 반복한다". 우리는 처음부터 완벽한 제품을 만들려고 했다. 제품의 완성도보다 먼저 우리의 아이디어가 고객의 니즈를 충족할 지를 테스트 했어야 했다. 이를 위해서는 완벽한 제품이 아닌, 랜딩페이지와 같은 아주 단순한 형태의 MVP로도 괜찮았을 것이며, 이는 그렇게 인력과 자본, 시간을 많이 필요로 하지도 않는 것이었다. 

  2. 우리의 역량에 벗어나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우리 수준에 대한 객관적인 파악이 안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가 사업에 선정되고 이를 수행해야하니 심사위원의 눈길을 잡을 '그럴듯한 아이템' 이 필요했고, 우리의 제작 능력의 밖에 일들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 분들이 오해는 마셨으면 좋겠다. 우리는 진짜 그렇게 만들 수 있을 줄 알았다.

  3. 선후관계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스타트업이 먼저고, 국가 사업이 나중이였어야 했다. 스타트업에 대한 이해, 우리 능력에 대한 파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예창패를 수행하다보니 국가 사업 수행을 위해 갖춰야 하는 사업자 설립, 사무실 입주 등에 너무 많은 시간과 돈을 들였다. 서류상 회사가 없어도,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아도 제품 개발은 충분히 가능하다. 국가 사업은 우리의 사업 아이템이 국가 사업에서 추구하는 바와 매칭이 될 때 고려해봐야하는 것이다. 국가 사업은 우리가 아이템 개발만 잘 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들은 사업체가 자신들의 시스템을 그대로 따르기를 바란다. 

가장 무서운 사실. 대부분 준비되지 않은 팀은 본인들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을 모른다. 우리가 그랬다. 그리고 2023년, 공백기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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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어요 시리즈 4화] 예창패 후기(2)_쌩얼이 엄청 못생긴 연예인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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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쥐뿔도 가진 게 없었기에 사업계획서만 보고 사업자금을 주는 예창패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본 바, 무조건 추천할만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1. 그들은 사실상 창업의 기반이 어느 정도 마련되어 있기를 기대한다. 서류상으로는 창업 전이지만 자본금도 좀 있고, 제품 개발도 어느 정도 진행이 되어있어야 사업 기간 내에 제품을 출시하고 성과도 생겨 예창패 사후 평가에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만약 여러분이 (예창패와 같은) 국가 사업에 계속 지원할 생각이라면 예창패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2. 사업비를 매우 늦게 받는다. 예창패 기업 선정은 3월 말이면 모두 끝이 나나 실질적으로 나라에서 각 지역의 창조경제센터로, 그리고 관할 기업으로 예산이 내려오기까지는 매우 오래 걸린다. 우리의 경우 선정은 3월에 됐으나 사업비는 6월 말이 되어서야 받을 수 있었다. 

  3. 예창패 사후 평가를 '우수' 이상 받으려면 직원을 뽑아야하는데 이는 lean startup에 맞지 않다. 최소한의 자본으로 빠르게 만들어 시장에서 실험하고 피봇을 반복해야하는데 조직의 덩치를 키우도록 유도한다(국가 사업 실적 평가 항목에 일자리 창출이 들어가서 그런 듯하다). 

  4. 제품개발만 해도 빠듯한데 각종 교육 및 멘토링에 참여해야하고 그마저도 실질적으로 크게 도움은 되지 않는다. 국가에서 지원하는 무료 멘토링은 소위 말해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다. 

  5. 예산 사용범위가 매우 한정적이다. 우리는 고객 개발과 제품 사용 피드백을 위해 인터뷰를 진행하고 유저에게 보상을 제공할 목적으로 예산을 사용하고 싶었다. 하지만 예창패 사업비 항목에는 이를 위한 예산이 잡혀 있지 않아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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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어요 시리즈 3화] 예창패 후기(1)_IT비전공자인 그들은 어떻게 예창패에 선정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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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그런 지방대 출신.

정확하게 IT전공은 아닌데 코딩은 어느 정도 할 줄 아는 애 하나. IT전공도 아니고 심지어 디자인 전공도 아니고 디자인툴 조금 만질 줄 아는 애 하나. 인적네트워크로 적을 교수님, 선배들 연줄 전혀 없음. 우리는 22년 예비창업패키지에 최종 선정되었다.

우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사업계획서에서 신경써서 적었던 부분을 공유해본다.

  1. 제품 개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인적 네트워크를 확보해두고, 사업계획서에서 이를 강조한다: 마침 후배가 지인이 운영하는 (아주 작은)IT외주회사에서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어서 우린 이 업체를 적었다. 간혹 교수님들과 친한 경우 교수님 인맥을 활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예창패 사업계획서는 모두 블라인드 형식으로 바뀌어서 소용이 없다. 우회적으로 이를 표시한다 하더라도 심사위원들이 이를 대체로 좋게 보지 않는다. 

  2.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이 있음을 (뭐든 끌어다 써서)어필한다: 우리는 비전공자 집단이어서 제3자가 보기에 이 점이 가장 취약했다. 전공은 하지 않았지만 후배가 개발능력이 있음(IT수업과 IT외주회사 근무 경험)을, 선배의 경우 디자인툴을 다룰 줄 알고 직장생활을 통해 국가 사업비 관리 경험이 있어 국가 사업 운영 및 관리 능력이 있음을 적었다. 선배가 20대 초중반일 때 작은 회사에서 홍보용 홈페이지를 관리하고 포스트를 업로드하는 업무를 맡았었는데 이것도 마케팅 관련 경험의 일환으로 적었다(가진 게 없으면 개똥이라도 끌어다가 써야한다...)

  3. 예창패에 떨어질 경우 이 사업을 유지할 의지와 방법이 있음을 구체적으로 적는다: 다르게 말하면 예산확보 방안이다. 이는 특히 서류합격 후 면접심사를 볼 때 중요하다. 국가사업을 따내는 것을 떠나 본인 사업에 얼마나 진지하게 임하고 있고 사업 진행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있는지를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간절해보이면 매력이 떨어지는 법이다. 예창패 사업비만 목을 메고 기다리고 있다는 태도는 멋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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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어요 시리즈 2화] 예창패에 지원한다 했을 때 모두 우릴 비웃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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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8시에 만나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아침 9시까지 등교/출근하는 일상이 계속 되었다. 후배는 방과 후 개인적인 개발 공부를 하고 선배는 퇴근 후 디자인툴을 독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창업에 관해 고견을 들을 멘토도, 선배들도 없었던 우리는 뭘 어떻게 시작해야할 지 도통 감을 잡지 못했다.

‘그냥… 어플 만들어서 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스토어에 출시하면 되나…?’

그러던 중 IT 수업을 듣던 후배가 귀동냥으로 예비창업패키지라는, 국가의 사업화 자금 지원 사업을 알게 되었다. 사업 자금도 주고 창업에 관한 멘토링도 해 준다니 되면 장땡이었다. 예창패에 대해 너무 아는 게 없으니 우리보다 조금이라고 더 많이 아는 지인들에게 이것 저것 물었다. 그리고 돌아오는 피드백은 한결같았다.

‘너네가 그걸 하겠다고?’

창업을 할 때 심적으로 힘든 점 중 하나는 아무도 당신을 믿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이 인정할 만한 성과를 내지 않은 이상. 당신은 무시 당하고, ‘다 널 생각해서 하는 말‘을 들어야한다. 이들에는 물론 가족도 포함이다. 시작도 전에 그런 시선을 받을 줄은 몰랐다. 

[창업 단계에 따른 국가사업 종류 및 자금 확보 방안에 관한 메모]
예비창업패키지를 준비하면서 사업자금 확보에 관한 감을 잡아야겠다 싶어 이리저리 찾아보았더랬다. 읽으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까 싶어 메모를 공유해본다.

사업비 테크트리.png사업비 테크트리 (1).png

사업비 테크트리 (2).png(위 메모에 관해 지금은 약간 생각이 달라진 부분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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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어요 시리즈 1화] 닥치고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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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성에 맞지 않는 전공에 허덕이던 후배와 희망 없는 직장에서 말라가던 선배는 항상 꿈꿨다. 

'우리 둘이 합치면 노가다를 해도 잘 먹고 잘 살 것 같은데 기회가 없네?'

마침 후배는 컴퓨터학부 수업을 병행하고 있었고, 선배는 미래를 바꾸기 위해 어떻게든 구를 준비가 되어있었다.

'어플 하나 만들어서 대박나면 우리 이렇게 안 살아도 된다 누나!!'

경남 사투리를 구수하게 구사하는 후배가 미끼를 던졌고 선배는 덥썩 물었다. 길거리에 쓰레기가 나뒹구는 허름한 대학로 원룸촌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그렇게 그 둘은 의기투합을 하기로 했다. 거대한 목표도, 심오한 의미도 아니었다.

지금 삶으로 만족이 안돼서. 그래서 창업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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