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만에 찾아낸 '문제'는, 회사 구성원들을 모두 매일 헬스장에 보내기가 어렵다는 것이었어요.
작년 즈음, 창업가는 꼭 문제를 풀어야 하는 거냐고 질문을 던지던 때가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조직문화 도메인에서의 시도를 시작할 때였습니다.
그 때 처음 관심을 갖게 된 조직문화라는 분야에서 대체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벤치마킹하고 있던 헤이타코라는 서비스는 무슨 문제를 푸는지 잘 모르겠었습니다.
5개월이 지나고, 아기고래를 설치한 기업 고객이 60개가 넘어간 이제서야 아기고래가 어떤 문제를 풀고 있는지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국내에서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없어졌습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국내에서 이직자 수가 2배 증가했습니다. 2022년 설문에 따르면, 그 원인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사유가 '조직문화가 맞지 않아서' 였습니다.
인재를 놓치기 싫은 기업들은 조직문화가 중요함을 깨닫고 저마다 조직문화에 다양한 투자와 시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구성원들의 조직 몰입"을 이뤄내기 위해 인정 문화를 위한 시도도 많습니다. (조사해둔 수치는 많지만 이 글에서는 생략하겠습니다.)
사내에서 인정이 자연스레 오가는 문화를 만들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사내 메신저에 칭찬 채널을 만들고, 오늘부터 인정을 주고받자고 해도 모든 구성원이 한마음 한뜻으로 참여하지 않습니다. 인정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은 사람과, 그 문화를 만들기 위해 동참해야하는 조직 구성원들의 마음이 사실 같지 않습니다.
조직문화 담당자가 '인정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이유와, 구성원들이 서로를 '인정하는 메시지를 전달' 해야 하는 이유 사이에는 간극이 있습니다. 물론 인정과 칭찬, 긍정적인 표현은 좋은 것이지만, 평생 안하다가 갑자기 하기는 낯부끄럽습니다. 심지어 귀찮습니다.
담당자가 '인정 문화'를 통해 이뤄내고자 하는 것과, 구성원들이 '인정 메시지를 전달'해 얻을 수 있는 것 사이에 괴리가 있습니다.
어쩌면 공부나, 운동에서의 문제와 유사할 수도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꾸준히 공부하고 성장하고 싶지만, 공부는 따분하고 지루합니다. 게으른 자신을 이겨내고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해냈을 때의 성취감이 있지만, 그 공부를 해내기 위한 내적 동기가 매일 같은 온도로 유지되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모든 사람이 꾸준히 운동을 다니고 건강한 몸, 멋진 몸을 만들고 싶지만, 매일 헬스장에 가는 것은 보통 의지력으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심지어 갈 때마다 힘듭니다.
조직문화 담당자가 사내에서 인정하는 문화를 만들기란, 담당자 한 명이 모든 구성원들을 매일 헬스장에 보내야 하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모든 구성원을 헬스장에 매일 보낼 수 있을까요?
헬스를 하면 어떻게 몸에 좋은지, 헬스를 왜 해야 하는지를 열심히 알려주면 될까요?
좋은 방법이지만, 운동이 몸에 좋다는 걸 몰라서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헬스를 매일 하도록 강제하면 될까요?
.. 현실적으로 힘들 뿐더러, 오히려 역효과가 날 확률이 더 높을 것 같습니다.
많은 조직문화적인 시도들이 '이벤트'에 그치는 이유는,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말은 이렇게 뭐가 문젠지 다 안다는 듯이 했지만, 사실 저와 아기고래 팀도 아직 정답을 모릅니다. 타인을 내적으로 동기부여하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니까요.
어쩌면 게임 업계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게임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남이 시키지 않아도 하고 싶다는 하고 싶다는 내적 동기부여가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영역이니까요. 재밌으니까. '재미'도 전략적으로 쪼개어 보면 재미라는 도파민을 일으켜 내기 위한 수십 가지의 장치가 있겠지만요.
심지어 RPG 게임들은 수백-수천-수만 시간을 따분하게 몬스터 사냥만 해야 하더라도, 유저들이 기꺼이 귀찮음과 피곤함을 이겨내고 게임 속 노동을 하도록 만드니까요.
다양한 시도를 통해 정답에 근접한 답안을 찾아가 보려고 합니다😄
타인을 동기부여하는 방법을 잘 알고 계신 분이거나, 조직문화와 관련된 의견이 있으시다면 편하게 연락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