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범
2022년을 마무리할 때쯤 매우 들떠 있었습니다.
운영 중인 서비스 옹고잉이, 씨앗의 가능성을 시장에서 인정받고 11.8억 pre-A단계 투자를 받았었습니다.
내이루리가 1년 동안 갉아 넣은 성과에 대한 보답 같았습니다.
한 일주일 정도 들떠 있으니, 갑자기 두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절박함이 식어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무언가 잘못됐음을 느꼈습니다.
시장, 회사, 서비스의 이럼 저럼을 뜯어보니, 처음에 느낀 두려움이 꽤나 커지더군요.
씨앗의 가능성을 인정받고 뭐라도 된것처럼 느낀 스스로가 부끄러웠고,
이번 1분기의 몰입을 결심했습니다.
24년 짧은 인생 중 가장 밀도 높은 1분기를 보냈습니다.
가장 완벽하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다시 1월1일로 간다면, 더 잘할 수 있어?"라는 질문에 "아니"라는 대답이 떠오르는 것으로 보아 후회 없는 밀도의 3개월이었던 것 같습니다.
1분기 밀도의 중심에는 변화가 있습니다.
- 단계에 따라 회사는 변화합니다.
2022년 내이루리가 0에서 1을 만드는 단계였다면,
2023년은 앞으로 1에서 10을 만들어야 하는 단계입니다.
일 하는 방식, 커뮤니케이션, 팀 문화, 마인드셋 등 모든 방법에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변화는 마찰을 수반하기에 과정 속 크고 작은 마찰 덕에 개인적으로, 팀적으로 아프고 불편했습니다.
문제제기와 질문의 연속으로부터 피하고, 회피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 순간들이 참 고맙게 느껴집니다.
(아 물론, 변화는 계속 진행 중이며 끝은 없을 것 같습니다.)
- 치열해지기 위해 환경의 변화를 가했습니다.
회사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그 구성원이 견뎌야 하는 고통의 크기도 함께 커집니다.
도전에 스스로를 던져야 하는 순간도 많아집니다.
마라톤도 혼자 뛸 때보다, 친구 2~3명만 같이 뛰면 더 즐겁고, 고통을 크기가 줄어듭니다.
어릴 때 장난도 혼자 있을 때 못치다가, 친구 2~3명만 옆에 있으면 과감해 집니다.
혼자가 아닐 때의 인간의 심리는 참 신기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대장간에 살고 있습니다.
뚝딱뚝딱 대장질은 투박한 철덩어리에서 세상이 필요로 하는 도구를 만드는 행위입니다.
대장간에 살아가는 8명의 인원 모두, 세상에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는 창업가들입니다.
자칫 혼자 가면 고통스럽고, 두려울 수 있는 창업의 길에서,
혼자가 아닐 때의 심리를 제공하고,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미는 환경을 제공하는 곳이 대장간입니다.
딱히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은 3개월이었습니다.
필연적으로 너무 기뻐하거나, 너무 힘들어하면 문제로 이어진다는 것을 배운 지난 1년이 있었기에
기쁜 일을 앞에서, 힘든일 앞에서 극단의 감정을 경계합니다.
관점에 따라 이런 멘탈 관리 방식, 사고 방식이 좋냐 나쁘냐로 갈릴 것 같다만,
적어도 거대한 한 보는 아닐지라도 지쳐 멈추는 일 없이, 앞으로 꾸준히 나아가게 해 주는 한 가지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남은 2023년도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은 시간이 되면 참 좋겠습니다.
올해 1월에 남긴 글을 사진으로 남기며, 23년 밀도의 1분기 회고를 마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