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만든 첫 서비스가 1600명의 사용자를 모으기까지 - 2023년 회고
안녕하세요. 저는 사이드 프로젝트로 Post Black Belt라는 앱을 혼자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출근하고 디스콰이엇에 올라오는 좋은 글들을 읽은 지는 몇 달이 되었지만 글쓰기를 미루고 미루다가 2023년 회고글을 작성하면서 함께 올립니다.

Post Black Belt는 주짓수 수련자들의 운동, 기술 기록 및 나만의 주짓수 스타일을 알아가는 과정을 돕기 위해 만든 앱입니다. 태초에는 개발자인 제가 필요해서 구상하여 포트폴리오 용도로 개발하였지만, 출시 1년이 지난 현재는 1600명의 유저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 앱입니다.
2023년 회고
올해는 저에게 뜻깊은 한 해였습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첫 커리어를 시작하였고 인디 앱을 1년 동안 운영해보면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우고 성장했습니다. 2023년을 시작하면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3가지인 개발, 주짓수 그리고 앱 관점에서 목표를 하나씩 세웠고 정말 감사하게도 모두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는데요, 아마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인지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아 아쉬운 점도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달성한 목표를 설명하고 새로 배운 점과 아쉬운 점을 함께 소개하려 합니다. 혼자 앱을 개발하면서 우리나라의 인디 앱 사례들을 많이 읽어보았는데 이 글이 저와 비슷한 환경의 메이커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프로덕트 관점: 이용자 1600명 달성

사실 Post Black Belt는 저의 개인적인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첫 앱 서비스입니다. 그러나 정말 감사하게도 2023년 일 년동안 1600명의 사용자 분들이 서비스에 공감해주셨고, 현재 매주 1000건의 소중한 일기들이 작성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인스타그램 팔로우를 통해 제가 직접 유저 분들을 모으려 노력했지만 감사하게도 현재는 입소문을 통해 매달 100명 이상의 신규 유저분들이 들어오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어떤 주짓수 수련자 분들이 Post Black Belt를 사용하고 계실까요? 주짓수는 벨트 색깔을 활용한 승급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짓수의 독특한 점은 보통 하나의 벨트 색을 바꾸는 데에 2~3년이라는 긴 기간이 소요된다는 것입니다. Post Black Belt는 승급체계 순서대로 화이트, 블루 퍼플 벨트 순으로 많은 유저가 분포하고 있고, 신기하게도 제 예상보다 청소년 유색(그레이, 옐로우, 오렌지, 그린) 벨트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보통 주짓수 수련자의 7-80%가 화이트 벨트에서 그만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Post Black Belt 유저 분들 중 33%는 이 과정을 이겨내고 유색 벨트가 되신 분들입니다.

올해 제가 앱을 만들면서 가장 염원했던 기능 중 하나는 영어 버전 출시였습니다. 주짓수는 사실 국내보다는 세계적으로 더 인기가 높은 스포츠입니다. 한국 사용자를 천 명 달성한 이후 영어 언어를 지원하였고 여러 국가에서 Post Black Belt를 사용해주셨습니다. 전체 유저의 대부분인 95%는 한국이지만 미국, 아랍 에미리트, 브라질 순으로 주짓수를 사랑하는 다양한 국가에서 앱에 방문해주고 계십니다.
새로 배운 점
1. 혼자서 온전히 브랜드를 운영하기
프로덕트 관점에서 앱을 운영하며 가장 인상깊게 배운 것은 혼자서 작은 브랜드를 앱 서비스로 운영하는 방법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했지만 유저가 늘어나고 서비스에 대해 애정과 책임감이 늘어나면서 여러 매체를 통해 많은 배움을 얻었습니다.
2. 우선순위를 산정하여 효율적으로 기획하기
본업이 아닌 사이드프로젝트의 가장 큰 현실적 제약은 시간입니다. 주 40시간 근무(및 매일 주짓수🥋)를 하면 물리적으로 저에게 주어진 시간은 거의 주말 뿐이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제 자신을 가장 칭찬하는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 34번의 업데이트를 통해 다양한 기능을 빠르게 출시했다는 것입니다.
사실 34번 모두 효율적으로 기능을 개발한 것은 아닙니다. 한 달 넘게 공들여 개발한 기능을 아무도 사용하지 않아거나, 정말 잘될 것이라고 예상하여 높은 집중력으로 며칠을 투자해 만든 기능이 계륵이 되어버리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린 분석에서 말하는 기능을 개발하기 전 고려해야 할 7가지에 더욱 공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쉬운 점
1. 서비스 수익화
Post Black Belt를 처음 만들 때에는 개발 지식을 얻어가는 것만으로도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그러나 1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르면서 취미로 수익없이 앱을 운영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수익화는 앱 운영에 필수적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기능의 확장성, 개발 원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내부적인 해결법은 분명한 한계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2024년에는 앱 구독 모델을 통해 더욱 양질의 기능을 제공해보려 합니다.
2. 사용자 피드백 및 로그 모니터링
2023년 상반기에는 Google Form이나 인스타그램으로 실 사용자 분들의 피드백을 받아 많은 업데이트를 하였습니다. 대표적으로 청소년 유색 벨트, 다양한 일기 카테고리, 벨트 보관함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었던 기획적, 기술적 도전들을 더 많이 시도한 것 같습니다. 2024년에는 현재까지 받았던 피드백을 다시 개선해보는 기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개발 관점: 프론트엔드 개발자 커리어 전환
이제 저의 본업인 개발자의 시선으로 2023년을 회고해보겠습니다. 작년 한 해도 Post Black Belt을 처음 시작하며 밤낮없이 개발을 하였다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더 열심히 일한 것 같습니다. 1인 개발을 하며 기술 스택을 선정하고 새로운 기술을 접해본 경험을 회사 업무에도 잘 적용해볼 수 있어 개발자로서도 많은 배움이 있었습니다.

새로 배운 점
1. 개발이 서비스의 전부가 아니다
올해 초, 앱을 출시하고 제가 얻은 결론은 “인디 앱을 운영하기에 프론트엔드 개발자는 최적의 직업이다” 였습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사업계획, 운영, 마케팅 그리고 디자인 등의 밸런스를 골고루 갖추어야 좋은 서비스를 만들고 지속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반기에는 더 좋은 코드를 짜고 새로운 기능을 출시하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개발에 쏟았지만, 하반기에는 Post Black Belt 서비스 자체에 대한 고민과 배움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였습니다.
2. 좋은 라이브러리 적절하게 사용하여 빠르게 개발
올해는 LLM을 이용한 많은 AI 서비스들이 출시되었습니다. 저도 개발자로서 이 기술에 개인적인 관심이 있었고 제로베이스에서 학습을 통해 한 달만에 출시한 기능이 바로 AI Black Belt입니다. Vercel AI SDK, LangChain을 사용하여 정말 빠르게 코드로 구현할 수 있었고 베타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분들이 사용해주셨습니다. 현재는 베타 서비스를 잠시 중단하였지만 이 분야가 더 빠른 속도로 발전하여 더 좋은 도구가 개발된다면 사용자 분들의 주짓수 수련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으로 연계시킬 예정입니다.
제가 Post Black Belt를 개발하며 가장 빠르게 출시한 기능은 도복 브랜드 한 눈에 확인하기입니다. 블랙 프라이데이 일주일 전, 해외 도복을 직구하기 위한 검색을 하다 다른 수련자 분들도 비슷한 환경일 것이라 생각하였고 22시간이라는 정말 짧은 시간만에 기획부터 개발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기능에서는 도복 브랜드를 추가하는 간편한 운영이 가장 주요하였는데 세일 정보가 생기면 코드를 수정하여 재배포하는 것이 아닌 빠르게 수정 사항을 반영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Notion API를 사용하여 정말 단순하게 DB를 구성하였고, 사용자 분들이 제보해주시는 브랜드를 스마트폰으로도 손쉽게 추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쉬운 점
1. 외부 의존성을 어떻게 최소화할까?
Post Black Belt는 Andorid와 iOS를 동시에 빠르게 개발하기 위해 Expo를 사용한 앱입니다. Expo Go는 매번 앱을 빌드하지 않아도 실기기에서 빠르게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그러나 Expo에서도 프로덕션 품질의 앱을 위해서라면 개발 빌드를 사용하라고 추천하듯이, Expo Go 환경과 출시 환경은 상이합니다. 올해 초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Expo Go에서만 개발하여 새 버전을 출시하고 앱 충돌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앱의 환경 의존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프로덕션 빌드 후 iOS의 TestFilght, Andorid의 내부 테스트를 반드시 거친 후 출시하고 있습니다.
올해 가장 당황스러웠던 사건은 Apple 개발자 계정이 신원 확인 검토로 6주 정도 막힌 것이었습니다. 앱은 플랫폼 특성상 스토어 심사를 받아 업데이트를 출시하는데 이 과정도 함께 닫혀버려 신원 검토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약없이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스토어 심사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기 위해 JS 번들만이라도 올릴 수 있도록 Expo Updates(React Native의 Codepush와 같은 기능)의 도입을 검토하였지만, 이 또한 외부 라이브러리를 추가하는 것이므로 보류하였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더 자세한 2023년 회고는 저의 블로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내용은 사용자 분들과도 함께 공유하고 싶어 앱 블로그에 업로드하였고 다음에는 디스콰이엇 메이커 분들과 공유하고 싶은 글도 따로 작성해 보겠습니다.
하나의 글에 2023년을 모두 정리할 수는 없지만 새삼 많은 것을 시도하고 경험해본 것 같습니다. 평일에는 개발과 주짓수, 주말에는 주짓수 앱 개발을 하다보니 가끔 권태로울 때도 있었지만 한 해를 되돌아보니 많은 성장을 했다고 느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저 혹은 앱에 궁금증이 생기셨다면 아래 글들도 함께 읽어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들 행복한 연휴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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