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 방통대 ?

할아버지께서 적어주신 문구 ‘본래 마음을 지키는 것이 제일 가는 정진이다.’
첫번째 독립
첫번째 독립은 2019년 봄 세종시의 대학 기숙사로 갈 때였다. 부모님과 물리적으로 떨어졌다. 처음으로 담배도 피워보고 밤새 술도 마셔보고 흥미로운 친구들도 여럿 만났다. 늘 학생회장을 했던 모범생 자아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느꼈다. 홍익대가 좋았다. 디자인을 공부하던 사람들은 개성이 넘쳤고 창립 멤버로 들어간 로봇동아리의 사람들은 열정 넘치는 메이커였다. 그들과 함께 마시고 떠들고 코딩하며 밤을 새는 것이 좋았다.
두번째 독립
두번째 독립은 매달 받던 용돈을 안 받게 되었을 때를 말한다. 21년 말 디자이너로 인턴십을 시작하면서 생애 처음 월급이란 걸 받아봤다. 이때부터는 연애를 시작하면서 비싼 음식도 많이 먹으러 다녔고, 친구들과 종종 직접 운전해서 여행도 다녔다.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첫번째와 두번째 독립 모두 내 적극적인 결정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다른 친구들이 다 대학에 가니 간 것이고, 인턴은 먼저 하던 친구가 디자이너 포지션이 열려 있으니 지원해보라고 해서 지원한 것이었다. 내가 세번째 독립과 네번째 독립이라고 이름 붙인 일들은 동시에 찾아왔다. 이는 모두 내가 스스로 생각해서 결정하고 실행한 것이다.
세번째 독립
세번째 독립은 창업자 친구들을 만나 함께 살기로 결정한 것이다. 대학 로봇 동아리와 00runners, 디스콰이엇 팀을 경험하면서 함께 무언가를 만들거나 열정을 쏟아내는 커뮤니티가 나한테 큰 에너지를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부모님과 함께 용인에 살고 있지만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서울에 있었다. 그래서 서울에서 함께 어울려 살 커뮤니티를 찾고 있었고, ‘대장간’에 합류하게 되었다. 모든 멤버가 세상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싶어한다는 점과, 건강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는 게 정말 마음에 들었다. 무언가를 해내려고 하는 맑은 눈빛이 정말 좋았다.
네번째 독립
네번째 독립은 2학년을 마치고 2년 넘게 휴학하던 홍익대에서 국내 최초의, 근본있는 리모트 대학인 방송통신대학교로 학적을 옮긴 것이다. 나에게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주었던 포근한 홍익대로부터의 독립이다. 나는 19년도에 처음 대학에 들어가면서 토론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쌓기 위해 학교에 들어갔다. 하지만 학우들은 기대만큼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지 않았다. 손을 들고 하는 질문의 내용 '제가 이해한 내용이 교재/교수님의 생각과 같나요?'에서 그쳤다. 네트워크에 대해서는 이미 강남 스타트업 씬에서 흥미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다. 이제 내가 더 흥미로운 사람이 되면 더 많은 재밌는 사람들을 만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럼 왜 다시 학교 수업을 듣기로 했느냐? 자퇴하면 되는 거 아닌가? 라고 물어보면 자퇴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대답할 것이다. 내 앞자리에 앉아있는 도언님은 학교를 자퇴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리고, 업계에서 최고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학교로 돌아가기 싫다는 얘기를 스타트업 사람들에게 하면 자퇴한게 더 쿨한 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해주신다 ㅋㅋ. 아마 이분들(대부분 이미 학사 졸업을 하셨다)은 내가 믿는 대로 스스로 판단하라는 말씀을 해주시고 싶으셨을 거라 생각한다.
이제 2년짜리 프로젝트를 해 보려고 한다. 나는 커뮤니티나 영상, 웹사이트 등을 만들어내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그리고 하루이틀 밤을 새면 웬만한 건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아이폰이 나오면서 모바일 앱에 뛰어든 카카오와 다음이 합병되고, 웹 기술의 발전과 실시간 협업이라는 업무 트렌드가 어도비로 하여금 피그마를 거액에 인수하게 만들고, ChatGPT를 띄워놓고 코딩하는 개발자들을 보면서 나도 조금 더 장기적인 관점으로 준비하여 내가 이루려는 바를 이뤄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 우리는 ChatGPT를 무시할 수 없는 '생성AI'의 시대에 살고 있다. 나도 이런 시대를 바꿔놓는 제품을 만들어 봐야하지 않을까? 내 나이는 24살이고 이제 슬슬 뭐라도 해낼 때가 되었다.
같이 사는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와, 학교,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는 디스콰이엇을 통해 앞으로 풀어 나가보려고 한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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