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서
사업자등록된 회사 없이도 공동의 이익(즐거움과 성과)를 위해 연대하여 작동하는 조직은 동작한다. (1편))
이러한 가설을 만들고 디스콰이엇에 이에 관한 글을 쓴 후 시간이 꽤나 흘렀다.
그 사이에 많은 우여곡절과 길잃음의 연속이 있었고 그러한 시간들을 통해 울며 겨자먹기로 "나는 위의 가설을 시험해봐야하는 사람이다." 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리고 뭔가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진척이 없는 상황만 3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이 타이밍에서 이글의 제목이 된 문장이 떠올랐고(내가 이전 메이커로그에서 썼던 문장이다) 그 문장이 의미하는 가설이 되는지를 테스트하는게 아니라 되도록 만들어야 하는 상황임을 직감했다.
지금부터 써내려가는 이야기는 철저히 내 시선이며 나의 경험 기반이기 때문에 다른 경험기반의 사고를 하는 독자들과 분명 다른 견해를 나타내고 있을 수 있으며 공감하면 감사하고 아니라면 필자의 글이 무슨 법원 판결문도 아니니 너무 극대노할 필요는 없다. 물론 진심 어린 충고나 나에게 없는 경험에 대한 공유는 언제든지 환영이다. 다 힘든데 서로 의지가 되기 위해 모인 커뮤니티가 아닌가 생각한다.
대충 내용을 요약하면
스타트업이란걸 하게 된 이유는 "취직하려고 대학가는데 좋은대학 가도 취직이 어려운 시대고 가서도 금방 해고되고 너나 할 것 없이 무슨 직업이든 미래는 불안한데 안정적인 직장의 개념은 이미 사라졌다"라는 판단을 주제넘게 중학생짜리가 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이란걸 하게 된 이유 중 또 하나는 "언제 죽을 줄 모르고 내 인생은 나만 기억하는데 해보고 싶은걸 안 해보면 억울해서 살겠나"였다.
또 하나의 이유는 "너도 나도 창업 아이디어 하나쯤은 품고 산다는 걸 알았는데 100명이 같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도 그중 한명도 그게 되는건지 시도조차 안해보고 끝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만약 그 아이디어가 사실 되는 놈이였으면 딴걸 떠나서 온 세상에 손해 아닌가? 누군가 해야되는데 다들 안하니 나라도 해야겠다^^"라는 다소 엄청난(?)생각을 간단하게 여겨버려서였다.
그렇게 꾸역꾸역 왕초보 창업가에서 실패를 경험한 병역 의무를 수행중인 한국 남자가 되어 돌아보니 스타트업이란게 모두에게 부담이 많이 되는 것임을 느꼈다.
스타트업은 목표를 빠른 기간내에 달성하여 높은 금전적 이익을 보기 위한 기업의 형태이다. 포인트는 이것도 회사의 일종. 내가 스타트업을 동경했던 이유는 딴건 모르겠고 일단 업무 공간의 자율, 최소한의 규칙, 다양한 의견 개진, 수평적 구조, 유연한 조직 운영,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에 어마어마한 변화, 즉 임팩트를 만들어낸다는 것이였다.
스타트업 대표랍시고 빠르게 행동하고 빠르게 결과물 내고 이런거에 미쳐있었다. 물론 뭘 만드는가에 따라 이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그러면서 나 조차 본질을 잃어버리고 있었다.
솔직히 나는 누구 월급 어떻게 주고 이런건 못한다. 물론 이것도 부딪혀 보면 다 하겠지만 난 크리에이터의 피가 흐른다. 창작자로 계속 성장하고 싶고 임팩트를 내고 싶다. 하지만 큰 임팩트를 내기 위해서는 혼자서는 할 수 없다. 그래서 동료들을 영입하려고 했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다들 스타트업, 갓 창업한 신생회사의 합류를 고사했다. 그래서 돌이켜보니 나같아도 스타트업처럼 일하는 것에 빠르게 번아웃이 올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내가 뭘 해야하는지 핵심만 남겨보기로 했다. 굳이 초 거대 기업이 아니더라도 팀이나 조직으로 무언갈 만들고 성과를 내고, 그것을 나누고, 또 각자 하고 싶은것이 있으면 흩어지고 또 좋은 것이 있으면 모이고. 나는 사람들을 모아 재미있는 일, 의미있는 일들을 하고 임팩트를 내기만 하면 됐다. 주 120시간을 1년 내내 할 필요도 없고 매번 기업의 안정성을 갈망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개념이 뚜렷하지 않고 이런 조직을 뭐라고 불러야될지도 애매한 상황에서 나는 다시한번 "그럼 내가 처음 해보면 되지!"라는 초긍정 회로를 돌려서(애써 기업가정신 정도로 포장해보겠다) 스타트업도, 일반 기업도, 동아리도 아닌 특별한 연대 조직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스타트업은 이전 시대의 성공 방정식 중 하나이지 영원한 정답은 아니다. 나의 새로운 조직 제작 시도도 정답을 찾으려는 시도가 아닌 하나의 문제풀이 방식일 뿐이다. 이 세상에 정답은 없다. 그래서 소수라고 여겨지는 스타트업조차 나는 하지 않기로 했다. 요즘에 러닝 크루나 풋볼 클럽, 다양한 주제의 스터디 그룹까지 점점 많아지고 있고 내 시도도 이러한 움직임들 속에서 자연스러운 흐름중에 하나라고 판단했다.
우선 현 신분을 고려하여 조직의 기반이 될 커뮤니티만 형성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초기 맴버들이 자체 제작한 블로그에 자신들이 관심있는 분야의 지식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시작해보려고 한다.
결론 : Team_Résistance 1기 모집
자체적으로 만든 Bada_Magazine이라는 블로그가 있다. 여기에 자신이 관심있거나 전문지식이 있는 분야에 대해 포스팅을 하며 사람들과 지식을 공유하고 자신에 대한 PR을 형성함과 동시에 팀 초창기 대원들인 만큼 팀 레지스탕스에 대한 브랜드를 잡아가는데 참여하게 될 예정이다. 나는 늘 그렇듯 문화산업을 혁신하겠다는 생각을 여전히 가지고 있고 그와 관련된 글들을 쓰고 있다.
내가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해 할 사람이 과연 있을까? 라는 생각을 이 글을 다 써 갈때 쯤 하게 됐다.
한명이라도 이 글을 읽는다면 알아줬음 좋겠다. 난 아직 하고 있다고. 포기 안했다고. 오히려 더 큰 꿈을 꾼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