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받고싶다면, 이 질문에 꼭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카카오벤처스 안혜원 선임심사역님의 블로그 포스팅을 우연히 읽었습니다. VC들은 " 세상에 혁신을 가져올 현실적인 몽상가를 찾는다 "라는 글이었습니다. ( 💻 https://brunch.co.kr/@kakaoventures/295)
많이 공감되고, 거꾸로 창업가 입장에서 글을 써보려 합니다. 투자심사역분들이나 파트너분들을 만나뵈게 되면 꼭 받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
📢 “ 왜 이번 창업을 하시게 되었나요? ”
이 질문을 다르게 해석하면, 아래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 “ 당신은 이 문제에 얼마나 진심이고, 포기하지 않고 오래 매달릴 수 있나요?”
초기 투자 VC에서 가장 걱정되는 것은 창업자가 금방 포기하고 피봇을 반복적으로 하는 상황일 것입니다. 그래서 어떠한 동기로 창업을 했고, 얼마나 끈기있게 문제에 매달릴 수 있는지를 확인해보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부동산 소유주, 임대인’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고 제 개인적인 창업동기를 얘기해볼까 합니다.
1️⃣ 첫번째 창업동기는 아쉬운 중개 경험입니다. 😰 저는 부동산 투자를 꽤 오랜시간 해왔습니다. 아파트, 오피스텔, 빌라, 다가구, 상가, 경매 가리지 않고 해오다보니 매매/임대차 계약 경험이 많았죠. 정말 중개비가 아깝지 않게 고객만족을 위해 노력해주시는 중개사분들도 계셨고, 돈이 너무 아까운 중개 경험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주택 정책이나, 대출, 세무적인 부분, 그리고 임대차법에 관한 지식이 없어서 제가 오히려 중개인들에게 설명해주면서 거래를 이끌어간 적이 너무 많습니다. (돈을 주면서 과외를 하는 상황 😭 ) 매매 과정에서 임차인이 갑자기 집을 비운다고 해서 '자기는 이 계약을 유지하지 못할 것 같다'고 소극적인 태도를 띄우시는 중개인을 붙잡고 임대차법과 민법을 근거로 설득해서 거래를 성사시킨 적도 있었습니다. 고객경험이 좋은 거래서비스를 만들고 싶어서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창업동기는 👊주먹구구식 임대차 관행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임대차문화는 체계적이지 않고, 개인과 개인간에 운(luck)에 의해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쉽게 말해 안전장치가 많지 않습니다. 임대인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 지 못한채 전세집을 구한다거나, 임차인이 집을 어떻게 쓸 지, 월세 연체 후 야반도주할 가능성을😱 모른 채 거래가 일어나죠.
지인 중개사분이 말하기를 중개를 20년 정도했기 때문에, “행색을 딱 보면 안다”라고 하시네요. 관상말고는 의지할 게 없는 게 우리나라 임대차문화입니다. 다행히 임차인을 위한 전세보증보험은 보편화가 되어있지만, 임대인을 위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임차인이 월세를 연체하고 집을 부수고 나가면 임대인으로써는 1년이 걸리는 명도 소송을 해야하죠. 그러다보니 자연히 우리나라 월세 보증금은 글로벌 1등인 것 같습니다. 믿을 것은 보증금밖에 없기 때문이죠. (그 돈이 불법적으로 모은 돈인 지, 성실하게 모은 돈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죠)
이웃나라 일본은 기업화된 임대관리가 70%이상이고, 일본인의 연대보증 또는 임대보증회사가 필수입니다. 저는 그래서 우리나라 임대차 문화도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작년 여름, 골머리를 썩히는 임차인이 한 분 계셨습니다. 누가 버린 재활용품/폐기물들을 주워온 뒤 건물 주차장에 모아서 결국 주차장에 산처럼 쌓은 분이 계셨습니다. 비에 젖으면 안된다며 건물의 복도까지 모두 쓰레기들로 가득채우셨고, 그분이 살고 계신 방은 이미 진작에 쓰레기로 천장까지가득차있었죠.

👮♂️ 경찰도 부르고 소리도 질러보고, 구청에도 읍소했지만 임대인이 할 수 있는 것은 1년남짓 걸리는 명도소송밖에 없었습니다. 물건을 함부로 손대면 경찰에 신고한다며 오히려 저에게 큰소리를 치시더군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날 확률은 높지않지만, 발생할 경우 굉장히 치명적입니다. 그 해 여름, 주택가에서 난생처음으로 들쥐를 봤습니다. 악취와 바퀴벌레에 대한 민원으로 다른 임차인들과 주민들에게도 시달렸습니다.
'만약 이 임차인에 대한 직업, 소득수준, 평판을 미리 알 수 있었더라면 절대 받지 않았을텐데…'
일본/호주/영국/프랑스처럼 그러한 시스템/안전장치/문화를 대한민국에도 만들 수 있다면, 그게 혁신이지 않을까요? 기술을 혁신해 ChatGPT를 만드는 창업가도 분명 필요하지만, 전통적인 관행을 효율적으로, 멋지게, 바꿀 수 있는 ‘ 💡 전략’을 가진 창업가도 분명 혁신가라고 생각합니다. (타다가 그랬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택 소유주, 임대인을 위해 '매도왕'을 시작하게 되었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끈질기게 매달리고 있답니다. 만약 창업을 고민하시고 계시다면, 단순히 돈이 아니라 내가 5년, 10년을 매달릴 수 있는 문제/분야인지 충분히 고민해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