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질 아블로로부터 배우는 나만의 것을 찾는 방법
버질 아블로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이 컸는데요, 그를 기념하며 개인적으로 버질 아블로로부터 얻은 영감을 정리해봤습니다.
버질 아블로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은 정말 많지만 저에게 단 한가지를 꼽으라면 저는 자신의 Ethos를 찾아나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자신의 Ethos, DNA에 대해서 치열하게 고민을 했고 그 과정에서 우리 시대에 새로운 문화와 언어를 만들었습니다.
아래 목록은 제가 나름대로 버질 아블로의 영상을 보면서 재정의한 자신의 Ethos를 찾는 방법입니다. (Ethos는 정신이라는 뜻으로 추상적인 단어인데요, 나를 정의하는 관점, 생각, 미션, 정신 등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1) 역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역사는 왜 현재에 다다르게 되었는지 맥락을 알려줍니다. 이렇게 맥락을 알고 나만의 Ethos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과 맥락 없이 나만의 Ethos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은 다릅니다.
버질 아블로는 미술, 건축, 디자인의 역사에 관심이 정말 많았습니다. 여러 브랜드를 섞고 럭셔리 브랜드와 스트릿 브랜드를 융합하는 방식은 그가 건축, 디자인에서 일어났던 혁명들을 스트릿웨어로 옮기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반면 맥락 없이 단순히 나를 정의하는 것이 무엇인가, 나만의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것은 아무 가치가 없는 창작물을 만들어냅니다.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가치가 있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든 유용하다고 느끼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영감, 희열, 감동 등 감정적인 것일 수도 있고 운송, 에너지 절약 등 실용적인 것일수 도 있습니다. 역사를 공부하면서 사람들이 왜 현재 어떤 것에 열광하고 혹은 고통을 느끼는지 이해를 못한 상태에서 내 것이 무엇인가를 찾는 것은 자기 만족일 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인터넷, 기술, 컴퓨터의 역사에 대해서 계속 공부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왜 인터넷에서 소셜네트워크가 생겨났는지, 왜 소셜네트워크가 소셜미디어로 변할 수 밖에 없는지,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어떤 고통을 느끼는지, 우리는 왜 계속 민주화를 원하고 탈중화를 원하는지 등 디스콰이엇을 만들어가면서 제가 계속 고민하고 공부하는 내용들입니다.
2) 다른 사람들의 Ethos를 배우고 카피해야 된다.
버질 아블로는 모방은 창작의 어머니라는 말을 누구보다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의 시그니처인 이미 존재해왔던 것에 따옴표와 그 사물이 무엇인지를 단어로 프린팅 하는 방식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아이콘인 마르셀 뒤상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는 어떤 것을 모방할때 모방하려는 것의 창작자가 갖고 있던 Ethos를 모방한다고 합니다. 이를 하기 위해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건축가, 예술가, 디자이너들을 찾고 이들의 삶에 대해 지속적으로 공부한다고 합니다. 다른 시대를 살아갔던 이들의 Ethos를 현대에 적용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있습니다.
반면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모방에 빠져드는 경우를 우리는 자주 목격합니다. 예전에 월터아이작슨의 스티브잡스 전기가 나오고 나서 전세계의 많은 CEO들이 스티브잡스 처럼 되기 위해 검정 터틀넥 셔츠만 입고 동료들에게 까다롭게 대하기 시작했다는 월스트릿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는 전형적인 잘못된 모방입니다. 그보다는 스티브잡스가 강조하는 집중하는 것의 미학이 어떻게 그를 팀 운영, 디자인, 비즈니스 전략을 넘어서 자신의 개인적인 삶에까지 적용을 했다는 것을 배우고 이것을 나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이 건설적인 모방입니다.
3) 왜 존재해야 되는지 끊임없이 물어본다.
버질 아블로는 신발, 옷, 의자 등을 디자인하면서 이미 수많은 신발과 옷이 존재하는데 왜 내가 새로운 것은 만들어내야 되지?라는 질문을 끊임 없이 한다고 합니다. 버질 아블로는 원래 신발에 열광(sneaker head)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서 스페셜 에디션 신발을 사서 모으고 전시하는 사람들을 봤을때 이를 신기하게 볼 수 있었다고 해요. 이들이 신발을 생활용품이 아닌 하나의 작품으로 생각하는 것을 보고 이들에게 맞는 예술 작품처럼 전시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의 신발을 디자인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상상력에는 제한이 없으며 이유가 있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는 기존의 있는 것을 새로운 관점에서 제공하는 것에서 가치를 느낍니다. 최근 레트로가 뜨는 현상을 보면 기존의 것을 현대로 옮기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가치를 느낍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Ethos입니다. 왜 존재하는지 묻고 시대정신을 잘 반영해 재해석을 해내면 힙한 레트로가 되고 무작정 따라하는 것은 촌스러움으로 전락합니다.
RIP Virgil Abloh
그 외 버질 아블로로부터 배울 수 있는 점들:
- 세상에 지름길이 있다. 그 지름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을 해라.
- 다른 사람들이 다들 9시에서 5시까지 주어진 것을 할동안 내가 세상에 있어야 된다고 믿는 것에 에너지를 쏟다보면 그것이 내 커리어를 만들게 된다.
- 과정을 결과라고 생각하면 완벽주의를 벗어날 수 있다.
- 제한이 많을수록 더 창의적인 것이 나온다.
- No를 듣는 것은 좋은 사인이다. No는 그다음 좋은 아이디어로 발전하게 되는 시발점이 된다.
- 만들면서 배워야 된다.
- 선형적인 생각은 예전 것들을 카피하는데에서 그치게 되지만 지그재그로 생각을 하면 새로운 것이 나온다.
관련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qie5VITX6eQ&t=3648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