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는 디스콰이엇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을까? (feat. 디콰에 글을 쓰지 못하는 이유)
원래 주기적으로 들어오는 디콰였지만, PMC 24에 참여하면서 매일 2번 이상 들어오는데요.
며칠 전, 디콰 피드를 스크롤하다가 ‘프로덕트 인사이트’ 부분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어요.
디콰에 최근 추가된 ‘로그’ 기능이 왜 만들어졌는지,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는지 느껴지면서
동시에 “정말 로그가 디콰에 글을 쓰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해줄까?”라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에요.

이 글을 쓰기까지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저는 디콰 내부 사정을 전혀 모르고, 어떤 지표를 KPI로 삼고 있는지, 사용자 인터뷰를 통해 어떤 인사이트를 얻었는지, 어떤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로그’ 기능을 출시했는지 정말 1도 모릅니다.
그래서 며칠 관찰하고 툭 던진 글이 디콰 팀에 상처가 되지 않을까,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가 잘못 전달돼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글을 쓰는 걸 망설였어요.
하지만, 제가 정말 아끼는 프로덕트이자 커뮤니티인 디콰가 더 잘 되고, 제 의견에 다른 분들의 의견까지 더해진다면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 이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글을 쉽게 쓰게 만드는 게 중요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네, 중요합니다.
저는 인스타그램에 카드 뉴스 형태로 제 경험과 생각을 공유한 적이 있는데요.
게시물 하나 올리려면 최소 3시간 이상 노력이 필요하다 보니 꾸준히 하기 정말 힘들었고, 결국 6개월 이상 지속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지금은 텍스트 기반 SNS인 ‘스레드’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데요.
글만 쓰면 되니 더 편하게 자주 콘텐츠를 올릴 수 있게 되고, 자주 콘텐츠를 만드니 더 많이 노출되고, 팔로워도 매우 빠르게 증가하는 걸 경험하고, 이게 스레드를 더 자주 쓰게 만드는 동기가 되고 있어요.
콘텐츠를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건 크리에이터 입장에서 엄청난 메리트고, 이런 측면에서 ‘로그’는 디콰에 더 편하게 자주 글을 쓰게 만드는 장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디콰에 글을 쓰지 못하는 이유가 글을 쓰는 게 불편해서가 아니라, 디콰가 심리적으로 편한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디콰는 링크드인처럼 되어가는 중?
디콰에 더 많은 글이 올라오도록 만드려면
이미 잘 쓰고 있는 사람이 더 많이 쓰게 한다
한 번도 글을 쓰지 않는 사람이 글을 쓰게 한다
위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로그는 1번은 충족해줄 수 있겠지만, 2번은 제대로 충족하기 어려울 거로 생각해요.
2번을 충족하려면 넘어야 할 심리적 장벽이 있거든요.
디콰에 한 번도 글을 쓰지 않은 사용자가 넘어야 할 4가지 심리적 장벽
글을 쓰는 것 자체의 부담감
긴 글을 써야 할 것 같은 부담감
인사이트 있는 글만 써야 할 것 같은 부담감
좋은 성과, 좋은 일만 공유해야 할 것 같은 부담감
1번을 없애는 건 디콰 팀의 노력이 많이 들겠지만 🥲, PMC 같은 이벤트가 아주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요.
2번을 로그가 없애줄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3번과 4번이 정말 집중해서 없애야 할 부담감입니다.
제가 링크드인에 첫 글을 쓰기 너무 어려웠던 이유거든요.
제게 링크드인은 전문적인 글, 인사이트 있는 글 아니면 쓰면 안 된다고 느껴지는 곳이었어요.
그래서 “나는 아직 공유할만한 성과가 없는데” “나에겐 저런 인사이트가 없는데” 등의 이유로 글을 쓰는 걸 망설였습니다.
그러다 B2B SaaS로 피봇하고 ‘리드 수집’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생겨서 부담감을 억누르고 글을 쓰기 시작했고, 제 실패 경험이 많은 조회수와 공감을 얻는 걸 느낀 이후로 부담감이 많이 없어졌어요.
아마도 디콰에 글을 한 번도 쓰지 않은 분들이 느끼고 있는 부담감이 제가 링크드인에서 느꼈던 부담감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로 생각해요.
제가 디콰에 썼던 아티클을 인용하면,
소파가 있는 고객에게 소파를 판매하려면 더 좋은 소파를 만드는 게 아니라, 지금 가지고 있는 소파를 없앨 수 있게 도와줘야 하는 것처럼
디콰에 글을 쓰게 만들려면 더 쉽게 글을 쓸 수 있는 기능을 만드는 게 아니라, 디콰를 편한 공간으로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 부담감을 느낄까?
지금은 매월 몇백만이 방문하는 대규모 플랫폼이 되어버린 ‘프로덕트 헌트’도 처음엔 사이드 프로젝트나 초기 단계 제품을 공유하는 커뮤니티였어요.
그러다 최신 기술로 만들어지고, 완성도 높은 프로덕트만 업보트를 많이 받고 Product of the day, Product of the month에 선정되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초기 모습은 사라지고 완성도 높은 제품을 홍보하는 마케팅 채널이 되어버렸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사이드 프로젝트를 공유하고 싶은 메이커나 인디 해커들은 프로덕트 헌트에서 활동할 이유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비슷하게 디스콰이엇에 들어왔을 때, 멋진 성과나 훌륭한 인사이트로 가득한 아티클이 피드 제일 처음과 ‘트렌딩 아티클’에서 보이고,
'트렌딩 프로덕트'에는 화려한 이미지와 최신 기술로 만들어진 fancy한 프로덕트가 보이기 때문에
“나는 저런 글을 쓸 자신이 없는데” “내가 만들고 있는 프로덕트는 저렇게 화려하지 않은데”로 이어지면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역설적으로 이런 글과 프로덕트 덕분에 디스콰이엇에 새로운 사람들이 유입되는 구조일 거로 생각해 정말 어려운 과제를 마주했다고 생각합니다.
(플랫폼 운영은 진짜 어려운 것 같요 😭 디콰 팀 리스펙합니다. 화이팅!)
그래서, so what?
위에 길~~~게 적은 내용은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디스콰이엇을 편한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걸 실현할 방법으로 ‘클럽 활성화’를 제안하고 싶어요.
디스콰이엇을 레딧과 비슷한 방향성으로 만든다고 생각하면 제 생각을 이해하기 쉬울 것 같아요.
주니어 마케터 모임, 1인 창업가들의 모임, 대표 직급 인증하고 가입하는 클럽 등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있어 편하다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이런 공간이 있다는 걸 적극적으로 알리면 로그가 만들어진 배경처럼 ‘더 편하게 자주’ 소통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무엇보다 그 공간에서 ‘디스콰이엇’이라는 이름과 창업 배경처럼 불안과 걱정을 공유하고 위로받는 경험이 쌓이면 글을 쓰는 부담감을 없앨 수 있지 않을까요?
또한, 디콰 메인 피드 UI를 클럽 관련 정보를 보여주도록 수정한다면, 사용자들의 클럽 참여를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디콰를 이용하는 제 지인들 중에는 클럽의 존재를 아예 모르는 사람도 있었거든요.

클럽 활성화, 그게 쉬울 것 같아?
아뇨, 절대 쉬운 일은 아닐 거예요.
디스콰이엇의 방향성을 수정하는 중대한 결정도 해야 하고,
클럽 인원수가 부족하면 해당 클럽이 활성화되지 않는 ‘콜드 스타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함께 제공되지 않으면 클럽 활성화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콜드 스타트 문제를 해결할 방법까지 함께 제안하고 싶었는데, 뾰족한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어요 🥲
만약 디콰가 클럽 활성화를 고민한다면 적극적으로 돕겠습니다 💪
글을 다 쓰고 나니 한 번 더 걱정이 몰려오네요.
서두에 얘기한 것처럼 이 글이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고, 디스콰이엇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제 마음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