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st1000] 초기 타깃 일일이 모셔오기
나에 대한 체계적인 기록을 할 수 있는 블로그 서비스 '휴튼'은 현재 👶🏻 단계에 있는 프로덕트입니다. 지난 2주 동안 초기 그로스를 위한 액션 중 하나를 시도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배운 것을 공유하려고 해요.
👋 직접 데려오기
어디에선가 들은 얘기인데요, 개인이 소셜 모임을 열 수 있는 '문토'라는 서비스가 초기에 그로스를 일으킨 방법입니다. 그 방법은 바로 '호스트를 할 만한 사람을 인스타그램에서 일일이 찾아 디엠 보내기'였다고 해요. 그렇게 하루에 500명씩 콜드 메시지를 보냈다고 합니다. 그게 초기 그로스에 굉장히 큰 역할을 했다고 해요.
어떻게 느끼실지 모르지만 저에겐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폴 그레이엄의 <Do Things That Don't Scale>을 읽었을 때는 "그래서 어떤 'unscalable'한 액션을 하면 되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는데, 이렇게 실제 예시를 (게다가 제가 사용하는 제품!) 들으니 감회가 새로웠어요. 아 저렇게 매뉴얼한 방법도 있구나, 그리고 실제로 워킹하는구나,를 느꼈습니다.
그로스 엔진이 세차게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처음에 직접 손으로 돌리는 과정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 휴튼은?
소셜미디어에서 타깃에 해당하는 사람을 찾아 무턱대고 콜드 메시지를 보내는 액션이 아마 모든 제품에 적용 가능한 방법은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휴튼과 같이 글쓰기, 기록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제품에는 적합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제가 초기 타깃으로 보고 있던 대상이 '소셜 미디어 또는 블로그와 같은 채널을 통해 자신의 경험/생각을 기록하고 있는 사람들, 기록에 대한 심리적 허들이 높지 않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매뉴얼한 일은 너무 싫지만..) 하기로 했습니다. 일일이 한명씩 찾아 연락하고, 직접 사용해봐달라고 요청하고, 각각 피드백을 듣고, 개선하고, 다시 피드백을 듣는 과정을 반복하기로 했어요. 비효율적인 일일수록 일찍 해버려야 한다는 판단이었습니다.
☝️ 채널1. 인스타그램
여기서 문제. 인스타그램에서 '자신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기록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요? 제가 생각한 것은 두 가지였습니다.
해시태그 활용 :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해시태그를 검색할 것이냐. 저는 #생각, #생각정리, #회고, #기록 등과 관련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계정들을 찾아냈습니다. 찾다 보니 "#1일1글"이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어 검색에 포함하였습니다.
여기서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는, 해시태그를 적극적으로 쓰는 계정은 상업성(?)이 짙다는 겁니다. 그래서 '기록을 위한 기록'이 아니라 팔로워를 늘리기 위한 기록이 많았어요. 이런 계정들은 휴튼의 페르소나와는 맞지 않았기 때문에 솎아내야 했습니다.
계정 이름 활용 : 인스타그램에 진짜 기록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아예 부계정을 파서 사용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계정 자체에 "note", "writing", "daily", 이런 단어가 포함된 계정들을 찾아냈습니다.
쉽게 예상하실 수 있다시피 아주 노가다였습니다. 지금 기능 개발할 게 산더미인데 내가 뭐 하고 있는 건가, 싶기도 했어요. 또 이렇게 찾은 계정들이 모두 제가 생각한 타깃에 해당하는 것도 아니었죠. 일일이 계정에 들어가보고 글을 읽어보며 골라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폴 그레이엄 선생님의 가르침을 끊임없이 되뇌이며 200개가 조금 넘는 계정을 찾아냈습니다. 쓰고 보니 좀 변태스럽네요.
참고로 저는 위와 같은 방법으로 검색을 해보며 인스타그램에 감성글을 쓰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훨씬x100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휴튼은 F보다는 T에 가까운 글*을 지향하는 서비스라 이들은 풀에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휴튼이 지향하는 기록은 '내적 글쓰기(personal writing)'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생각 또는 경험을 글로 풀어내며 자신을 성찰하고 탐구하는 데 그 의의가 있어요. 나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메타인지를 높이는 데 내적 글쓰기만큼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는 것이 휴튼이 딛고 서있는 믿음입니다.
✌️ 채널2. 네이버 블로그
가장 많은 타깃이 모여있을 거라고 판단한 채널입니다. 블로그를 쓰는 사람들이야말로 기록에 진심인 사람들일 것이라 생각했고, 제가 그랬던 것처럼 이들이 겪는 불편함을 휴튼이 해소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이 있었어요.
이곳에서도 몇 가지 키워드로 계정들을 추려냈습니다. 특히 휴튼이 제공하는 기록장을 키워드로 활용했어요. 예를 들어 "버킷리스트", "월말 결산", "연말 결산", "회고" 등과 같은 키워드로 찾으니 굉장히 많은 블로그가 나오더군요. 여기에 더해 "글쓰기 습관", "1일1글", "1일1포(포스팅)" 등과 같은 키워드로 350개 정도의 블로그를 리스트에 추가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일일이 글을 읽어보며 휴튼이 지향하는 기록을 하는 분들로만 추려냈습니다.
진짜 👁👁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 이제 메시지를 보내자
지난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타깃의 범주에 속할 만한 분들을 일일이 추려내는 것도 굉장히 지루한 작업이지만 이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건 지루할 뿐만 아니라 두려움까지 수반하는 작업입니다. 이제 550번(200+350)의 잠재적 거절이 제 앞에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죠.
하기 싫었지만 게으름을 이겨내고 이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콜드 메시지는 내용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많은 공을 들여서 작성했어요. 특히 내가 그냥 아무에게나 뿌린 것이 아니라, 콕 집어서 당신에게 부탁하는 이유가 있다는 걸 꼭 전달했습니다.
이렇게요! (조금 길긴 하지만, 메시지 내용을 어떻게 더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

🔥 결과는?
먼저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은 200명 중 20+명이 수락해주셨습니다. 수락율 10%면 굉장히 높은 수치라고 생각했어요. 이분들께 앞으로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절차를 안내드렸고, 약 1~2주가 지난 지금은 이분들로부터 1차 피드백을 받아둔 상태입니다.
놀라운 건 네이버 블로그였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네이버 블로그에 타깃에 더 가까운 사람들이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네이버 블로그 채널은 처참한 실패였습니다. 수락율이 채 3%가 되지 않았어요. 원인이 무엇이었을까요? 에 대해서는 다음 메이커로그에서 작성해보겠습니다 ㅎㅎ
이렇게 손수 모은 초기 고객들(이라기보다는 체험단에 가까운)이 휴튼을 사용해주시며 여러 정성/정량 데이터가 쌓이고 있습니다. 이것들을 바탕으로 제품을 개선해나가고 있고요.
여러가지 그로스 액션을 너무 성급하게 와다다 실행하기보다는 한번에 하나씩 해보려고 합니다. 지난 2주 동안 느낀 것은, 극초기에는 이러한 매뉴얼한 방법을 통해 고객을 모으는 것도 충분히 할만하고 실제 지표 상승에도 도움이 되지만(그래서 눈속임이 가능하지만), 아직 아직 제품의 완성도가 높지 않은 만큼 어렵게 모은 신규 고객이 모두 이탈해버릴 위험도 공존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Acquisition-Activation-Retention의 균형을 적절히 맞추며 키워가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