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상반기 회고: 팀 리빌딩
2024년 상반기에는 크게 2가지를 했다. 팀 리빌딩과 여러 BM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중 팀 리빌딩에 특히 시간을 많이 할애 했으며 아래 글은 그 과정에 대한 회고이다.
팀원 개개인의 두려움
2024년 4월 26일은 디스콰이엇을 창업한지 3년째 되는 날이였다. 3년 동안 3번 팀 구성원이 크게 바뀌었는데 1년에 한번씩 바뀐 샘이다.
가장 최근 팀 재정비는 올해 초에 진행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팀을 하나로 얼라인 시키는 것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고 이에 대한 대가로 시간이 지날수록 제품 경험이 안좋아지는 것, 대표인 내가 가장 중요한 사업개발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 이것이 각 구성원의 불만족으로 이어지는 등 안좋은 굴레를 만들었다.
이에 대한 나의 1차적인 반응은 “성장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였다. 구성원들이 힘들어해도 현재 디스콰이엇은 생사가 중요한 전시 상황이니 일단 어떻게든 성장을 만들어내자라는 생각으로 계속 밀고 나갔다. 하지만 상황은 더 악화 되었고 나의 1차적인 반응이 애초에 틀렸음을 직감했다.
예전에 시리즈B 까지 회사를 키운 친한 대표 형이 내가 창업한 회사인데 출근하기 싫어지는 아이러니가 생길때 불행해진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내가 그 상태에 있었고 대표인 내가 회사를 출근하기 싫어하면서 구성원들을 동기부여하고 이끌어나가는 것이 역설적임을 깨달았다.
사실 작년 팀을 재구성하고 얼마 되지 않아 이런 신호들을 감지 했었지만 채용 과정에서 나의 실수, 팀을 얼라인 시키는데 나의 미숙함을 인정하고 이를 팀원들과 솔직히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올바른 해결책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외면하고 억지로 끌고 나가면서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고 있었다.
이를 인정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왜 두려운지 고민했다. 나의 고통에서 먼저 고민을 시작하는 자기중심적인 사고 방식 때문이였다. 내 고통을 없앤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자기합리화와 질책을 하기 시작하게 되고 이런 상태에서는 서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 하기 위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반면 상대방의 두려움과 인생에서 원하는 바가 무엇이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가장 좋은 선택에 대해서 고민을 시작하면 진심으로 서로를 대할 수 있게 되고 이런 상태에서는 모두에게 좋은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 깨달음을 얻고 나서부터는 모든 구성원과 각자 어떤 두려움을 갖고 있고 어떤 삶을 원하는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현재 디스콰이엇에 있는 것이 그 사람의 갈망을 해소해주는지, 해소해주지 못하는데 어떤 두려움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그 두려움이 무엇인지 깊은 대화를 나눴다.
채용 프로세스 개선
채용하는 과정은 단순히 회사가 잠재 팀원이 우리 팀에 적합한지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다. 잘 설계된 채용 과정은 서로의 기대치를 명확히 하고 그 기대치를 서로 충족해줄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지원자는 지원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현재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그리고 팀이 협업할때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은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스스로가 적합한 사람인지 판단할 수 있고 채용자는 지원자가 현재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그리고 협업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을 더 강화할 수 있는 사람인지 판단할 수 있어야 된다.
이전 채용 과정에서 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이번에는 채용 과정을 더 체계적으로 진행했다. 특히 이전에 소홀했던 협업할때 그 사람의 가치관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자기 인식 능력, 피드백 수용 능력 및 겸손함, 배우고자 하는 의지 및 자기 학습 능력, 좋은 가치를 만드는 것에 대한 집착, 적극적 투명한 소통, 구조적 사고 및 우선순위 선별력 이렇게 6가지 항목을 선정하고 이를 평가했는데 이번에 특히 피드백 수용 능력 및 겸손함과 구조적 사고력을 신중하게 봤다.
디스콰이엇의 장점이자 단점은 만드는 우리 팀원들이 유저이기도 한 것이다. 유저이기 때문에 공감되는 지점이 많아 만들때 재미있다. 하지만 유저들 마다 배경과 성향이 달라 공감되는 지점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경험이나 직관만을 내세우다보면 현재 유저들이 겪는 문제가 무엇인지, 그 문제의 우선순위가 높은지 등 진실을 파악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이를 하기 위해서는 1)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겸손함이 있어야 되고 2)문제 위주 사고를 할 수 있어야 된다. 겸손함과 문제 위주 사고를 할 수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 내가 한 것은 굳게 믿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본 후 그 반대의 입장을 대변해서 주장해달라는 것이였다. 나와 반대의 의견을 제시하는 상대방이 왜 저런 주장을 하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반대의 주장이 나오기까지의 배경, 고민의 과정 등 인과관계 추론해 볼 수 있어야 된다.
이 질문을 받은 분들 대부분 처음에 의아해 했지만 내가 의도를 설명드린 후에는 재밌어하기도 하고 디스콰이엇에서 협업할때 어떤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기대하는지 전달할 수 있었다.
Alignment
새로운 팀의 윤곽이 잡힌 후 팀을 하나로 만드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디스콰이엇의 미션과 비전, 내가 디스콰이엇을 하는 이유,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우리가 올해 해야 될 것들, 팀원들로부터 기대하는 것들, 각자 R&R을 명료하게 정의하는 등 많은 시간을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도록 소통하는데 할애했다.
1) 미션과 비전
디스콰이엇의 미션은 좋은 프로덕트를 만들도록 메이커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이다. 좋은 프로덕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인사이트와 사람을 만날 수 있어야 된다. 따라서 디스콰이엇의 비전은 메이커들이 가장 빠른 시간내에 적절한 사람과 인사이트를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2) 내가 이를 하는 이유
나는 사람들이 퀄리티 있는 것을 추구하고 만들었으면 한다. 내가 힘들어하는 것은 가치에 대한 고민 없이 단순히 임팩트 내는 것만 추구하는 것이다. 임팩트만 추구하다보면 공동체의 이익을 해치는 일을 많이 하게 된다. 페이스북, 틱톡과 같은 회사들은 정말 큰 임팩트를 냈다. 하지만 이들이 정말 우리 사회에 좋은 가치를 만들었는지에 대해서 나는 회의적이다. 반면 퀄리티 있는 것을 추구하고 만들기 위해서는 내가 내는 임팩트보다는 전달하는 가치에 치중하게 된다. 음식 하나를 만들더라도 상대방을 기쁘기 하기 위해 혼을 담게 되고 이런 가치를 기술을 통해 확장시키면 개인의 삶을 넘어서 사회에 풍요를 만들어 낸다.
3) 올해 디스콰이엇이 달성해야 되는 것
디스콰이엇이 목표하고 있는 MAU를 달성하고 워킹하는 BM을 찾아 매출을 내는 것이다.
4) 팀원들로부터 기대하는 것들
이전에는 디스콰이엇에 조인하는 동시에 미션에 공감해서 나와 비슷한 사명감을 갖는 것을 바랬는데 이것이 적절하지 않은 기대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30일, 60일, 90일의 기대치를 나눴다.
30일 내에 디스콰이엇의 과거, 미래, 그리고 현재를 이해하는 것을 기대한다. 과거는 디스콰이엇이 지금까지 결정들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왜 현재 상태에 이루게 되었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60일 내에 디스콰이엇 유저들에게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을 기대한다. 디스콰이엇의 지표를 늘릴 수 있는 태스크들을 생성하고 주어진 시간 내에 이를 완수함으로써 유저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기대한다.
90일 내에 디스콰이엇의 미션에 공감하고 팀 문화를 더 단단하게 하는 구성원이 될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을 기대한다.
5) 명료한 R&R
독일의 조직 관리 철학은 어떤 구성원이 들어와도 그 조직이 굴러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잘 구축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런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R&R을 정말 디테일하고 명확히 나누고 맡은 맡은 책임이 다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 대비책을 명확히 세우는 것이라 한다. 이것이 명확하지 않을수록 사내 정치가, 갈등, 부정 부패가 생기게 된다고 한다.
이를 듣고 팀원들에게 각자 R&R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정의해보기를 부탁했다. 이때 키는 남에게도 해당될 법한 표현을 최대한 없애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퍼레이션 팀은 GTM을 담당하고 제품 팀은 제품 개발을 담당한다라고 R&R을 나눴다고 치자. 제품에 바이럴 기능을 넣어서 GTM을 할 수도 있고 오퍼레이션을 하면서 얻은 인사이트를 활용해 제품 개발을 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가 R&R의 구체성이 불분명한 경우다. 반면 “유저들이 올린 컨텐츠를 발굴해서 단톡방, 뉴스레터, 링크드인에 재공유함으로써 사이트의 트래픽을 늘린다”라고 정의를 하면 이는 다른 사람들과 확실히 분리된 R&R이고 이와 관련된 일이 팀내에 들어왔을때 누구에게 이를 전달하거나 인사이트를 얻어야 되는지 굉장히 명확해진다.
잘 실행 되었는지
위에 나열한 것들 중 잘 지킨 것들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것들도 있는 것 같다. 아직 내가 매니저로써 부족한 부분이 많기도 하고 현재 디스콰이엇이 팀 매니징 보다는 생존하기 위해서 성과를 내는 것이 훨씬 중요해 한계가 있는 것도 있다. 많은 창업가 선배들이 명확한 PMF를 찾기 전 스타트업이 PMF 찾는 것 외 팀 매니징, 채용, 투자 유치 등에 신경을 쓰는 것은 적절한 리소스 분배가 아니라고 말을 하는데 이에 많이 공감한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팀 다이나믹에는 만족한다. 중간에 로그인이 안되는 버그가 생겨 지표가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팀원들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이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현재는 지표를 다시 회복해 계속 성장 중이다.
지금은 대표로써 팀에 대한 고민보다는 디스콰이엇의 사업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원희가 디스콰이엇의 CTO로 들어오면서 제품 팀의 핵심 멤버들 — 진, 쿼츠, 제이든, 오즈 — 을 잘 구축해주었고 제품 팀이 일하는 방식을 잘 잡고 로드맵 설정과 작업 분배를 잘해주고 있다. 원래 내가 주로 하던 일을 원희가 다 가져가면서 나는 도언, 윌리와 함께 지난 2달 동안 디스콰이엇 브릿지, 메이커 스프린트 등 몇몇 비즈니스 모델을 시도해봤고 현재 조금씩 매출도 나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는 다시 출근하는 것이 즐거워졌다.
끝으로 서로의 발전을 위해 헤어진 전 디스콰이엇 멤버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현재 같이 만들어가고 있는 현 디스콰이엇 멤버들 모두에게 감사하다.